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민머리요정입니다.
1주일에 한번씩 글 쓴다고 해놓고, 10일 만에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_-)
컴터를 하는 일인데다가, 7-9시에 보통 퇴근을 하니,
집에 와서 컴터앞에 앉는다는게 참 쉽지가 않더군요..... 이해 부탁드립니다 ㅠㅠ
여튼 본론으로 돌아와,
오늘 분석해볼 경기는 프로리그 1라운드 2주차에 있었던,
이병렬 선수와 김도우 선수의 경기를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이 경기는 제가 분석을 해보려했지만 시기를 놓쳐서 쓰지 못한 경기였습니다.
그럼에도,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몇몇 분들께서 꼭 한번 써달라고 해주셔서,
제가 늦게나마 쓰게 되었습니다.
1라운드도 이제 결승만을 남겨놨기 때문에,
이번 1라운드의 명경기를 분석해볼 겸해서 시기로는 지금이 제일 좋네요
(그렇다고 해줍시다)
진에어의 저그라인을 책임지고 있는 이병렬,
T1의 토스라인을 책임지고 있는 김도우.
이 두 선수의 만남은,
팀의 종족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만남이기에,
어찌보면
자존심이 걸린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세트 스코어가 2:1로 T1이 앞선 상황에서 이병렬은 반드시 에결로 끌고가야했고,
김도우는 자신의 손으로 경기를 끝내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였습니다.
그렇게 경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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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 : 데드윙 (Dead Wing)
경기영상 : http://youtu.be/87XDLFRi8ug
이병렬 : 5시 빨간색 저그
김도우 : 1시 파란색 프로토스
양 선수의 진영입니다.
이병렬 선수는 5시 방향 빨간색 저그, 김도우 선수는 1시 방향 파란색 프로토스입니다.
이병렬 선수의 첫 대군주 정찰 방향은 1시 방향으로 시작이 좋습니다.
김도우 선수의 빌드입니다.
빌드라고 말하기까지는 뭐하지만.....
앞마당 가스 옆에 수정탑을 건설한 이후, 탐사정은 그대로 정찰을 떠나고,
뒤에 나오는 탐사정이 1분 50초에 제련소를 건설합니다.
* 정찰 시점이나, 제련소가 지어지는 시기를 고려했을 때,
김도우 선수는 광자포러쉬를 준비해왔다는 것을 알수가 있습니다.
그에 비해
이병렬 선수는 산란못을 먼저 가져가는 플레이가 아닌,
앞마당에 부화장을 먼저 건설하는 출발을 합니다.
김도우 선수의 첫번째 탐사정이 5시방향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정찰도 한번에 성공을 합니다.
그리고
김도우 선수는 상대의 앞마당 위쪽에 수정탑을 건설하며 심리전을 걸죠.
순간
이병렬 선수는 광자포러쉬일지도 모르니, 6기의 일벌레를 빼는 액션을 취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김도우 선수의 연구였으니,
뒤에
제련소를 짓고 따라온 탐사정이 언덕 아래 지역에 광자포를 짓기 시작합니다.
이병렬 선수는 이를 발견하고 황급히 광자포를 깨기위해 내려가지만,
탐사정이 아슬아슬한 순간에 수정탑 2개로 막아버리며, 광자포를 그대로 완성시킵니다.
스타1에서도 그랬지만,
광자포는 1개 짓는 것이 관건이죠.
1개를 완성시킨 김도우 선수는 이제 언덕위에 광자포를 지으며 압박을 시도합니다.
3분 39초, 결국 이병렬 선수는 앞마당 부화장을 취소하는 선택을 합니다.
앞마당 부화장을 취소한 이병렬 선수는,
트리플 지역에 부화장을 펼치며 새로운 삶을 시도하지만,
마치
건설업자같은 김도우 선수의
광자포 심시티 덕에 트리플 지역에 펼친 부화장도 압박을 받습니다.
5분 4초, 이병렬 선수는 결국 앞마당에서의 확장을 포기하고, 집을 떠나게 됩니다. ㅠㅠ
5분 21초, 트리플에 부화장을 짓던 일벌레도 취소하며 집을 떠나게 됩니다. ㅠㅠ
하지만 이것이 반전의 서막이었으니.....
