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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5/09/24 01:39:30 |
Name |
Yi_JiHwan |
Subject |
[스타2] 2015 HOT6IX GSL S3 - Final 4, Reason 4 |
또 돌아왔습니다. 스타크래프트 2 국내리그 결승 4강~결승 쯤이면 돌아오는 전직 기록원, 현직 군인(…)의 칼럼입니다. 이번에는 결승을 다루지 않고 4강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왜냐면 대진표를 봤더니 4강에서 다룰 포인트와 결승에서 다룰 포인트가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라고 하면 믿으시려나 모르겠습니다.(…) 그럼 각설하고 각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백동준 대 한지원 - Desperate for title
백동준 - 2013년 최고의 신데렐라, 2014년 이후 오랜 개인리그 부진, 그것을 털어내기 위해
백동준은 간절합니다. 단지 블리즈컨 때문만은 아닙니다. 자신의 네임 밸류는 재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쯤 됩니다. 물론 본인의 우승 이전이라면야 지금이나 그때나 다를 바 없지만 문제는 2013 시즌 3를 말 그대로 씹어먹었던 그 때와 지금은 천양지차입니다. 그 동안 백동준은 마우즈라는 팀에 있다가 나왔고 그 이후 대체 어디서 찾아야 하나 싶을 정도로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삼성에서 프로리그를 뛰기는 했습니다만 삼성이라는 팀을 말마따나 '캐리'하는 모습까지는 아니었고 슈퍼에이스까지는 아닌 한 끗이 모자란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첫 전성기를 멀리 보내고 2년만에 그는 다시 4강에 올랐습니다.
간절하고 절박한 것은 모든 프로게이머들이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만, 지금의 백동준은 자신이 쟁취했던 자리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함입니다. 자신이 가져봤던 것을 다시 갖고자 하는 간절함은 조금 더 강한 간절함이기 마련입니다. 그 조금 더 강한 간절함으로 백동준은 4강에 들어섰고 결승을 그리고 우승을 노리고 있습니다.
한지원 - 두 번의 준우승, 군단의 심장으로 군단의 심장이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한지원은 저그 중 현재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최정상에 올라와 있습니다. 저번 시즌 준우승을 경험했고 스타리그에서도 준우승을 경험했습니다. 이제 단 하나 그에게 없는 것은 우승입니다. 그렇기에 한지원은 우승이 간절합니다. 단 한 발자국을 걷지 못해서 놓쳐버린 두 번의 영광은 아쉬움으로 돌아왔고 본인에게도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그의 가장 큰 장점은 회복력이듯, 현재 가장 선두에 서서 군단을 이끌고 있는 한지원은 다시 자신을 추스르고 경기에 나서야만 합니다.
군단의 심장은 저그가 주인공인 스타크래프트 2 3부작의 타이틀입니다. 이 타이틀로 펼쳐지는 국내 마지막 프리미어 대회인 지금의 GSL에서 그는 완벽한 군단의 심장이 될 마지막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향한 간절함이 백동준에게 뒤질 수 없는 이유입니다. 단 한 발자국 앞에서 놓쳐버린 우승이 올해만 두 번, 작년 이 맘 때 최성훈에게 당했던 한 번을 합치면 어느덧 세 번. 이제는 놓칠 수 없습니다. 한지원은 자신의 힘으로 가장 마지막까지 빛날 별이 되어야 합니다.
이신형 대 조성주 - Fight for the ONE
이신형 - 군단의 심장 처음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그가 마지막 또한 장식하기 위해
이신형은 군단의 심장 초반부를 가장 화려하게 장식했던 테란입니다. 시즌 파이널 우승을 차지하며 정점을 찍다 못해 부숴버릴 것 같았던 그는 팀 에이서 입단 이후 자신이 가진 네임 밸류의 위치까지는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뭔가 조금 부족해진 모습과 아쉬운 모습들이 이어졌고 이신형은 2014년에 SKT 소속으로 국내 팀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해낸 우승. 그렇게 이신형은 자신에게 없던 국내리그 우승을 드디어 차지했고 프로리그 2015 시즌에서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자신이 가장 빛났던 군단의 심장 마지막 국내 프리미어 대회에서 이신형은 4강에 올랐습니다. 원의 법칙에서 모든 시작과 끝은 같습니다. 자신이 시작하다시피 그려냈던 원을 다른 이들이 그었지만 그 끝을 다시 자신에게로 돌리기 위한 싸움은 이제 두 번 남았습니다.
결승으로 갈 수 있는 단 한 자리를 놓고 싸우는 상대는 조성주. 자신과 함께 단 두 명에 불과한 군단의 심장 국내 개인리그 테란 우승자. 마지막 테란이 될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 그 하나가 되기 위해 2년 전 같은 단계에서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선수와 다시 맞서게 됩니다.
조성주 - 군단의 심장의 마지막 우승 그리고 3대 방송사 대회 석권을 위해
조성주는 스타2 경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깁니다. 하지만 자유의 날개에서 조성주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언더독에 불과한, 어쩌면 누구의 고려 대상도 아닌 선수였습니다. 래더에서는 잘 한다더라는 소문은 많았지만 래더의 순위가 프로들의 철저한 경연인 대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으니 그저 그렇게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에서 그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성주는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2013년 WCS KR S2에서 당당히 우승자의 반열에 오른 그는 그 후 언제나 테란 강자 리스트에 세 손가락 안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국내외 어디에서도 그 후 우승이라는 커리어를 추가시키지 못했던 조성주는 이번 해 첫 스타리그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국내에서 펼쳐진 혹은 진행중인 대회 중 조성주가 갖지 못한 단 하나는 바로 GSL 우승배지. 그것을 갖기 위해, 정윤종과 자신만이 이룰 수 있는 그 기록에 조성주는 다가서려 합니다.
그것을 이루기 전에 쓰러뜨려야 할 상대는 이신형. 분명 쓰러뜨린 적이 있고 자신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쓰러뜨려본 적이 있지만 지금의 조성주는 부상과 싸우고 있고 완전하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마지막 테란의 자리는 승자에게 주어집니다. 두 명에 불과한 국내 군단의 심장 개인리그 테란 우승자 중 단 한 명의 독보적인 우승자가 되기 위해, 두 명에 불과한 3대 방송사 우승 도전자 중 도전자가 아닌 단 한 명의 3대 방송사 우승자가 되기 위해 조성주는 이신형과의 결전을 시작하려 합니다.
결승 - An end means an another start
끝은 언제나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합니다. 끝을 내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며 반대로 다른 무언가를 시작하려 해도 끝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군단의 심장은 끝이 보이고 있습니다. 공허의 유산으로 시작하기 위한 그 끝에 서 있을 두 명을 기대합니다. 또한 그 두 명이 펼쳐낼 승부를 기대합니다.
일본의 프로레슬러 故 하시모토 신야는 '파괴 없이는 창조도 없다.'고 얘기했습니다만, 부디 이 무대가 좋은 것을 파괴하고 또 다른 창조를 시작하는 무대가 되기보다는 나쁜 것만을 파괴하고 또 다른 창조를 시작하는 무대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만 졸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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