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
2015/11/16 01:08:31 |
Name |
아름답고큽니다 |
Subject |
[스타2] 공허의 유산 1주차 소감 (캠페인/래더/집정관모드/협동전) |
뭔가 엄청 오래된 것 같은데, 막상 나온지는 일 주일도 안 되었네요. 게임 수가 많지는 않지만, 기대해온 시간이 길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군심부터 있던 컨텐츠야 소감이랄 것도 없고, 공허의 유산에서 추가된 컨텐츠 - 캠페인, 협동전, 래더, 집정관 모드 중
협동전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에 대해 짧은 감상과 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협동전은 아직 해볼 기회가 없어서...
1. 캠페인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아침까지, 12시간 57분 동안 최고 난이도로 에필로그까지 클리어했습니다. 정말 전작들과는 차원이 다른 난이도인데다가, 미션 자체도 갯수가 많고 진행도 길다 보니 아주 진이 빠지더군요. 첫 미션부터 계속 이어지는 암울하고 짓누르는 듯한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압도적인 적을 상대해야만 하는 절망감이 배어나왔죠. 물론 그 중압감은 제가 컨티뉴 5회 미만 아주 어려움 클리어에 3만원 내기를 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여튼, 그 무거운 기운은 군단의 심장의 "언제든지"로 대표되는 우주로맨스가 몹시 마음에 안들었던 한 게이머로서 반길 만한 부분이었죠. 그 외 등장인물들간의 갈등과 화합을 향해 가는 과정 또한 흥미롭게 봤습니다.
하지만 그건 그저 스토리의 평가일 뿐이고, 실질적인 미션들은 그리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난이도야 정말 잘 조절했다고 생각하지만, 미션의 구성이 너무 단조롭습니다. 군단의 심장보다 다양성이 적은 것 같아요. 엔간한 미션은 미션 목표가 뜨기도 전에 이미 모두 짐작이 갑니다. "A를 하는데 방해되는 B를 모두 파괴해라", 거기에다가 지형도 대부분 그냥 자원 1~2개 있는 스탠다드 맵이죠.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RPG와 버티기 류인데, 자날-군심으로 이어지면서 수없이 해본 미션 구성이라 그런지, 아니면 정말 공허의 유산에서 다양성을 주지 못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지루했습니다. 그리고 본편을 넘어 에필로그로 가면... 솔직히 무어라고 형언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기묘합니다. 마지막 미션은 스타크래프트가 아닌 다른 게임을 하는 것 같았어요.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지금은 그저 기묘하다는 말밖에 못하겠네요. 자기네들끼리 투닥투닥하다가 은근슬쩍 세계의 존망이 걸린 문제에 말려들어가는 작품이 한두 가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 우로스가 테사다르의 모습을 취한 점은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카린돌-요스비의 관계가 생각나서 재미있었습니다. 마지막 엔딩은 지금 블리자드를 생각하면 '현실'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착각'이었으면 좋겠네요.
캠페인은 아주 어려움 난이도에서도 각 미션에 필요한 조합만 알면 정말 쉽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A를 하는데 방해되는 B 부수기" 미션은 추적자-말살자 조합으로 진행하면 막힘 없이 깰 수 있고, 버티는 미션은 암흑기사-해적선 + 포탑 도배면 본편은 모두 승리 가능합니다. 본편에서 제가 애를 먹었던 미션은 극초반 유닛도 스킬도 없이 진행해야했던 "아둔의 창" 미션 정도네요. 이건 최대한 빨리 진행해서 동력장치 2곳만 남겨둔 뒤 한 곳을 공략하고 체력을 30정도 남겨둔 후 나머지 지역을 정리하고 동시에 깨는 방법으로 어거지로 깼습니다. 솔직히 멀티할 수 있는 곳도 없고 자원량도 적은데다가 유닛 가짓수도 없어서 무슨 변수를 둘만한 게 없더군요. 에필로그에서는 악명높은 2번째 미션이 있죠. 여기서만 열 번 가까이 재시작하면서 마지막 2%를 채우기 위해 본진 사령부를 들어서 미끼로 던지는 등 어거지로 깬 미션이라 좋은 팁은 못 드리겠지만, 일단 시작하고 맵 곳곳에 떨궈져있는 자원을 빨리 채취한 뒤 아르타니스 쪽에 행성요새를 건설해주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케리건의 스킬이 드로우백이 있을지라도 많이 사용해주면 그나마 버티기가 용이합니다. 마지막 미션은 그저 케리건 + 울트라 조합이면 충분합니다.
