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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4/25 17:41:15
Name azurespace
Subject [스타2] 프로토스를 상대로 교전에서 이기는 방법

요즘 프로토스들이 테란을 상대로 먼저 찌르고 주도권을 놓지 않는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테란을 가만히 내버려두면 지뢰 드랍에 오히려 취약해지고, 2의료선, 4의료선 타이밍의 지게로봇을 기반으로 뿜어져나오는 병영 유닛의 힘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이렇게 되고 보니 테란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제대로 쥐지 못하고 맵 어느 한 구석에서도 병력의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로 우왕좌왕하며 연결체나 툭툭 건드리다가 모든 지역에서 싸움을 패배하던지 아니면 이미 초반 빌드업 단계에서 이미 프로토스가 경기를 이겨 있고, 최적화도 되지 않은 병력으로 에라 모르겠다 치즈러시를 감행한 다음 그냥 패배하는 것이 요즘 프로리그에서의 양상입니다.


여기서 예외적인 존재가 조성주인데, 이 선수는 정말 예외로 삼고 싶네요. 애초에 바이킹을 뽑지 않고 의료선 병력만으로 거신을 다 때려잡는 용감함은 그야말로 패왕색 패기가 따로 없지 않나 싶습니다. 진짜 자기만 할 수 있으니 별로 참고가 되지 않는 플레이라고 할까요? 물론 연습하며 갈고 닦는다면 비슷하게는 할 수 있겠지만 그게 좋은 건지 어쩐지도 모르겠습니다. -_-; 뭐, 언제나 그랬듯이 테란 게이머들은 답을 찾을 겁니다.


요즘 게임을 좀 하다가 도대체 생산력에서 상대보다 내가 앞서는데 어째서 전투에서 지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제 리플레이들을 보면서 분석하다 보니, 토스전 교전에 있어서 느끼는 바가 있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한줄요약: 테프전 교전은 서로간의 딜 로스 컨트롤이다.



바이킹 포지셔닝


모든 테란 유저들은 알고 있습니다. 교전 시에 바이킹은 거신을 점사해야 합니다. 그런데 점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 같은 경우, 바이킹은 해병 불곰의 머리 위에서 쉬프트 키를 누른 채로 거신을 하나씩 클릭해두고, 해병과 불곰의 컨트롤에 신경을 썼습니다.


이것이 교전 패배의 원인이었습니다


바이킹이 거신을 원샷 원킬로 잡을 수 있는 숫자라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1. 프로토스도 어떤 거신이 타겟이 되었는지 알 수 있으므로 맞는 거신을 살짝 뒤로 빼줍니다.

  2. 바이킹은 거신보다 느리니까 그걸 쫓아가지만 때리지 못합니다. 딜 로스가 발생합니다.

  3. 광전사가 해불에 달라붙어서 해불이 옴짝달싹 못하고 싸우는 동안, 추적자가 바이킹을 점사로 정리하고 안 맞는 거신은 해불을 긁고 있습니다.

  4. 광전사 다 잡았을 즈음 추가 광전사가 소환되고 살아남은 거신이 해불을 지지기 시작합니다.


네. 핵심은 프로토스도 컨트롤을 한다는 것이죠. 바이킹으로 거신을 점사는 해야 하는데, 타게팅을 미리 해두면 바이킹이 뒤를 쫓다가 죽습니다. 이 때 원래라면 바이킹이 거신에 가했을 피해량은 모두 손실되는, 딜 로스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올바른 교전 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바이킹을 해병 불곰보다 한 칸 정도 앞선 위치에 두고 홀드 명령을 내립니다.

  2. 상대방의 광전사와 거신에 맞고 있는 해병과 불곰을 살짝살짝 뒤로 빼주는 컨트롤을 합니다.

  3. 해불과의 거리가 너무 벌어지기 전에 바이킹은 다시 해불 쪽으로 이동해서 홀드합니다.


홀드, 즉 위치 사수(Hold Position) 명령은 스1 때부터 존재하던 기능이죠. 적이 나타나더라도 쫓아가지 않고 자기 위치를 지키면서, 가장 먼저 사거리에 들어왔거나 자신을 공격하는 대상을 공격합니다.


