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에 오타가 난 것이 아닙니다.

2021 LCK CL 서머 플레이오프 2라운드 1경기 4세트에서

농심이 15분 7천골의 격차를 뒤집고 50분 혈투 끝에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바텀에서 애쉬가 라인전 열세인 이즈 레오나에게 솔킬을 따이면서 유리하게 시작한 젠지는

이후 연이은 솔킬로 스노우볼을 굴리면서 레오나가 걷잡을 수 없이 성장하고

심지어 2:3 교전에서도 이즈 레오나가 죽지 않은 상태에서 이즈가 트리플킬을 쓸어가는등

정말 답도 없이 경기가 터졌습니다.

그렇다고 농심이 상체에서 이득을 본 것도 아니었습니다. 

럼블은 라인전에서 힐이 연거푸 빠지고 그나마 반반 가주던 탑도 하체가 올라오면서 망했구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제이스 신드라 이즈가 미친듯이 쏴대면서 농심이 접근도 못해야 하는데

젠지가 포킹으로 이득을 보는 그림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 상황에서 젠지가 조급증을 느낀 것인지 자르반이 선진입하고 짤려서 죽는 그림이 연거푸 나옵니다.

제이스 신드라 이즈 3포킹이 있는데 자르반이 선진입하고 짤려서 죽는 그림이 대충 세어도 네다섯번은 나온 거 같네요.

신드라가 정신줄 놓지않고 애쉬 화살을 존야로 피하는 등 퍼포먼스를 뽐내며 

젠지가 장로를 가져갔는데도 게임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ㅡㅡ;

그 뒤에 젠지가 드디어 조합의 힘을 발휘하며 정글과 서폿을 잘라내고 장로를 먹었는데

농심이 바론 먹는 걸 전혀 견제하지 않아서 농심이 바론을 공짜로 가져가버립니다

이쯤되면 15분 이전에 게임 터진 건 기억도 안 나는 수준이고

최후의 장로한타에서 젠지가 장로를 가져갔지만 바이탈의 애쉬가 카리스의 신드라에게 드디어 궁을 꽂았고

든든의 루시안이 대활약하면서 농심이 5:0 일방적인 승리를 가져가면서 이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젠지가 초반에 그렇게 엄청난 이득을 봤는데도 불구하고 조합의 강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습니다.

농심이 끈질기게 버틴 장면도 있었지만 3포킹이 그렇게 잘컸는데 포킹 조합의 강점이 나오지 않았다는 건 큰 문제죠.

바로 며칠 전에 유럽젠지가 역대급 경기를 보여줬는데 유럽젠지가 한타 조합으로 어떻게 던지는지를 보여줬다면

오늘 젠지2군은 포킹 조합으로 어떻게 던지는지를 보여준게 아닌가 싶네요.

물론 LCK CL 중계진들이 늘 얘기하는 거지만 'CL은 화장실 갔다 오면 경기 양상이 바뀌어 있다'고 할 정도로

운영이 부드러운 리그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건 CL에서도 레전드 반열에 들 수 있는 경기입니다.

과연 이 경기는 이후 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5세트 결과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