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8/07 19:38:10
Name edelweis_s
Subject [수필…?] 글을 쓰며…. - 추천 게시판
** 편의상 반대 어투로 나가겠습니다;;

[수필…?] 글을 쓰며…. - 추천 게시판


무언가 새로운 글을 쓰기 시작한다는 것. 그 것은 기쁘고도 괴로운 일이다. 작가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즐거워하고 기뻐하지만, 실제 글을 쓰는 과정은 괴롭다. 이유는 뭐 여러 가지가 있다. 원하는 대로 썼는데 인기가 없는 글일 수도 있고. 원하는 대로 써지지 않거나. 아니면 따끔한 비판을 받을 때. 작가는 글을 쓰며 흥분한다. 아 나의 이 기발한 생각을 모든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아 이 소재를 글로 쓰면 독자들도 좋아할 거야. 이렇게 기뻐하며 글을 쓴다. 보여주고 싶은 욕구에 빠져 글을 쓴다. 그렇지만 그렇게 기쁨과 흥분으로 이미 팽팽해져 버린 글은 살짝만 건드려도 끊어지고 만다. 그 기쁨과 흥분은 작가의 마음과 육체를 마음대로 움직이게 하고 결국은 몸이 견디질 못하고 산산이 부서지는 것이다. 그 것은 내 처녀작이었던 어느 글에서 여실히 드러났고, 난 깨달았다. 결국 자기가 감당할 수 없으면 안 되는 것이다. 내가 먼저 쓰러지면 더 이상 글을 쓸 수가 없다.

모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난 글을 쓰다보면 깨닫는다. 부족하기만한 나 자신을. 바로 위의 사례처럼 말이다. 또한 굳이 위 같은 경우가 아니더라도 글을 쓰는 것은 충분히 괴롭고도 힘든 작업이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글을 쓰기 시작하며 PGR의 추천 게시판에는 행보를 한 적이 없다. 왜냐? 추게에 가면 추악한 나의 모습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 추천 받은 글들을 보며 느껴야 할 것은 ‘아, 정말 대단하구나. 나도 더욱 정진해야겠다.’라는 생각이어야만 한다. 헌데 내가 느끼는 감정은 오직 ‘질투’뿐이다. 어떻게 이렇게 글을 잘 쓰는 거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한 거야. 추악한 질투만이 내 마음을 물들이고 난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진 듯 질투에 질투를 거듭한다. 그래서 추게에 가지 않는다. 추게는 깨끗한 물처럼 맑다. 그런 맑은 물에 비치는 나의 모습은 추악한 괴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앞으로도 웬만하면 추게에 가지 않을 것이다. 아니 가지 못 하는 것이겠다.

사실, 추게에 가지 않는 이유는 더 있다. 추게의 글들을 보며 난 나의 실력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 질투와 함께 느껴지는 자괴감은 심각한 수준의 데미지를 입힌다. 난 왜 저렇게 못하는가. 왜 저런 생각을 못 했을까. 추게의 글들이 있음에 형편없이 느껴지는 나의 졸저(拙著)는 끊임없는 자기혐오에 난도질당하는 피해자가 된다.

이런 석어빠진 생각과 형편없는 정신 상태를 가지고 언제 훌륭한 글을 쓸까 하냐만은. 그래도 언젠가 추천 게시판에 당당하게 들어가 그 곳의 글을 읽을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 것도 빨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마음속의빛
04/08/07 20:01
수정 아이콘
저와 비슷하신 듯 싶습니다.
저 역시 잘 쓰여진 글을 읽으면 감탄이 절로 나오면서 감격해하지만,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나고..
리플이 수십개 붙여있는 글을 볼 때면 짜증까지 납니다.
이런게 질투겠지요... 수 많은 리플들.. 그것도 칭찬이 대부분...
그것을 보며.. 희망에 가득차 글을 썼을 때.. "자삭하시오" 식의 글을 보게 되면... 그 심정은 ... 이것도 글쓰는 '재능'이겠지요...
재능을 쌓기 위해서는 써보고 써보고 또 써봐야겠지만...말이 쉽지...
저는 3류 무명배우가 cf 하나로 몇억받는다는 1류 배우를 욕하는 심정을 알 것 같습니다. ㅜ.ㅜ
04/08/07 20:47
수정 아이콘
에델바이스 s님//
그 날을 저도 함께 기다리겠습니다~
그나저나;; 에델바이스 맞나요?
비롱투유
04/08/07 21:08
수정 아이콘
저도 같은것 같네요 ^^..
좋은글을 보면 가슴이 아린다죠..

