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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10/03 22:34:40
Name 1등급 저지방 우유
Link #1 https://www.fmkorea.com/3954205227
Subject [LOL] [펌]칼럼 번역) "그림자" (The Shadow)
- 펨코 롤갤 글을 보다가 좋은 번역이 있어서 가지고 옵니다
- 해당 글은 번역하신 Pleiades님의 허락을 맡고 퍼왔음을 알립니다
- 기분좋게 읽으셨다면 링크를 따라가서 펨코 롤갤 원글에 추천 한번씩 눌러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fmkorea.com/3954205227
- 원문 글을 복붙한 상태이므로 작성된 글 내에 있는 링크는 온전하게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해당 시리즈는 4편으로 구성되었고 번외로 번역하신 분의 후기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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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링크: https://www.upcomer.com/usurping-the-unkillable-demon-king/



불사대마왕 찬탈하기
(Usurping the Unkillable Demon King)
목차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페이커 - "불사대마왕"이라는 가면 속 남자
쇼메이커 - "정당한 후계자"
쵸비 - "무관의 괴물"
비디디 - "그림자" (현재 페이지)
역주 및 후기

*들어가기 전에
원문 칼럼의 표현을 가급적 그대로 옮기려고 했으나
제 미흡한 실력으로 일부 뉘앙스나 표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일부 표현이 노골적일 수 있으나
저는 선수 비하 및 분란의 의도가 없음을 밝힙니다...
오역이 있다면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올해 MSI 직전에 업커머에 기고된 칼럼
"불사대마왕 찬탈하기" 의 번역.

원래는 하나의 게시물이지만 분량상
4개의 파트로 쪼개서 올릴 예정입니다.

칼럼이 다루는게 마침 올해 롤드컵에 진출하는 미드
4명에 관한 이야기여서 한번 옮겨 봤습니다.

기왕이면 4편 순서대로 감상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즐겁게 읽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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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디” 곽보성은 다른 라이벌들보다 재능이 조금 부족할 지라도
특유의 안정성으로 젠지가 LCK 상위팀으로 오르는데 크게 공헌했다.
(시드니 존스 그림.)


페이커에게는 그가 남긴 유산과 세계적 유명세가 있다.

쇼메이커는 현재 소환사컵을 손에 쥔채,
그를 주축으로 한 왕조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쵸비에게는 전 세계의 어떤 미드라이너와 맞붙어도
밀리지 않을 아우라와 최강의 무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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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d” 곽보성은 앞서 말한 것들 중
어느 것도 가지지 못했다.

대신, 그에게는 지치지 않는 근면함이 있다.
근면함이 오늘날의 그를 있게 했고,
다른 세 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했다.

그럼에도, 비디디를 향한 찬사는 없었다.


만약 팬들에게
LCK 최다 정규시즌 MVP 수상자가 누군지 묻는다면
대부분 페이커를 꼽을 것이다.

정답이 아니라는 말을 듣는다면,

“스맵” 송경호나 “다데” 배어진과 같은
은퇴한 영웅들의 이름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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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렸다. 모두 오답이다.

‘수호신’ 쇼메이커나 ‘폭주기관차’ 쵸비도 아니다.

정답은 그림자 뒤에서, 그의 것이었어야 할 왕좌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나가고 있는 남자 - ‘비디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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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원 기아가 세계를 제패하고,
쵸비가 미드를 그의 사냥터로 만들기 전,

제드 매드무비로 팬들의 기대와 유튜브를 뜨겁게 달궜던
만 16세의 아마추어 소년이 있었다.

LCK의 차세대 미드가 되는 것.
그게 비디디의 운명이었다.

그는 당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던
리그 오브 레전드 명문팀 CJ 엔투스와 계약했다.

CJ는 그들의 빛바랜 왕관을
다시 한번 빛낼 새로운 보석을 찾고 있었다.

그건 비디디였다.

아니, 반드시 그랬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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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데뷔는 만 17살이 되야만 가능했기에,

비디디의 17살 생일이
마치 자신들의 생일인 것처럼
CJ 팬들은 카운트다운을 외치기 시작했다.

CJ 엔투스는 벼랑 끝에 있었고
수렁에서 자신들을 구원할 영웅이 필요했다.

그렇게 비디디가 생일을 맞는 날,
팬들은 명가를 재건하고 SKT와 어깨를 나란히 할,
한 때의 영광을 되찾아줄 선수를 열렬히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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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드라마는 없었다.
팬들의 기대한 명가의 재건은 이제 막 데뷔한
10대 유망주였던 비디디에게 너무나 무거운 짐이었다.

