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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1/07 23:55:40
Name 폰독수리
Subject [LOL] 결승 1세트 세번째 복기(사진이 많습니다.) (수정됨)

글을 시작하며


두번째 글에서 크라운이 1세트에 미친 영향에 대해 복기해봤습니다.

세번째 글에서는 크라운이 퍼뜨린 영향을 엠비션을 필두로 한 삼성이 어떻게 굴렸고 skt가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대해 복기해보려합니다.

텔 말자하에 대한 견해 차이를 강조하다가 픽밴을 다뤘던 첫 글의 말미에 말씀드렸던 내용을 깜빡 잊고 있었는데, 2세트와 3세트의 픽밴까지 복기해보니 이번 결승에서 양 팀의 픽밴 의도가 좀더 확연해졌습니다.



삼성의 속셈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skt의 의도를 추측해 보겠습니다.

세주 자체적으로 밴하면서 대놓고 서폿 선픽을 달라고하네? 오케이. 맘대로 해봐.
잔나 선픽? we전 때처럼 엎어지려나보네? 어차피 룰루는 우리 꺼니까 룰러가 잘 쓰는 바루스까지 가져와서 봇라인전 확실히 주도권 가져오자. 세주는 자체 밴했지? 그리고 엠비션 자르반 쓰기 껄끄럽지? 그러니까 우리가 먼저 그라가스 가져간다. 오케이. 정글 봇 꽉 잡았네.
자야는 무난하데 말자하? 왜 선픽 말자하했지? 일단 지금 미드 대신 룰루부터 고르고 상대가 탑 말고 미드밴 신경쓰게 만들자.
밴해봤자 페이커가 말자하 요리할수있는 카드 많아. 그렇게 해놓고 우리는 까다로운 큐베를 견제. 비밀병기로 준비해놓은게 있긴 하지만 일단 제껴두고 큐베에게 나르는 주지말자. 나르 가져오고 쉔 밴하면 어중간한 탱커들이나 케넨 말고는 할게 없을거야. 탱커면 초반부터 전 라인 압박하면서 스플릿 보고 케넨이면 다른 라인 우위를 바탕으로 버티면서 스플릿 보자.
신드라 탈리야 밴? 이러면...잔나줘서 어중간하게 후반가기 싫은데... 게다가 말자하 자크? 오리아나는 안돼.
어차피 미드봇정글 다 주도권 있으니 그냥 카시오페아로 찍어누르고 빠르게 퀵실 뽑아서 1:2 할수도 있으니 확실히 터뜨려버리자.




삼성의 픽밴 속셈은 아마도 이랬을거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잔나를 대놓고 가져왔더니 우리 봇듀의 포텐셜을 경계해서 상대가 바루스까지 가져가면서 봇에 힘을 꽉 준다.
상대 미드가 탈리야만 아니면 우리는 봇듀가 어중간하게 저항하지말고 cs도 버리면서 봇다이브 각을 안 줄수있다. 
상대가 미드를 안 고르고 룰루를 먼저 골랐다. 오케이. 절대로 주면 안되는 탈리야와 텔 말자하로 버틸수 없는 신드라 밴.
상대는 우리에게 케넨을 강요하고 나르가 초반만 조금 사리면 스플릿 주도권을 뺏어올수 있을거라 생각했겠지만 우린 사실 ad케넨이니까 초반 중반 후반 안가리고 스플릿 구도에선 무조건 우리가 유리하다.
게다가 상대는 케넨 나르구도가 나르가 터지지 않는 선에서 초반에만 케넨이 유리하다고 생각할테니 그냥 탑은 버티라하고 확실히 봇미드에서 득점할 수 있도록 정글이 봇미드동선을 설계할거 같다.
그러니 정글 동선을 거꾸로해 자크의 성장을 도모하자. 자크가 무난히 성장할수 있다면 상대가 뭘하든 텔 말자하로 할만하다.



양 팀이 선택한 픽밴은 의도는 제 추측으로는 이렇습니다. 변수는 말자하에 대한 견해 차이와 삼성의 비밀병기 ad케넨이었습니다.



***만약에 2,3세트 복기나 다전제 총평을 하게 된다면 다룰 내용인데,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 삼성이 제일 경계한 카드는 탈리야였습니다. 이는 2, 3세트의 픽밴을 보면 더더욱 명확해집니다. 하지만 skt는 탈리야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skt와 삼성의 탈리야에 대한 견해 차이와 탈리야에 대한 삼성의 플랜 b 유무가 궁금해지는 부분입니다.***



말자하에 대한 견해 차이가 불러일으킨 정면충돌에서 삼성이 큰 우위를 차지했지만 소극적인 픽이기때문에 게임을 터트릴수는 없었습니다.
일방적으로 기습당한 탑은 skt가 아예 소극적으로, 하지만 큰 우위는 내주지않았기때문에 게임내내 삼성이 적당한 선의 우위까지만 유지합니다.
봇은 skt가 우위를 점하지만 cs에서 앞섰을 뿐 다이브를 성공시키거나 타워에 강하게 압박을 넣지는 못했습니다.
그라가스는 미드에서의 견해 차이에 휩쓸려 본래의 플랜을 수행하지 못하고 같이 말려버렸습니다. 반면 자크는 무난히 성장합니다.

삼성은 미드에서의 견해 차이와 탑 깜짝카드를 바탕으로 게임을 정확히 자신들의 의도대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면 이 상태에서 삼성이 어떻게 봇의 열세를 극복하고 게임을 굴렸는지, 상대의 의도대로 흘러간 게임에서 skt가 어떻게 버텼는지 복기해보려합니다.

그전에 잠시 양 팀의 의도를 엿볼 수있는 장면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포진을 봤을 때 양 팀 모두 상대가 뭐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없어보입니다. 다만 자크가 살짝 앞에 박은 와드에 그라가스가 보인 것으로 추측되는데 아마 보였다면 그라가스가 봇동선을 설계했다는 자신들의 예측에 확신을 더해줬을 것 같습니다.



아까 그라가스가 자크를 봤던건지 알수는 없지만 skt가 핑을 찍으며 자크의 선블루를 의심합니다.
만약 자크가 선블루하고 봇동선을 잡는다면 그라가스는 미드봇에 힘을 주면서 덤으로 자크도 괴롭힐수 있기때문에 skt로서는 고마운 일입니다.




리쉬때문에 어차피 금방 걸렸습니다. 양 팀 모두의 의도대로 봇 cs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다만 삼성봇듀의 체력관리는 되고있습니다.

자크는 블루팀의 레드->레이스->늑대->블루->두꺼비->바위게 코스를 밟으며 성장에만 집중합니다.
반면 그라가스는 미드봇에 힘을 주기위해 늑대와 두꺼비를 생략하고 바위게를 먹은뒤 블루팀 레드 정글로 들어갑니다.



한편, 직전 타이밍에 라인 주도권을 잡은 큐베가 탑갱 코스에 와드를 박습니다. 섣불리 그라가스의 봇동선을 확신하지 않고 신중한 모습입니다.



skt도 자크의 동선을 추측하고있기때문에 후니가 레드팀 작골에 와드를 박아둔 모습입니다.
게다가 페이커가 1레벨에 라인 밀고 옆에 박아놓은 와드가 자크의 동선을 확인했습니다.
skt 입장에서 게임은 자신들의 플랜대로 가는 중입니다.



삼성 입장에서, 시작할 때 그라가스를 레드 앞에서 발견했지만 그렇다고해서 시작 위치를 장담할수는 없습니다. 당장에 자크도 블루쪽에 있다가 레드 스타트했으니까요. 하지만 큐베가 탑에 적절하게 박은 와드때문에 어쨌거나 탑갱 위협은 없습니다. 그래서 자크는 귀환을...



하려다가 본인들이 추측한 skt의 플랜대로면 암만 생각해봐도 그라가스가 선블루같지는 않은데다가, 나르가 소극적이라는 큐베의 브리핑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삼성은 그라가스의 선레드를 거의 확신합니다. 그렇다면 자크의 목표는 레드팀 작골입니다.
자크가 귀환모션을 해제함과 동시에 잔나가 블루팀 작골을 체크합니다. 삼성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보상으로 상대의 작골을 챙깁니다.