반대로 내 글을 보면 허점 투성이에 마음에 안들기만 해서 또 가슴이 아프고요.
秀SOO수
04/08/07 22:48
수정 아이콘
전 추게에 올라오는 글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헤헤...
04/08/08 00:09
수정 아이콘
제겐 비단 PgR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군요. 저는 세상의 모든 글 잘쓰는 사람에게 질투의 감정을 느끼거든요.^^;
pErsOnA_Couple
04/08/08 01:33
수정 아이콘
대개 이런 글은 글 잘쓰는 사람들이 쓰곤 하죠.
진정 글 못쓰는 사람은 이런 글 쓸 생각, 시도 조차 못하고 있죠. 흑흑..
帝釋天
04/08/08 10:50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때 대학 논술을 출제하시는 분의 수업을 들어서 그런지 pgr에선 잘 쓴 글을 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813 픽션은 재밌어~!-글쓰는 즐거움 [1] legend3611 04/08/10 3611 0
6812 [잡담]relove님이 했던 MSL 예언...지금의 시점에서 복기를 해봅시다. [8] hero6004058 04/08/10 4058 0
6811 [초잡담] OSL과 한빛의 저주(?) [11] 3542 04/08/10 3542 0
6808 스티븐 호킹의 유머 [21] 총알이 모자라.3446 04/08/10 3446 0
6807 (펌글) 퇴마록 작가 이우혁 님의 중국에관한 글이라네요(고구려사 관련) [24] LemonJuice5792 04/08/10 5792 0
6805 태사다! 여기는 미네랄이 너무 많아! [9] Dark..★3842 04/08/10 3842 0
6804 Altair~★의 기록으로 보는 Ever 2004 온게임넷 1st 듀얼토너먼트 - F조 [21] Altair~★5100 04/08/09 5100 0
6803 엠겜 스타리그 징크스 - 승자조 결승에 패배한 선수는 결승 못간다 [54] 박민석5080 04/08/10 5080 0
6802 마우스 던지게 만드는 플레이들.. [73] 쫌하는아이.6608 04/08/10 6608 0
6801 리치...안녕... [7] 서늘한바다4649 04/08/10 4649 0
6800 진화하는 섬맵에서의 저그. [3] 마동왕3385 04/08/10 3385 0
6799 [픽션] 빙화(氷花) 8 (40% 수정) [6] edelweis_s3576 04/08/10 3576 0
6798 [엉뚱한 상상]만약에....프로게임계를 배경으로 드라마가 제작된다면... [15] estrolls3600 04/08/10 3600 0
6794 온게임넷 스타리그, 그 전반적인 고찰 2편-듀얼토너먼트 [7] 마젤란 Fund3479 04/08/09 3479 0
6793 sky프로리그에쓰이게될인큐버스의문제점? [14] DafNen.c5094 04/08/09 5094 0
6792 [동영상] 파이널 다이나믹 스페셜 [3] i_random3094 04/08/09 3094 0
6791 SKY Pro League 2004 2 Round 맵을 공개합니다. [25] 변종석6185 04/08/09 6185 0
6788 어제 오랜만에 갔던 야구장.. 그리고 감동의 서울더비.. [4] KilleR3144 04/08/09 3144 0
6785 청소년이 퇴화중이라는 책이 나왔다네요...(신문기사를 읽고서) [4] 미니3480 04/08/09 3480 0
6784 지금 나? 게임하고 있어... [17] Lunatic Love3566 04/08/09 3566 0
6783 워3와 스타크래프트가 경쟁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0] 김무경3687 04/08/09 3687 0
6782 WEG를 보고나서.. [32] mint..!!6215 04/08/09 6215 0
6779 니들이 내 맘을 알아? [11] 비롱투유3557 04/08/09 355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