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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1/23 19:33:19
Name 와!
Subject [LOL] 2018 LCK 퇴보론 ㅡ '이기기 위한 훈련'과 '잘하기 위한 훈련'

메이저리그 야구에 미쳐 살았을 고등학생때, 응원팀의 특급 유망주가 나온다는 이유로 중계도 없는 트리플 A 경기 결과까지 열심히 레퍼런스 사이트를 뒤져가며 챙겨읽곤 했었습니다.

유망주중에는 팀 린스컴처럼 드래프트 당시 기대보다도 훨씬 더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메이저리그 콜업이 되고, 메이저에서도 그렇게 오랜 적응 기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솔리드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도 있었지만

마이너에서는 기대치대로 엄청나게 잘했는데, 메이저에 올라오자마자 몇 타석 반짝하더니 이내 금방 그 빛나는 재능을 전부 잃어버린것처럼 쩔쩔매다 다시 마이너로 내려가는 안타까운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왜 마이너를 손쉽게 폭격하던 그들이 메이저에서 그렇게 형편없이 망가졌을까요?

메이저와 마이너에서 선호하는 구종의 차이?
수비의 차이?
경기 집중력의 차이?
1군 경기의 프레셔?

그런것도 있겠지만, 이러한 것들을 모두 종합해보면 결국 핵심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당신이 이곳에서 경기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요?

메이저에서 뛰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대다수일테고
염세적인 사람은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대답을 할 수도 있을테고
생각없이 야구하는 사람들은 그냥~ 이라고 대답을 할 수도 있을거에요.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팀의 승리와 우승을 위해서] 라고 답하는 선수는 아마 정말로 찾기 어려울거라는 점입니다.
그렇습니다. 마이너리그는 기본적으로 육성군이고, 그곳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팀과 선수들이 이기기 위한 야구를 하지 않습니다.,

유망주군 투수들은 상대 타자를 잡아내는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 브레이킹 볼을 더 날카롭게 다듬는게 더 큰 목적이고
재활군 타자들도 마찬가지로 잘 치고 잘 뛰려고 하겠지만, 내 몸을 조금이라도 더 간수하기 위해서 팀이 1점 2점 손해보는것은 개의치 않겠죠.

마이너리그 플레이어들 대부분은 그 곳에 '상대를 이기기 위해' 있는게 아니에요.
단지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야구를 잘하기 위해' 뛰고 있는거죠.


위에서 예시로 들었던 마이너에서 좋은 타격 성적을 거두고 메이저에서 심하게 저는 유형의 선수들의 대부분은
그렇게 상대에게 관심이 없는 투수들의 입맛에 맞는 공을 두들기며 올라온 선수들입니다.

마이너에서는 내 상대 타자가 직구를 아무리 잘 쳐도 내가 직구 구속을 끌어올리기 위한 훈련중이라면 직구를 던집니다.
하지만 메이저에서 그렇게 해주는 투수가 있나요? 아무도 없을겁니다.

메이저에서는 선수들, 팀, 감독의 관심사가 우리 선수, 내 공이 아닌 상대 선수, 상대의 타격까지 범위가 넓어집니다.
왜냐면 그들의 절대적인 목적은 더 이상 야구를 잘하는 자신과의 싸움, 향상심이 아니기 때문이죠.

육성군이 아니라 프로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는 모든 팀과 선수들이 상대를 이기기 위해 싸웁니다.
내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가도 감수하기도 하면서까지 상대의 숨통을 끊기 위해 싸우고

이러한 싸움에서는 강점이 뚜렷해도 약점이 분명하고 그것을 고치지 못하면 도태되게 됩니다.

이것을 이 글에서는 '이기기 위한 훈련' 과 '잘하기 위한 훈련' 의 차이라고 해두겠습니다.

메이저에서는 '이기기 위한 훈련'으로 단련된 선수들이 '이기기 위한 야구' 를 합니다.
반면에 마이너에서는 '잘하기 위한 훈련'으로 단련중인 선수들이 '잘하기 위한 야구' 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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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이기기 위한 훈련' 이 좋은점만 있는것은 아닙니다.