전 글에서 다뤘던 상황입니다. 후니의 와드로 자크의 위치를 파악했기때문에 그라가스의 미드갱킹은 합리적입니다. 리스크가 없기 때문이죠.



크라운의 와드로 그라가스를 발견하자마자 cs를 거의 두배 가깝게 밀리고 있던 삼성봇듀의 태도가 돌변, 봇에서 격렬한 딜교환이 일어납니다.
대놓고 힘준 skt봇듀를 상대로 삼성봇듀의 패기가 돋보입니다.

밑에서 잔나가 룰루의 반짝반짝 창을, 위에선 바루스가 자야의 깃털을 동시에 피하는 명장면입니다.



자크의 미드 개입으로 카시오페아의 회복이 빠진 직후의 상황입니다.

카시오페아는 라인손해를 감수하고 귀환, 그라가스는 레드팀 늑대 -> 두꺼비 동선을 밟은 뒤 집에 갑니다.
자크는 레이스를 먹고 집으로 갑니다. 말자하는 라인 정리 후 복귀텔을 쓸 생각입니다.

양 팀 모두 상대가 봇동선의 정글링을 마치고 집에 갔을 확률이 높음을 알고있기에 그다음 행선지는 탑동선이라는 것을 예상하고있습니다.



라인 주도권을 잡은 채로 밀고있던 케넨이 상대 정글이 늑대나 두꺼비를 처리하지않고 바로 탑에 올수도 있는 타이밍에 맞춰 와드를 박는 모습.
큐베는 아주 영리하고 꼼꼼한 탑라이너입니다.




플래시 있는 말자하가 6레벨이고 자크도 플이 있기때문에 회복도 없는 카시오페아는 두렵습니다. 그걸 잘 아는 자크는 미드 시야를 잡습니다.


1세트에서 그라가스는 미드 정면충돌에 같이 휩쓸려버렸기때문에 자크에 비해 활약하지 못한 것은 이해할수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때만큼은 아쉽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여기서 그라가스가 바로 미드를 보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차피 나르가 다이브 당할정도로 케넨에게 압박당하는 상태는 아니고, 미드에서 2:2싸움이 나면 탑은 둘다 텔이 있고 봇은 skt쪽이 압도적으로 밀고있기 때문에 더 빠른 백업이 가능합니다. ad케넨 픽을 의식한거였을까요.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그렇게 가정한다면 skt의 예측범위 밖이었던 삼성의 텔 말자하와 ad케넨픽 활용이 skt를 흔들었다고도 볼수있습니다.

어쨌든 그라가스는 탑으로 향했지만 케넨은 이미 와드를 박았고 갱각을 주지 않습니다. 자크가 케넨의 와드 덕분에 부담없이 미드 시야를 다 먹을동안 말자하가 미드라인을 강하게 밀어넣었습니다. 따라서 자크는 뒤늦게 온 그라가스가 두렵지 않습니다. 한발을 더 깊숙히 넣어 와드를 박고 그라가스의 동선을 확인합니다.



그라가스가 위로 갑니다. 아마 작골 리젠시간을 쟀던것 같습니다. 그라가스가 영리하게 파밍동선을 짰지만 두 눈으로 그라가스를 확인한 자크는 더 큰 그림을 그립니다.

한편, 이때 봇에서는 skt의 봇듀가 여전히 삼성의 봇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곧 블루팀 레드가 젠되는데 자크가 미드라인 왼쪽의 시야를 잡고있는게 skt의 시야에 보였습니다. 바루스가 미리 바텀 삼거리에 와드를 설치한 뒤 계속 강하게 압박합니다.



바로 위 장면에서 별로 시간이 안 지났는데 자크의 위치가 확 달라진게 보이시죠? 주도권을 바탕으로 말자하가 라인을 끝까지 밀어넣고, 자크는 대놓고 미드 라인을 가로질러 최단거리로 봇을 향해 뜁니다.


일반적인 경우, 아까 미드 시야를 잡고 귀환 한 뒤 블루팀 레드정글의 작골이나 레드를 파밍하고 봇동선을 잡을 것인데 그라가스의 동선을 두눈으로 확인한 자크가 재기 넘치는 플레이를 시도합니다. 이것은 skt가 완전히 예상하지 못한것입니다. skt는 바텀 삼거리에 와드를 박았습니다.




자크가 미드시야를 잡았기때문에 skt의 미드라인 시야가 극도로 좁아졌습니다. 페이커는 공허의 부름을 한대 맞아주는 대가로 미드 옆구리 부쉬에 와드를 설치합니다. 자크가 레드먹고 미드 갱킹올 것을 대비한 와드로 추측됩니다. 자크는 이미 그 지역을 지나갔습니다.




1세트 자크의 첫번째 슈퍼 플레이입니다. 이번 경기에서 가장 급박했던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라가스가 탑동선임을 알고있기에 삼성은 두려울 게 없습니다.
이 갱킹은 skt 입장에서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날벼락 같은 것이었습니다. 바텀 삼거리에 설치한 와드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바루스의 플래시가 빠집니다. 이제 skt의 봇듀는 압박할 수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압박당합니다.

자크가 봇에서 득점한걸 알았지만 그라가스는 이미 설계해놓은대로 작골 -> 레드의 파밍동선을 밟을수밖에 없습니다.

케넨은 절대 갱각을 주지 않습니다. 어차피 삼성의 플랜에서 케넨이 탑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들어있지 않기때문입니다.
케넨은 주도권만 잡고 있으면 됩니다. 큐베는 그걸 아주 잘 알고있습니다.

한편, 봇에서 자크의 위치를 확인한 이때 카시오페아가 말자하에게 딜교환을 시도하고 말자하의 완벽한 대처로 되려 플래시가 빠집니다.
말자하는 미드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왔습니다. 자크의 운신폭은 더욱 넓어졌습니다.

이 시점에서 삼성은 자신들의 플랜대로 승리하는 징검다리를 찾아냈습니다. 그 징검다리를 한 발자국도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내딛는다면 skt가 아무리 잘해도 삼성의 승리를 저지할수 없습니다.

이후 양팀은 한동안 소강상태에 빠집니다.




탑 미드의 주도권은 삼성에게, 바텀은 비슷하지만 자크의 그림자가 너무 큽니다.

위 사진의 미니맵을 참고해주세요.


자크는 봇갱 직후 순서대로 작골 - 레드 - 레이스 를 먹고 집에 갔다가 늑대를 먹고 말자하에게 블루를 준 뒤 전령 앞 바위게를 먹고 반대편에서 미드 오른쪽 시야잡기에 바쁜 그라가스의 레이스를 느긋하게 뺏어먹습니다. 갱은 갱대로 성공시키고 동선 낭비없이 완벽한 정글링입니다. 

그라가스는  탑동선에서 내려오면서 작골 - 레드 - 늑대를 먹고 카시에게 블루를 준 뒤 마저 두꺼비까지 먹고 집에 갑니다. 레드팀 블루정글을 클리어하고 집을갔는데 카시가 너무 위험하기때문에 미드 시야를 잡아줘야합니다. 그런데 미드 왼쪽 시야를 장악하자니, 케넨이 시종일관 나르를 압박하는 중이라 위험합니다. 그래도 아직 힘이 남아있는 바텀을 믿고 미드 오른쪽 시야를 장악하기 위해 방금 클리어한 레드팀 블루정글동선으로 다시 내려옵니다. 계속 동선에서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자크의 블루팀 블루동선을 확신할수 없었던 skt봇듀는 결국 밀리는 라인을 받아먹습니다. 타워를 치기에는 부담스러운 삼성봇듀는 용 앞 시야장악을 위해 움직입니다. 그게 맞물리는 바람에 그라가스는 동선은 동선대로 낭비되고 저 한칸 남은 핑와도, 바위게도, 카정 당한 레이스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합니다.

반면 레이스 먹고 미드를 가로 질러 내려온 자크는 바위게를 먹고 자연스럽게 봇을 압박합니다. 따라서 그라가스는 다시 또 레드팀 블루정글에 발이 묶입니다. 그리고 삼성의 시야장악.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용으로 이어집니다. 자크의 물 흐르는듯한 움직임입니다.