홀드된 바이킹은 맞은 거신을 뒤로 빼도 쫓아가지 않습니다. 맞은 거신을 뒤로 빼서 사거리 밖으로 나가면, 그냥 단념하고 옆에서 내 해병 불곰을 때리고 있는 가장 가까운 거신으로 자동으로 타게팅이 바뀝니다. 일일히 타게팅을 하지 않아도 점사가 되게 됩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나의 딜 로스는 줄이고 상대의 딜 로스를 강요하는 것. 내 해불을 광선으로 긁고 싶다고? 상관없어. 하지만 네 거신은 그보다 더 많은 피해를 입게 될 것이야. 좋을 대로 해 봐.


바이킹을 무시하고 해불을 공격하면 거신이 한기한기 떨어져나갈 것이고, 바이킹이 무서워서 거신을 뒤로 빼면 관문병력이 해병 불곰의 무자비한 화력에 노출됩니다. 받쳐주는 관문 유닛이 전멸하면 해불만으로도 바이킹에 체력 깎인 거신은 정리가 가능하므로 무리해서 거신에 막타를 넣을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죠.


해병 불곰의 진형


프로토스전 테란의 유닛들은 중요한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모든 유닛이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는 근접유닛인 광전사를 상대로 카이팅을 하면서 이득을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테란의 공격 유닛들은 란체스터 제2법칙을 거의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유명하기에 아마 이름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 란체스터 제2법칙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습니다.



  • 원거리에서 서로 포격하는 함대의 전투력은 그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


스2에 적용해서 설명하자면 테란의 병력은 그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화력이 제곱에 비례해 증가한다고 표현할 수 있겠죠. 이 때문에 테란은 [병력의 덩어리를 최대한 크게 유지하며 살리는] 컨트롤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테란은 학익진, 또는 반포위 형태로 공격해야 합니다.


무슨 소리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학익진은 자신의 병력 가운데로 들어온 적에게 강한 화력을 투사하기 좋은 진형이기 때문에 쓰는 것이 아닌가? 그 말은 맞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학익진은 상대에게 맞고 있는 자신의 유닛을 뒤로 빼어 살리는 컨트롤을 할 때 가장 거치적거리지 않는 진형이기도 합니다.] 광전사에 맞는, 거신에 긁히고 있는 해병 불곰이 있다면, 딱 그 부분만 선택해서,  딱 한 발자국만 뒤로 옮길 수 있는 것이죠. 만약 그 뒤에 다른 해불이 길을 막고 있다면 그 유닛들까지 함께 선택해서 빼야 하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딜 로스가 발생하게 됩니다. 학익진으로 잘 펼쳐져 있었다면 발 붙이고 광전사를 공격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그리고, 맞는 유닛을 뒤로 조금만 빼서 살리는 컨트롤은 내 유닛의 화력을 크게 유지하는 것 이외에도 중요합니다. 테란에게는 의료선이라고 하는 힐러가 붙어 있기 때문에, 맞아서 체력이 단 유닛을 그대로 죽게 내버려두지 않고 빼서 살리게 되면, [이 유닛의 체력을 깎은 화력은 적의 딜 로스가 됩니다].  




이러한 -나의 딜 로스는 줄이고 상대의 딜 로스는 극대화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컨트롤을 하게 되면 교전 후에도 "어? 내 생각보다 많은 유닛이 살아남았네?" 하고 스스로 놀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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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시모
15/04/25 18:10
수정 아이콘
제가 스타2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조성주선수 경기보면서 몇가지 느낀건데

1. 주도권을 놓지 않는다
근데 이건 조성주라는 이름값 영향도 큰 거 같더라고요..

2. 딜로스
이건 본문에 써주신 말씀대로의 플레이를 하더라고요 웃긴거 거신 상대로 바이킹 없이 그렇게 한다는 게 더 어이가 없습니다만..
어쨋든 조성주의 해불의로 프로토스의 지상군+거신 상대하는 거 보면 최대한 흔들어놓은 뒤 양옆에서 싸먹든 그냥 산개컨으로 싸먹든 거신에게 한뭉탱이로 쓸리는 경우는 극히 적더라고요...