‘대박’은 없었다. 오직 고통만 커져갔을 뿐.

비디디가 육각형 선수로 성장하는데 필요했을 데뷔
시즌은 강등에서 벗어나기에 급급한 서바이벌이 되었다.

CJ는 비디디가 할 수 있는 그 이상을 필요로 했고

그가 만들었던 수많은 유튜브 하이라이트들은
강등의 스트레스 앞에 무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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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모두 사라졌다.

CJ 엔투스는 강등당했고, 다시는 LCK로 돌아오지 못했다.

촉망받는 신인이었던 비디디는 방출됐고, 길가에 버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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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디가 실패한 유망주의 첫 사례였던 건 아니다.
E스포츠 판은, 툭 까놓고 말하자면 유망주들이 널리고 널린 곳이다.

어린 영재가 조금 덜 어린 영재를 잡아먹고,
10대 천재들이 내일의 슈퍼스타가 되기 위해 무한한 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하나의 성공담 뒤에는 수백 개의 실패담들이 즐비하다.

이 아이들은 “너는 특별해”라는 말을 달고 사는 어른들이
더 어리고, 뛰어난 아이를 찾는 순간 가차없이 버려진다.

비디디가 관둔다고 한들 누구 하나 눈길을 줄리 없었다.

촉망받는 유망주의 갑작스런 부진과 은퇴 소식을 들으면
누구든 도의적인 슬픔 정도는 잠깐 들겠지만,
집에 돌아오면 있을 새로운 장난감에 정신이 팔릴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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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디디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캐리에 집착하는 스타일이
도움이 되지 않을거라 깨닫고, 모든걸 갈아엎었다.

그는 동료들을 지원하는 챔피언들을 갈고 닦기 시작했다.

제드 슈퍼플레이 클립은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채운건
탈리야와 갈리오 같은 글로벌 궁극기를 가진 챔피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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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묵묵히 길을 올랐고,
얼마 지나지 않아 LCK의 롱주 게이밍에 복귀했다.

강등된 뒤 1년을 날린채 프로로서의 커리어가 끝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는 2017 LCK 서머의 챔피언이자 스플릿 MVP로서 당당히 돌아왔다.

그 여름날은 비디디가 시그니처픽였던 탈리야로
결승에서 단 한번도 패배한 적이 없던

SKT와 페이커에게 패배를 안긴
- 그 후 베이징에서 벌어질 비극을 암시하는-
역사적인 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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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이후로 비디디는 LCK 우승을 추가했지만,
MSI의 결승과 롤드컵 선발전에서 패배를 맛봤다.

롱주에서 KT 롤스터로 이적한 그는
다시 한번 젠지 이스포츠로 이적해
두 번의 정규 MVP를 그의 이름으로 장식했다.

여기까지 들으면, 분명 비디디는 페이커, 쇼메이커, 쵸비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역경을 뚫고 일어난 살아있는 전설"
이라는 찬사를 받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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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강자로 꼽히는 그의 팀,
젠지는 너무 ‘노잼’ 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비디디의 기복없는 스타일은 동시대의 라이벌들에 비해 카리스마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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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메이커가 유려히 흐르는 물결,

쵸비가 맹렬히 타오르는 불꽃과도 같다면,

비디디는 굳건히 버티며 성공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대지’다.

쇼메이커에게는 캐니언이라는 동등한 파트너가 있는 반면,
비디디는 그렇지 않다. 그가 승리하며 얼마나 많은 MVP를 차지하든,
세간의 이목은 그에게 온전히 돌아가지 않는다.

비디디가 잘하면, 그건 프랜차이즈 스타 “Ruler” 박재혁이
선봉에 서 젠지의 승리공식을 완성시킨 덕분이다.

비디디가 못하면, 그건 그가 충분하지 않아서,
그의 라이벌들을 상대로 버텨낼 정도로 강하지 못해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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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에 짓눌려 친정팀이 한 줌의 먼지로 사라지는걸
지켜봐야만 했던 그 날 이후,
그는 언제나 한발짝 뒤에 서있었다.

비디디는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내며
한 때 십대의 그를 짓눌렀던
막중한 기대를 이제는 감내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언젠가 정당한 주인으로서 소환사컵을 드는 날이 오리라는 기대를.