1세트 skt의 두번째 불운은 용이었습니다. 대지가 차곡차곡 쌓이는 바람에 삼성의 운영에 크게 휘둘릴수 밖에 없었죠.

시야를 다 뺏긴 sk는 자크가 너무나도 무섭습니다. 아까 빠진 카시오페아의 플이 돌아올때까지 카시는 타워 밖으로 못 나갑니다. 자연스럽게 미드시야는 전부 삼성차지입니다. 심지어 말자하는 텔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뚜벅이 바루스는 1차타워 옆에있는 것조차 두렵습니다. 자크는 이걸 이용해서 계속 봇미드를 압박하고, 자연스럽게 그라가스도 계속 봇미드에 발이 묶입니다. 이렇게 삼성이 조금씩 이득보며 대지용을 편하게 먹습니다.

용을 먹고 자크와 자야가 집에 갔습니다. skt의 턴입니다.



한편 집에서 출발한 자크는 레이스를 먹으러갑니다.

그리고 여기서 엠비션이 큐베의 고육지책을 활용해 두번째 기만전술 성동격서를 획책합니다.

그 사전작업으로 큐베가 탑 삼거리에 와드를 박는 모습입니다.



자기들 턴에 skt는 봇의 지원을 바탕으로 그라가스가 언덕위 삼거리 부쉬까지 시야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카시오페아도 다시 미드주도권을 어느정도 가져왔죠. 보시다시피 말자하는 사리고 있습니다. 엠비션은 레이스를 먹은 뒤 늑대를 먹고있습니다. skt는 자크의 봇미드 장악에 굉장한 압박을 받고있었는데, 레이스 캠프를 파밍할만한 시간이 충분히 지났는데도 언덕 위 삼거리 부쉬의 와드에 자크의 모습이 보이질 않습니다. skt는 자크가 늑대로 회전했다고 확신합니다. 한참동안 봇미드에 머물렀기때문에 레드팀 레드정글의 정글몹들이 리젠될 때도 됐습니다. 따라서 그라가스는 위쪽으로 출발합니다.

이때 큐베가 고육지책을 펼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큐베는 1세트 삼성의 플랜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계속 주도권을 유지하되 갱각을 주지 않기위해 강하게 압박하지 않았습니다. skt 탑타워의 체력은 겨우 15%정도 깎였을까 말까한정도였습니다.(물론 후니가 예상치못한 ad케넨 상대로 잘 버텨준것이다 라고도 볼수있습니다.) 게임 시작 이후 케넨의 체력은 항상 80% 이상을 유지했죠. 그런데 갑자기 케넨이 타워에 맞으면서까지 나르와 강하게 딜교합니다. 탑에 skt의 핑이 마구 찍히고 자크가 늑대를 먹고있다는 강한 추측에 큐베의 고육지책이 더해져 그라가스는 황급히 나르를 백업하러 움직입니다.

그런데 자크는 탑은 커녕 자기가 방금전 클리어한 정글로 역주행을 하고있습니다. 목표는 미드봇 시야장악 -> 봇타워 압박입니다.



아까 박아놓은 언덕 위 삼거리 와드로 자크의 역주행을 파악한 그 순간 그라가스는 레드팀 작골쪽으로 넘어가고있었습니다. 이제와서 내려가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자크가 미드시야를 장악했기때문에 카시오페아는 다시 타워밖에 못나갑니다. 라인을 밀어넣은 텔 말자하와 자크가 봇을 압박하는데 그라가스와 카시오페아는 움직일수 없는 상태입니다.

바루스와 룰루는 2차타워까지 도망갑니다. 자크는 유효타를 포기하고 두꺼비에 욕심을 내는데, 이때 바루스가 자크의 움직임을 발견합니다.

페이커는 정말 대단합니다. 봇 백업을 위해 작골만 대충 정리하고 레드도 스킵한채 황급히 내려오는 그라가스가 자기 쪽에 가깝고 바루스 덕분에 자크 위치를 파악하자마자 카시오페아가 말자하에게 득달같이 달려듭니다. 크라운이 완벽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오히려 또 손해를 보고 말았지만 대전략이 무너진 상태였던 skt가 라인전 단계에서 보여준 가장 합리적인 플레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지는 팀이, 그것도 자기자신이 전략적으로 가장 무너진 상태에서 이정도로 냉철하게 리스크를 계산하고 공격적인 전술을 펼치는 일은 정말 보기 드뭅니다.

하지만 치열한 심리전 끝에 말자하가 석화의 응시를 피한 뒤 딜교환에 승리합니다.
카시오페아는 물러설수밖에 없고 말자하는 자크와 함께 강하게 봇을 압박합니다. 이렇게 삼성은 봇타워 퍼블을 달성합니다.



이후 삼성은 텔 말자하와 케넨을 이용해서 라인을 운영하며 당연한 것처럼 오브젝트를 가져옵니다.
전령 -> 전령으로 미드 1차 -> 밀어넣고 대지용 -> 탑 1차
삼성의 운영엔 한치의 주저함이 보이질 않습니다. 결승전의 이슈거리 중 하나였던 삼성의 제어와드 구입량은 삼성의 운영을 뒷받침합니다.
위 사진의 미니맵을 봐주세요. skt의 시야는 완전히 봉쇄당했습니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skt는 봇타워퍼블이 나는 순간 퀵실이 나온 카시오페아를 이용해서 말자하의 스플릿에 대처하고자 합니다. 훌륭한 판단입니다. 일단 캐쉬를 땡겨야 하기때문에 skt의 목표는 삼성의 봇 1차타워입니다. 삼성은 케넨으로 대처해보려고 하지만 그라가스가 블루팀 레드정글을 어슬렁거립니다. 두들겨맞던 skt가 먼저 움직였습니다.



skt는 불리한 게임에서도 기습적으로 먼저 움직이는데 능한 팀입니다. 실제로 skt의 수많은 역전승들은 skt의 기습적인 움직임에 상대팀이 적절한 대처를 보이지 못하고 빈틈을 보였을때 skt가 무너뜨린 경우가 많았습니다. 카시오페아가 봇 1차타워를 두드리기 시작했을때 삼성도 skt의 탑 1차타워를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어중간해지면 유리한 삼성에겐 불쾌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삼성의 판단은 냉정했습니다.



자크는 레드를 그라가스에게 내주고 쿨하게 탑동선을 잡습니다.
어차피 카시오페아는 타워를 잘 깨는 챔프가 아닙니다. 케넨은 심지어 2차타워보다 더 뒤로 쭉 빠져버립니다.(큐베는 정말 영리한 선수입니다.)
이 판단때문에 그라가스의 카시오페아 백업무빙은 붕 떠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사이 삼성은 탑에 힘을 집중시켜 탑 2차타워를 무너뜨립니다.
이와중에 페이커는 어떻게든 변수를 만들기 위해 케넨에게 계속 시비를 걸지만 케넨은 일절 받아주지 않습니다.

이후 삼성은 다시 스플릿과 시야장악을 반복합니다. 이제 삼성의 목표는 바론입니다. skt는 봇에서 케넨을 상대하던 나르를 기습적으로 올라오게 하며 바론시야장악을 시도하지만 케넨이 텔이 있는 상태에서 4:5 대치조차 부담스럽습니다. 결국 삼성은 바론시야를 완전히 장악하는데 성공합니다.

2 대지용을 기반으로 삼성은 자신감있게 바론을 칩니다. 여기서 이번 경기 삼성의 유일한 실수, 그라가스의 슈퍼플레이가 나옵니다.
그리고 문제의 바론 플궁.