최고의 단거리 스프린터가 되기 위해선 스타트도 중요하고, 컨디션 조절도 중요하지만 잘 뛰어야 합니다.
최고의 격투가 선수가 되기 위해선 잘 피하고 잘 때려야 하지만 일단 기본적인 신체조건이 탄탄해야 합니다.

야구도 마찬가지로, 상대의 약점을 분석하고, 공략하고, 이용하는것이 '이기기 위한 훈련' 으로만 얻을 수 있는 승부의 기술이라면
상대가 칠 엄두를 내기도 힘든 빠른 공을 던지고, 어쩌다 나오는 상대의 실투를 확실하게 담장밖으로 넘기는 파워를 갖추는것은 '잘하기 위한 훈련'으로만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선수가 선수생활 내내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이 둘 사이에서 얼마나 조화롭게 훈련 시간을 배분하냐가 중요합니다. 유럽, 미국 스포츠계에 비해 한국 학원 스포츠가 가장 부족한 부분이 이 분배 문제고, 실제로 너무 일찍 '이기기 위한 훈련'을 시작하기에 창의성 자주성이 거세된다는 이야기는 축구, 농구를 좋아하시는분들이라면 한번쯤은 다 들어보셨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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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롤판에도 대체로 이 이야기가 거의 그대로 적용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1세대 2세대 3세대를 막론하고, 프로에 데뷔한 선수들에게 솔랭에 대해 물으면
꽤 자주 나오는 얘기가 '솔랭은 너무 수준이 낮다. 맘먹고 솔랭 올리면 올릴 수 있는데, 답답해서 못하겠다' 는 얘깁니다.

모쿠자처럼 정말 그게 가능할까? 싶을만큼 솔랭을 경시하는 선수들만 저런 얘기를 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솔랭을 잘한다고 알고 있는 프로들도 의외로 저런 얘기를 입에 담을때가 있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제 생각에는 야구와 똑같습니다.
그들은 이미 프로팀에서 들어가서 매일같이 '이기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롤이 대전 게임이고, 협력 경쟁 게임이라고 해도 솔랭은 내가 잘하기 위해 하는겁니다.
팀이 이겨야 내 점수가 올라가긴 하지만, 그렇다고 팀의 승리를 위해 내 목적을 희생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거에요.

솔랭에서는 알리를 아무리 잘해도 내가 라칸을 연습해야 한다면 라칸을 합니다.
솔랭에서는 아무리 상대 정글러가 부쉬에 있을거 같아도 라인전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강하게 딜교를 할거에요.

이러한 식의 나는 내 꼴리는대로 한다라는 식의 '잘하기 위한 훈련' 게임으로는 프로 무대에서의 승리를 담보해줄 수 없고
그래서 여태까지 솔랭 유망주들이 프로에 데뷔해도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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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야구등의 미국 스포츠와 롤은 한가지 결정적으로 다른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바로 드래프트 시스템입니다.

미국 스포츠의 경우 '특정한 나이대' 의 젊은, 실력있는 선수들이 매년 드래프트로 프로씬에 정기적으로 합류합니다.
이는 무엇을 뜻하냐면, 리그 내의 선수층이 절대로 고이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드래프트로 인한 정기적인 선수 수급 + 연차에 따른 연봉 제약은
기존 선수들의 계약이 남아 있어서... 스타성 상품성 때문에,,, 같은 이유로 리그가 고이는 일을 막아줍니다.

아무리 기존 선수가 프로판에서 구르던 통빡이 있더라도, 더 젊고, 더 싸고, 더 기본기가 좋은 선수들이 들어오면 물갈이가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롤은 이게 안됩니다. 아무리 잘하는 유망주도 언제 LCK에 데뷔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오로지 운과 기존 구단들의 마음에 달려있을뿐이죠.

둘째는 자유자재로 선수를 이동시킬 수 있는 육성군의 존재 그 자체입니다.

