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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8/04/11 21:27:38 |
Name |
소주의탄생 |
Subject |
[LOL] 밴픽으로 쓰는 kt vs 아프리카 플레이오프 리뷰 |
0. 알림글
모든 스포츠 포스트시즌은 상위라운드 진출팀이 유리합니다.
체력적인 부분이 무엇보다도 가장크고 상대가 하위라운드에서 쓰였던 전략, 전술등을 면밀히 분석하여서 상대를 풀어헤칠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통상 상위라운드팀이 하위라운드에서 진출한 팀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것도 한 몫하겠죠. 하지만 그간 e스포츠에서는 이 명제들 중 몇가지가 부정당합니다.
첫번째 체력적인 안배가 그리 크게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위단계에서 하루 경기를 더 치루고 왔다고 해도 체력적인 부담은 거의 없다고 봐도 상관이 없습니다. 실제로 체력소모가 그리 크지 않은 e스포츠 특성상 경기 감각 저하 부분이 더 도드라 질 경우도 있었습니다.
두번째 상위라운드 팀의 실력과 하위라운드에서 올라온 팀의 실력차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야구 축구 농구 배구는 하위라운드에서 올라온 팀이 결승진출하는 경우가 거의 드뭅니다.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지요.
하지만 스타때부터 시작한 유구한 역사를 가진 e스포츠에선 프로리그 때도 마찬가지고 롤 판에서도 그런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유의미한 확률을 가지는 경우가 되겠지요.
그러나 이번 플레이오프는 이때까지 그닥 많지 않았던 이스포츠에서 상위라운드 팀이 가질수 있는 장점과 이점을 아프리카가 여실히 보여주면서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고 부산행 티켓을 거머쥐게 됩니다.
1. 서론
아프리카는 상위라운드 진출팀의 장점을 살리는 밴픽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알림글 마지막에 언급했듯이 아프리카는 상위 라운드 진출팀의 이점을 보여주면서 진출합니다. 그럼 어떻게 보여주게 되었는가? 그리고 왜 그런 생각이 나왔는가? 살펴봅시다.
역시 포인트는 kt vs skt 경기였습니다. skt가 와카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kt를 위협하기에 충분했고 거기엔 트할이 있었습니다.
탑 카시라는 변수픽이 발목을 잡았고 탑싸움에서 이기면서 kt와의 대전을 탑 싸움으로 몰고갔지만..
실상은 미드 정글 싸움의 밴픽을 하면서 kt가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가져가게 됩니다. 아프리카는 여기서 착안을 합니다.
'너희 전략 멋지더라 3밴전략? 그거 좋더라? 근데 우리도 그거랑 비슷한거 쓸껀데 너희는 괜찮겠어??'
아프리카는 kt상대로 kt가 썼던 밴픽 전략을 반대로 쓰기 시작합니다. 대상은 유칼이었죠.
'유칼 너 잘하긴 하더라. 근데 너 쓸 수 있는거 뻔하지? 우린 백전노장 쿠로가 있어서 괜찮아 드루와바 한번'
여기까진 얼추 예상한 시나리오입니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또 하나의 전략을 시전합니다. 제가 정말 소름이 몇번 돋았는지 모릅니다.
상위라운드 진출 팀 답게 요건 몰랐을거다 하면서 깜짝 픽 몇 가지를 가지고 나오는데 kt예상 범위 밖에 틀림이 없었을겁니다.
아프리카는 '너희가 썻던가 우리가 따라 해볼께'. ' 너희 이런건 몰랐을꺼다' 이 두가지 큰 틀을 가지고 밴픽에 임하였습니다.
이 모든건 결국 상위라운드 진출팀이 하위라운드 경기를 보면서 얻어낸 상위라운드 진출의 이점을 아주 잘 살린 밴픽에 있어서 수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본론
1세트는 kt가 가져가게 됩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전 밴픽을 보자마자 kt의 승리를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실망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뻔한 밴픽과 뻔한 경기양상이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프리카의 밴픽에서 어떠한 신선함, 어떠한 창의성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1세트의 아프리카는 상위라운드 진출팀의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습니다.
kt가 원딜 2밴을 하자 블루 1팀으로 아프리카가 선택할 수 있는건 원딜 바루스픽 전 흡사 지난 skt전의 밴픽을 보는듯 했습니다.
