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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2/02 07:19:35
Name makka
Subject [기타] Thimbleweed Park. 과대평가 되었다. (수정됨)

과대 평가 되었다.
Thimbleweed Park

세상 모든 드라마가 그러하듯이, 혹은 세상 모든 서사가 중요하듯이 두괄식 글쓰기에 중독되도록 연습된 메모장이 그러하듯이. 게임의 시작은 매혹적이다.

매혹적이라고 쓰는게 옳겠다. 게임은 매혹적이다. 미술관에 놓여진 소변기를 봤을 때처럼, 무인도에 누르지 않으면 지구가 멸망한다는 버튼을 발견했을 때의 순간처럼. 낯설고 어긋나 뒤틀려있는 듯한 세계의 인물들과 세상은 루카스 아츠의 게임들의 전작들이 그러하듯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다. 단지 벽에 걸려있는 그림을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쏟아지는 대화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두근거리는 열감이 부정맥 처럼 튀어오른다.



하지만 첫사랑의 환영이 그러하듯이 아름답게 채색된 것들을 냉정하게 들춰보면 거기에는 처음보는 쌩얼처럼 마음을 얼어붙게 만드는 흠결들은 분명 존재한다. 그래서 이 게임은 실패한 첫사랑과 닮아있다.
처음의 미친듯한 매혹의 순간이 지나고 나면, 급속도로 식어버린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랑이 그러하듯 이 게임은 과대평가 되었다.

이제는 식상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 라는 말이 정말 잘어울리는 게임이다. 비유적으로나 게임의 등장 인물의 실제 상황과도. 게임에 등장하는 미스테리와 이야기들은 많은 계속해서 많은 떡밥들을 던지더니 순간 잘못뽑은 젠가처럼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매력적이었던 이야기와 수수께끼, 인물들은 해결점에 이르러서 아주 멍청한 허수아비 더미가 되어 버린다. 거의 모든 개개인들의 사연과 이야기는 서로 분리되어 맥거핀으로 사라지고 ppap라도 출거같은 갑자기 분위기 싸해지는 연출과 이야기들은 솔직히 형편없다.
메인 시나리오부터 다른 모든 이야기들까지 전부 다, 엉망이다.

게다가 메인 시나리오의 이야기 전달 방식은 아주아주 태만하다. 사실상 플레이어가 모든 전모를 알게되는 순간은 퍼즐을 풀어 얻을 수 있는 저널의 글을 읽을때이다. 저널의 글에는 이야기의 거의 모든 전모가 들어있고 플레이어는 그걸 읽음으로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다. 아주 게으르고 태만한 이야기 전달 방식이다.

게으르고 태만하다. 그리고 부족하다. 라고 말할 수 있겠다. 메기솔 5의 후반부가 그러했듯이, 이 게임은 만들다 만듯한 느낌을 강하게 준다. 20부작 이었던 드라마가 15부작으로 조기종영됬을 때, 어떻게든 결말을 지어야만 했을 때 나오는 무리한 전개와 진행, 결말의 조급함과 엉성함은, 초반의 전개가 너무나 매혹적이었기에 더 아쉽다.



게임은 과대평가 되었다.
과거의 추억이 있다면 해볼 만 할수 있겠지만, 지금에서, 아니 30년 전이었다고 해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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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lionaire
17/12/02 07:31
수정 아이콘
처음 들어보는 게임이네요. 원숭이 섬의 비밀이나 LOOM 같은 어드벤처 게임인가요.
유지애
17/12/02 09:20
수정 아이콘
네 일부러 비슷한 느낌을 내려고 그래픽도 저런식으로 만들었고요.
17/12/02 07:35
수정 아이콘
루카스 아츠에서 매니악 맨션을 만들었던 론 길버트와 게리 위닉이 의기투합해서 크라우드 펀딩을 기반으로 만든 고전 루카스 아츠 스타일의 게임입니다.
오토나시 쿄코
17/12/02 20:25
수정 아이콘
보는 순간 매니악맨션이 떠올랐는데 역시...
돼지샤브샤브
17/12/02 09:36
수정 아이콘
뒤에 힘빠지는 느낌이 좀 있기는 했는데..
그래도 장르팬으로 간만에 신선하게 했습니다.

