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작은 웹미디어 한 곳에 게임 관련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게임 안하는 사람들에게 게임 이야기 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닌 듯 싶습니다. 오랜 PGR눈팅족으로서 PGR분들과도 내용을 공유하고자 함께 올립니다. 뉴스기사긴 하지만 제가 글쓴이니 그냥 게임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게임 속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게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 시간에 관한 언급은 긍정으로나 부정으로나 빠지지 않는다. 시간 때우기에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하고 중독이라는 이름을 달고 멀쩡한 사람의 시간을 갉아먹는 요물로 나타나기도 한다. 게임과 시간에 관한 이 많은 언급은 그러나 한결같은 전제를 깔고 있는데, 게임은 시간을 빠르게 소모한다는 주장이다.
주장에는 딱히 이견의 여지가 없다. 중독성 높고 재미있는 게임은 가끔 미래로 가는 타임머신이라고까지 불리기도 한다. 어떤 이는 “친구에게 <디아블로2>의 CD를 선물로 받고 정신을 차려보니 군대에 와 있었다”는 후일담을 남기기도 하는 것이 ‘시간을 잡아먹는 게임’의 단면이다. 그만큼 게임이 주는 재미가 크고 깊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왜 마찬가지로 높은 재미를 보장해 몇날며칠 붙잡게 만드는 만화나 영화 등의 콘텐츠는 게임만큼의 타임킬러 지위를 갖지 못하는 것일까?
게임이 시간을 잡아먹는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재미와 몰입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는 게임 장르가 가지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게임이 시간을 다루는 방식을 살펴보고, 그 특성이 현실의 시간에서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우리는 게임이 왜 시간을 잡아먹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는 궁극적으로 시간 잡아먹는 ‘오락질’이라 폄하받는 게임에 대한 가치판단에 대해 좀더 탄탄한 논리 기반 위에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초가 될 것이다.
게임 안의 시간, 현실로부터 유리
PC게임의 영역을 벗어나 게임을 좀더 넓은 의미로 둔다면 대표적인 타임킬링 콘텐츠인 바둑을 만날 수 있다. “신선 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속담의 주인공인 바둑은 19X19의 격자 무늬 바둑판을 통해 현실로부터 분리된 형이상학적 놀이공간을 갖는다. 그런데 이때 공간과 함께 시간도 분리된다.
바둑판에서의 시간은 연속적으로 흐르는 현실과 달리 ‘턴(turn)’에 기반한다. 내가 한 수, 상대가 한 수씩 번갈아 두는 이 과정에서 각 수에는 원래 시간 제한이 없었다. 현실에서 두 시간 동안 벌어진 바둑 대국은 정리된 기보로 다시 읽는 데에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자기 턴을 맞은 플레이어가 고민하고 생각한 시간은 현실의 시간이지 바둑이라는 룰 안에서의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199수에 끝난 바둑이라면 그 바둑 안의 시간은 몇 분 몇 초가 아닌 199수라는 새로운 시간단위로 매겨진다.
▲2014 시니어기왕전 결승 조훈현 VS 서봉수 전자기보(한국기원). 실제 시간은 인당 1시간씩 2시간이지만 완결된 형세의 바둑판 위에서 현실의 시간은 의미가 없다. 이 바둑에 들어간 바둑시간은 280수다.
턴 방식의 게임들은 모두 바둑과 마찬가지로 턴이라는 독자적인 시간단위 속에서 내부 서사가 흘러간다. 바둑과 같이 높은 추상도를 가진 게임은 단순 턴이지만, 현실에 대한 모사가 세밀해질수록 시간의 독립성 또한 나름의 모습을 갖춘다. 타임킬링으로 명성을 떨치는 3대 막장제조 게임, <문명>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풋볼매니저> 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세 게임의 공통점은 모두 턴 베이스이면서, 동시에 게임 내에 구현한 세계의 시간을 턴에 기반해 각색했다는 점이다. <문명> 의 경우 총 500턴. 게임 내 시간은 현실시간으로 B.C 5000년에서 시작하여 2150년까지의 시간으로 새롭게 그려졌다. <히어로즈> 에서 한 턴은 1일이고 한 스테이지는 대략 2-3개월의 시간으로 환산된다. <풋볼매니저>는 축구경기는 실시간이지만 선수를 훈련시키고 팀을 만드는 과정은 플레이어가 ‘진행’이라는 버튼을 누를 때만 시간이 흘러가게 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마치 초고속 카메라 영상을 보는 듯한 효과를 갖는데, 실제로 한 번 클릭에 게임 내 시간 1년이 흘러가는 <문명> 의 경우 플레이어는 자신의 1년을 설계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유닛을 이동하면서 현실의 시간을 사용하고, 그 결과를 다음 턴에 1년 뒤의 결과로 받아들인다. 다른 시간대의 관찰이 가능한 것이다.