3. 그냥 손가락 짱짱맨
다 떄려치고 그냥 조성주 손이 사기인 거 같다는 생각도..
Otherwise
15/04/25 18:28
수정 아이콘
조성주 선수 핵심은 "스캔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 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뻔하게 쓰지도 않고요.
피아니시모
15/04/25 18:28
수정 아이콘
오 그렇군요..
하긴 보면 이상할 정도로 조성주 선수는 상대 선수의 플레이를 잘 예측하는 데 상대는 반응하기가 힘든 거 보면 스캔 진짜 잘 쓰는 거 같아요..
스캔이냐 지게로봇이냐 고민 많이 될 텐데 그 선택이 잘 되는 거 같아요
Otherwise
15/04/25 18:31
수정 아이콘
그렇죠. 조성주 선수의 스캔은 대부분 의미 있는 스캔이라서 정보에서 앞서고 피지컬에서도 앞서니 불곰으로 거신을 잡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 같아요.
피아니시모
15/04/25 18:42
수정 아이콘
와 생각해보니 이게 대단한게
결국 테란 자원의 최적화에는 지게로봇의 공도 상당할텐데 그거 대신 정보를 얻어오고 그 정보가 확실한 정보를 얻어올 수 있따는 게 진짜 대단하네요
Otherwise
15/04/25 18:28
수정 아이콘
좋은 팁 감사합니다. 거신조합 상대로 정말 꿀팁이네요. 하지만 고위기사만 뜨면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ㅠㅠ 어느정도 일정이상 마스터 날개급만 되어도 유령으로 고위기사 대처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폭풍이 두렵네요.
Holy shit !
15/04/25 18:29
수정 아이콘
글은 잘 읽었지만 테란은 참 슬퍼지는 글이네요.
아무리 저렇게 열심히 진형 잡아도 고기 앞에서 한없이 약한 추풍낙엽이거늘.
Otherwise
15/04/25 18:36
수정 아이콘
고위기사 어느정도만 갖추면 솔직히 테란이 딱히 할게 없죠. 고위기사 다수를 상대하려면 다수의 궤도사령부의 스캔과 다수 유령이 필요한데 자원 밸런스를 생각하면 토스가 압도적으로 유리한점이라.. 물론 그전 지뢰드랍으로 유불리가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밸런스 자체는 맞기는 한데 좀 억지 같은 느낌으로 맞춰져 있죠. 초중반 슈퍼op 지뢰와 후반 토스 op로 결국 반반이 나는
azurespace
15/04/25 18:40
수정 아이콘
음.. 저는 차라리 거신보다 고위기사가 훨씬 상대하기 편하더군요. 유령 잘 쓰면 되니까요. 근데 거신은 바이킹이 부족하면 어떻게 정리를 할 방법이 없어서.
마스터충달
15/04/25 18:45
수정 아이콘
확실히 스2는 손가락 싸움이 엄청 중요한 것 같아요;;
15/04/25 20:30
수정 아이콘
거신 카운터는 해불 아니던가요.

조성주라던가 마루라던가 Maru 선수보니 그러던데요.
닉네임을바꾸다
15/04/25 21:58
수정 아이콘
조성주의 해병과 불곰만 해당한다는게 함정...
DDong이다
15/04/25 22:14
수정 아이콘
테란은 하고싶은데 손이 안되다보니 미치겠더라구요. 머리엔 저 내용이 있는데 광전사 달라붙는거 죽일려고 컨트롤하다가 보니 어느세 추적자한테 전멸당한 바이킹들 보면... ㅠㅠ
장민철
15/04/28 14:59
수정 아이콘
바이킹은 거신보다 빠른데요.. 이동속도가 거신은 2.25 바이킹은 2.75로 알고있습니다
azurespace
15/04/28 15:18
수정 아이콘
네 확인해보니 수치상으로는 그렇네요. 다만 바이킹이 공격하면서 제자리에 멈춰서니까 체감상 느린 거였네요 후...

그래도 결국 뒤로 빠지는 거신 쫓아가는 동안 추적자 공격엔 노출되고 바이킹 딜은 로스되고 하는 큰 그림은 비슷...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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