많은 분들이 여기서 페이커가 던졌다고 말씀하시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일단 조합을 살펴볼까요. skt 입장에서 삼성이 대놓고 잔나에 자크에 말자하에 엎어지기로 작정을 하길래 초반부터 터트리기로 결심하고 조합을 구성했습니다. 그런데 대전략이 무너져서 완전히 망한 상태입니다. 삼성의 노림수를 나름대로 대처해서 1킬도 당하지 않았지만 어차피 후반가면 정상적으로는 결코 이길수가 없습니다. ad케넨의 스플릿은 아예 아무도 막을수 없고 텔포 없는 카시의 스플릿 대처는 한계가 있는데다가 한타를 따져보면 아예 상대가 안되죠. 그라가스 내주고 바론스틸 정도로는 연명치료 수준밖에 안된다고 페이커는 판단했을겁니다. 아까 라인전에서 페이커가 시도한 마지막 딜교환처럼 저는 이 바론 플궁이 지고 있는 팀이 할수있는 가장 공격적면서도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점에서 그라가스가 바론 스틸을 성공했습니다. 나르는 그라가스 바로 옆으로 텔을 썼죠. 삼성은 일단 그라가스부터 포커스하는 중입니다.
무엇보다 잔나의 체력상황이 좋지않습니다. 뒤에 떨어져있는 룰루와 바루스 모두 플래시가 있기때문에 그림만 만들면 바론먹고 4킬까지 충분히 노려볼수 있습니다. 나르가 분노상태가 너무너무 아쉽지만 일단 잔나만 터트리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페이커의 언덕 위 움직임을 삼성이 핑크와드로 대놓고 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론을 스틸당하고 텔이 눈앞에 떨어지는데 그라가스 포커싱하느라 복잡한 상황속에서 삼성의 실수를 노리고 페이커는 시도합니다.

그리고 그라가스를 포커싱 하면서도 페이커가 번지점프대에 오른 시점을 정확히 포착한 뒷라인 세 선수의 절도있는 백무빙이 페이커의 시도를 막아냅니다. 페이커의 결단력과 크라운, 룰러, 코장의 집중력을 보여주는 명장면입니다.



그런데 사실, 페이커의 슈퍼플레이가 성공했다더라도 skt의 승리를 장담할수는 없었습니다. 삼성의 뒷라인은 자야와 헤르메스 신은 말자하입니다. 나르의 분노관리가 아예 안되있었기때문에 플래시까지 들고있는 두 챔프를 깔끔하게 잡는건 쉽지 않았을 겁니다. 


무엇보다도 잠시 잊혀져있던 삼성의 선수가 한 명 더 있죠.


위 사진에서 큐베의 위치에 주목해주세요.

큐베는 바론에서 사단이 나겠구나라고 판단한 시점부터 봇 스플릿을 멈추고 바론으로 길을 나섭니다. 나르는 함부로 따라가지는 못하고 텔각만 재고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큐베가 텔 탈 만한 곳은 전부다 skt가 눈으로 볼수있는 위치입니다. 그래서 큐베는 바론스틸에 나르가 텔을 쓰고 페이커는 플궁을 쓰고 세상이 뒤집어지는데도 우직하게 걸어갑니다. 정신없는 상황에서 상대가 자신의 움직임을 놓치길 바란 것은 페이커 뿐이 아니었습니다.

바론둥지에서 삼성 챔피언들이 윗 진형을 잡고있기때문에 바론둥지 안의 skt의 챔피언들과 뒤의 룰루 바루스는 필연적으로 아랫 진형에서 합류할수 밖에 없습니다. 그곳에 큐베가 뛰어듭니다.



게임시작한지 23분이 넘어 처음 사상자가 발생한 이 교전으로 1세트의 승패는 사실상 결정되었습니다.

이후, 무결점의 완벽한 운영을 보여주는 삼성에게 skt와 페이커는 끊임없이 시도합니다.

하지만



크라운도



룰러도



큐베도


침착하게 시도에 대응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시도에 대해 복기해보려합니다.



skt의 진영은 무너져있기때문에 삼성 입장에선 특히 자야는 당연히 억제기를 칠만한 포지션입니다.
저 위치에서 플궁으로 각도기 끝에 걸릴법한 석화각을 노린 페이커의 시도는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실제로 결승전 내내 완벽한 기량을 보여준 롤드컵 mvp 룰러도 석화에 걸리고 맙니다.
룰러는 닌탑을 신고있었기때문에 바루스 궁으로 연계해서 충분히 터트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직전 타이밍에 룰러가 퀵실을 사왔습니다. 플래시까지 쓰면서 시도한 것으로 볼 때 미처 룰러의 퀵실을 체크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플레이에서 페이커의 메카닉은 굉장했습니다. 절박한 상황에서 퀵실을 체크하지 못한 점을 탓하기보다는 자야궁을 맹신하지않고 퀵실을 산 룰러의 신중함을 칭찬해야 할 장면입니다.




글을 마치며

솔직히 저는 롤을 보는 눈이 뛰어나진 않습니다. 글솜씨도 스스로가 너무 답답할정도라서 글을 쓰는게 쉽지 않았고요.


그냥 이번 결승전을 주의깊게 보다보니 흥미가 생기고 오기도 생겨서 시간을 때려박아 이렇게 복기해볼 기회가 생겼네요. 나름대로 의미있는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장황한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여건이 된다면 2, 3세트의 복기나 다전제 총평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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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17/11/08 00:14
수정 아이콘
수고하셨습니다.
17/11/08 00: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적어도 저보다 보는 눈은 훨씬 뛰어나신 것 같습니다. 이런 걸 볼 수록 롤이라는 게임은 게임(패치)에 대한 이해와 견해의 대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bemanner
17/11/08 00:31
수정 아이콘
1경기를 제가 본 총평으로는 SKT가 미드 챔프폭의 우위를 바탕으로 밴픽에서 모든 라인이 초반에 우세하면서 후반 보험이 있는 구도를 만드려고 했으나,
SKT가 나르를 뽑고 삼성이 (AD) 케넨을 고르는 순간 카시오페아가 라인전을 이기는 게 아니라 혼자 라인을 터뜨리지 못하면 지는 구도가 나왔고,
페이커가 라인을 원래 상성보다 더 강하게 압박하려다 역으로 밀려버리면서는 이미 답이 없었다
(SKT의 다른 라인이 상성보다 더 이득보는 건 바랄 수가 없으니까).
정도네요.
폰독수리
17/11/0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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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상대 정글이 자크고 팀적으로 자크를 말리기보단 미드봇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시점에서 말자하 자크의 갱킹때문에 카시오페아는 반드시 퀵실을 빨리갈수 있을정도의 압도적 우위를 차지해야만 했습니다. 다른 라인과는 무관합니다. 페이커가 더 무리해야만 하는 상황이어서 그렇게 된게 아니라 skt가 카시오페아로 텔 말자하를 상대하는 것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던 것이죠.

이를 증명하듯 다음 경기에서 살짝만 다른 픽밴 구도를 만든 뒤 skt는 삼성이 말자하 고르게 내버려두고는 카시오페아가 아니라 라이즈를 고릅니다. 이는 카시오페아가 틀렸다 라고 skt가 인정한 것입니다.
bemanner
17/11/08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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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말자하가 양피지를 뽑기 전에 카시오페아가 퀵실을 살 정도의 디나이를 해야 게임이 제대로 흘러갈 수 있다면
말자하 - 카시 상성의 원래 차이보다도 더 많은 차이를 벌려야하는 거고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건 밴픽 상황의 문제였다.

밴픽이 그렇게 짜여지는 부분이나, 일단 카시가 꼬인 시점에서 희망이 없는 건 다른 라인에서 상성보다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측면이 작용한다 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봇 캐리 싸움에서 반반 이상을 갈 수 있다면,
굳이 바루스 룰루를 (혹은 상대가 바루스 가져가면 상성이 좋은 트리) 선픽해서 라인전 우세한 픽을 매번 챙겨가고,
미드에서 굳이 라인전 위주의 픽을 가져가고 이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요.
또 큐베가 아니라 후니도 케넨이 가능하다면, 4픽 카시-5픽 케넨 구도로 갈 수도 있고요.
이런 류의 선택이 봉쇄되는 건 다른 라인의 활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작용했다고 봐요.
폰독수리
17/11/0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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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주장하시는 바대로면 2경기 픽밴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나르 주고 비밀병기 야스오를 고를 생각이니 탑라인 우위, 엠비션이 자르반을 껄끄러워한다고 생각했을텐데 라이즈픽은 자르반이 픽되기 전에 나온거니까 정글에서도 자신들이 우위라는 판단 하에서 나왔을겁니다. 봇듀는 바루스 룰루니 당연히 우위, 전 라인이 우위라고 판단했을 시점에서 미드를 뽑는데 말씀하신대로면 카시오페아를 고르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bemanner
17/11/08 01:05
수정 아이콘
1. 나르-야스오는 그냥 나르가 먼저 뽑혔을 때 야스오를 뽑을 수 있게 되는 거지(야스오의 카운터가 많으니)
야스오가 나르를 카운터치는 개념은 아닙니다.

