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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9/04 13:25:46
Name 비롱투유
Subject 마린의 가치


━ 1



"저기서 놀고 있는 마린들은 머죠?"

"글쎄요.. 저건 아마도 부대지정이 풀려서 남겨진 병력들 같은데요."

"저 병력 컨트롤해 줄 시간에 저 병력의 2배 이상 뽑으면 그게 더 이익이라는 생각이겠죠"

───────────────────────
"마린은 미네랄 50밖에 안하는 값싼 유닛이거든요"
───────────────────────









━ 2



미네랄 50 밖에 하지 않는 마린들 ..
허무하게 죽는다 해도 커다란 전세는 변하지 않을수 있습니다.
그 몇 안되는 마린들을 컨트롤 하다간 전투에선 승리할지 모르지만 전쟁에서는 패할지 모릅니다.
훌륭한 지휘관은 쓸데없는 감정은 내 버려야겠죠..        


푸틴 대통령은 훌륭한 지휘관인가 봅니다.
러시아라는 큰 나라의 정체성을 위해서 그리고 체제안정을 위해서 과감한 선택을 내렸겠죠?


───────────────────
절대 테러리스트와 협상할수 없다 !
───────────────────


그렇겠죠.
테러리스트들과 협상을 하기 시작하면 언제 또 이런 테러가 일어날지 모르는것이고..  
얼마나 큰 피해가 있든 강경책을 써야겠죠.


그리고
앞으로 또 많은 사람이 죽어야겠죠...      









━ 3


900명의 사상자 ..
대다수는 어린 학생들 ..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끔찍한 뉴스를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놀라 아무말 못하고 멍하니 있었고, 조금 시간이 지난뒤에 알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
"대체 무엇 때문에 .. 그 죄없는 아이들이 죽어야 했던걸까"
────────────────────────────

이제는 조금 알것 같기도 합니다.






━ 4


★ 히로시마 & 나가사키 원폭 동영상 ★


:나는 일본인을 사람으로 분류하지않는다..
:자업자득이라는 말이 이렇게 실감날줄이야...
:용서받지못할행동은 명백한 결과로 나타나기 마련... 굳샷~!!
:나가사키에 떨어질게 도쿄로 갔어야 하는데...
:저건 대량살상무기가 아니라 조선인들의 피눈물이다...
:인과응보다 인과응보란 말이 괜히 만들어진건가...이럴때 쓰라고 있는 말이당
:저것이 없었다면 지금 일본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일본이 한 만행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5월 달쯤에 올라온 원폭 투하장면이라는 동영상 ..
그리고 그 밑에 달린 리플 들입니다.
하나 하나 달린 리플들을 읽어보다가 무서웠습니다.
언제라도 전쟁이 일어날것 같아서 무서워졌습니다.
수만명의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저들이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 5


체첸 인구 120만명 중에서 10년간의 전쟁으로 인해 40만명이 죽었다고 합니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때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전쟁때의 사상자가 떠올랐고 코소보 전쟁이 생각났습니다.
똑같이 믿기 힘든 참혹한 비극들이 생각나자 이 거짓말 같은 이야기도 믿게 되었습니다.


일본에 떨어진 원폭에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들..
어린 학생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사람들..


얼마나 다른 사람일까요?
많이 다르겠죠.
눈앞에서 자신의 가족, 친구의 죽음을 지켜본 그런 자들과 안전한곳에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사람은 많이 다르겠죠.


하지만 하나 같은것이 있습니다.
극한 증오감입니다.
그 증오감이 러시아를 향하든 일본을 향하든 언제든지 이런 비극을 만들수 있을것입니다.


그래서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더 이상 눈물은 흐르지 않지만 가슴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 6


어떻게 하면 이 끝없는 악순환을 막을수 있을까요?
그것은 결코 테러리스트들의 뜻대로 협상하는것도 아닐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이번처럼 강경대응 또한 아닐것입니다.


수십, 수백 , 수천의 민간인을 군사작전이라는 이유로 죽이면서 까지 테러리스트를 사살한다고 해서 그들이 사라질까요?
아니요.
그 희생자가 늘어나는 만큼 그들을 향한 증오감도 커질것이고 그 증오감 만큼 테러집단의 힘은 더욱 커질것입니다.


테러를 막는 방법은 그들에게 증오감을 심어주지 않는것입니다.
만약에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일본을 증오할까요?
만약에 미국이 중동지역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9.11 테러가 일어났을까요?
만약에 러시아가 체첸의 석유에 욕심을 내지 않았다면 이번 참사가 일어났을까요?



그 답은 당신의 가슴속에 이미 있다고 믿겠습니다.
아울어 이런 비극의 악순환을 막을수 있는 방법도 당신은 이미 알고 있을것입니다.












━ +


답을 내리고 싶었습니다.
자신있게 외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글을 써내려가면서 비겁한 내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질문에 전 답하지 못했습니다. . .