거의 모든, 아니 진짜 모든 롤 팀은 육성군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주전 선수가 부진하면 서브가 나온다... 수준까지가 전부인 팀이 거의 다 입니다.

그러나 이 서브 선수들조차도 시즌중에 실전 감각에서 아예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언제 경기에 투입될지 모르고, 1군 선수들의 연습 파트너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셋째로, 게임의 패치가 자주 이뤄져서 단기간에 게임 양상이 급변하는 경우가 많다는겁니다.

이 때문에 기성 스포츠에 비해 '잘하기 위한 훈련'이 필요한 상황을
롤 선수들은 훨씬 더 많이 겪어야만 합니다.

아칼리 같은 신챔 나오면 연습하는거 말고는 솔직히 방법이 없죠.

이렇게 롤과 야구는 크게 봤을때 세가지 결정적 차이점이 있고
이 차이점들 때문에 야구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문제가 롤판에서는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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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한 롤 프로 팀의 감독이라고 생각하고, 다음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세요.

시즌중에 패치가 이뤄져 리신이 엄청나게 좋은 S+급픽으로 떡상했습니다.

그런데 우리팀 정글러, 가상의 선수 '꿀템' 은 연차가 좀 되고 나이가 있어서 당장 리신을 수준급으로 다루지 못합니다.
우리팀 정글러 꿀템이 리신을 잘 다루게 하려면 '이기기 위한 훈련' 시간을 다 빼서 '잘하기 위한 훈련' 을 2주 정도 시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2주면 롤챔에서 무려 4경기를 해야 하는 기간입니다.
여기서 과감하게 주전 정글러의 팀 스크림 시간을 빼서 솔랭에서 리신을 플레이하게 해주 실 수 있나요?
그 기간동안 거의 실전 감각이 없는 2군 정글러를 경기에 내보내실 수 있나요?

아마 대부분 그렇게 못하실겁니다. 4경기면 한 시즌 플랜 자체가 위험해지는 수준의 경기 수니까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리신은 남는 솔랭 시간에 꿀템 선수 스스로가 열심히 훈련해서 향상이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라고 하고
팀 운영은 이번 메타만 참고 넘기자~ 하는 식으로 밴픽 페이즈에서 리신을 밴하고 스카너를 뽑거나 하는 식으로 경기를 풀어가실거에요.

그런데 롤은 패치가 잦은 게임이라, 시즌 중에도 이런 일이 두 세번씩 일어납니다.
이 과정을 몇번씩 거치면 어떻게 되냐면

우리팀 정글러 꿀템 선수는 이기기 위한 훈련을 엄청나게 반복해서 프로신에서의 판 읽기와 운영은 잘하는데
그 대신 리신도 안되고 카밀도 안되고 니달리도 안되고 카직스도 안되는 낡은 선수가 됩니다.

이게 꿀템 선수의 잘못인가요? 아닙니다. 왜냐면 그 기간동안 팀은 롤드컵 준우승도 했고 IEM도 우승했고 뭐 이룰 수 있는 영광은 다 이뤘거든요. 그런데 어쨌든 그건 팀의 영광이고, 선수 개인은 도저히 이제 몇개월 '잘하기 위한 훈련'을 한다고 따라갈 수가 없을만큼 최신의 기본기에 적응하기 힘들만큼 도태가 되어버리는겁니다.

그러는 와중에 준프로나 아마추어들은 솔랭에서 저런 신규 사기챔을 신나게 돌리면서 아예 기본기 자체로 기존 프로들을 압살하고
결국 그렇게 팀의 영광을 이끈 꿀템은 방출이라는 슬픈 결과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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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LCK는, 위에서 제가 가상의 선수 클... 이 아니고 꿀템으로 이야기했던 사례가 리그 전반에 동시에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조 증상으로 다른 리그들은 2017년, 2018년 초에 상당히 세대 교체가 많이 일어났습니다. (기본적으로 팀 로스터가 많아서 가능한 일이죠.)