2. 엠비션이 자르반을 꺼리지도 않고(세주를 우선시할 뿐), SK가 엠비션이 자르반 픽 못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요(1경기 자르반 밴).

3. 전라인이 우위라고 생각하면 오리나 라이즈 등 초중후반 좋은 챔프가 많은데
굳이 카시를 골라서 라인전 압박으로 이기겠다는 것보다는
픽을 저렇게 줘야 엇비슷하게 갈테니까 그 틈에 미드를 터뜨려서 이겨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추측합니다.
폰독수리
17/11/08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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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1. 제가 알기론 야스오는 굉장히 불안정적인 픽인데도 불구하고 나르에게 카운터라는 이유로만 가끔씩 등장했던것 같습니다.

2. 1세트 자르반 밴은 그냥 덤으로 한 밴입니다. 실제로 2세트에서는 아예 밴을 안하죠. 엠비션이 실제로 자르반을 잘쓰는지 못쓰는지는 2세트에서 스스로 증명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1, 2세트의 skt의 밴픽과정을 보면 엠비션이 자르반을 껄끄러워한다고 생각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3. 죄송하지만 무슨 말씀이신지 잘 이해가 안됩니다.

확실한 사실은 1세트에서 결정적인 개입이 있기 전까지 skt의 봇이 주도권을 잡고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라가스는 봇때문에 숨이라도 쉴수 있었고 그라가스가 미드 오른쪽 시야를 봇과 함께 잡아줬던 순간 카시도 잠시 주도권을 되찾을수 있었습니다.
후니는 깜짝 카드인 카운터에 당했음에도 탑타워 체력관리를 엄청 잘하면서 잘 버티고 있었고요.
skt의 다른 라인들을 너무 폄하하시는게 아닌가 싶네요.
bemanner
17/11/08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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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르-야스오는 1렙 때 나르가 선공권을 갖고, 이 떄 라인을 잘 관리하면 2렙 때까지 이득을 볼 수 있고,
3렙을 중간 라인에서 찍으면 그 때부터 야스오가 나르를 카운터칠 수 있지만,
만약 나르의 라인 관리가 계속 되면 그냥 맞파밍 구도가 됩니다.
야스오가 맞파밍을 좋아하는 챔프고, 또 외부 개입으로 나르가 이득을 보면 그냥 밀어붙이는 정도지만
야스오가 이득을 보면 게임을 끝낼 수 있는 측면이 있어서 야스오도 기분 나쁘지는 않지만요.

2. 엠비션이 메이저 챔프 중에 세주를 제일 선호하기는 하지만, 자르반 꺼린다고 생각하는 거면 SK의 실책이죠.
엠비션이 정글 시작할 때부터 자주 쓰던게 리신 자르반 세주아니 (+누누) 였는 걸요. 17시즌에도 자르반 종종 뽑았고요.

3. 저도 졸리니까 하고싶은 말은 많은데 정리가 잘 안되네요.
폰독수리
17/11/08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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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자르반에 관해서는 실제 엠비션이 자르반을 쓰는지 안 쓰는지가 아니라 skt가 그렇게 판단했다 라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자르반 얘기가 skt가 2세트에서 본인들의 정글픽이 더 주도적이라고 판단했다의 근거로 말씀드린거니까요.
17/11/08 03:46
수정 아이콘
야스오 나르는 동실력이면 나르가 못이겨요 나르 얼망나오기 전까지는
맞파밍보단 야스오가 라인전 우세한 픽입니다
갱호응하기도 훨씬 좋고요
폰독수리
17/11/08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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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추가 하신 내용에 대해서 댓글을 달자면, skt가 1세트와 2세트에서 계속 스노우볼링 조합을 택한 이유는 미드를 제외한 다른 라인을 믿을수 없어서가 아닙니다.

삼성과 skt의 잔나에 대한 가치판단 차이때문입니다.

1, 2세트 모두 삼성은 무조건 일단 잔나내놔 식의 픽밴을 구사합니다. skt는 삼성의 잔나가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해서 잔나를 준 뒤 그 대가로 초반 주도권 싸움에 취약한 잔나의 단점을 노려 초중반 주도권을 가져올수있는 봇듀를 짜고(특히 잔나를 가져간 삼성에게 바루스를 주고싶지 않기때문에 뺏어옵니다.), 자연스럽게 skt의 전체적인 조합은 스노우볼링의 형태를 띄게 됩니다.

삼성이 대놓고 탈리야는 절대 안줘! 신드라만 아니면 무조건 말자하! 를 픽밴에 반영한 시점에서 skt가 뽑을수있는 미드 카드는 스노우볼링에 강점이 있는 픽들 뿐이었습니다.

결국 2세트까지 패배한 뒤에서야 결국 skt는 삼성의 잔나를 인정하고 3세트에서는 빠르게 잔나를 밴합니다.
제가 이번 결승 삼성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잔나 밴에 대한 플랜 b가 스무스하게 나왔다는 점인데요.

이외에도 끝까지 말자하를 밴하지 않았다는 점, 삼성의 탈리야에 대한 경계심 등 결승전의 픽밴은 파면 팔수록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습니다.

특히 1경기에서 텔 말자하 상대로 카시오페아가 재미를 못본 이후에도 계속 말자하를 풀어주면서 미드 라인전에만 집중하는 픽을 고르지 않고 가져간 픽이 라이즈와 카르마인데 이건 skt가 말자하의 라인에서 버티는 능력은 인정했지만 로밍력과 로밍억제력에 대해서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다만 삼성이 탈리야를 대놓고 경계하는데 skt가 왜 눈길도 주지 않았는지가 궁금한 부분입니다. skt가 탈리야를 골랐을때 삼성의 대책이 있었는지도 말이죠.
bemanner
17/11/08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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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삼성이 블루에서 잔나를 계속 픽하고 그걸 SKT는 용인하는 이유가,
바텀 실력 차이 때문에 SKT는 블루사이드에서 먼저 잔나(혹은 잔나 밴 됐을 때 정통 향로) 쓰는게 부담되고,
또 바텀에서 삼성에게 다른 픽을 줬을 때는 더 심하게 터지는 게 염려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비슷한 예로, RNG는 페이커가 갈리오 잡아서 탑봇케어 하는 게 위력적인 건 숙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갈리오를 밴하고 미드에서 정면 대결을 하기도 망설여지니까 그냥 갈리오 계속 풀어주는 것과 닮았다고 보고요.

탈리야는 실력차가 나도 6렙궁이 이동기이고 몸이 약하니까 적하고 2:1 하기가 어려운 점이 다른 픽들과의 차이점인데
페이커는 순간적으로 2:1 상황이 되도 상황에 따라 반격이 가능한 픽들로 미드에서 어그로 끌면서 스노우볼 굴리는 걸 원하니까
별로 원하는 픽도 아니고, 또 탈리야를 1~3픽에서 먼저 고르려면 정글 봇에서 밴픽 손해가 발생하니까 어쩔 수 없이 눈길을 안준 거로 봅니다.
폰독수리
17/11/08 01: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애초에 다른 라인때문에 페이커가 후반지향형 픽을 못 고르고 라인전 단계 위주의 픽을 고르는거라고 하셔서 제가 잔나 때문이라고 말씀드린건데 얘기가 이상한대로 새는것 같네요.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1세트에서 텔말자하를 상대로한 페이커의 카시오페아는 픽의 의도 상 계속 딜교환을 시도해야 합니다. skt는 그 딜교환을 승리로 굴릴수있다고 판단한 것이고 삼성은 그렇지않고 버틸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인게임에서 보여진 바로는 삼성의 판단이 더 옳았습니다. 따라서 저는 1세트의 미드라인 완패가 페이커라는 파일럿의 개인기량보다는 skt나 페이커의 텔 말자하 대 카시오페아 구도에 대한 이해도 때문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언급했다시피 저는 1세트 페이커 개인의 게임 내적인 상황 판단력은 오히려 훌륭했다고 보고있습니다.