그래도 이대로 주저앉지는 않을것입니다.
결코 이대로 그 앞에 무릅꿇지 않을것입니다.
"현실" 이라는 괴물에게 항복하지는 않을것입니다.  





.. 현실은 이상의 과거일뿐 ..  이기 때문입니다.              

























ps: 날씨도 좋은 토요일인데 아침부터 우울하네요.
삶은 참 잔인한거 같죠?
한국에 태어난건 행운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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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만먹자_-ㅁ
04/09/04 13:36
수정 아이콘
애휴... 좋은 글이네요 -_-; 그런데 저 예전에 다른곳에서 테러방지 위해 증오 못하게 하자라고 했을 때 이상주의자다,. 만화에서나 가능한 이야기하지 말아라.. 라는 이야기 들었죠. 하하핫.. 그때가 떠오르네요... 애구, 뭔가 열정이 사라졌다고 해야 할까요 ^^;
SeeingWise
04/09/04 14:31
수정 아이콘
실존...
전장의안개
04/09/04 14:55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인류애와 평화가 완전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루어지기 정말 힘들고 천국에서나 꿈꿀수있겠지요.
Lenaparkzzang
04/09/04 15:15
수정 아이콘
아. 진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 죽지 않는 시대는
영원히 오지 않는 걸까요?
슬픕니다. ㅠ_ㅠ
04/09/04 15:35
수정 아이콘
본문과 크게 관련된 댓글은아니지만
1번글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마린정말중요하죠-_-
비류연
04/09/04 15:54
수정 아이콘
중국, 일본, 미국인들이 죽었다는 기사엔 항상
'잘 됐다'라는 듯한 반응이 있더군요.

민족주의적 교육만 사라진다면... 조금더 평온한 세상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키르히아이스
04/09/04 16:01
수정 아이콘
감상적이군요.. 좋은글이라기보단 잘쓴글이네요
테리웁스™
04/09/04 16:35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엔 좋은 글이면서 잘쓴 글 같습니다. ^^
근데 제목이 "마린의 가치"인데 이 글 내용을 보자면 "생명의 가치"가
조금 더 어울리는 제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열심히 쓰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서서히 비롱투유님 팬이 되가는 느낌이... ^^
04/09/04 17:06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저도 가끔씩 저런 생각을 해봅니다만..
언제나 결론은 '나'란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더군요.
인간은 어쩔수없는 동물인가봅니다.
리치나다옐로
04/09/04 19:08
수정 아이콘
일본의 원폭은 저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동족이 더 죽는것은 생각하지 안습니까? 만약 그시대에 여러분들이 살았다면 이런 생각은 못합니다. 어서 해방되면 무슨 방법이든 좋다고 하죠.일본 원폭 동영상보고는 동정심이 들고 우리나라가 일제의 35년간의 만행은 아무렇지도 않은가 보군요그리고 푸틴대통령이 테러리스트들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일단 테러리스트들과 협상하면 당연히 테러리스트들이 유리하죠.. 인질들을 잡고 있으니 만약 그렇게 해서 테러리스트들이 이익을 보면 이것은 선례가 되니 또 더많은 테러가 일어날수 있습니다.차라리 테러하면 너희들 다죽는다. 이런식이 더 좋죠.
뭐 이번에 러시아에서 죽은 분들은 참... 명복을 비는 길밖에 없겠군요
아.. 그리고 이댓글에 대한 반박은 쪽지로 보내주세요. 제가 며칠간 어디 가서...
Cos]StorM[moS
04/09/04 19:39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군요... 제목도 멋진것 같습니다...
님의 글에 절대적인 동감을 하지만서도 아마 내가 푸틴이였다 하더라도 아마 그렇게 진압하게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러한 테러가 우리 나라에 있었더라도 아마 우리 나라에서도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미 이라크에서 비극이 있었죠...
하지만 그런 결정을 하는 사람들도 힘들게 결정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믿고 싶군요....
어찌돼었든 글쓰신 분에 의견처럼 테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 밖에 없을듯 하네요... 더이상의 희생이 없도록...
이번 러시아 테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04/09/04 19:53
수정 아이콘
뭐 누가뭐래도 바로 앞에 닥친 상황이 아니면 사람이 죽든 사람이 먹히든 자신에게 큰 영향은 없나봅니다.. 뭐 약간의 영향은 주겠지만.. 아직은 현실이 아닌거겠죠.. 나한테 일어날수 있다고는 생각을 안하니까..
아케미
04/09/04 20:39
수정 아이콘
아무튼 사람이 죽는 건 슬픈 일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견우테란
04/09/05 04:40
수정 아이콘
종교나 인종이나 모든 이데올로기 보다 최우선이 되야하는건

인간에 대한 존엄한 가치입니다.

정점에 다다른 철학이나 문학,음악,미술 그걸 창조하는 아티스트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궁극은 휴머니즘 이라고....기아와 전쟁으로

어린아이들이 이유없이 죽어간다.....말이 필요없죠.
04/09/05 12:08
수정 아이콘
정말 멋진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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