그러나 LCK는 2016ㅡ2017년 롤드컵을 2연패한 결과를 남긴 리그고

1년에 몇번 있지도 않은 교류전에서 좋은 성과를 냈으니, 굳이 이미 '이기기 위한 훈련'이 잘 되어 있는 프로들을 냅두고
젊은 선수들을 억지로 쓸 유인이 많지 않았겠죠.

리그 도중에도 마찬가지로, 라이엇 OP챔 제조기 3대장인 솔크러시드, 재그, 서튼리티 3대장이 만든 챔들이 리그를 지배할때도
잘 쓸 수 있는 선수들은 쓰되, 굳이 기존의 승리 공식을 뒤집어 엎으려고 까지 한 팀은 없었을겁니다.

그 결과가 서머 1라운드 그리핀의 대약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핀은 결국 멘탈 문제로 무너진 2라운드, 결승, 롤드컵 진출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기기 위한 훈련' 이 그렇게 잘 되어 있는 팀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과 별개로 이미 2군과 솔랭에서 그들이 벌크로 불려놓은 몸집이 너무 거대했습니다.
격투기로 치면 싸움 스킬은 아직 동네 복싱 좀 배운 형 정도인데 몸이 골로프킨이었던거임...

결국 최근의 LCK는 이미 LCK내로 가져온거나 다름없는 트로피를 서로 빼앗기 위해 서로 쟤만 이기면 된다는 식의 훈련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당장의 승리를 위해 이것저것 포기한 결과 어느새 내 몸에 근육이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는것을 몰랐던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잘못한걸까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변화해야 할때도 맞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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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시즌 많은 선수들이 둥지를 옮기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SKT와 KT는 LPL에 빼앗긴 왕좌를 되찾아 오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있고
저를 비롯한 많은 LCK팬들이 다음 시즌에는 꼭 LCK가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길 바라고 있습니다.

팀 뿐만 아니라, 몇몇 프로 선수들도 스스로의 매너리즘에 대해 반성한다는 식으로 얘길하고 솔랭을 열심히 돌리고 있는데
저는 선수들이 매너리즘에 빠졌다기보다는 그렇게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안됐다고 생각해요.

다음 시즌에는 허울뿐인 다인 로스터가 아니라 더 유연하고 과감한 밴픽과 선수 기용을 통해
더 다양하고 재밌는 양상의 LCK 게임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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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23 19:36
수정 아이콘
정말 잘 읽었습니다. 지금 lck외에도 드래프트픽 비스무리하게라도 시스템이 있는 리그가 없죠? 로스터 제한도 다 비슷한거 같던데. 앞으로 시장 규모가 더 커지면 가능성이 있을거 같은데 롤기반 이스포츠가 오래갈거라고 보지 않는 시각도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요슈아
18/11/23 19:56
수정 아이콘
롤보다 더 선배격인 도타2를 보시면 아직도 워낙에 잘 나가고 있어서...
시메가네
18/11/23 19:42
수정 아이콘
육성군은 프랜차이즈 있는 팀에서 아카데미 시스템으로 있는걸로 압니다.
rng나 프나틱 같은 팀 로스터 보면 엄청많죠.
rng 원딜만 4명이고 서폿도 세명이던가 그렇습니다. 그게 되려면 돈이 중요한데 lck시장에서 돈이 얼마나 있을지가 궁금하네요
18/11/23 19:48
수정 아이콘
이게 레오나 몽군 킹겐 같은 경우 LCK에서도 유망주 육성한다는 느낌으로 데리고 있는거긴 합니다. 그런데 저는 좀 더 그 운용에 유동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거고, 그러려면 사실 선수가 더 필요하긴 하니까 돈이 문제긴 하네요.
Bemanner
18/11/23 19:44
수정 아이콘
이기기 위한 훈련도 남들 이상 하고 잘하기 위한 훈련도 남들 이상 하려면 걍 갈아 넣는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18/11/23 19:46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대로 사실 뭔가 갈아넣긴 해야 하는데 선수를 갈아넣는건 인권적으로 (...) 문제가 되고 돈을 갈아넣자니 리그에 돈이 없으니까 팀 프런트들 의 운영의 묘라도 갈아넣어보자는 의미입니다.
ioi(아이오아이)
18/11/23 19:51
수정 아이콘
사실 한국은 해외에 비해서 이기기 위한 훈련도, 잘하기 위한 훈련도 적은 적이 없었죠. 이번 롤드컵을 제외하면요
18/11/23 19:56
수정 아이콘
여태까지는 그 이기기 위한 훈련도 롤이니까 그걸 바탕으로 임기응변으로 잘 이겨나갔다는 느낌이었는데
올해는

