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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1/09/19 14:25:02 |
Name |
아보카도피자 |
Subject |
[기타] [인왕] 30시간 후 리뷰 |
이번 주말에도 이어서 달려서 이가 두꺼비까지 잡았습니다. 이가 닌자마을은 재밌는 기믹이 넘쳐나서 꽤 즐겁게 했습니다.
저번 글에서 댓글을 통해 얻은 정보를 토대로, 스텟 초기화를 해서 반쯤 신경 끄고 있던 스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플레이하니 재미가 훨씬 좋아졌습니다. 특히 역랑, 어스름 같은 반격기를 활용하니 특유의 뽕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좋은 스킬들을 만들어놓고 왜 설명을 제대로 안해서....
아무튼 역랑-산바람을 배우고 나니 인간형 적을 상대하기 지나치게 수월해진 느낌도 듭니다. 반대로 아무리 인간형이어도 요괴 상대로는 아무런 효과도 없어서 해골 상대로 연습한답시고 또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설명!! 설명을 적으라고 이 모질이들아!!!
인왕의 인터페이스는 빈말로도 호평하기 어렵습니다. 플스의 커맨드로만 써 있어서 시도 때도 없이 커맨드 설정을 찾아보게 만드는건 둘 째 치고서라도, 대쉬가 휠이어서 시도 때도 없이 삑나는 것도 이해하고서라도, 아무리 찾아봐도 LT=alt인데 왜 세트효과 설명으로 전환이 안되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방향키 입력 시 발동되지 않는 역랑-산바람의 조건이 스킬 설명에 안나와서 [네가 선택한 스킬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하면서 무의미하게 연습했던 2시간의 촌극은....
번역의 질은 해외겜을 하면 불가피한 문제고, 이런 일이 한 두번도 아니지만 인왕은 유독 많이 맞닥트린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퇴마금강법이란 음양술은 스킬 포인트를 투자하면 요괴에게 맞는 데미지가 5%늘어난다는, 오모시로이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 이건 여담인데 수라부2를 찍으면 그냥 개수만 늘어나는거고 효과는 그대로인가요?
아예 알아보자 싶어서 공략을 찾아 보고 스텟, 스킬을 새로 찍고, 배운 김에 음양술과 인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마음먹은 결과, 시간 대비 진행도가 훨씬 더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왜 음양술이 밸붕이라고 하는지도 알게 되었고요.
거미, 설녀, 백호, 두꺼비, 모두 지둔부 한 장에 혓바닥 요괴로 전락하니까요.
음양술, 인술은 여타 소울류와 비교해서 인왕의 가장 큰 차별점일 겁니다. 실제로 써보니까 그냥 검만 휘두르는 것보다 훨씬 재밌어요. 핫토리 한조와 싸워보면 진짜 게임 더럽게 하네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이런걸 보면 인술은 세키로가 영향을 받은거 같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하게 들고, 핫토리 한조와 의부 올빼미가 겹칩니다.
이게 참, 장르를 성립한 대작게임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 그 대작의 개발자들에게 역으로 영향을 미쳤다는게 참 재밌어요.
인술로 바꿔치기 술을 쓰고, 호랑이 질주법을 쓰고, 음양술로 수라부와 금강부를 쓰고, 인챈트를 한 다음 보스룸에 진입하기만 해도 체력이 줄어드는게 차원이 다릅니다. 그리고 이렇게 준비를 갖추고 들어가는 플레이는 그 나름의 재미가 있죠. 내가 올린 레벨-스킬포인트들이 가시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는건 기분 좋거든요. 이런 성취감을 잘주는 게임이 재밌는 게임이잖아요.
문제는 지둔부를 쓰는 순간 그 효과가 그래프를 뚫어버리고 밸런스를 무너트리는 점에 있습니다.
온갖 딜뻥과 방깎, 유틸을 두르는 것만 해도 음양술은 효율이 뛰어난데, 상대를 느리게 만들고 프리딜 시간을 가지는 시점에서 앞에서 쓴 스킬들이 자동으로 최대효율로 뛰어버립니다. 부적 도배-슬로우-프리딜, 이렇게 입장 15초 경과, 1페이즈가 끝납니다.
결과적으로, 지둔부 한 장이 나머지 스킬 전부와 맞먹는 효율을 내는데, 그 둘을 동시에 쓸 수 있고, 서로 시너지까지 뛰어나니까 음양술은 다른 스킬 전부와 맞먹는 효율을 냅니다. 솔직히 지둔부는 오의로 넣어야 해요. 아직 오의는 못배웠지만 지둔부보다 효율이 뛰어난 오의가 있을거 같지는 않습니다. 바꿔치기도 OP라고 하는데 킹갓부에 비하면 조족지혈입니다.
왜 너프가 안된건지 싶고, 사실 다른 스킬들은 너프도 틈틈히 당했다고 하거든요. 방법도 간단해요. 음양술의 술법용량(코스트)을 전체적으로 늘려버려서 동시에 네댓장 덕지덕지 못쓰게 하고, 스킬 포인트를 많이 투자해야 쓸 수 있게 하고, 특히 지둔부는 술법용량을 한 20쯤 배정해서 다른 스킬과 같이 못쓰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지둔부가 아직 저 모양인걸 보아하니 개발자의 의도가 명확해 보입니다. 피지컬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 이지모드...하지만 그 배려가 어긋나서, 의미를 상실해버리고 밸런스만 무너트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잖아요? 지둔부를 써서 배려를 할 사람들은 이미 원령귀-히노엔마에서 사출당했을테니까....
음양술 중전, 3지역 클리어 이후에야 배울 수 있는 스킬이고, 인왕의 난이도는 초반부가 지나치게 높은데 비해 중반부는 거기서 더 높아지지 않는데, 플레이어는 점점 숙달이 되니 체감난이도는 내리막길에 가깝습니다. 차라리 히노엔마에 맞춰서 해금되었다면 뉴비 친화적으로 괜찮은 시스템이라고 평가할 수 있었을텐데, 통곡의 벽인 원령귀-히노엔마-우미보즈가 끝나고 나서 해금됩니다.
사실, 1페이즈를 스킵하고 나서는 다시 걸어주는 타이밍도 봐야 하고, 지둔부로 깨는건 또 그것대로 사기템을 득템한 것 같은 재미를 줄 수도 있습니다. 아예 패턴도 안보고 꺨 수 있는건 아니고 설녀나 두꺼비에선 두세번씩 죽었어요. 하지만 잘 만든 패턴이 아까워지는 것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필드 얘기도 잠깐 해보자면, 일단 호평을 하고 싶습니다. 잘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특색 있게 만들었어요. 우미보즈의 침수맵도 개성적이었는데 거미소굴, 눈내린 교토, 이가마을까지 개성을 잘 살려서 필드 구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런데...서브미션은 좀 형편 없었습니다. 툭하면 기존에 있던 설녀+원혼x2, 기존에 있던 대귀x3, 이런 식으로 나와서 쓸데 없이 어렵고 많이 죽었는데, 클리어 했다고 성취감이 큰 것도 아니었어요. 서브 미션은 귀찮아져서 건너뛰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필드 몬스터들도 색칠 놀이로 변해가고 있는거 같기도 하고....댓글로 말씀해주셨던 분도 계셨죠. 그래도 아직은 늑대라던가 닌자라던가 같은게 보이는데 앞으로는 어떨지.
아무튼 이제 절반 정도 되었으려나요? 클리어하면 또 보고하러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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