2. 래더
저그의 신 유닛 및 변경된 유닛은 총 일곱 개 (업그레이드 통합만 된 히드라도 포함하면 여덟 개) 인데, 각각 유닛을 한 번 평해보려 합니다.
저글링
아드레날린 분비선 업그레이드가 스타1만큼 좋아져서, 후반 군락 테크에서 건물 테러의 위용은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예전에는 딱히 누를 게 없어서 눌러주는 업그레이드였다면 지금은 필수적인 업그레이드가 된 느낌이네요. 저는 특히나 뮤링을 즐겨쓰는 입장에서 반길 만한 변화입니다.
궤멸충
저그에게 간만에 주어진 뽑아서 손해볼 일이 거의 없는 전천후 유닛입니다. 극후반 무리군주가 나오기 전까진 힘들었던 공성에 한 줄기 빛이 되어주고, 거기에다 축복받은 무장갑 유닛에 덩치도 커서 은근히 탱킹도 잘해줍니다. 그렇다고 세줄, 네줄씩 땡궤멸충 수준으로 뽑는건 별로고, 많이 뽑아봐야 두 줄 정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테란전, 토스전에는 주력으로 쓸만하고, 저그전에는 소수만 섞으면 되는 정도라고 봅니다. 특히 극초반에 궤멸충을 이용한 공격은 테란, 토스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올 정도로 까다롭습니다.
가시지옥
초반 공성은 궤멸충, 극후반은 무리군주가 한다면 중반부터 후반까지 꾸준히 책임져주는 가시지옥이 있습니다. 라인전 능력 하나만큼은 극강이죠. 이 유닛 덕분에 토스전에 촉수 + 가시지옥으로 버티면서 조합을 갖추는 플레이가 가능해졌고, 공격용으로도 좋습니다. 동족전에서는 군락 테크 유닛을 양산하지 않는 이상에야 답이 없는 수준이구요. 하지만 테란전에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주로 쓰는 뮤링링/타궤바링링에는 끼일 자리가 없고, 바드라를 쓸 때에도 테란이 딱히 거점을 기준으로 치고 들어오는 스타일이 아니라 후방교란 및 난전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경우가 잦아서... 그리고 러커 덴 변신 타이밍이 몹시 오래걸립니다. 가시지옥으로 체제전환해야지! 하고 생각하고 누르면 절대 타이밍에 맞게 안 나와요. 그냥 번식지 올라가면 무조건 히드라덴 부터 올리는 식으로 해야 그나마 타이밍이 맞습니다.
타락귀
타락 스킬이 삭제되었고 건물 테러용 스킬이 생겼는데, 이게 데미지는 우월해서 타락귀가 섞인 조합일 경우 정면 싸움하다가 은근슬쩍 돌려서 멀티 테러하기에 적합합니다. 그런데 타락 스킬의 삭제로 공대공 원탑의 자리에서 내려온 느낌이라, 저에겐 그리 달가운 패치는 아니었네요. 스킬 능력 자체는 나쁘진 않습니다.
살모사
기생폭탄이 추가되었고, 이것으로 저그의 대 테란전 최종조합인 울트라-살모사-여왕이 완성되었습니다. 또한 자날의 무감타 뒤를 잇는 저프전 무살타가 가능해졌죠. 테란전에는 스카이 테란이 대체로 체력이 낮은 편이라 기생폭탄이 정말 아프게 들어가고, 굳이 스카이 테란이 아니더라도 뮤탈이나 타락귀 대신 살모사로 의료선을 제거하고, 울트라 + 여왕으로 지상을 밀어내면 됩니다.
울트라
동족전, 테란전은 일단 나오면 답이 없는 학살자고, 토스전에는 글쎄요. 불멸자가 너프되었다곤 하지만 여전히 울트라 정말 잘 잡습니다. 아, 대신 이제 공허로 울트라 못 잡아요. 프로토스가 로공 유닛이 없으면 그냥 울트라 뽑아서 지상으로 밀면 됩니다.
무리군주
사거리 버프가 있었고, 살모사 기생폭탄의 추가로 무살타라는 조합이 가능합니다. 뭐 저기에다가 가시지옥과 감염충 등등을 섞어주면 좋겠지만, 손이 안되는 저는 보통 가시지옥으로 라인 긋고 저글링으로 테러하면서 무살타를 갖춥니다. 가시지옥 + 흑구름 때문에 지상군으로 무리군주를 잡기는 너무 힘들고, 어지간한 수의 공허는 기생폭탄에 녹아납니다. 살모사 숫자가 너무 적으면 타락귀 타락이 없어져서 공허에게 노답 수준으로 약하므로 조심하세요.
