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ComeAgain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어젯밤 속초가 한국의 태초마을이 되었습니다. 포켓몬 GO의 한국 서비스 가능 지역으로 부각되면서 흥미로운 일들이 많이 있었죠. 뭐, 사실 저는 포켓몬은 1세대 버전들을 에뮬레이터로 돌려본 것이 전부라 크게 애착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신나게 재미있는 사건이네 하고만 있었죠. 그래도 뉴스에도 나오고 유머게시판에도 많이 나오고 그래서 궁금한 건 사실인지라... 일단 앱을 설치해서 실행을 시켜봤습니다. 혹시 같은 강원도라 제가 살고 있는 춘천도 될지 모르니까 말이죠.
일단 서비스가 되지 않아도, 어느 지역에서나 스타팅 포켓몬 잡는 것까지는 된다고 합니다.
우리집 침대에 강림한 이상해씨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우리집 침대에 내려앉은 이상해씨. 그 모습을 보고나서 저는 말을 이을 수가 없었습니다. 침대가 지저분하구나. 그리고 바로 결심했습니다. "난 세계 최고의 포켓몬 트레이너가 될 거야!" …. 하지만 바로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유머게시판의 포켓몬 관련 글들. 뭐 개체치? 그게 뭐야? 아, 나같은 포알못은 그런 원대한 목표를 삼으면 안 되겠구나. 그냥 주변에 혹시 뭐가 더 잡히나 봤지만, 당연하다는 듯이 앱의 NEARBY에 뜨는 주위 포켓몬은 한 마리도 없고, 주변 시설물(포켓스탑, 체육관)도 없고, 지도도 안 뜨고... 그냥 스타팅은 잡을 수 있구나 여기에서 만족해야만 하나…. 하지만 침대 위에서 폴짝거리는 이상해씨를 본 이상, 저는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생각. 수학능력시험 한국지리 1등급에 빛나는 저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도대체 어떤 지리적 기준이 이 불가능으로 여겼던 서비스가 되게끔 만드는 것일까"였습니다. 전 포켓몬 지리학자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북위 38도선 이북이 대한민국으로 인식되지 않아 서비스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봤습니다. 그리고 양양 지역에서는 가능한데, 강릉 주문진에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접하니 더 그럴 듯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38도선이 남과 북을 나눈 기준은 1945년 이후인데, 아무리 구글이 우리 지도 데이터가 없다고 해도 그렇게 허술할까. 의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뭐, 의심이 가면 검증하고 확인해봐야죠. 그것이 바로 과학 아니겠습니까. 오오. 인류의 진보. 저는 그 진보에 작은 한발자국이라도 보태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잠든 와이파이님을 뒤로 하고 길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사는 곳이 강원도 춘천이라 북위 38도선이 근처에 있어서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 때는 한여름 밤의 여정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었으니….
화천군에 도착합니다.
제일 먼저 향한 곳은 가장 가까운 38도 이북 지역인 화천군 간동면 간척사거리입니다. 이곳은 북위 38.02도 정도 되는 곳으로 춘천, 화천, 양구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위치해있으며 춘천의 유명 관광지인 청평사로 가는 육로 입구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뭐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하지만 이곳 역시 안되는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38도 이북인데 왜 아무것도 없는거야! 하면서 절규할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간단하게 지도를 나눠놨을 리가 있나. 한숨 쉬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아래의 링크와 같은 글을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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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나타난다 그리고 나서 주변을 더 둘러보니 여러 포켓몬들을 찾아 몇마리를 더 잡을 수 있었습니다. 뭐, 어마어마하게 대단한 것들은 아니지만 이렇게 먼 길을 달려와서 포켓몬들을 잡다니. 정말 제가 웅이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덤으로 가설을 검증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먼 길을 달려왔는데, 달랑 포켓몬 몇 마리만 잡고 돌아가야 하나, 아쉬운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 게임의 핵심 컨텐츠인 포켓스탑과 체육관을 하나도 발견을 못 했기 때문이었죠.
이 아쉬운 마음….
다음 글은 점심 먹고 마저 해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 포켓몬 GO의 한국 서비스 가능 Ingress 게임의 NR15-ALPHA-12 지역과 같다. 인벤의 글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4795&l=829)도 제가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