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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14 05:41:55
Name 라뉘
File #1 A9456_02.jpg (53.3 KB), Download : 31
Subject - 약속 -


"약속"이라는 영화 기억하세요?
꽤 성공한 영화로 알고 있는데 시대에 뒤떨어진 저는 5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처음 봤습니다.  참 슬프고 재밌더군요.                


박신양 , 전도연  
공상두,  최희주


영화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상두는 왜 최희주를 완젼히 놓아주지 않은것일까?
짜여진 답은 너무나도 간단하겠죠.
공상두는 최희주를 너무나도 사랑하니까..


하지만 정말 그렇게까지 사랑했다면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 보내주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자신보다 그녀를 더 행복하게 해줄수 있는 다른 남자에게 그녀를 보내는편이 옳지 않았을까요?


이런 생각이 든 진짜 이유는 지난날의 사랑, 아니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제 사랑이야기와도 별반 다를바 없기 때문이겠죠.  
"정말로 사랑해서 놓아주는거야" 라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또 그렇게 믿으며 스스로 달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두가지 사실을 깨달은것 같아요.

──────────────────────────
"그 누구도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수 없다"
"사랑은 믿음이다."
──────────────────────────

흔히 들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면서 이런말을 하죠.
"널 더 행복하게 만들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 난 널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어"
방금전까지는 저도 이말이 맞는건지 알았습니다.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보내줄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이죠. 나보다 그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들수 있는 사람에게 보내주는게 진정한 사랑이라고요.


하지만 이제는 알았습니다.
그 누구도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수 없다는걸요.
나보다 더 능력이 좋고 조건 좋은 사람에게 보내면 그 사람이 행복한걸까요  
아니.. 그렇지 않겠죠.
조금 더 잘 먹고 잘 입고 부유하게 살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행복은 아닐꺼에요.
행복은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 이니까요.
부잣집에서 호의호식하며 사는 사람이 반드시 행복할수 없듯이 단칸방에서 끼니를 거르며 사는것이 반드시 불행한건 아니겠죠.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보내준다는건 반드시 맞는 말은 아닌가봐요.


오히려 그 말은 자신의 사랑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 말에 불과하지 않을까요.
아니, 조금 더 정확히는 나의 사랑이 아닌 그 사람의 사랑에 대한 믿음이 모자른게 아닐까요.


사랑은 두가지 믿음을 필요로 합니다.
내 사랑에 대한 믿음 그리고 상대의 사랑에 대한 믿음.
그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내 던질 수 있는 사랑을 가지고 있다면 이제 남은건 단 하나,
내가 그녀를 위해 목숨을 버릴수 있듯이 나를 사랑하는 그녀도 나를 위해 목숨을 버릴수 있을것이라는 믿음이겠죠.


극중에서 공상두는 최희주에게 이런말을 합니다.
"도움받을줄 모르는 사람은 누구도 도울수 없어!"
그 말은 이렇게 바꿀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받을줄 모르는 사람은 누구도 사랑할수 없어!"


그래서 공상두는 자기 때문에 아파할줄 알면서도 다시 최희주를 찾아왔나 봅니다.  
내가 최희주를 사랑하듯  최희주도 날 사랑한다는걸 믿었으니까요.
앞으로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자신은 없을지 모르지만 그녀는 날 사랑하며 행복할꺼라고 믿었으니까요.


"너무나 사랑하기에 떠나보내는것.."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하지만
"너무나 사랑하기에 놓치지 않는것.." 또한 아름다운 사랑일것입니다.


하지만 사랑하기에 보내줄수 없다고 할때 주위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야. 그녀를 위해서 이제 그만 놓아줘"
예전엔 이 한마디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당당히 외치고 싶습니다.
"진정한 사랑이 먼데? .. 사랑은 내가 만드는거야! 그녀를 위한거야! "
이젠  믿을수 있은까요.
나의 사랑과 그녀의 사랑을 말이죠.


영화속 마지막 대사는 이것입니다.
"여보.."


그 한마디의  사랑을 다시 한번 느낄수 있다면  영화속 공상두처럼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설령 죽음을 향한다 해도..












ps: 영화를 보면서 이번에는 정말로 잘써봐야지!!! 라고 마음먹고 쓰기 시작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역시나 마음에 안드는군요.
참 느낀게 많았는데 반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거 같아서 아쉽기만 하네요.
이럴때면 글 잘쓰시는분들이 너무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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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츠하시
04/07/14 06:24
수정 아이콘
너무 재밌습니다. 웃음과 감동, 그리고 스릴? 까지 준 영화 정말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대사는 잘 기억이 안나고 저에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대사가 있습니다.
전도연 아버지로 나오신분의 말씀인데,
저 산이 내꺼라고 생각하고 죽은 것과 저 산이 진짜 내꺼일때 죽은것이 무슨차이일까?
대충 이런 내용이였죠;;; 기억력의 한계;;;
참... 무슨 차이일까요? ^^;; 많은 생각을 했던 대사였답니다.~
억울하면강해
04/07/14 16:17
수정 아이콘
파리의연인을 계기로 박신양의 영화 출연작을 다시금 보고 있습니다.
약속은 그 당시에 봤을때도 참 감동적이었는데 지금봐도 똑같군요^^
글을 읽고나니 가슴 한구석이 아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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