▲ <풋볼매니저 2014>의 인게임 화면. 상단의 ‘진행하기’ 버튼을 누르기 전에는 좌측의 캘린더 시간이 영원히 고정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턴이라는 개념을 현실 시간으로 바꾸면 대략 얼마만큼의 시간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답이 없다는 점이다. 모두 컴퓨터를 통한 논리회로로 구현된 PC게임들은 당연히 전산 논리를 따르는데, 컴퓨터는 혼자 값과 수식을 가지고 연산하는 것은 빠르지만, 만약 외부로부터 특정한 값을 받아와야 할 경우 컴퓨터는 피드백이 올 때까지 동작을 멈추고 무한히 기다리게 되어 있다.
이는 현실과 가장 크게 다른 부분인데, 현실의 바둑에서라면 상대가 수를 두지 않으면 재촉하거나 비아냥거리면서 진행이 가능하지만, 컴퓨터와 두는 바둑이라면 내가 그 수를 두지 않으면 컴퓨터는 무한한 대기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컴퓨터 프로그램들은 따라서 별도의 시간제한 카운트 논리를 추가하지만, 보조 로직이 없는 순수 입력대기 상태는 현실과 다르게 무제한의 시간을 갖는다.
위에서 언급한 3대 막장제조 게임의 경우 모두 동일하게 ‘진행’ 버튼을 누르지 않는다면 컴퓨터는 더 이상 시간을 흐르게 하지 않은 채 입력값을 기다린다. 컴퓨터를 켜 놓고 2박 3일간 여행을 다녀 와도, 당신의 <문명> 은 여전히 A.D. 1254년 그대로 당신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게임 내의 한 턴이 현실 시간과 완전히 다르게 흐르는 통에 플레이어들은 극적인 시간의 유리감을 맛본다. 플레이에 몰입하면 게임 안의 시간을 살지만, 그 시간이 현실과 쉽게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마치 라스베가스의 도박장 안에 시계가 없는 것처럼, 현실간으로부터의 시간 유리는 게임 콘텐츠에 플레이어가 보다 몰입할 수 있게 해 주는 요소가 된다.
시간 제한의 도입
앞서 언급한 바둑은 사실 현대 프로리그에서는 초재기 시스템을 도입하여 무한대기의 발생을 막고 있다. PC게임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무한한 시간이면 해결법을 찾을 수 있는 과제에 스릴과 긴장을 부여하기 위해 제한시간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스토리텔링이 두드러지는 어드벤처 게임 중 최근작인 <워킹데드>다.
어드벤처 게임은 정해진 시나리오 내에서 플레이어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핵심인데, 각각의 상황마다 플레이어의 대화나 행동을 통한 선택지 분기가 마련되어 이후의 이야기 흐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장르다. <워킹데드>도 플레이어는 만나는 사람마다 여러 가지의 대화 선택지를 골라가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끌어 가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방의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어 무한대기가 발생한다.
▲미드 <워킹데드>의 스핀오프인 텔테일게임즈의 어드벤처게임 <워킹데드> 시즌2 화면. 세 가지의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아래쪽의 하얀 바가 점점 줄어들면서 선택할 시간에 제한을 건다. 제한시간 내에 행동을 선택하지 않으면 적이 주인공을 쏴 죽일 것이다.
<워킹데드>는 그런데 이 무한대기에 카운트를 걸어버려 급박한 상황을 만들고 플레이어를 궁지로 몰아 넣는다. 그 전까지 멈춘 시간에서 느긋하게 대화 선택을 고르던 플레이어는 갑자기 양 쪽에서 좀비의 공격을 받는 A와 B 중 한 명만을 구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그 선택지와 함께 카운트가 돌기 시작한다. 제한시간 내에 선택을 하지 못하면 A와 B 둘은 모두 죽는다. 대략 한 5초 남짓한 선택의 시간 동안 플레이어는 극도의 긴장과 몰입을 얻는다.
