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군단숙주 패치 이후에 메카닉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다가,
최근 들어 바뀐 래더 맵과 더욱 단단한 운영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허구헌날 메카닉에 밀리는 저그들의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메카닉 OP설도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하고 저그 프로게이머의 수많은 연구가 나오면서 거진 파훼되었고,
지금은 하면 이기는 사기적인 전략이 아니라 그저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 운영의 한 갈래일 뿐입니다.
물론, 메카닉을 많이 상대해보지 못한 게이머들에게는 사기처럼 보일 수가 있습니다.
상대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고 자기 할 것만 하는데도 이기다니요!
하지만 그 장점은 동시에 메카닉의 단점이기도 합니다.
초반에 아무리 유리한 고지를 점해도, 결국 200vs200 싸움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이 경우 전투의 행방을 알기 힘들다는 점이죠.
동일한 피해를 바이오닉으로 줬다면 저그가 무얼 해볼 새도 없이 끝날 텐데 말입니다.
하여튼, 결국 메카닉을 상대하려면 200 싸움을 하는 법을 알아야합니다.
그것만 알면 일벌레 100기가 구워져도 그랜드마스터 테란을 상대로도 이길 수 있어요.
메카닉의 종류
메카닉은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 최대한 빨리 인구수를 토르-기갑병-밴시로 채운 뒤에 건설로봇을 끌고 올인을 오는 체제
둘, 화염차를 돌리면서 탱크-토르를 모은 뒤, 200을 채워서 진출하면서 땅따먹기 싸움하는 메카닉
셋, 정말 아무 것도 안하고 처음부터 오로지 밤까마귀만 모으는 메카닉
첫 번째 메카닉은 그냥 막기만 하면 이기는 손쉬운 메카닉입니다. 물론 막는 게 쉽다는 건 아니고 대처법이 간단하다는 거죠. 저 같은 경우는 맹독충을 사용해서 기갑병/건설로봇을 터뜨려서 막습니다.
세 번째 메카닉은, 래더에서 가끔 나오는 메카닉인데 정말 최대한 안전하게 공성 전차 + 포탑만 트리플 지역까지 무한대로 박으면서 바로 밤까마귀만 모으는 메카닉입니다. 지뢰도 다수 박는데, 이건 바드라살으로는 뚫기 너무 까다롭고 스카이를 가면 밤까마귀의 변수 때문에 '이게 뭐야'하면서 질 수도 있습니다. 해답은? 트리플 제대로 돌리지도 않은 시점에 벌써부터 포탑 미친듯이 깔기 시작하면 다 배제하고 최대한 빨리 울링살모사 모아서 뚫으면 됩니다.
이 글에서 중점적으로 설명할 것은 두 번째, 아주 정석적인 메카닉의 상대법입니다.
메카닉 상대법
이병렬의 군단숙주 운영이나 박수호의 뮤탈땅굴 등은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완벽한 최적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쓰기가 너무 힘듭니다. 제가 직접 패배하면서 느껴본 것이라 정확할 겁니다.
그래서 이병렬이 보여준 또 다른 방법인 다수 살모사를 기반으로 한 갉아먹기 및 체제전환을 베이스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우선, 이렇게 화염차를 소비하고
▲ 또 이렇게 화염차를 더 생산한다면 99% 메카닉이므로 바로 메카닉 상대를 준비하면 됩니다.
메카닉 상대는 어떻게 준비하느냐! 하면
▲ 빠른 군락 및 바드라 체제를 우선 갖춰주면 됩니다.
▲ 일벌레는 너무 욕심내지 맙시다.
▲ 테란의 진출 타이밍. 울트라와 살모사가 나올 시간을 벌기 위해 한 번 달려들어 공성모드를 강제합니다.
▲ 살모사를 동반한 소모전 이후 퇴각
▲ 울트라가 아직 전장에 합류되지 않았으므로 멀티가 포격받아도 절대 달려들면 안됩니다. (※ 중요)
▲ 울트라가 합류되면 테란의 병력을 밀어낼 수 있습니다.
▲ 멀티가 날아갔지만 테란의 한방 병력을 괴멸시켰습니다.
이후에는 최대한 빨리 둥지탑 업그레이드를 눌러줍니다.
▲ 테란의 2차 진출. 바이킹과 살모사 눈치 싸움 끝에 바이킹이 진균을 맞았습니다.
▲ 이제 바이킹이 없으니 살모사로 진출 병력을 쉽게 걷어낼 수 있습니다.
▲ 토르가 전멸한 테란은 울트라/히드라를 상대하기 위해 탱크를 모을 수밖에 없고, 역뮤탈에 탱크가 모두 끊기자 GG를 선언합니다.
여기서 정말 주의해야할 점은 '섣불리 달려들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테란 병력을 상대할 때, '아 이거 안될거 같은데...'라고 느끼면서 어쩔수 없이 들이받고 게임을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메카닉은 바이오닉과 달라서 멀티가 날아간 뒤 회전력 싸움에서 지는 양상이 나오기가 힘듭니다.
결국 저 병력을 한 번만 잡으면 어떻게든 기회가 오는 게 저그의 대 메카닉 전입니다.
