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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16 01:59:11
Name 공룡
Subject 연극이 끝난 뒤(세중게임월드 다녀와서)
안녕하세요.
저번 주에 이어 오늘도 세중게임월드에 다녀왔습니다.
잠실 쪽에 일이 있어서 들렀다가 겸사겸사 가기로 했지요.
이번에는 패드를 받아보려고 일찍 출발을 했건만......
잠실에서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 어깨가 허전한 것을 알았습니다.
가방... 가방을 전차에 두고 내렸던 것이지요.
‘그냥 잃어버렸다 치자, 까짓 거 하나 또 사면 되지 뭐! 수첩 하나 달랑 들어 있는데...’
라고 생각을 했지만 문득 가방 안에 하나밖에 없는 집 열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디지털카메라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죠.
지하철 직원에게 물어보니 2호선 순환이 82분 걸린다더군요(혹시 저와 비슷한 상황 겪으신 분은 참고 하세요^^) 그래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물론, 순환하지 않고 공장(?)같은 곳에 들어가는 차량도 있다고 하니 너무 믿지는 마세요. 없으면 분실신고를 빨리 해야 하니까요. 어쨌든 전 운이 좋았나봅니다. 정확히 80분쯤 지난 뒤에 가방을 찾을 수 있었으니까요. 물론 그동안 피가 말랐었지만......

어쨌든 덕분에 박성준 선수와 김환중 선수의 경기는 놓치고 말았습니다. 서지훈 선수와 이병민 선수의 경기만 볼 수 있었죠. 모든 경기가 끝나고 아쉬운 마음에 계속 남아있으려니, 스탭들이 컴퓨터와 기타 집기들을 정리하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선수들과 관객이 모두 떠난 무대에는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던 스탭들의 모습이 남아 있었습니다. 오늘은 연극이 모두 끝난 뒤의 무대 모습을 풀어놓을까 합니다.



연극이 끝난 뒤(4회 MBC 대학가요제, 샤프)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적이 있나요

음악소리도 분주히 돌아가던 세트도
이젠 다 멈춘 채 무대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어둠만이 흐르고 있죠

배우는 무대옷을 입고 노래하며 춤추고
불빛은 배우를 따라서 바삐 돌아가지만

끝나면 모두들 떠나버리고 무대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무대에 남아
아무도 없는 객석을 본적이 있나요

힘찬 박수도 뜨겁던 관객의 찬사도
이젠 다 사라져 객석에는
정적만이 남아있죠 침묵만이 흐르고 있죠

관객은 열띤 연기를 보고 때론 울고 웃으며
자신이 주인공이 된 듯 착각도 하지만

끝나면 모두들 떠나버리고 객석에는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두 선수의 경기 모습. 첫 경기가 끝나고 난 뒤에도 엄청난 수의 관객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사실 첫 경기의 두 선수가 아직 팬층이 두텁지 못한 탓도 있었지요. 그래도 인기 있는 선수들 경기가 끝나면 우르르 몰려나가는 모습은 정말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찍은 선수들 사진들이 너무 멋지게 나온 것 같습니다. 아마 최상용 캐스터의 작품이지요? 사진도 잘 찍으시더군요. 저 브로마이드(!) 중 몇 개는 정말 가지고 싶네요. 그리고 전체사진 역시도요. 전태규 선수 너무 멋지지 않습니까? ^^







  관객이 빠져나간 무대는 순식간에 철거가 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을 하시는 스탭들의 모습이네요. 온게임넷 역시 유사한 모습이지요.





  선수들의 사진도 차곡차곡 정리됩니다. 하나 슬쩍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저 군침만 삼키고 말았죠. ^^







  관객이 떠난 객석(!)의 아쉬운 모습입니다. 쓰레기통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음에도 저곳에 그냥 버리는 분들이 많네요. 메가스튜디오처럼 입구에서 아예 음료수를 가지고 가지 못하게 하는 모습보다는 이런 개방된 공간에서도 성숙한 관객의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중계진도 슬슬 퇴근(!) 준비를 하시는군요. 하지만 남아있는 팬들이 많습니다. 김동준 해설위원은 사인부대에 둘러싸이고, 김철민 캐스터 역시 한 무리의 팬들과 함께 어디론가 가시더군요. 마지막으로 가장 늦게 나온 이승원 해설위원도 사인공세는 피해갈 수 없습니다.