1. 솔크러시드 재그 서튼리티 3대장이 일을 너무 열심히 함
2. 다년 계약 2년차였던 선수들이 많음

등등의 이유로 적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것 같아요.
18/11/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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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가 나오게 된게 결국 그리핀이랑 lck의 국제전 성적 문제라고 보는데...
저는 lck 팀들에게 큰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사실 15년도 이후부터 계속 해먹어왔던 skt와 킹존이 팀 내부적인 문제로 흔들렸던 부분이라 생각하고,
또 18년도 메타가 전반적으로 맛이 갔던? 부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해외팀이 잘했다고 할거면 다 잘했어야 하는데 해외팀이라고 탑시드가 다 아래시드보다 잘한 것도 아니었죠.
rng의 대약진과 lck 팀들의 내부적 문제, 또 롤드컵 메타가 좀 위아래없는 메타였던 게 문제라고 봅니다.

별개로 그렇다고 본문의 논의를 완전히 무시하는 건 아니고 사실 롤판은 새챔프 나와도 몇판하면 잘하는 재능충 그자체인 선수들이 결국 다해먹기 때문에 이런 논의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페이커 정도로 거의 모든 챔프를 다 잘 다룬 선수가 많진 않지만 18 세체미인 루키까지 안가더라도 쿠로 정도 선수만 해도 소수 케이스만 제외하면 메타 바뀐다고 말도 안되게 못하는 픽이 있진 않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크라운 같은 선수가 메타 적응 못하는 케이스가 나온다고 해서 스포츠나 게임 자체의 문제라고는 사람들이 잘 생각하지 않죠. 그냥 그 선수 자질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18/11/23 20:23
수정 아이콘
저는 생각이 좀 다른게 최근에는 상당히 많은 LCK에서 나오는 챔프들이 그 챔프를 정말 잘 써서 나오는게 아니라, 15 마오라처럼 최소한만 할 줄 아는 상태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렐 르블랑 아칼리 아트록스 우르곳 저렇게 좋았냐 이런 얘기가 롤드컵에서 나온거고...

롤이 쉬운 게임이긴 하지만 최근 나오는 챔프들은 '새챔프 나와도 몇판하면 재능충' 이 성립할 수가 없을만큼 퍼포먼스의 최대치가 높은 챔피언들입니다.

예를 들어서 대표적으로 할줄만 알아도 리그에 쓸만은 하지만 마스터 하기 정말 어려운 챔이 리메이크 블라디입니다. 비원딜 메타때 정말 많이 얘기했지만 포식자 블라디 잘하기 정말 힘듭니다. 천재중 천재들만 뛰는 LCK에서도 결국 리메이크 블라디 제대로 쓰는 선수는 탑미드원딜 합쳐서 몇 없었고, 그 중에 제일 잘 쓴 둘은 솔랭 깡패 18 시즌 신인입니다. 그냥 타고난 천재성으로 굴릴 수 있는 챔들이 아니에요 요새 주류챔 대부분은

조이 아트록스 아칼리 다 비슷합니다.
Bemanner
18/11/23 20: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 그리고 본문에 야구 얘기가 있어서 좀 덧붙이면
KBO가 싱글A~트리플A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관중이 오는게 어쨋건 KBO는 마이너리그랑 실력은 비슷하더라도 이기기 위한 리그 운영을 하니까 라는 면이 있는 거 같습니다. KBO에서 이기기 위한 게임이 아니라 잘하기 위한 게임을 하면 시청자들 태반이 등 돌리겠죠.

