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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7/16 23:56:37 |
Name |
HASU-N-ZERG |
Subject |
앗..아저씨도? |
꽤 오래전에 가입하고 간간히 코멘트로만 글을 남기던 '하수'입니다.
집에 막 도착해서 최연성 선수와 나도현 선수의 3,4위전 5경기의 중간부분부터
보게 되었습니다. 나도현 선수로써는 무척 아까운 경기였고, 최연성 선수는 MBC
게임의 그 명성을 어느정도 유지할 수 있게된 경기였던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는 결승진출도 실패하고, 시드도 얻지 못했지만 '나도현'이라는 선수의(개인적으
로 많이 좋아하는) 실력의 재검증과 재평가에 많은 도움이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
각합니다.
당당하게 듀얼을 통과하게 다음 OSL본선에서도 꼭 봤으면 합니다 ^ㅡ^;
(풍운아 화이팅! 그리고 SK의 프로리그 1라운드 우승 화..[퍽])
아.. 그럼 오늘 글의 본론입니다.
'하수'는 고3입니다. 수능을 코 앞에 두고 있는 녀석이지요(털썩)
스타크래프트 중계를 처음 보게 된 것은 올림푸스배 8강때부터였습니다.
안타깝게도 결승은 직접 보지 못했습니다. 이 후에 VOD를 통해서 보긴했습니다(
웃음).. 아직도 서비스 되고 있는 한게임의 스타 VOD는 무료이기도 하고, 자주
이용하는 편입니다.(웃음)
흠흠.. '하수'는 운이 좋아서 기숙사가 있는 학교에 입학을 했습니다. 나름대로
엄격한 규칙도 있고,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고3의
하수의 경우에는 2주에 한번씩 집으로 귀가를 하게 됩니다. 그 2주사이에는 경기
중계를 보지 못해서 안타깝기도 합니다만, 재방송도 있고 VOD도 있으니 뒤 늦게
나마 보는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습니다. 후훗.. 이번 4강의 경우에는 패스트 푸
드점에 가서 친구들과 팥빙수를 먹으면서 전경기를 보았습니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을 빠져 나와서 말이죠..(털썩)
7월은 어떻게 매주 집에 귀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내일은 제헌절이다보니
좀 늦은시간이지만, 기차를 타고 집으로 귀가를 하게되었습니다. 지금부터의 이
야기는 집으로 귀가를 하던 도중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글에 대한 재능이 없
어서, 부드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못하겠네요..^ㅡ^;;)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와 함께 기차를 타고 고향역에 도착했습니다. 밤길의 기차
는 조용하면서도 왠지 활기가 돋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중간중간 터널이 많아
서 경치 구경은 힘들었지만요. 기차 안에서 '낙하하는 저녁'을 읽었습니다. 고향
역의 도착 시간은 8시40분정도였을겁니다.
항상 그렇듯 친구와 전 역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그리고 택시는 출발하고 한
20~30초정도 흘렀을까요? 다음 OSL의 시드를 차지하기 위해 혈전을 벌이고 있을
두 선수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집에 도착하면 마지막 경기정도는 볼 수 있을거
라고 말 했습니다. 친구는 '흠..그냥 재방송이나 봐야겠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나서였네요.
"학생들 스타크래프트 이야기하네?"
저와 친구의 대화에 '스타크래프트'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면 그냥 평범한 택시
기사 아저씨의 이야기 였겠지만, 저와 친구의 대화에 '스타크래프트'라는 말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전 조금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아저씨에게 말했습니다.
"아...아세요?"
"알지.. 꽤 오래전부터 그..17번이지? 봐왔으니까"
"아..네 온게임넷요!"
"아..그래 온게임넷"
저희 동네 온게임넷 채널은 17번입니다.
"난 이윤열을 좋아해."
"역시.. 제일 잘하잖아요? 헤~"
그리고 조금 의외인 아저씨의 말이 이어졌습니다.
"세긴 세지? 그렇지만, 난 그것보다도 그냥 이윤열이 좋더라구? 흠..마땅히 이유
는없네.."
사람좋아 하는데 이유가 있어야하나? 랄까나요?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뭐.. 그랬
습니다. 사람 좋아하는 이유가 꼭 있어야 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죠. 택시 기사
아저씨의 주종족은 프로토스였습니다. 손이 좀 덜가고 하기 쉬운 종족이어서 라
는 말과 함께 꺼내신 말이었습니다.
이윤열 선수의 패배에 대해서 조금 아쉬워 하면서 임요환 선수의 슬럼프에 대해
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수'의 임요환 선수 부활(?)에 대한
여러가지 소식을 전해 듣고서는 살짝 웃으시면서 '역시 임요환이구먼~'이라고 한
마디 하시기도 했습니다. 왠지 다시한번 임요환 선수의 힘이 느껴지는듯 하기도
한 대답이었습니다.
택시 기사 아저씨들끼리 스타크래프트로 경기를 하며 밥값 내기도 하며..
항상 집에 가면 17번과 61번만을 시청하고...
술은 밖에서 먹어야 맛있고, 게임도 밖에서 해야 재밌다라고도 하셨습니다..
아는 선배에게 스타를 배웠는데, 아직도 못이긴다며 아쉬워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열정적인 말씀!
"늙어 죽을때까지는 스타를 해야 하지 않겠어? 나이가 들어서 손이 좀 느려질지
모르지만, 머리를 쓰면 되니까 말이지? 난 60이 넘어서라도 할 거라구"
대략 40후반정도로 보이는 아저씨의 당찬 말씀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스타를 좋아
한다고 생각하던 '하수'조차도 감탄해버렸으니까요. 대략 15분정도?(역에서 집까
지 꽤나 먼거리랍니다) 많은 스타 이야기를 무척 재미있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택시 기사 아저씨에게 '이윤열 선수의 귀여운 외모가 아저씨의 마음에 들었을
지도 몰라요~♡' 라고 한마디를 하려고 했지만, 왠지 뻘쭘하더군요.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나 밥값내기? 택시비내기? 스타한게임 하자는 택시 기사
아저씨의 말을 들으면서 저희는 택시에서 내렸습니다.
왠지 뿌듯해지면서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이것참.. 이 정도라니? 스타크래프트라... 아하하핫.. 정말 내가 열정을 다해서
좋아해도 될 게임이잖아? 그 택시기사 아저씨가 있는 한 OSL이든 MSL이든 10년이
고 20년이고 계속 ...흠..그래 계속이다 뭐!!'
뭔가 글쓰기가 좀 두서가 없고 어지러운듯 합니다.(난감)
택시 기사 아저씨에 대해서 좀 더 잘 전달할 수 없어서 안타깝기도 하네요(웃음)
모두 좋은 밤 되셨으면 합니다..^^;
'하수'의 PGR첫 글이었습니다.
잡1) 프로리그 1라운드 결승전! 양팀 모두 최고의 경기를 보여줄거라고 기대합니
다. 개인적으로 SK의 1라운드 우승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나도현 선수의 선전
을..기..(퍽)
잡2) 아하하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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