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오픈크리틱 열고 뭐 점수 좀 높은 게임 나온거 없나 보다가
93점 짜리 인디게임이 뙇. 아 근데 로그라이크네요. 응 안 해. 패스...

저는 로그라이크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젤다 야숨, 위쳐3, 고스트 오브 쓰시마 이런 AAA 오픈월드 좋아하는 평범한 게이머죠.

유명한 로그라이크 게임들. 바인딩 오브 아이작, 엔터 더 건전, 데드셀 등
전부 사놓고 2-3시간쯤 해보고 포기했습니다.
죽을 때 허무한 게 도저히 극복이 안되거든요.

그 어렵다는 다크소울3 같은 게임도 수백 번 죽기는 하지만
최소한 체크포인트(화톳불)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공략 보고 노가다로 극복 가능해요.

하데스는 "순한 맛" 로그라이크입니다.
기존 로그라이크 게임과 차별화 하려고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일단 스토리가 죽어가면서도 계속 진행이 됩니다.
주인공이 죽고 또 죽고 더 많은 NPC들을 만나면서 숨겨진 진실들이 드러나 점점 흥미진진 해져요.
로그라이크 스토리의 거의 정석을 보는 느낌입니다. 감탄이 나올 정도로 완벽해요.

그리고 성장요소를 많이 넣어놨습니다 (여기서 부터 순한 맛 시작).
무려 패시브 스킬을 찍고 무기 업글을 할 수 있습니다.
허무함이 훨씬 덜하죠. 노가다 한건 그래도 보존은 되니까요.
스킬을 찍고 캐릭을 키우니 게임에 더 애정이 생기게 됩니다.

순한 맛으로 일단 유저를 잘 짜여진 랜덤 시스템에 빠져들게 하는 순간부터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게임이 됩니다.

일단 액션의 손 맛은 제가 거의 경험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최최상급이구요.
진짜 0.5초도 쉴 수 없습니다.

백판도 넘게 했는데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된 게임이 아예 없어요.
모든 획득 스킬이 랜덤으로 나오거든요.
이걸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같은 무기도 완전히 다른 전략이 가능합니다.
시작할 때 전략을 미리 짤 수도 없어요.
내가 원하는 획득 스킬은 잘 안나와줍니다.
항상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고민해서 대처해야 됩니다.

패시브 스킬을 찍게 함으로서 게임이 점점 쉬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건 디아3보다 훨씬 진보된 고행레벨로 극복합니다.
디아3처럼 고행레벨에 따라서 일률적으로 적의 체력과 공격력이 강해지는게 아니라
정해진 고행레벨에 맞춰서 자신이 원하는대로 고행을 임의로 짤 수가 있어요.
여러가지 점수의 고행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행 3점에 도전한다면,
2점짜리 고행인 "몹이 방어구를 입게 됨" 에 체크표시.
1점짜리 고행인 "함정에 데미지를 더 입게 됨" 에 체크표시.

각 무기 별로 게임을 일단 클리어 (고행0) 하면 고행레벨을 올리지 않으면 더 이상 파밍이 안됩니다.
고행1을 클리어하면 고행1에서는 패시브 스킬을 찍기 위한 아이템이 안나옵니다.
점차 고행을 높혀서 도전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얼리억세스 이 후로 베타를 2년이나 해서 게임 시스템의 밸런싱이 엄청납니다.
이거 밸런싱을 도대체 어떻게 한건지 감도 안와요...
모든 시스템이 공평하고 딱딱 맞아요.

지금 하데스 12시간 스트레이트로 달리고
팔근육이 떨려서 더는 게임을 할 수가 없어서 패드를 놓고 글을 쓰네요.
지금도 팔뚝과 엄지손가락에 경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