반면 bemanner님은 페이커의 실책은 다른 라인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보시고 픽밴에서 skt나 삼성의 특이점은 skt의 미드를 제외한 다른 라인의 기량미달이 원인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으니 저희 사이의 의견교환은 더이상 의미가 없을것 같습니다.
글에 보여주신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bemanner
17/11/08 01:42
수정 아이콘
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ioi(아이오아이)
17/11/08 00:48
수정 아이콘
말자하가 양피지를 뽑기 전에 카시오페아가 퀵실을 살 정도의 디나이를 해야 게임이 제대로 흘러갈 수 있다면

말자하 대 카시의 상성은 카시가 절대 유리한 상성이 아니죠. 거의 모든 프로가 저 상성을 잘못 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폰독수리
17/11/08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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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말자하의 양피지보다 카시오페아의 퀵실이 빨리나와야 한다는 얘기를 한적이 없습니다.
ioi(아이오아이)
17/11/0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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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에 대한 믿음이, 페이커에 대한 부담으로 다가온 1세트겠죠
페이커 대 크라운인데 카시 대 말자하야? 이걸 크라운이 버틴다고? 야 장난하지마라 우리 미드 페이커다!
잔나라는 초특급 향로를 가져간 시점에서, 아니 뱅 컨디션이 예전의 그 실력이 아닌 시점에서
skt에게 후반은 가면 어떻게 게임이 비벼질지 모르는 거였습니다.(실제로 뱅의 실수로 2,3세트가 고스란히 넘어갔죠)
그런 부담감, 믿음을 계속 짊어져야 하고, 이겨내야 하는 게 에이스의 숙명입니다. 아무리 페이커라도 언제나 그것을 해낼 순 없죠
17/11/08 01: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3세트도 분석해보면 뱅탓만 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경기 중후반부 부터는 페이커의 지분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자하르
17/11/08 02:14
수정 아이콘
2세트는 뱅탓이 맞지만 3세트는 뱅의 실수로 넘어갔다고 말할수 없죠.
방생궁을 말할꺼면 1번말곤 치명적이지 않았습니다.
3세트는 페이커의 실수 또한 많았고 팀 전체적인 조급함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카바라스
17/11/08 13:18
수정 아이콘
뱅생궁은 프로들이나 해설진들도 입을모아서 첫번째 장면 제외하면 치명적인 실수라고 보기 어렵다고 입을모았죠. 바텀에서 카르마가 깊숙히 들어갔다 짤리는 장면, q가 빗나가서 말자하 커트할수 있는 상황에서 역으로 그라가스가 짤린장면, 2차미드타워에서의 폭사, 룰러의 바루스 궁점멸까지 페이커 실수도 잦았어요.
Blackballad
17/11/08 03:0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2세트와 3세트 복기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글에서의 대부분의 분석에 동의하는 바이고, 궁금한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첫째, 말자하의 초반 라인전 취약점은 폰 해설 방송 내용으로 보아 대부분의 프로팀에서 공감하고 있는 내용인 것으로 보이고 실제 2경기 3경기에서도 나올 정도로 말자하 챔피언 구성상의 중요한 약점입니다. 플레이어가 같은데 이 중요한 약점이 1경기에서만 가려진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지가 궁금합니다. 챔프 문제라기에는 극초반 맞딜교는 2경기 라이즈보다도 오히려 카시가 센데 말이죠. 선템 문제라면 페이커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에 대한 의견이 있으실 것 같은데.
둘째 skt의 게임 계획 부분 정글 운영 측면에 관해서인데, 어차피 스크 생각에는 카시가 말자하를 딜교 이겨줄 것이고 봇도 우위에 있습니다. 탑은 밀리겠지만 나르가 아예 다이브 각까지 잡히는 수준으로 밀리는것도 또 아니니까, 아예 서머 플옵때 자크 말려죽이던 식으로 그라가스를 좀 더 적극적으로 자크와 맞붙이는 운용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 자크랑 그라가스가 초반 내내 얼굴 마주하는 식으로.. 서로 정글 개입 없이 만들면 2라인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sk 입장에서는 이게 낫지 않을지? 어떻게 보시나요?
17/11/08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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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아니지만 두 질문에 동시에 답할수 있을거 같은데
솔랭에서도 우리편 미드가 말자하면 정글러보고 초반에 카정가지 말라고 하거나 정글러가 알아서 안갑니다 (티어마다 다르긴 하겠죠..)
말자하 자체가 라인전뿐만 아니라 2:2나 3:3싸움이 엄청 약하거든요
라인전에서 격차 벌리면 6렙 이후에도 한동안은 2:2 자체가 성립이 안되고요

본문에 나와있듯이 자크는 위쪽 동선을 주로 타면서 그라가스를 피해다니며 초반 타이밍을 잘 넘겼죠
SKT의 밴픽이 아쉬웠던게 나르를 먼저 뽑았던 겁니다 폰도 이해가 안간다고 했으니..
상대 탑 챔프를 보고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픽을 했다면 자크가 탑미드쪽에 서성일때 교전유도가 가능한 상황이 나오거나 탑갱각이 나올 수 있었을텐데 그러하지 못했죠
실제로 2경기에서는 정글이 자르반이긴 했지만 탑 2렙갱이나 라인 주도권을 통한 탑미드정글 3인다이브로 초반에 SKT가 우위를 가져왔었죠
폰독수리
17/11/08 08: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질문에 감사드립니다.

1세트의 승부가 갈린 가장 큰 요소가 말자하에 대한 양팀의 견해차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텔 말자하 대 회복 카시오페아의 라인전 구도에 대한 양팀의 견해차이라고 저는 보고있습니다.

똑같이 말자하 상대로 우위를 가져갈수 있는 픽이지만 1세트의 카시오페아와 2, 3세트의 라이즈&카르마는 챔피언 성향이 많이 다릅니다.

라이즈와 카르마는 말자하 상대로 주도권을 잡은 상태로 딜교환을 우위로 가져갈수있고 안정적인 라인푸시도 가능하며 로밍 성능도 우수한 챔피언을 입니다.

반면 카시오페아도 주도권을 잡는 픽이지만 로밍 성능이 우수한 챔프는 아닙니다.
대신 높은 dps, 훌륭한 라인 유지력, 말자하 상대로 선공권까지 갖고있는 카시오페아는 단순히 주도권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인 딜교환으로 미드 라인전 자체를 아주 강하게 압박할수 있는 유니크한 픽입니다.

한편, skt는 1세트에서 삼성의 잔나선픽의도를 견제하기 위해 자크의 무난한 성장을 용인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자크가 무난하게 성장하는 시간보다 말자하 자크의 갱킹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격차를 벌리는 시간이 더 빠르다라는 판단이 카시오페아 픽의 근거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 판단이 옳다면 라인전 단계에서 카시오페아는 시종일관 강하게 압박할수 있을뿐만 아니라 갱킹을 유도해놓고 1:2까지 이겨버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판단의 근거는 다른 챔프와 달리 카시오페아는 dps를 유지하면서도 퀵실을 빨리 띄우는게 가능하다는 점과 강력한 갱킹을 자랑하는 말자하 자크 듀오의 확정적인 cc수단이 말자하의 플궁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반면 삼성은 바텀이 초중반 손해를 감수하면서(이 손해에 대한 판단에서도 양팀의 견해가 달랐습니다.) 자크를 성장시키는 플랜을 짠 뒤, 자크가 성장하는 시간이 카시오페아가 말자하 자크의 갱킹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말자하와의 격차를 벌리는 시간보다 더 짧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말자하가 자크가 도움이 유효할 시점까지 버틸수있다고 본겁니다.

잠시 삼성의 잔나선픽이 다전제 구도에 미친 영향을 짚고넘어가야 할것같습니다.

삼성이 대놓고 잔나를 달라는 식으로 나오자 skt는 그냥 줍니다.
이 사실을 바탕으로 skt가 잔나주고 후반가기전에 끝내면 된다.(끝낼수 있다.) 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추측해볼수있습니다.