반면에 롯데 한동희 같은 선수를 보고 외국인 코치(메이저 출신)가 이런 선수는 마이너에서 몇 년 갈고 닦았으면 메이저 올라갈만한데 여기선 그런 육성이 안되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하고..

이기기 위한 훈련이랑 잘하기 위한 훈련의 밸런스를 맞춘다는게 정말 쉽지 않은 거 같아요.
그래도 한국에서는 가장 많은 자원을 쓰고 있는 국내야구에서도 이걸 못 맞춰서 고민중일 정도니까요.
요슈아
18/11/23 20:16
수정 아이콘
당장 해외 캠프 참가하는 선수 중에 몇몇 선수는 메이쟈급이다 이런 소리 하는 코치도 있던 걸 보면...

예전 LG정의윤 선수가 갑자기 똬앟 생각나서.
시메가네
18/11/23 21:07
수정 아이콘
언플도 있긴한데 잘 키우면 메이저 갈 선수들도 있긴할거에요 .
강정호나 여러 진출 사례보면 쓸마한 선수들도 꽤 있겠죠. 허접한 선수도 꽤 되구요
도뿔이
18/11/23 22:31
수정 아이콘
걍 우리나라 리그니깐 오는거죠...
대부분의 프로리그가 있는 나라는 리그 수준을 떠나서 자국 리그가 가장 인기있습니다.
그리고 연고지팀 성적이 시궁창이라도 어쨌든 해당 지역에선 그팀이 인기가 가장 높아요..
솔직히 그게 안되는 리그는 아직 프로화해선 안되는 종목이라고 생각하고요..
로즈엘
18/11/23 20:15
수정 아이콘
꿀챔을 찾아서 연습하는 것도 선수 실력이라고 봅니다. 챔프폭도 선수의 능력이고 각자의 장인챔프를 가질만큼 필밴카드를 가지는 것도 실력입니다. 룰러 크라운 같은 선수는 그냥 챔프폭 늘리는 속도가 늦어요.
신인들이 기존 강자를 물리치는 경우도 많으나 기존 선수들에게 쓴맛을 본 경우도 많다고 생각해요.
18/11/23 20: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가 승부욕이 강하고 계산적이라
초딩때도 축구하면 수미,수비,윙백 등으로 상대 에이스 지워서 우리 에이스한테 연결하는데 집중했고
(그 에이스 역할 맡은 같은 팀원이 저보다 좀 못해도 비교우위 개념으로 접근하면 제가 하는게 나아서 가자미 자처함)

히오스 할때도 메인탱으로 시야봐주기, 서브탱으로 솔라인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등을 하는데
이게 당장 이기는데는 최선이지만, 포텐셜 채우는덴 별로 도움이 안됐었습니다.
(그리고 맵리하면서 안정적으로 하면 재미도 없어서 멘탈보존하는것도 스트레스)
그래서 티어올리다 마스터를 못찍고 한참 헤맬때, 일부러 막했어요. 다이브도 막하고 계산도 별로 안하고.
조합도 적당히 하고 싶은거 하고. 그렇게 몇달 막 해대니까 벽을 넘길수 있게 되더라고요.
아, 축구도 일부러 온갖 트릭 시도하고, 미드에 서는게 더 팀에 도움되지만 일부러 공격나가는걸 스무살 중반때부터 하니까 확실히 실력에 도움이 되고 피지컬이 하락해도 재밌게 공찰수 있게되었습니다. 이러던 초기엔 축구하다 욕좀 먹었어요. 크크크

위험비용과 기대값 계산에 너무 민감하면 도전자체를 많이 안하게 됩니다.
한 경기내에서만이라면 이런 계산은 합리적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기대값이 좀 낮아도 시도하는게 경험과 데이터로 쌓이고 자산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변수로 넣고 계산해야 해요.