저번 글에도 언급했지만 '넌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하려무나' 결국 원딜 2밴 하고 남은 카드는 바루스였고 kt가 시키는 대로 픽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앞 3픽에서 원딜을 안뽑고 자신있는 올라프 탈리야를 비롯한 픽을 가져가니 홧김에 코그모를 밴하지만 kt는 우리 칼리스타도 할 줄 아는데? 칼리스타를 픽합니다. 그리고 제가 kt가 이길거라고 확신을 가졌던건 탑 카밀 픽이었습니다.
너무나 뻔한 기인이 플레이오프때 수차례 보여주었던 픽이었고 예상가능한 픽이었습니다. 실제로 카밀 선픽은 꽤 무난한 카드입니다. 스플릿도 되고 라인전도 좋으며 조건부 한타도 나쁘지 않은 거기에 갈리오, 알리스타를 덮으면서 조합의 시너지를 살리려고 했죠. 하지만 kt입장에선 카밀은 뻔한 카드였을겁니다. 그리고 스맵이 기다렸다는듯이 갱플을 픽합니다. 결국 예상된 수순이었고 kt가 시키는 밴픽대로 해서 아프리카는 졌습니다.
전 스타판 진성 kt빠로써 최연성감독의 무시무시함을 잘 압니다. 그 사람이 이것밖에 준비를 안했을까? 그 백전노장이? 설마?
2세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함이 드러납니다. 1세트에도 미드 3밴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온 카드가 유칼은 탈리야였습니다. 예상가능한 픽이었고 아프리카도 뻔히 보였을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대처한 카드가 쿠로는 갈리오였습니다.
탈리야 갈리오 구도는 보시는 팬 입장에서도 정말 지긋지긋하게 봐왔을 구도입니다. 유칼도 당연히 엄청난 연습을 했겠죠. 미드 3밴을 했지만 그리 특별한 구도가 나오지 않았다는겁니다.
하지만 2세트는 다릅니다. 아프리카는 미드 2밴을 합니다. 그리고 상대가 블루 1픽으로써 올라프를 가져갑니다. 여기서 왠만한 팀이라면 살아있는 아지르를 가져올 법 합니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왠일인지 바루스 스카너를 가져가고 kt는 옳다구나 싶어서 아지르를 덥썩 물게 됩니다.
여기서 아프리카 팀이 보여준 너희가 했던거 하기가 나옵니다. '너희 아지르 안하고 배겨? 할꺼지? 할꺼지?' 물어봤고 kt는 거기에 응답했고 쿠로는 기다렸다는듯이 벨코즈를 가져오게 됩니다. 사실 kt가 예상한 우리가 아지르 가져가면 상대가 가져갈 미드픽은 뭐였을까요?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혹시 쿠로의 명품 탈리야를 떠올리셨나요? 그렇다면 여러분도 아프리카 밴픽에 한방 먹은겁니다.
여기까지 봅시다.밴픽의 1페이지까진 아프리카가 한방 먹였다라고 볼 수있습니다.
그렇다면 2페이지는 어떨까요? 원딜 2밴 당하고 남은 원딜중 무난한 원딜인 이즈리얼을 가져오게 됩니다. 여기서 이즈리얼이 왜 남았을까요? 그건 그렇다 치고 칼리스타는 왜 밴했을까요? 이즈리얼을 남겨두고 말이죠.
우리가 벨코즈를 할꺼면 칼리스타는 적수가 안됩니다. 사거리 싸움이 안되니까요 오히려 이즈리얼이 까다롭죠 멀리서 응수가 가능하니까요. 제 글을 잘 읽으셨다면 위화감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즈리얼을 하라고 시킨겁니다. 그럼 여러분들은 의문점을 가지겠죠.
'저기.. 데프트 케이틀린 있는데요??' 맞습니다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 스카너 라칸에 대항해서 생존기도 좋으면서 벨코즈에 맞서 사거리가 부족하지 않고 싸울수 있는 원딜은 이즈리얼이죠. kt도 비슷하게 생각했을겁니다. 그래서 이즈리얼을 픽했던 것이죠. 칼리스타밴은 약간의 훼이크도 들어가 있습니다. '아지르에 칼리까지 가져가는게 싫어서 밴하는거야 오브젝트 귀신들이잖아? 너흰 그렇게 알아야돼?'