그 날이 올 때도, 트로피를 손에 쥐는 그 순간에도,

그는 한 발짝 뒤에 서서,
팀원들이 찬사를 받는 것을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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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디는, 항상 그랬듯 밝게 웃으며,

스포트라이트 뒤의 그림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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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urping The Unkillable Demon King.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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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 저지방 우유
21/10/03 22:35
수정 아이콘
4편은 비디디 입니다
번역으로서는 마지막이네요
즐겁게 읽으세요
1등급 저지방 우유
21/10/03 22:36
수정 아이콘
1편 페이커 - "불사대마왕"이라는 가면 속 남자 https://cdn.pgr21.com/free2/72487
2편 쇼메이커 - "정당한 후계자" (The Heir Apparent) https://cdn.pgr21.com/free2/72493
3편 쵸비 - "무관의 괴물" (The Uncrowned Monster)https://cdn.pgr21.com/free2/72497
파란무테
21/10/03 22:59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LCK의 현재 최고의 미드 4인방의 후회없는 일전을 기대해봅니다.
티모대위
21/10/03 23:06
수정 아이콘
젠지의 1옵션이 된 지금까지도 패배의 책임은 지면서 승리의 영광은 못얻고 있죠. 이기면 룰러 덕, 지면 비디디 탓이 되는 경우가 허다했으니.
사실 LCK 2회 우승자로서 이미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 성공적인 프로게이머이지만, 비디디 정도면 금자탑을 한번 세워볼만한 선수이지 않은가 하는 미련을 놓을수가 없네요.
다른건 몰라도 지금 정도의 기량을 오래 유지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 크게 빛볼날이 오지 않을까..
잉차잉차
21/10/03 23:27
수정 아이콘
네 편 다 잘 읽었습니다. 번역 감사합니다.
내맘대로만듦
21/10/03 23:31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젠지팬이면 반지원정대 결성이후로 팀의 에이스가 누군지 다 알고 있죠. 근데 아직도 해외에서는 그림자취급..
뭐 해외에서 C를 줬다든가요? 룰러는 S고...
솔직히 해외뿐만아니라 심지어는 LCK의 타팀들마저도 룰러원맨팀 이런소리 하는거 보면 좀 답답하긴합니다.
우승은 아니더라도 비디디의 존재를 세상에 알릴수있는 시리즈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연아
21/10/04 00:44
수정 아이콘
작년 서머 빼면 죄다 비디디가 에이스였던 거 같아요
롤드컵 때 중이염과 자가격리가 겹치는 바람에 룰러가 서머 컨디션 못 보여준 건 아쉽기는 하지만요
21/10/04 11: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비디디 작년 롤드컵 espn 평가로 너구리보다 위에 있었습니다. 작년 롤드컵 파워랭킹 11위 였는데 우승 한번 못했던거 생각하면 인정 못받은건 아니죠. https://cdn.pgr21.com/free2/69385 댓글 보시면 비디디 너무 높게 줘서 의아하다고 하는 댓글이 많습니다. 20서머 씹어먹었던 담원 상체 캐니언-너구리 사이에 넣어줄 정도였는데 본인이 롤드컵에서 털려서 이미지 깎아먹은건데 지금 와서 아예 인정 못받았던 사람 취급하는것도 좀 그렇죠.
댄디팬
21/10/03 23:48
수정 아이콘
비디디가 환히 웃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미카엘
21/10/04 00:00
수정 아이콘
행복해라 비디디ㅜㅜ
반찬도둑
21/10/04 00:35
수정 아이콘
성불하자 비디디
보성아
GiveLove
21/10/04 01:56
수정 아이콘
비디디 칼럼 제목을 그림자로 선정한게 제드장인 시절의 이미지부터 현재의 행보까지 축약하는 단어같아서 참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Meridian
21/10/04 11:42
수정 아이콘
디디야 꼭 트로피들자ㅠㅜ
21/10/04 13:05
수정 아이콘
비디디 가진 실력을 꼭 월즈 무대에서 다 보여주길 기원합니다! 화이팅!
-안군-
21/10/04 13:18
수정 아이콘
쵸비는 화속성
쇼메이커는 수속성
비디디는 땅속성이로군요... 흥미롭습니다.
다리기
21/10/04 13:21
수정 아이콘
[쇼메이커가 유려히 흐르는 물결,
쵸비가 맹렬히 타오르는 불꽃과도 같다면,
비디디는 굳건히 버티며 성공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대지’다.]

인상적입니다. 공감도 되고.. 여기에 얹자면 페이커는 하늘이 어울리겠네요.
21/10/04 13:32
수정 아이콘
정규 시즌만 따지면 지난 2년 간 고점을 가장 꾸준하게 유지한 선수였다고 봅니다. 승리에 기여한 만큼의 찬사를 받진 못하지만 패배의 원흉으로써 쉽게 낙인 찍히던 모습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뷔 이후에도 솔랭 챔프폭으로 비디디의 한계를 단정 짓던 당시 분위기를 생각하면 역경이 많은 선수였구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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