  모두가 떠나고, 철장도 내려갑니다. 무대는 텅 비고, 객석은 다음 경기를 위해 휴식을 취하겠지요. 새로운 관객들을 위하여......


  이제 여섯 명의 선수만이 남았군요. 어떤 선수가 결승에 오르길 바라시나요? 누구 하나 떨어지면 아쉬울 것 같습니다. 무시무시한 상승세 속에서 그랜드슬램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는 최연성 선수, 프로토스 유저들에게 꿈을 주는 남자 강민 선수, 전략과 물량을 같이 갖춘 완성형 프로토스 박용욱 선수, 올드 게이머들의 부활을 바라는 유저들의 희망 김정민 선수, 그리고 오늘 패자조 결승에 오른 이병민 선수와 김환중 선수까지..... 개인적으로는 양대 리그를 동시에 석권했으면 했던 박성준 선수와, 11전 12기의 드라마를 연출했던 서지훈 선수의 탈락이 아쉽습니다. 뭐, 이미 탈락한 10인의 선수 중 누구 하나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는 이가 없지만요.

  다음주에도 세중에 가볼 생각입니다. 승자조이기에 조금은 마음 편하게 볼 수 있겠네요. 그들이 있기에 늘 행복합니다. ^^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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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7/16 02:20
수정 아이콘
쓰잘데없는 댓글이지만..박성준선수 사진이..좀;;
04/07/16 04:05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 퍼가고 싶어요.~
세이시로
04/07/16 08:39
수정 아이콘
6명중 프로토스가 3명이라니...저번 시즌과는 너무 비교되네요 ^^;
저도 역시 박성준 서지훈 선수의 탈락은 아쉽네요~ 좋은 글 사진 잘 보고 갑니다 ^^
sunnyway
04/07/16 09:41
수정 아이콘
스탭진들 참 수고가 많으시겠어요.
일찍 준비하랴, 늦게 치우랴..
저도 저런 업무를 해본 적이 있는데, 의외로 일이 많고 힘들어요.. ^^a

그나저나, 가방 찾으셨다니, 다행이네요 ^^
물량토스짱
04/07/16 10:03
수정 아이콘
사진정말 잘봣습니다^^
정말 스탭분들의 수고가 많으시네요.갠적으로강민선수사진이 젤멋잇는거같은...
04/07/16 10:34
수정 아이콘
가방 찾으신거 정말 다행입니다.. 지하철에서 놔두면 98% 못 찾을꺼라고 생각했는데요 2호선이라 다행.. 그리고 남에 물건에 손대지 않은 사람이 1시간동안 안생겨서 다행;;;
하늘 한번 보기
04/07/16 11:25
수정 아이콘
가방 찾으신거 축하드리구요

해설진 세 분이 모두 같은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 계시는게 보이네요..하하하
이승원 해설 외롭다 외롭다 하시더니 드디어 여자친구가 생기신건가?
(엄청 쓸데 없는 리플이네요.^^;)
04/07/16 12:02
수정 아이콘
2주 전에 퇴근길 셔틀버스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저로서는 지하철에서 잃어버린 가방을 찾으셨단 사실이 굉장히 부럽네요. 지갑에 상당한 현금과 각종 카드와 2달러까지 들어 있었는데 말이죠...ㅜ.ㅜ
<연극이 끝나고 난 뒤>는 샤프의 투박함도 좋아하지만, 김현철이 낯선 사람들과 함께 부른 리메이크 버전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화요일 팀리그 때도 사람이 매우 많아서 북적북적,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목요일인 어제도 그랬던 모양이군요.
흠... 예전에 팀리그가 11시경에 끝날 때까지 있었던 적이 있는데... 시간이 늦어서 빨리 빠져나간 팬들과 뒤늦은 시간에 정리하는 스텝들과 힘든 표정으로 나서는 중계진들의 모습이 왠지 묘한 느낌을 자아내던 기억이 순간 생각나는군요.
피그베어
04/07/16 16:48
수정 아이콘
야 멋진 글이네요. 사진이 들어가게 되면 글이 확실히 좋아지는것 같습니다.
아! 그런데 최상용캐스터 께서 사진작가 같은거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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