한편, 대놓고 잔나를 선픽한 삼성은 봇주도권을 내주면서도 최대한 버틸수 있도록 자야를 픽합니다.
1세트에서 skt는 봇을 집중견제하면 봇을 터뜨릴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삼성은 반대입니다. 이 판단은 삼성이 옳았습니다.
(물론 말자하에 대한 견해차이가 미드에서 정면충돌하는 바람에 그라가스가 봇에 온전히 집중할수 없었던 이유가 큽니다.)

그래서 2세트에서 skt는 봇집중견제를 포기하고 일단 정글부터 견제합니다.
그라가스의 라인개입능력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자르반을 견제해서 미드갱킹의 위협을 줄여놓으면 2세트에서 말자하에 대한 다른 해법으로 선택한 라이즈가 다른 라인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습니다.

자르반의 정글링을 꼬이게 한 뒤 그라가스가 자르반을 마킹시키면서 바루스룰루가 자체적으로 자야잔나를 이겨주길 기대했는데 두 가지 의도 모두 일시적으로는 성공하지만 이후의 구도가 skt의 생각대로 흘러가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삼성의 잔나 선픽에 대한 판단착오가 skt의 1, 2세트의 패인이 된 셈입니다. skt는 3세트가 되서야 그 점을 인정하고 빠르게 잔나를 밴합니다.

다시 1세트 미드 얘기로 돌아와서, skt와 삼성의 인식이 정면충돌했기 때문에 시간싸움까지 가지도 않고 그 이전에 카시오페아의 적극적인 딜교환 시도를 말자하가 버틸수있냐 없냐 싸움으로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삼성의 판단이 옳았습니다.

skt는 이미 자신들의 판단을 근거로 게임플랜을 세운 상태입니다. 애초의 플랜대로 카시오페아가 적극적으로 딜교환을 시도해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무난하게 패배할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버틸수있는 상대에게 포기하지않고 계속 무리해서 딜교환을 시도합니다.
말자하가 적극적인 딜교환에 당황해서 나쁜 대처를 했다면 모르겠는데 말자하가 완벽에 가깝게 대처 했기때문에 그런 일도 없었습니다.
결국 손해가 누적되서 아예 말자하에게 라인전 주도권을 내주고 맙니다.(사실 자크의 영향이 큽니다. 연이은 딜교환 손해를 이후에도 카시오페아는 말자하를 두려워하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자크가 다른 라인에서 확인될때마다 카시오페아가 말자하에게 달려듭니다. 카시오페아는 1:2를 이길 견적을 만들지 못하면 말자하 자크의 강력한 갱킹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 견적을 만들기 위해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그 견적을 낼수있다 없다 라는 시간계산에서도 삼성과 skt의 견해는 갈렸습니다.)

1세트를 패배한 뒤 skt는 자신들의 판단 착오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텔 말자하가 대처할수 없는 픽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닙니다. skt는 밴픽에서 바텀과 탑을 견제하는데 집중하고 있었기때문에 대처할수 있다고 판단한 텔 말자하를 굳이 밴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즉, skt는 텔 말자하를 회복 카시오페아로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우리의 무리한 플레이다. 라는 점을 인정하고 그냥 무난하게 딜교환을 이득보면서 라인을 밀어넣은 뒤 우수한 로밍력으로 다른 라인을 터트리자 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럴 생각이면 카시오페아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은

1세트는 잘못된 견적 판단으로 무리한 딜교환을 하다가 역습을 당했기때문 이고 2,3세트는 반드시 강하게 압박해야만 하는 픽을 포기하고 다른 강점이 있는 픽을 고르면서 무리한 딜교환을 하지않고 이득볼수 있는 딜교환만 했기때문 입니다.
쉽게말해 미드 딜교환을 기준으로만 말씀드리면 카시가 무리하다가 졌고 라이즈 카르마는 무리 안해서 이긴겁니다.
썬파나온 쉔 상대로 옛날 다리우스가 자기가 마냥 쎈줄만 알고 무리하게 달려들다가 오히려 손해보는 모습으로 비유해도 되겠네요.
그리고 선템문제는 인식차이에 포함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부패의 물약 대신 도란 2포를 고른것은 텔포를 의식해서가 아닌가 추측되고 텔 말자하 상대로 회복 카시오페아가 도란 2포들고도 강하게 압박할수있다고 생각했기때문에 그렇게 간거라고 봐야겠죠.


두번째 질문은 저도 복기하던 내내 의문이었던 두가지 중 하나였습니다. 왜 자크를 적극적으로 견제하지 않았을까?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답은 삼성의 잔나선픽의도에 대한 양 팀의 견해 차이때문입니다.
Blackballad
17/11/08 12:0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성실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해하였습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좀 구체적으로 적었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네요. 작성자님께서는 잔나로 드러눕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서이다, 라고 하셨고, 답변의 뉘앙스나, 글의 비중을 두고 있는 정도로 보아 제가 이해하기에는 이에 대해 '잔나 선픽이 나온 이상 그것을 의식했다면 용인할 수 있는 정도의 결정이다'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이 '자크를 견제하는 것보다 잔나를 견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텔 말자하에 대한 SKT의 오판과 경기에 끼친 영향이 비슷한 수준의 오판이라고 생각합니다. SKT측 1세트 패배 지분의 가장 큰 부분은 페이커인 것은 부정할 수 없겠습니다만 (텔 말자하에 대한 인식 문제도 결국 미드 플레이 당사자인 페이커의 의견이 컸을 테니까요) 저는 그 판단을 한 사람 또한 페이커 다음, 혹 높게 본다면 페이커와 비슷한 수준의 패배 지분이 있다고 봐요. ('자크보다 잔나 견제가 우선이다' 이것이 피넛의 인게임 내에서의 자체적인 판단인지, 혹은 꼬마 코치의 판단에 따른 것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요..)

실제로 게임 내 흐름에 큰 분기점이 된 것은 자크의 두 번의 갱킹에 의한 것이었죠. SKT의 스노우볼링 핵심 픽들인 카시, 바루스가 둘 다 뚜벅이라 자크의 갱에 취약한 것은 본문에도 있던 내용이죠? 카시야 수은 나오면 1:2도 된다지만 극초반 딜교를 꾸준히 하게 되고 그게 의의인 픽 특성상 수은 전에 갱 유효타 한번이라도 당하면 픽의 힘이 쭉 빠집니다. 실제 인게임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와서 게임이 터졌고.. 바루스도 카시 정도는 아니겠지만 힘빠지는 건 마찬가지고요.

제 생각에는 해당 게임의 픽 구도만 따지면, SKT와 피넛의 최선은 봇미드 주도권을 믿고 무조건 자크를 압박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미드봇이 라인 미는 뚜벅이고, 후반도 좋지 않으니 그라가스가 초반에 뭐가 됐든 하여간 뭔가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봇을 그라가스가 갱을 간다고 쳐도 바루스/룰루가 라인은 밀고 있을 게 분명하니 다이브를 쳐야 하는데, 둘이 6 전에는 갱호응이 생각보다 별로이니 라인클리어도 좋고 갱 방어력도 높은 자야/잔나 상대로 다이브는 어렵겠지요. 미드도 카시가 갱호응이 좋은 건 아니고... 탑갱은 성공하면 대박이겠지만 2:2는 장담할 수 없고 아차하면 게임 터집니다. 그럼 남은 건 정글 뿐이죠. 미드 봇이 둘 다 초반에 라인 미는 뚜벅이니 자크 갱이 무섭지만 그만큼 라인 주도권이 있습니다. 정글에 싸움 걸어서 여차하면 서로 망하더라도 상대 정글을 박살내 놓으면, 우리 뚜벅이 라이너들이 라인전이 훨씬 편해지고 싸움이 격해지더라도 우리 라이너들이 먼저 오겠죠. 그런데 피넛은 그렇게 안했어요.

