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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7/01/05 00:26:49 |
Name |
세계 |
File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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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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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기타] 고전의 향취, Axiom Verge |
얼마전 액시옴 버지 추천댓글을 보고, 이번 세일 기간에 구매를 했습니다.
15시간 정도 걸려서 엔딩을 봤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괜찮아서 리뷰를 작성해봤습니다.
-메트로배니아?
게임은 플랫포머 장르를 뼈대로 하고 있습니다. 점프와 다양한 액션이 핵심이죠.
보다 정확히는 메트로배니아입니다. 저는 GBC와 GBA만 사서 해봐서, 오리지널 메트로이드는 플레이 경험이 없습니다.
동일장르의 월하의 야상곡과 백야의 협주곡은 해봤었는데, 본작의 경우 당연히 그 둘과 유사성이 있습니다.
장르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초반에는 제한적인 능력때문에 탐사할 수 있는 지역이 극히 적습니다.
'음?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싶지만..... 못갑니다.
예를 들어, 도약력이 딸린다거나 레이져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거나 두터운 벽이 막고 있다거나 말도 안되는 몹이 있다거나 등등..
허나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서 새로운 무기, 새로운 액션, 능력치 상승으로 이전에 불가능했던 지역을 탐사할 수 있게 됩니다.
RPG처럼 캐릭터가 수치적으로 성장한다는 느낌은 없지만, 새로운 능력을 획득함에 따라서 컨텐츠가 해금되는 구조죠.
이 해금이야 말로 장르의 핵심입니다.
본작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특정 요소를 해금하지 못했다면 진행을 못하는 식이죠.
제작자는 맵과 몹 디자인으로 플레이어를 끊임없이 괴롭힙니다.
엔딩을 보기 전까지 끊임없이 문제를 내는데 "난관에 봉착>해금>Profit!" 해금함에 따라 새로운 지역을 탐험할 수 있게 되고, 거기서 기묘한 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템포가 아주 늘어지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아서, 제작자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개X치는 구간도 있고, 이걸 맞추라고 낸 문제였냐 싶은 부분도 도처에 있습니다.
특히 후반부에는 공략을 안 찾아봤더라면 맵 전체를 다 뒤지다가 지쳐서 게임을 지웠을 만한 요소가 자주 나옵니다(...).
점프+드론사출 패턴은 대충 예상이 되지만, 벽을 뚫어야 하는 구간은 공략을 참고 하지 않는다면 정신병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글리치 스타일? 엥? 이거 완전 그래픽 버그 아니냐?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Address Disruptor라는 아이템을 얻게 됩니다. 이 아이템은 액시옴 버지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입니다.
아이템을 사용하면 주인공은 요상한 빔을 쏘는데, 이 빔에 맞으면 몹들이나 지형지물이 글리치 현상을 일으킵니다.
처음 사용했을 때 그래픽 버그로 착각하기 쉬운데, 말그대로 그래픽이 깨져버립니다.
몹들의 경우 그 특성마저 변질되어 버리는데, 단순히 약화되거나, 속도가 느려지거나, 타격불가에서 타격가능으로 바뀌거나,
퍼즐을 푸는데 필수적인 요소가 되는 경우까지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지형지물은 몹에 비해서 직관적으로 파악가능해서 요소요소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액시옴 버지의 퍼즐적인 부분과 정체성을 완성시키는 아이템입니다.
-기괴한 분위기
액시옴 버지는 게임 내에 등장하는 노트와 인물들 간의 대사 및 독백으로 스토리텔링을 합니다.
그마저도 파편화 되어있거나, 해석이 안되는 외계문자만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플레이어의 호기심은 증폭됩니다.
개략적인 스토리라인은..
연구원인 주인공이 갑작스런 사고에 휘말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계에 떨어지게 됩니다.
영문도 모른채로 총을 쥐고, 자신을 보고 데몬이냐며 다짜고짜 공격하는 기괴하게 생긴 녀석들을 죽여나갑니다.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루살키(종족)의 생존자를 만나고, 그들로부터 이 세계의 전반적인 설명을 듣게 됩니다.
어느날 아세토스라는 이방인이 나타나서, pathogen을 온 세상에 뿌렸고 세상이 대충 멸망해버렸다..라는 이야기죠.
스토리를 진행함에 따라 실마리와 같이 새로운 의문이 생기게 되고, 엔딩을 봐도 꺼림직한 부분이 있습니다.
액시옴 버지는 불명확한 이야기, 기괴하게 생긴 몹, 이상하게 어울리는 BGM, HR기거의 영향을 받은듯한 루살키의 디자인, 글리치 빔(?) 등으로 말미암아 독특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지나치게 고전적인
본작은 메트로바니아 장르에 충실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장르적인 장점을 발전시킨 부분도 있습니다만, 아주 옛날 게임에서나 느낄 수 있는 불합리함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받아들이는 이에 따라서 엄청난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이브 포인트를 포함하여 레벨디자인은 앞서말했듯이 템포가 적절하여, 제한적인 세이브가 크게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중간에 종료한다고 해도 그때까지의 진행상황은 저장할 수 있고, 시작지점이 세이브 포인트가 되는 식입니다)
허나 세이브 포인트간 원격이동이 불가능해서, 지역간 이동을 하려면 직접 뛰는 수 밖에 없다는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래픽적인 부분에서도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가 있습니다. 예전 msx시절 작품들의 느낌이 많이 납니다.
개인적으론 본작의 분위기와 맞물려서 완성도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하지만..솔직히 대중적인 그래픽이라고 말하긴 힘듭니다.
해금을 통한 능력개방의 경우도, 아이템이 바로 보이는 곳에 있을 경우에는 괜찮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됩니다.
의외의 벽을 알고보니 뚫을 수 있다거나, 특정 장소에서 특정 패스워드를 입력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지역이 후반부로 갈 수록 늘어납니다.
그런데 최신고전껨을 표방하다보니 힌트가 없습니다. 고전게임들의 불친절함마저 그대로 따와버렸죠.
이 경우 문제를 해결했을때 얻을 수 있는 쾌감은 알려주는 경우보다 더 크겠지만, 혼자서 끝까지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 것 같진 않습니다.
-아쉬운 무기 디자인
Address Disruptor 등의 특수무기를 제외하고, 대략 20여개의 무기가 나옵니다. 무기들의 특징은 명확해서 쓰는 맛은 있지만 효율성에서 심각한 차이가 있다 보니 결국 쓰는 무기만 쓰게 됩니다.
그와 더불어서 획득시기의 문제도 있습니다. 70~80%정도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갑자기 여러가지 무기를 획득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어차피 그쯤 진행하면 손에 맞는 한두가지 무기만 사용하게 되는데, 갑자기 3~6개 정도의 무기가 드랍되어봤자 무기 컬렉션 외에는 의미가 없다보니 아쉬웠습니다.
여담으로 패드 플레이보다 키보드 플레이가 나은 것 같습니다.
조작자체는 패드가 편한데, 텔레포트, 텔레포트+드론사출, 텔레포트+드론사출+로프액션 같이 텔레포트가 포함된 액션의 경우 방향키 두번을 엑박 패드로는 입력하기가 힘들더군요(...). 빡원 패드는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만..
특히 후반부에 가면 점프와 텔레포트 드론 사출 컨트롤이 빈번하게 요구됩니다.
그런데 엑박패드 경우 애초에 십자키는 오입력이 심해서, 스틱으로만 입력해야 하다보니 위나 아래 방향으로 텔레포트 입력하는게 힘듭니다;
그 외 스피드런이나 도전과제에 관심있는 분들을 제외하면, 2회차를 할만한 요소는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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