결국 kt는 아프리카가 시키는데로 이즈리얼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남은 탑 카드 하나. 갱플이 밴인 시점에서 kt가 뽑을수 있는 카드 탑중에서 가장 무난한 카드 그리고 선픽으로 가져올수 있는 충분한 카드 무엇일까요? 바로 카밀입니다. 아까 말씀드렸듯 라인전, 스플릿, 한타 모두 가능한 챔피언 입니다. 여기까지도 아프리카가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너희 탑 뭐할꺼야? 스맵 기인 상대로 자신있잖아? 카밀로 찍어눌러야되지 않겠어? 자존심이 있는데 말이야. 카밀이 밴도 아닌데 안하는건 이상하지 않아??' kt는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나온 2세트의 밴픽 히어로 말파이트가 등장합니다. 말파이트픽은 kt입장에선 아예 생각지도 않았던 픽일게 분명합니다. 여기서 처음에 말했던 아프리카의 깜짝카드 이건 몰랐을꺼다가 등장하는거죠. 더욱이 제가 더 소름이 끼쳤던건 왜 이즈리얼을 살려뒀을까 계속 궁금했었는데.. 이유를 말파이트에서 찾을수 있었습니다. 이즈리얼은 원딜치고 탱커를 못녹이는 축에 속합니다. 더욱이 성장시간이 필요한 이즈리얼의 경우 말파이트는 중후반 까지도 무적의 탱커픽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카밀은 말파이트 상대로 스플릿 푸쉬를 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 왠만한 탱커와 딜러의 싸움에선 딜러가 템이 나오면 나올수록 이깁니다. 하지만 말파이트는 그 궤를 달리하는 픽입니다. 지금 나오는 스플릿푸셔챔프 잭스, 카밀, 나르 심지어 피오라가 나와도 템이 나오면 나올수록 말파이트를 녹이긴 커녕 오히려 당하기만 합니다. 말파이트 e스킬에 붙어있는 공속 감소 q스킬에 붙어있는 이속감소가 정말 치명적입니다. 그 장면이 2세트 중반에 나오죠. 말파이트 상대론 오히려 탱커류가 상대가 잘 되는 편입니다.
2세트에 이렇게 길게 쓴 이유는 2세트는 정말 아프리카가 보여줄수 있는 밴픽의 묘미를 다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든픽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는 세트였습니다. 스카너부터 시작해서 말파이트까지요.
3세트 부터는 아프리카 밴픽에 kt가 놀아났습니다. 유칼은 미드 3밴 당한시점에서 탈리야를 할 수 밖에 없고 거기에 대한 대처는 아프리카가 완벽하게 꾸몄습니다. 그리고 탑은 탱커싸움이 되었습니다. 카밀, 나르, 갱플 밴당한 시점에서 피오라는 무리인 픽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탱커싸움이 되는건 당연지사였습니다.(여담으로 칸이라면 제이스를 뽑았을거 같습니다만...) 더욱이 3세트는 아프리카가 한마디 하는듯 했습니다. 너희 원딜 3밴해봤자 아무소용 없어. 크레이머는 이미 대체가 다 되거든? skt는 3밴 전략을 처음 당해서 당황할 수 밖에 없었지만 아프리카는 아닙니다. 이미 위에서 다 지켜보고 있었고 거기에 대해서 대비를 다 해놨겠죠. 3밴전략을 또 쓸꺼다. 그럼 어디에 쓸꺼냐? 여러분이 만약 3밴전략을 아프리카 상대로 쓴다면 어디에 쓰고싶습니까?
기인이 있는 탑? 서브까지 있는 정글? 백전노장 쿠로? 서포터 mvp1위 투신? 결국 남은 카드는 왠지 고만고만 해보이는 크레이머겠죠. 아프리카도 당연히 여기까지 생각했을꺼고 3세트는 카이사로 완벽 대처하면서 게임을 끝냅니다. 이 말인 즉슨 kt가 준비해온 특정라인 밴 몰아주기 전략은 무쓸모가 되었고 처음부터 밴픽을 다시 짜야된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그럴 여유가 있을까요??