저저전
군심보다 재미없어요. 맵 탓도 있겠지만 빌드 갈리면 그냥 게임 끝이라고 봐야되고, 거기에 95%의 게임은 누가누가 올인 잘 치나 싸움에 바퀴+궤멸충 싸움은 한타 하지도 않고 서로 영원히 간만보는 전투라 지겹네요. 바퀴+궤멸충 싸움에서 승기는 잡았는데 들어가기가 애매하다면 가시지옥으로 체제전환하고, 바퀴를 돌려서 상대 본진쪽으로 밀어넣은 뒤 병력이 빠지면 달려가서 상대 멀티지역에 가시지옥 박으면 절대 못 들어옵니다.
저테전
현재 승률이 제일 좋은 종족전입니다. 그런데 사신 올인을 상대하기가 너무 까다롭네요. 폭탄을 준 것까지는 용납하겠는데 이게 '건물'에 데미지가 들어가는게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유닛에게만 데미지 주고 건물에는 데미지 안 들어가도록 하는게 어떨까 싶네요. 그 이외에는 저그가 좋은 것 같습니다. 초반에 찌를 여지도 궤멸충으로 인해 저그에게 더 많고, 후반 가면 군락 유닛들이 모두 버프를 먹은 저그에 비해 테란은 딱히 가진 게 없죠.
저프전
저는 그 밸붕이었던 '브루드워 시절'에도 토막이었습니다. 정말 이유는 모르겠지만 브루드워-자날-군심-공유까지 오면서 프로토스전을 잘했던 적이 하루도 없네요. 프로토스의 올인을 막는 것은 쉬운데, 서로 운영으로 넘어가면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상대의 관문올인/불멸자올인은 번식지 늦추고 부화장 단계에서 5가스 궤바링을 찍어내면서 막는 게 제일 좋습니다. 일꾼은 50기 선에서 커트하면 늦지 않게 병력을 뽑을 수 있습니다. 불가피하게 운영싸움으로 넘어가게 된다면 가시지옥으로 라인 긋고, 이후에 원하는 조합을 조급하지 않게 갖춰나가면 됩니다. 제가 무살타니 가시지옥이니 얘기는 하고 있지만 이 전략은 진작에 유리했던 경기를 안정적으로 끝내는 방법이고, 팽팽하거나 불리한 상태에서는... 저는 뮤링 엘리전 갑니다. 제 저프전은 자날부터 발전이 없네요.
여담
이유는 모르겠지만, 군심에서는 서로 덮어놓고 모두 배제하고 째면 저그가 제일 유리했는데 공유에서는 저그가 제일 불리한 것 같네요. 서로 째서 이겨본 적이 없어요. 물론 궤멸충 덕분에 테란이나 토스가 조금만 째도 높은 확률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배불리는 것보단 압박하고 시작하는 게 잘 먹힙니다.
3. 집정관모드
공유는 처음 해보는 플래티넘 친구랑 집정관 모드를 스무 판 가까이 돌렸는데, 아! 스타2는 LOL보다 클린한 게임이 아니라 그저 1:1이라 그렇게 느껴졌을 뿐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사신 하나만 찍고 군수공장을 올리자고 말했는데 친구가 사신 하나를 더 찍고, 그걸 왜 찍냐고 타박을 준 후 하나를 취소했는데 친구도 타박을 듣고 사신을 취소해 사신을 생산하지 못하고, 하필 그 때 12못 저글링에 당해 게임을 허무하게 내줬습니다.
소소하게 할만한 모드이긴 하지만 이걸 대회로 볼 이유가 있을까 싶네요. 근본적으로 1:1이랑 별 차이가 없어서.
4. 협동전
딱히 생명력이 긴 모드는 아니고, 그냥 궁금하면 해보는 수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냥 캠페인 하는 느낌이었네요. 그 외에는, 협동전의 속도가 매우 빠름이 아니라 빠름인데, 실제 래더도 이 정도 속도로 출시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래더는 정말 속도가 너무 빨라서 한타 때 컨트롤이고 뭐고 하기가 고통스러워요.
전반적으로는, 뭐 늘 그렇지만 만족합니다. 집정관모드는 확실히 친구랑 같이 즐길만한 모드고, 캠페인은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마무리 잘 했다고 봅니다. 래더는 군심과는 양상이 뒤바뀌어서 새롭구요. 어서 개인리그 개막했으면 좋겠네요.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