광자포 건설업자 김도우 선수는 광자포 건설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5분 24초에 첫번째 관문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그것도
앞마당에 연결체를 먼저 짓고, 그 뒤에 올린 관문이기에,
김도우 선수의 테크는 정말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죠.
집을 떠난 이병렬 선수의 4기의 일벌레는,
그대로 김도우 선수의 본진으로 입성해 2동의 부화장을 건설해버립니다.
그리고
번식지를 준비하며,
바퀴소굴까지 지어주는 선택을 합니다.
번식지 테크를 타는 이유는 단 하나,
땅굴망을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 이병렬 선수가 한번에 2동씩이나
부화장을 건설할 수 있었던 이유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 김도우 선수가 본진에는 전혀 타격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병렬 선수의 일벌레 4기가 앞마당에서 고군분투하던 그 타이밍에,
본진에서는 열심히 광물을 캐고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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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손해를 생각해본다면,
이병렬 선수가 2번 취소한 부화장의 광물손실보다는,
김도우 선수가 광자포 심시티를 위해서 수정탑을 취소하고, 광자포를 취소하고 다시 건설하고.....
오히려 김도우 선수는 광자포 러쉬 때문에,
테크를 올릴 타이밍도 잃고, 생각보다 많은 손실을 스스로 입힌 것이죠.
김도우 선수는 역으로 당황해서 수비를 위한 광자포를 본진에 지어주지만,
이병렬 선수는 이런 상황도 고려하여
부화장 2동을 멀찍이 떨어뜨려 건설했습니다.
아래쪽 부화장에 광자포를 건설하니,
이병렬 선수는 아래쪽 부화장을 취소해버렸고,
3기의 일벌레로 상대의 탐사정 1기도 잡아주는 컨트롤을 보입니다.
7분 37초,
부화장이 완성되니, 이병렬 선수는
일벌레 3기로 가시촉수를 건설해버립니다.
7분 53초,
본진에서는 땅굴망이 건설되기 시작했으며, 바퀴가 생산을 시작합니다.
8분 3초,
땅굴벌레가 김도우 선수 본진에 뚫리기 시작합니다.
결국 땅굴벌레가 완성되고, 땅굴에서 바퀴와 여왕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혐오주의)
그리고
땅굴벌레에서 나온 병력과 가시촉수를 뽑아 공격을 시작합니다.
이병렬 선수의 바퀴와 여왕은, 본진을 말 그대로 초토화 시켜버렸고,
바퀴들은 이제 앞마당으로 내려가며 완전한 파멸을 안겨주기 위한 공격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앞마당이 서서히 무너져가는 사이,
본진의 연결체는 가시촉수에 맞아 파괴되는 굴욕적인 장면도 등장합니다.
김도우 선수는 결국 GG를 선언.
이병렬 선수가 승리하며, 팀을 에이스결정전으로 끌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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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의 승리로 이병렬 선수는,
방송경기에서의 울렁증이라는 틀을 완전히 깨버린 것처럼 보였습니다.
실제로 1라운드에서 이병렬 선수는,
그 쟁쟁한 진에어 선수들 가운데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보여줬죠.
그리고 오늘 승자연전방식의 플레이오프 선봉으로 나서 2승을 기록하는 등.
멋진 활약을 종행무진 보여주고 있습니다.
1라운드에 참 멋진 경기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많은 팬분들이 선택한 최고의 경기에,
바로 오늘 분석해본 이병렬 선수와 김도우 선수의 경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제 1라운드 일정은, 토요일에 펼쳐질 1라운드 결승만이 남아있습니다.
T1이 정말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지만,
작년 4라운드 결승에서 그랬듯이... 그 강력한 T1을 무너뜨릴 저력을 진에어가 가지고 있습니다.
결승까지 꽤 시간이 남았는데,
이 기간동안 양팀이 준비를 잘해서,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를 선보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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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나 쪽지로 저에게 말씀해주셔도 되요 :)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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