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스프링 1라운드 땐 2위를 축하하는 글을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통적으로 kt는 스프링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꽤 심각한 침체기도 겪었기 때문에 그땐 단지 그것만으로도 정말 기뻤었지요. 2라운드에서 SKT와 락스를 꺾음으로써 기세를 올려서 보다 큰 기대를 품었던 것이 플옵에서 아쉽게 무너지긴 했지만, 그 순간의 기쁨만은 진짜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네요. 금방 다가올 2라운드 시작과 함께 이 자리를 내주고 말지도 모르고 그 이후의 중간중간에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결과를 받아들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1위라는 위치를 한껏 즐기고 싶습니다.

소위 3강 대전이라 하는 락스, SKT와의 연전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시즌은 짧지 않으니 질 경기는 지더라도 이겨야 하는 경기는 반드시 이기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강팀이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면모 가운데는 모든 팀들을 무릎 꿇리는 패왕적 모습도 있겠지만 잡을 경기를 철저하게 잡으면서 이득을 챙기는 실리적 모습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퍼거슨 감독 말년의 맨유가 바로 그런 식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고들 이야기하곤 하잖아요.

일부에서는 강팀 판독기, 양학 팀 같은 안 좋은 이야기도 들었지만 다섯 명(이제 곧 여섯 명이 되겠죠)의 선수들과 코칭스탭이 흘린 땀방울이 진실된 것임을 믿기에 앞으로 더,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주실 거라 생각했고 또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2라운드 때도 재미있는 경기(롤코보단 회전목마 정도로...)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