저는 이런 판단은 SKT 봇듀오 폼에 대한 팀적인 불신이 원인이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저는 SKT가 8강전을 거치면서 봇듀오의 현재 폼, 특히 라인전 폼에 대해 토너먼트 진행에 있어 악재라는 명확한 인식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4강에서 무려 5연 갈리오가 등장하지는 않았겠죠. 결승에서도 2세트까지 향로메타 라인전 최강조합이라는 바루스 룰루를 쥐여주려고 노력했고.. 요컨대 그겁니다. SKT가 봇에 대한 신뢰가 있었으면, 정글러가 '잔나보다 위력을 발휘하는 시점이 명확히 빠르고' '아군의 스노우볼링이라는 근본적인 컨셉에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상대의 에이스이기까지 한' 자크를 말리는 것보다 봇을 봐주는 것을 우선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말리는 데 성공하면 어차피 봇에도 비슷한 효과가 나니까.

따라서, '자크의 대한 견제는 후순위'라는 오판도 텔 말자하에 대한 오판 못지 않게 중요하게 취급되어야 하고, 1차적으로 그런 오판을 한 당사자인 피넛 혹은 꼬치도 텔 말자하에 대한 오판을 한 페이커 못지않은 책임이 있으며, 2차적으로 팀원들에게 불신을 심어주어 오판의 계기를 만든 봇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폰독수리
17/11/08 13:0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우선 세가지 전제가 사실과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첫번째, 처음부터 skt가 봇듀에게 바루스룰루를 주려고 했는지는 우리가 알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밴픽에서 먼저 움직인게 삼성이기 때문입니다. 잔나 내놓으라는 삼성의 요구에 skt는 그냥 응해버립니다. 그리고 잔나를 가져간 주제에 라인전까지 괜찮게 구성하는걸 용납할수 없기때문에 바루스를 뺏어옵니다.(삼성의 바루스 선호에 대한 견제나 코그모, 트위치 픽 억제 역시 염두에 뒀을걸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룰루는 봇듀에게 줬다고 볼수도 있습니다. 1세트는 그렇다치고 2세트에서도 대놓고 신드라 탈리야만 아니면 돼 라고 외치는 삼성을 상대로 굳이 3픽에 룰루를 가져옵니다. 삼성이 4, 5 밴에서 룰루를 밴할 것을 우려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두번째, 그라가스의 목표는 잔나 견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정확히는 블루팀의 레드정글 장악이었습니다. 그라가스는 리쉬때문에 자크의 동선을 알고 있었는데도 작골밖에 없을 블루팀 레드정글로 들어갑니다. 이는 그라가스의 목표가 미드와 봇에 힘을 주는 것임을 의미합니다. 게다가 카시오페아가 1레벨부터 적극적으로 딜교환을 시도해 라인을 미는데 성공하고 미드 왼쪽, 그러니까 자크의 동선에 미리 와드를 박아놓은 상태이기때문에 카시오페아는 안전해졌습니다. 이 상황에서 자크가 무리해서 미드갱을 갔다간 갱각도 잘 안나오고 역갱을 맞을 수도 있으며 정글링이 말려버립니다. 실제로 바위게 먹은 뒤 자크는 상대 작골과 귀환 중에서 고민하지 미드는 아예 갈 생각도 안합니다.


세번째, 픽밴상황에서 skt는 ap케넨인줄 알고있었겠지만, ad ap랑 관계없이 케넨은 초반에 나르 상대로 주도권을 지닙니다. 탑주도권이 없는상태에서 자크의 탑동선을 마킹할것인가, 자크의 무난한 성장을 허용하더라도 미드 봇에 힘을 줄것인가에서 skt가 후자를 선택한게 그렇게 이상한 선택은 아닙니다.

게다가 skt의 게임플랜 상에서 카시오페아가 특별한 변수만 없으면 말자하를 압살할거라는 확신이 있었기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일단 카시오페아가 1:2도 감당할 수 있게만 만들어주면 삼성은 미드를 케어해야만 하는데, 그렇게되면 주도권 내주면서 버티는 잔나, 자야의 봇에 그라가스가 집중할수 있게됩니다. 미드 주도권이 뺏기며 케넨도 맘놓고 나르를 압박할수 없게 됩니다. 이게 skt가 원하던 구도입니다.


즉, skt플랜의 전제는 변수만 막아주면 미드라인전 압살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플랜이 무너졌기 때문에 그라가스도 미드에 휩쓸려버렸고 봇은 주도권을 쥔채로 cs차이만 벌렸을뿐 봇다이브같은 득점을 할수는 없었습니다.

방금 막 올린 2세트 복기에도 다룬 내용입니다만, 2세트 밴픽에서 skt는 카시오페아가 오판이었음을 인정하고 말자하를 이길수있고 로밍성능도 좋은 라이즈를 고른 뒤 그라가스가 자르반을 견제해서 말자하 자르반의 강력한 갱킹으로부터 라이즈를 자유롭게 만들어주려는 플랜을 세웁니다. 정확히 blackballad님이 말씀하신 플랜인데 미드가 바뀌었습니다.

즉, skt 본인들도 카시오페아 픽이 근본적인 문제였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입니다.
17/11/08 03:37
수정 아이콘
폰 방송을 보니깐 카시가 처음에 힐빠진게 핵심인거 같더라고요
말자하가 6렙되자마자 이제 힐없는 카시는 말자하 절대 못이기고
미드 주도권 또한 삼성한테 있고 미드쪽 시야먹으면 무조건 빨리움직일 수 있다고

그리고 점멸이 빠진순간 카시는 이제 엄청 사리면서 라인만 받아먹을 수 있고 아무것도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 바텀도 너무 잘 버틴 상황이라 게임이 엄청 불리하다고 했어요
실제로 바루스 룰루와 자야 잔나인데 cs차이가 너무 적게나긴 했죠
폰독수리
17/11/08 07: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말씀하신 부분이 정확합니다. 그래서 저는 카시오페아가 그라가스를 위해 쓴 회복이 결과적으로 무의미하게 낭비된 그 상황을 1세트 skt의 승패에 큰 영향을 준 불운 두 가지 중 하나라고 보고있습니다. 페이커의 1세트 가장 비합리적인 판단이 직전 상황에서 자크의 위치를 파악했음에도 무리한 갱호응으로 인한 손실을 커버하기위해 그라가스와 함께 라인을 민 판단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도 그것입니다.

첫번째, 두번째, 심지어 세번째 딜교환 이후에도 여전히 카시오페아가 딜교환을 강하게 걸 수있는 근거가 남아있었는데 회복이 빠지면서 확실히 뒷심이 약해지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여기서 빠진 회복은 다음번 딜교환에서 카시오페아가 패배하고 플래시가 빠지는 대참사의 원인이 됩니다.

팀적으로 상대 자크의 성장을 용인한 skt의 플랜에서 카시오페아의 플래시까지 빠지는 일이 발생하자
카시오페아는 아무런 의미없는 픽이 되버렸습니다.

그리고 텔 말자하와 함께 미드 라인을 완전히 장악한 자크가 skt의 희망이었던 봇에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강한 압박을 넣으면서 봇라인도 삼성이 우위를 가져가게되고, 페이커의 슈퍼플레이 시도에 완벽하게 대응하여 패퇴시킨 크라운의 라인전과 큐베의 고육지책을 이용한 엠비션의 성동격서가 결국 봇타워 퍼블의 성과를 냅니다.
그 후 엄청난 제어와드 개수와 2텔포를 이용한 완벽한 운영으로 삼성이 각종 오브젝트를 모조리 쓸어담는 구도가 나오게됩니다.
봇타워 퍼블 이후 첫 바론시도에서 변수가 생기기전까지 skt는 순수하게 운영으로만 계속 두들겨맞습니다.

따라서 스핀님 말씀대로 회복이 빠진 그 실수는
양 팀의 말자하 견해 차이로 인해 발생한 잠재적인 skt의 위협요소가 그 모습을 드러낸 첫번째 시점입니다.
17/11/08 04:23
수정 아이콘
정말 잘 봤습니다.
결승전 보면서, 자크가 본인진영 레드 앞에서 그라가스를 만났을 때 왜 딜교나 강타싸움 등을 하지 않고 바로 피하는지, 그리고 바론 앞 한타 장면에서 텔 있는 케넨이 왜 텔을 타지 않고 걸어오는지, 두 가지가 궁금했는데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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