4세트는 kt가 원딜 밴을 풀고 시작합니다. 의미없으니까요. 그리고 서로 케이틀린 자야 나눠가집니다. 여기서 밴픽은 끝났습니다. 왜 kt가 자야를 픽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너희 '자야 라칸 주기 싫지?' 라고 물어보기입니다.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나요?? 맞습니다. kt가 skt와의 상대로 3세트에 보여주었던 자야픽하기입니다. 상대 입장에선 자야 라칸은 정말 주기가 싫거든요. 더욱이 투신은 라칸을 정말 잘 하는 선수이기에 라칸은 정말 매혹적인 카드였을겁니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라칸은 쳐다도 안보고 케이틀린 세주아니를 가져갑니다.
오히려 아프리카는 kt에게 이렇게 말했던거죠. '너희야 말로 자야 라칸 안할꺼야? 이번에 라칸 안가져가? 안가져 가면 우리가 한다? 우리 투신 라칸 몰라??' 상대가 걸었던 수를 오히려 되치기로 너무나 멋지게 반격하는 순간입니다. 너무나 멋있는 수이지 않습니까?
결국 kt는 자신이 걸었던 자야에 발목을 잡히며 라칸을 뽑을수 밖에 없었고 미드 2밴 당하는 순간 탈리야는 기정사실이기에 kt가 선픽 자야 뽑는 순간 자신의 3번째 픽까지 강제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여러분들은 의문점을 가질수 있겠죠. '아지르 살았는데 아지르 하면 안되요?' 되죠. 쿠로가 벨코즈 카드가 없다는 가정하에서요. 근데 쿠로의 벨코즈를 본 이상 아지르에게 손이 갈래야 갈 수가 없죠.
그때 느꼈습니다. 'kt는 벨코즈 아지르 구도가 전혀 익숙하지가 않구나 연습이 안되어 있네. 아프리카가 준비를 많이 했구나'
그리고 포스트 시즌 내내 밴당했던 모르가나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밴픽구도가 이상하게 바뀝니다. 전 굉장한 의구심이 들었죠.
'왜 왜 모르가나일까 지금 좋은 서폿들 많은데. 브라움, 알리스타, 탐 켄치, 차라리 잔나가 낫지 않나? 케틀과 중합도 좋고 왜 왜 왜!!'
그리고 나온 야스오... 해답을 찾은거죠. '모르가나는 블랙쉴드 용이구나. 아무리 그래도 에어본 있는 브라움이나 알리가 더 나을텐데 도대체 왜 왜.. 아 오른이면 상관없네' 4세트 역시 아프리카가 가져가면서 아프리카는 부산행 티켓을 가져가게 됩니다.
3. 결론
하위라운드에서 올라가는팀은 그 만큼 핸디캡이 있습니다. 전략도 노출할 수 밖에 없고 연습시간도 빠듯할테니까요. 아프리카는 그 장점을 십분 활용했습니다.
상위라운드의 이점을 못가진 밴픽을 한 1세트에선 조금은 무력하게 경기를 내주었지만 2,3,4번째 세트에선 상위라운드의 힘을 보여주며 경기를 가져갔습니다. 상대가 보여준 컨셉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오히려 상대방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린 아프리카의 밴픽은 실로 놀라웠습니다.
보통 상대가 그렇게 하면 거기에 대처를 짤 생각을 하지 그것을 역이용한다는 생각을 한 것은 실로 놀라운 발상이자 이번 플레이오프를 지배했던 마인드였습니다. 거기에 독한 연습량이 받쳐준 요건 몰랐지 픽 까지 더해지면서 말이죠.
바둑에는 거울 바둑이라는게 있습니다. 상대방이 뒀던 수를 반대편에 고스란히 두면서 마치 거울처럼 바둑을 둔다고 하여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거울바둑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수가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정중앙에 착수 하는것 입니다. 정중앙에 착수하면 상대방은 따라 할 수 없고 결국 틀어지게 됩니다. 롤에서 이 정중앙에 있는 팀은 바로 킹존 드래곤 입니다. 어느팀도 따라 할 수 없는 밴픽을 보여주면서 늘 승리를 따내곤 합니다. 지난 kt전에서는 상대방을 따라하면서 오히려 상대방을 혼란시켜 승리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이 아무도 따라 할 수없는 킹존을 상대로는 자신만의 기보를 만들어 와야 될 것 입니다. 과연 아프리카가 어떤 기보를 만들어와서 정중앙에 위치한 절대적 한 수를 무찌를지 기대하면서 리뷰를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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