킥스타터 펀딩해서 원숭이 섬의 비밀 복사했던 죄를 사해주는 면죄부도 받았고요. 크크
ioi(아이오아이)
17/12/02 09:39
수정 아이콘
솔직히 말해서 저런 식의 어드벤처는 추억팔이로 하기엔 지금도 많이 진화하고 있어요

당장 젤다만 해도 저런식의 퍼즐이 채용되어 있고 그 퀼리티 상당하죠.
그렇다면 스토리를 기가막히게 짜야 하는데, 투더문을 대표적으로 이런 스토리몰빵 게임도 많이 나오고 있죠
하심군
17/12/02 09:51
수정 아이콘
어드밴처 게임의 의의가 현실을 모사해서 가상의 모험을 즐긴다는 거라면 게임 자체가 현실에 촉각을 제외하면 거의 다가섰죠.
4층베란다
17/12/02 13:37
수정 아이콘
몇 달 전에 엔딩까지 마쳤는데, 30년 전이 아니라 지금 출시되었다는 점만으로도 어드벤처 게임 팬이라면
할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출시 목표도 알고 보니 아직 플레이하지 않은 루카스 게임이 하나 남아있었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는 거였으니까요.
그와 별개로 스토리의 엉성함에 대한 지적은 동의합니다.
17/12/02 14:23
수정 아이콘
차라리 요즘 나오는 게임들의 추세처럼 act를 나눠서 출시 했다면 어땟을까 싶었습니다. 아니면 차라리 요원들 중심을로 타이트 하게 진행되던지요. 너무 벌려놓고 수습못한 치가 많이 나서.
개인적으로 가장 큰 줄기였던 살인의 범인조차 사실상 방치해놓은건 너무 아쉽죠
My Poor Brain
17/12/02 14:05
수정 아이콘
딱 약속한 만큼은 해준 게임이네요. 플롯이야 떡밥 살포 후에 어정쩡하게 작살내는 건 25년 전 작품인 르척의 복수에서도 마찬가지 아니었던가요. 아직도 빅 우프 사가가 원숭이섬의 저주보다 못하다고 생각해서... 별개로 깐깐하게 구는 명령어들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괴롭더군요.
17/12/02 14:29
수정 아이콘
원숭이섬의 비밀 시리즈의 아버지가 만든거죠 뭐 그래도 나름 할만한 거 같습니다 과대평가는 맞지만요 잠시 딴소리하자면

어드벤처 특히 원숭이섬의 비밀 광팬으로서 개인적으로 바램은 론 길버트씨가 원숭이섬의 비밀 판권을 사서 빅우프의 비밀을 밝혀줬으면 합니다만

루카스아츠를 인수한 디즈니측에서 게임사업을 포기했음에도 ip구입의사를 밝혔지만 관심 없다고 했다더군요

(디즈니가 루카스아츠를 인수한 이후에 여러 차례 문의해봤지만 ‘관심 없다’는 답변만 받아왔었다고 했죠. 매입이 아니라 텔테일이 루카스아츠와 했던 것처럼 라이선스를 받아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길버트는 자기 게임을 자신이 온전히 소유하면서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고집하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 일부

저주도 물론 나름 재밌게 했습니다 그 때 당시에 만화같은 그래픽은 정말 대단했죠 그래도 론 길버트가 애시당초 계획했던 3부작의 끝을

보고 싶습니다만 불가능할거 같아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Lord Be Goja
17/12/02 17: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수많은 명작들의 정신적 후계작을 내세운 게임들이 해당 넴드 개발자의 노쇠화로 인한 폼저하로 스캇 그 자체인 경우가 많은거에 비하면 선방하는수준 같습니다. 저는 과대평가가 심하게된 정식적 후계작으로는 웨이스트랜드2를 뽑고 싶네요.이것 역시 구린건 아닌데 그냥 신규 제작자들이 만드는 다른 인디게임들에 비해 나을게 없더군요.아무래도 이런 고전 명작들의 후계는 왠만한 문제는 눈감아 줄수 있는 올드팬들이 많아 그런건지,애초에 이런 게임을 기다리던 사람들만 한거라 그런지 평가가 후하더군요.저는 폴아웃4의 텍스처를 장문을 써가며 까던사람이 웨이스트랜드2의 그래픽이 적절하고 어쩌고로 포장하는것도 봤습니다.
돼지샤브샤브
17/12/02 18:45
수정 아이콘
옛날뽕 맞으며 옛날 느낌만 느끼면 그만이거든요. 그 때 못 읽던 영어 대사도 읽어보고..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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