이게 lck의 18년도 몰락의 원인인지는 제가 현업도 아니고 게임도 많이 안하고/안보고 해서 판단내릴수는 없지만
기초 개념에 대해선 동의합니다.
문문문무
18/11/23 21:00
수정 아이콘
? 2연패라뇨 5연패아니었나요?
18/11/23 22:24
수정 아이콘
17ㅡ18년에 초점을 맞춰서 얘기한겁니다
밑에 블크님 말씀대로 전체기간은 5연패죠.
오클랜드에이스
18/11/23 22:10
수정 아이콘
의문의 갱킹을 당한 클... 아니 꿀템 ㅠㅠ

좋은 글 잘 봤습니다 크크
블리츠크랭크
18/11/23 22:20
수정 아이콘
13 14 15 16 17 5연패죠
18/11/23 23:26
수정 아이콘
a: [우리팀 정글러 꿀템이 리신을 잘 다루게 하려면 '이기기 위한 훈련' 시간을 다 빼서 '잘하기 위한 훈련' 을 2주 정도 시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b: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리신은 남는 솔랭 시간에 꿀템 선수 스스로가 열심히 훈련해서 향상이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라고 하고]

음 제 생각엔 b로 해서 안되면, 이미 도태되는 선수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 a 로 해도 안될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는 공감을 하는데, 사용된 예시가 아쉽네요.
18/11/24 03:20
수정 아이콘
이게 원래는 저도 그랬다고 생각하는데, 현재는 롤 챔피언 수가 많아도 너무 많아졌고, 신챔 메카니즘도 복잡해져서요.

그리고 그렇다고 쳐도 실제 LCK에선 저런 선수들이 도태되지도 않았죠. 계속 주전으로 경기에 나왔습니다.
18/11/24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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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르지만 공부로 비유해도 비슷하죠

시간 얼마 안남았고 수능 당장 쳐야 하는데

언어영역 점수 올리겠다고 독서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근데 독서를 많이 해서 능력이 향상된 사람은 수능 언어에서 좋은 점수을 받을 가능성이 크죠
초짜장
18/11/24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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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시간을 알아서 잘 활용하는것도 재능이죠
담배상품권
18/11/2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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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요인도 있지만 저는 라이엇의 패치방향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리그가 극한까지 끌어올린 스타일을 패치와 오피챔으로 죽여버렸죠.
알테마
18/11/2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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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화된 종목에서 이기기위한 훈련을 줄일 여지가 별로 없을것 같습니다 들어준 예시나 제시하신 방법론도 공감이 되질 않네요 더샤이 루키가 잘할수 있는 훈련 위주로 해서 그런 메카닉을 뽐낼수 있었던 걸까요? 더샤이도 2년차고 루키는 이제 베테랑인데요 그냥 두 선수의 재능 신챔이나 패치로 안한 op챔을 금방 능숙하게 다를수 있는 메카닉이 이뤄낸거죠 전성기 페이커도 그러했듯이요

말씀하신 잘하기위한 훈련을 늘릴 방법은 적어도 프로팀에 소속되어 주전으로 꾸준히 스크림을 참여하는 선수들에겐 휴식시간 줄이고 솔랭 더 열심히 하라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방법이 없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스크림 자체도 극단적으로 이기기위한 훈련이라기 보단 여러 전술과 챔프를 시험해보는 훨씬 여유로운 상태에서 진행되기도 하고요
18/11/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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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선수 개인 단위에서는 그럴지 몰라도 팀단위에서는 서브 선수 기용을 통해 보완할 수 있죠. 리그 단위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고

더샤이를 예로 드셨는데 더샤이 같은 경우가 본문의 예시에 부합하는 사례입니다.

1. LPL과 LCS에서 세대교체가 전방위적으로 일어날 시기에 데뷔해서
2. 듀크 덕분에 팀 위주의 플레이를 강요받지 않으며 기용되었죠

위에서도 많은 분들이 그게 실력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시는데, 그러니까 그 메타 쫒아오는게 실력이면 메타를 더 잘 쫓아오는 어린 육성군 후보들을 경기에 더 적극적으로 쓸 수 있게 준비를 해야죠.