테이블 카드 게임을 PC로 가져온 블리자드의 최근작 <하스스톤>의 경우도 기본적으로 턴 베이스의 게임이지만, 각 플레이어에게는 한 턴에 45초의 제한시간이 부여되어 시간대비 사고의 효율을 강제한다. 느긋한 플레이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저을 요소이겠지만, 대부분의 플레이 소감은 카드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이 넘친다는 표현으로 시간제한의 요소에 긍정적이다.
실시간성 게임 - 현실시간의 물리량을 동원한 새로운 도전과제의 제시
시간 제한은 단지 도전과제 A를 클리어하는 데 몇 분 과 같은 명시적 룰의 형태로만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아예 현실시간의 물리량이 새로운 게임 내 요소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 바로 실시간성을 포함하는 게임 장르다.
<스타크래프트> 나 <리그오브레전드> 와 같은 실시간성 게임들, <배틀필드> 와 같은 액션성이 강한 게임들은 게임 내 시간과 현실 시간이 미시적 차원에서 일치한다. 적이 발사한 스킬을 피하기 위해 마우스와 키보드를 조작하는 과정은 현실시간의 물리적 제약을 받고, 플레이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손 속도와 동체시력이라는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요즘 게임 커뮤니티에서 쓰이는 용어로 이른바 ‘피지컬’, ‘메카닉’으로 불리는 이 한계점은 PC게임만의 고유한 요소다. 바둑 두는 데에는 피지컬이 의미가 없지만, <테트리스>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실의 한계가 실시간성 게임이라는 요소를 통해 가상의 게임 공간에도 동일한 한계로 작용하면서 PC게임은 스포츠로서의 요소를 포함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는 e-스포츠라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 기초를 마련하는 중대한 요소다.
*프로게이머의 피지컬을 보여주는 대표 영상인 2004 EVO 스트리트파이터3 준결승 다이고(켄) VS 저스틴(춘리) 경기. 켄는 체력이 거의 없어 춘리의 필살기가 들어오면 가드하더라도 가드데미지로 죽는 상황이었는데, 들어오는 필살기를 하나하나 블로킹(레버를 뒤로 당기는 가드와 달리 공격타이밍에 맞추어 앞으로 튕겨 밀어내는 기술)해내어 데미지를 하나도 입지 않고 역콤보를 넣어 완벽한 역전극을 만들었다.
현실로부터 유리된 게임 내의 시간은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시간경험을 제공하여 즐거움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도전에 걸리는 제약 중 하나인 시간요소가 사라지면서 긴장감을 줄이는 부정적 요소도 가지고 있다. 시간제한의 도입은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면서 유리된 시간을 즐기는 플레이어에게 현실감을 강하게 제공하는 효과를 얻는다. 대부분의 게임들은 시간 유리와 시간 제한을 공통적으로 품고 있으며, 이를 통해 몰입감과 긴장감을 다른 콘텐츠보다 강하게 얻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유리된 시간의 또 다른 가능성 - 세이브를 통한 평행우주
게임의 시간이 현실과 분리되어 움직인다는 이 단순한 명제는 게임 콘텐츠에게 또 다른 독자성을 부여하는데 바로 평행우주로서의 가능성이다. 현실에서의 선택은 오직 한 가지 길로만 존재하지만, 게임에서의 선택은 언제나 재선택을 통한 새로운 이야기 전개가 가능하다. 이는 게임의 기능인 ‘세이브 – 로드’를 통해 가능하다.
세이브-로드는 게임의 시간유리 때문에 발생한 개념이다. 현실의 제약을 받는 플레이어들은 게임 중 택배가 오거나, 항문에 신호가 오는 등의 상황을 수시로 맞이하기 마련이다. 플레이타임이 긴 게임의 경우는 도전과제의 실패로 발생하는 게임오버 사태가 게임을 다시 처음부터 플레이하게 만드는 최악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진행단계를 저장해서 저장지점부터만 플레이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세이브-로드인데, 현실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도입된 이 장치는 의외의 결과를 낳는다.
