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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7/05/07 19:11:31 |
Name |
Love.of.Tears. |
Subject |
[스타2] [요환 선수 이야기] 3년 전의 팬미팅 |
벌써 3년이 되어 간다. 2014년 12월 13일 추위가 가슴에 스며 심장을 파고들었던 날 1, 2월도 아니고 12월의 중간인데 왜 이리도 추웠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허나 그런 추위 쯤은 거들 뿐이었고, 오히려 그 추위를 망각할 정도의 열정을 뿜을 일이 있어서 별 문제되지 않았다.
요환갤러리 (이하 요갤)에서 주최한 팬 미팅이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 임빠들은 열성적이어서 스케일도 컸다. 비록 장소는 작은 카페였지만 무엇보다 먹을거리가 많았던 걸로 기억하기에.
요환이형이 도착하기 전에 미리 팬레터를 적는 시간을 가졌다. 200여개가 넘는 응원 글과 수십 장의 편지를 보낸 나이지만, 언제나 오글거리는 1번 자리는 내 차지였다. 두 장을 빼곡히 쓰기도 하고 사실 모자랐지만 참았다. 늘 그렇듯 마음에 안 드는 건 개발 새발의 필체. 그래도 억지로 위안하며 그렇게 적어갔다.
편지를 다 적고 나니 거짓말처럼 형이 왔다. 난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고, 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손을 들어 내가 왔음을 표했다. 물론 그 곳에는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바로 내게 인사하지는 않았지만, 웃으면서 '역시'라고 하고는 웃었다.
차린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운 좋게도 1번 타자는 내가 있는 테이블이었다. (사실 내 자리엔 나를 포함해서 두 명 뿐이라 가볍게 시작하려 했다는 후문^^)
잘 지냈냐는 인사부터, 홀덤 이야기, 지니어스 이야기, 테란은 약체고 토스는 사기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홀알못’이어서 홀덤으로 이야기를 길게 끌고 가진 못했고, 주로 스타2 이야기를 했는데 “넌 테란이라 그렇지. 나도 이해한다. 크크크.” 이런 식의 이야기들
그리고 사생대회를 했는데 이건 패스, 내가 안 그려서. 3번째 시간인 스피드 게임에선 역시 덕력은 대단함을 느꼈다. 요환이형이 몸으로 설명해야 할 항목이 있었는데 쑥떡같이 설명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능력자들이 있어서다. 물론 그게 난 아니었다. 제스처 설명은 별로였다. 크크크
형이 오기 전에 썼던 편지를 읽는 시간이 있었는데 시간 관계상 못 읽었다. 형이 슬쩍 내 편지를 꺼내더니. “음 읽을만 하겠군….” 하고 말하더라. 아마 형이 내 자필 편질 못 알아볼까 봐 걱정하는 내 눈치를 알아챘던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포토타임.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고, 못 다한 말을 짤막하게나마 했던 시간.
“팬이라는 건 늘 미안한 건가 봐.”
난 이렇게 말했다. 해준 것도 없고, 해줄 것도 별로 없다고 말을 자주했던 터라 그 말을 들은 형은 멋쩍어하며 “얘는 뭐 만날 해준 게 없대”하고 웃었다. 근데 사실이니까…
솔직히 자주 만나고 싶고, 연락도 자주 하고 싶은데 형도 바쁠 뿐더러 나도 움직이기 어려우니 좀 그렇다는 내 말에 다 안다고 그러니까 어려운 와중에도 와 주는 게 고맙지. 내가 네 맘 다 안다. 요갤에서 팬 미팅 한다기에 지수 너 꼭 올 줄 알았어. 지수 만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해줬던 형.
기회 되는대로 보자고 말하는 형이 고맙다. 한데 그 바람과는 달리 그때가 최근이자 마지막으로 본 거다. 서운한 건 전혀 없다. 세상살이가 다 그런 거니까. 그런 나눔 가운데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었다.
근데 난 그 사진 볼 때마다 맘이 찡하다. 토끼 귀를 쓰고 촬영에 임했는데 난 그땐 여자 회원 분들만 쓰는 줄 알았다. 게다가 당시에는 그런 게 창피하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토끼 귀 너도 한 번 써 볼래?”하는 형의 권유에 나는 기억하건대 정색하며 한사코 거절했던 기억이다. 그 때 내 표정을 보고, “하하. 표정 봐 알았어.”하고 웃던 형의 표정이 기억난다.
이젠 3년의 시간이 흘러 추억이 되어버린 그 사진을 볼 때면, 다시 그런 날이 왔을 땐 기꺼이 함께 나눠 쓰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웬만해선 사진 찍을 웃지 않는 내가 미소는 가득히 머금었지만 토끼 귀는 없다. ^^ 이젠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는데.
“다시 그럴 날이 오겠지? 고마워 형. 형이 늘 하는 말처럼 또 보자.”
1. 사진은 제가 오징어라… 양해 바랍니다.
2. 오랜만에 응원 글입니다. 응원 글은 늘 겜게에 남겼으니 운영진의 판단에 맡깁니다.
3. 여전히 팬입니다.
4. 개인 소셜미디어에 선 작성한 글입니다.
5. 건강히 지내시다가 꼭 투표하십시오.
러브오브티어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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