킹겐 몽군 레오 이런 선수들 시즌내내 대체 뭐했나요? 버리는 게임 한두번 나온게 전부잖아요.

루키 더샤이가 훌륭하다라고 퉁치기에 이번 롤드컵에서 LCK팀보다 더 좋은 메카닉을 보여준 선수는 손가락으로 세기도 힘듭니다 원더 퍽즈 캡스 젠슨 스카웃 등등...

이 선수들 전부 전성기 페이커의 재능을 가지고태어났나요? 아니잖아요.
알테마
18/11/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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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아닌가요? 어린 육성군 친구들을 키우는것은 중요하지만 스크림에 거의 참여도 못한 친구를 경기에 투입하는건 힘들죠

그 더샤이도 처음엔 팀게임을 승리로 이끌지 못하는 탑신병자 소리듣다가 올해 스프링 rng전을 기점으로 터졌습니다 듀크 덕분에 팀 위주의 플레이를 주문받지 않았다는건 무슨 근거로 말씀하신건지요? 더샤이가 lpl 데뷔 이후 꾸준히 지적받았던게 팀플레이고 올해 스프링에서 메카닉과 팀플레이가 조화가 돼면서 터졌습니다 베스트픽 중 하나가 사이온이기도 하고요

육성군 친구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건 롤드컵 가시권에 있는 팀들에게는 어려운 일이죠 심각한 구멍으로 보이는 선수가 있지 않는 이상은요 kt는 폰이 부상으로 유칼이 치고나온거고 킹겐은 챌린저 씹어먹고 다니고 스맵은 마스터에서 헤매지만 메카닉 싹수 보인다고 당장 밀어낼순 없습니다

젠슨이 메카닉적으로 이번 롤드컵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였냐에 대해선 서로 다른 의견인것 같네요 퍽즈 캡스 등은 적어도 15-16 즈음의 페이커의 재능 정도는 터졌을때 발휘할수 있는 재능을 타고난것 같습니다
anddddna
18/11/2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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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많이 동감합니다.
18/11/2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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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글이긴 한데 그다지 공감은 안가네요. 롤드컵에서 그렇게 극찬을 받았던 레퍼드는 오히려 이기기 위한 훈련을 더 갈고 닦은 케이스죠. 플레이 인 스테이지 부터 준비한 밴픽 전략이나 자르반-알리 쓰로잉도 무조건 호응하라고 주입식 교육을 한 건데요. ig 역시 닝의 무모할 정도의 공격성을 커버하고 장점을 극대화 하기 위해 팀에서 무조건 같이 호응하는 방향으로 갔구요. 메타의 선구자로 불리는 유럽은 오히려 잘하기 위한 훈련을 최대한 생략한 채 바로 실전에 투입합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잘하기 위한 훈련을 이미 끝마쳤다? 그 정도의 재능이면 이미 롤판은 유럽 천하가 됐어야 합니다.
예시를 메이저리그로 했으니까 하는 말인데 마이너리그에서 갈고 닦는 건 메이저리그까지 올라가기 위한 과정이지 이미 메이저리그 주전이 된 상태에선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서 갈고 닦지도 못하고 경기에서 빠지면서 수정할 시간도 없습니다.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최대한 빠르게 수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거죠. 마찬가지로 이미 lck에서 시즌이 진행중인데 잘하기 위한 훈련 시간을 줘야 한다는 건 너무 이상론이죠. 솔랭에서 누구보다 여러 챔프들을 시도해보고 연구하는게 프로게이머들인데요.
카푸스틴
18/11/24 16:22
수정 아이콘
본문이 잘하기 위한 연습과 이기기 위한 연습중에 어느 연습이 더 뛰어나다거나 어느 한쪽 연습만 해야한다고 써놓은건 아닌데 댓글쓰신 분이 한쪽으로 논조를 몰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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