우주를 위협하는 기계군단의 음모에 맞서는 내용을 다룬 SF 액션롤플레잉게임 <매스 이펙트 3부작>은 플레이어의 선택이 게임의 스토리와 배경에 큰 영향을 주는 게임으로 유명하다. 플레이어가 만난 인물을 죽이거나 살린 결과는 게임 후반부에 영향을 주어 행성 하나의 존폐여부를 가르기도 하는데, 현실이나 단선적 시간흐름을 갖는 영화, 만화 등의 콘텐츠에서는 겪을 수 없는 여러 경우의 수를 게임은 세이브 - 로드를 통해 체험할 수 있게 해 준다.
꼭 세이브-로드의 형태가 아닌 경우도 마찬가지의 평행우주 성립이 가능하다. 플랫폼 퍼즐액션게임 <브레이드> 는 다른 게임과 달리 세이브-로드 기능이 없는 대신, 게임 오버가 되면 자신이 플레이한 시간을 뒤로 되감을 수 있다. 게임오버가 되면 플레이어는 플레이 시간을 뒤로 감아 실수한 시점으로 되돌아가 다시 플레이 시작이 가능한 개념이다. 이 논리는 게임 내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단선적 시간에서 불가능한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하는 형태로도 쓰이고 있어 게임장르의 독창성을 드러내는 대표작의 논리로 손꼽히는 개념이다.
*2008년 화제를 불러일으킨 인디 퍼즐액션 게임 <브레이드> 플레이 소개 영상. 세이브를 통하지 않고 죽는 시점에 시간을 되돌리는 형태를 사용해 플레이어와 제작자들에게 상쾌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시간 유리의 발생원인 - 상호작용이라는 게임의 고유 속성
게임 콘텐츠의 몰입도와 긴장감을 만들어 내고 새로운 경험을 플레이어에게 부여하는 시간 유리는 게임이 근본적으로 상호작용에 기대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개념이다. 상호작용은 플레이어와 플레이어, 플레이어와 게임논리 등 여러 영역에서 발생하지만 근본은 매체 수용자의 피드백이 게임에 들어와야 콘텐츠의 전개가 이루어진다는 점에 있다. 피드백의 수용을 위해서는 수용대기시간이 필요하고, 이 대기시간이 만들어낸 시간 유리는 이처럼 다양하게 게임의 특성들을 만들어내며 시간 유리가 발생하지 않는 다른 콘텐츠가 제공하지 못하는 경험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 기능을 만들어 냈다.
시간 유리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도 분명 있다. 최근 들어 자주 미디어에 등장하는 게임 중독의 경우도 현실의 시간과 분리된 게임 시간으로 인한 혼동이 분명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그러한 논란이 없었는지는 돌이켜 볼 일이다. TV 시청은 특유의 수동적인 시청자세 강요로 바보상자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고, 영화는 책과 비교되며 독자의 상상력을 제한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영화와 TV가 인간에게 중독을 일으킨다며 법으로 시청시간을 규제한 적은 없었다. 미드 <24> 시즌 전체를 1박2일간 몰아본다고 ‘미드 몰아보기 금지법’을 만들지는 않는데, 게임은 밤새 하는 청소년이 있다고 셧다운제를 적용하는 현실은 게임장르가 갖는 특성에 대한 사회적 몰이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증거다.
게임과 시간의 관계를 단순히 무의미한 시간소모 콘텐츠로 정의하는 것은 게임의 시간적 특성을 과하게 부정적으로 몰아가는 주장일 것이다. 어떤 면에서 게임은 시간축을 포함한 4차원의 구현을 간접적으로나마 보다 높은 차원에서 조망할 수 있게 해주는 몇 안 되는 콘텐츠 플랫폼일 수도 있다. 플레이 전까지 정해지지 않은 플레이어의 게임 내 서사 전개는 플레이어의 개입으로 비로소 결과를 드러내고, 같은 시간대의 다른 선택을 재반복하여 각각의 흐름을 경험할 수 있다는 특징은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에 대한 다중우주적 해석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지금 우리가 바보상자와 매스미디어가 만든 ‘신세계’에서 살고 있듯, 게임과 시간의 관계도 마냥 비난할 문제가 아니라 게임의 시간이 갖는 고유의 의미가 무엇을 더 표현하고 설명할 수 있을지를 게임제작자들에게 묻는 것이 뉴미디어를 맞이하는 좀더 효율적인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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