그러므로 살모사가 필요할 것 같으면 그냥 멀티 주고 살모사를 기다리고, 울트라가 필요하면 멀티 주고 울트라를 기다려야합니다.
다음 경기 보시겠습니다.
▲ 5분 번식지 이후 빠른뮤탈을 선택했지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한 상태
▲ 빠르게 군락으로 넘어가자
▲ 테란의 진출을 정찰의 부재로 보지 못한 저그
▲ 살모사 마나도 부족하고 병력도 아직 나오는 중이니 멀티 깔끔하게 포기합니다.
▲ 여왕과 함께 병력을 밀어냅니다.
▲ 막고 난 직후의 상황. 일꾼 수도 비슷하고 멀티 갯수도 동일합니다.
▲ 히드라로 터렛을 깨고 잠복 바퀴를 난입, 주변의 토르가 어디론가 가길 기다립니다.
▲ 앞마당에 염차가 난입하자마자 바로 바퀴를 들어올립니다. 서로 피해를 보는 거죠.
▲ 많이도 죽었네요. 아마 게임 끝날 때 쯤 90기 정도 죽었을 겁니다.
▲ 일벌레 찍느라 광물을 썼으니 다수 살모사를 뽑아서 병력을 갉아먹습니다. 둥지탑 업그레이드도 까먹으면 안됩니다.
▲ 다시 다수 살모사를 활용한 라인전.
▲ 인구수를 보시면 테란은 200, 저그는 150입니다. 절대 제 조악한 펌핑 실력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아직 저는 테란이 밤까인지, 배틀인지, 테란의 체제를 확실히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의 조합을 확신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이게 메카닉의 또 다른 약점입니다. 바이오닉 상대로 인구수 50 차이? 그냥 스팀 먹고 달려와서 게임 끝나죠.
▲ 일단 토르가 없고 돈이 많으니 뮤탈 한 번 씁니다. 저 뮤탈로 궤도사령부를 여러 개 깨서 건설로봇을 미리 버린 테란이 갑자기 가난해졌죠.
▲ 배틀임을 확신하게 됩니다. 바이킹도 줄여주고, 궤도사령부도 깼으니 이제 타락귀로 인구수를 채웁니다.
▲ 다시 라인전을 하는데, 무리군주는 2~3기만 유지하면 됩니다. 어차피 상대의 대다수의 병력은 공중이고, 무리군주는 소수만 있어도 언젠가는 라인을 모두 갉아먹게 되니 테란 입장에서는 나올 수 밖에 없죠. 그렇게 삐져나오는 병력을...
▲ 이렇게 갉아먹습니다. 무리군주에게 야마토포를 쓰다가 잡혀가는 전투순양함. 12시에 멀티가 밀리지만 일단 당장은 신경쓰지 않습니다. 결국 조합이 깨지지 않으면 저런 멀티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터렛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터렛에 흑구름 뿌려도 됩니다.
▲ 제 멀티도 날아가지만 테란의 멀티가 밀려나고
▲ 마지막으로 돌린 전투순양함이 타락귀에게 잡히면서, 사실상 끝이 납니다. 나머지 7분은 그저 도망다니는 바이킹 잡는 싸움입니다.
마지막 경기입니다.
▲ 기갑병에 멀티가 취소당하고,
▲ 화염차가 일벌레를 26기나 긁어준 모습. 저는 대신 3멀을 들겠다는 생각으로 바퀴를 찍어서 달려봤는데 3멀을 먹을 생각도 않더군요.
▲ 일벌레가 더 죽습니다. 투햇 레어로 시작한 경기에다가 멀티 취소까지 당하고, 일벌레도 잔뜩 죽었지만, 메카닉인데다가 아직 3멀도 못 앉혔으므로 괜찮습니다.
▲ 3멀을 앉힐 때 바드라 + 뮤탈로 소모전을 하러 들어갑니다. 테란이 화염차를 엄청나게 많이 소모한데다가 3멀을 앉히는 것도 늦었으므로 탱크와 토르는 무조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와중 앞마당에서 일벌레가 죽습니다.
▲ 밥을 적게 먹어서 그런지 점막 위를 달려온 화염차에게도 일벌레가 털리네요.
▲ 100기 죽었습니다.
▲ 테란의 진출. 멀티 두 개 내주고 울트라 살모사 기다린 뒤 밀어냅니다.
일벌레가 많이 죽어서 가스가 남으니 살모사를 다수 뽑아서 이득을 보고 난 뒤
▲ 탱크가 모두 찍어잡힌 테란은 멀티를 모조리 들 수밖에 없습니다.
▲ 전순을 확인하면 절대 싸우지 않습니다. 아직 병력 조합이 필승이라고 볼 수는 없죠.
▲ 타락귀가 추가 된 후 병력을 잡아내고 GG를 받아냅니다. 일벌레가 200기가 넘게 죽었네요.
결국 테란 메카닉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1) 조합이 갖춰질 때까지 싸우지 않는다.
2) 상대 조합의 허점을 찾는다. (다수 살모사를 이용해서 유닛을 갉아먹거나, 토르가 없으면 뮤탈을 가거나)
이 두 가지입니다.
여러분도 이제 신나게 메카닉을 상대해보세요! 물론 전 바막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