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뜬금없는 오프닝으로 시동을 걸어 봅니다.
스타크래프트학(學), 게임학(學)... 이 말을 들을 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대부분은, 특히나 저보다 10년 이상 나이가 많으신(30대 중반 이후의 세대) 분들에게 있어서 이런 이야기가 들린다면, PGR 같은 데서 오랫동안 지낸 사람이 아니고서야 십중팔구 "그깟 게임 가지고 뭔 학문이냐?"라는 반응이 되돌아오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게임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글로벌 시장을 끼고 있고, 극소수라고는 하지만 잘 나가는 게임의 경우 그 게임의 스타는 월드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테란의 황제라던 임요환이 그랬고, 중국을 휩쓸고 성화봉송까지 했던 장재호가 그랬고, 롤드컵을 제패했던가요, 하여간 롤알못인 저도 "페이커 쎈빠이"라는 말은 잘 알고 있을 정도죠. 무슨 말이냐? 게임이 "전세계구 프로"의 레벨로 올라갔다는 말입니다. 한낱 PC방에서 뿅뿅대면서 타임킬링하던 그런 게임은 이제 "스포츠"의 레벨로 격상되었고, 그 스포츠는 아예 "세계적 스포츠"로 또다시 격상되었습니다(갈 길은 멉니다만). 그렇게 격상되고 저변이 엄청나게 넓어진 스포츠에서, "연구"하고 "분석"할 거리가 정말 전혀 없다고는 말을 못 할 겁니다.
보통 이제 "연구"와 "분석"이라면 한 경기에 한정해서 떠올리게 마련입니다. 너의 공격패턴은 이미 읽혔다 강강약 강강중강약 강중약, 얘는 후반 가면 절대로 못 말리니까 초반에 일단 선빵을 날리는 게 최고의 공격이다, 니가 이 맵에서 쓸 빌드는 어차피 딱 정해져 있으니 넌 이미 잡혀 있다... 그런 분석을 떠올리게 마련입니다. 이 글은, 그런 분석의 스케일을 조금 키워 본 겁니다. 밸런스, 즉 스타크래프트 1이라는 게임 자체에 조금 더 근접해 있는 분석이라고나 할까요.
이 글은 스타크래프트의 사학(史學)에 수학의 통계학을 접목시킨, 대단히 황당하기 그지없는 발상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1이라는 게임이 갖는 의미, 대단히 크죠. 이 글에서 밝히는 것은, 그 분석, 스타크래프트1이라는 놈이 어떠한 측면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맵과 통계적인 접근입니다. 저는 스타2를 거의 안 보고 캠페인만 죽어라 깨서, 어떻게 이 아이디어를 스2에 적용해야 할지는 전혀 모릅니다. 시간이 나면 절친 하나와 스타1은 가끔 해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이구요. 혹시 스타2와 스타1을 다 보고 계시거나, 통계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제 아이디어가 뭔가 기본적인 씨가 되어서 수리게임학(?) 같은 것으로 발전해 보기를 막연히 바랄 뿐이죠, 뭐.
왜 하필 맵인가? 맵이라는 것이 갖는 의미, 얼마나 큽니까? 피지컬은 나이가 들면 떨어지고, 손 속도는 나이가 들면 느려집니다. 한 선수가 20대에 최고의 마이크로컨트롤을 보여준다고 해서 30대까지 그 마이크로컨트롤이? 가느냐? 아니죠. 개인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게다가 어느 날 갑자기 어느 선수가 피지컬을 팍 키워서 나타나기도 하고(손속도 빠를 때의 송병구라던지), 또 어느 날 갑자기 선수가 은퇴를 선언하다가 다시 복귀한다던가... 뭘 말하고 싶은 것이냐, 개인의 변화는 굉장히 변화무쌍하다는 거에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변화의 텀이 매우 긴 맵이라는 것을 분석함으로써 스타크래프트1이라는 게임을 조금 더 잘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맵이라는 것이 트렌드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고, 거꾸로 트렌드의 변화가 맵의 밸런스를 바꾸기도 하지만, 그 텀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깁니다. 최소 석 달은 있어야 하고, 반 년에서 1년 정도, 혹은 수백, 아니 1천 경기에 육박하는 경기가 벌어지도록 변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단 말이에요. 맵이라는 것을 분석하는 것의 이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야구에서 세이버메트릭스라는 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그것과 비슷한 겁니다. 마침 맵 밸런스라는 것이 일단 올라오면 항상 올라온 곳을 불태우곤 했던 아주 좋았던 떡밥이기도 하고...
야구에도 세이버메트릭스가 있거늘, 마우스 잡고 인터넷 되면 바로 공방을 뛸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에 이런 게 없어서야 쓰겠습니까?
철저하게 스타1에 대해서만 서술하겠지만, 기실 스타2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계산식을 얻기까지 - Special Thanks to 펠릭스님
* 이 부분은 맵 밸런스를 계산해 보기 위한 식을 어떤 식으로 구했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빼고는 데이터를 이야기할 수 없죠. 어떻게 제가 계산식을 얻어냈는지 전혀 관심이 없고 결과만 알고 싶으시다 하면 다음 파트로 스크롤을 쭉 내리시길 바랍니다.
맵 밸런스 계산기가 한때 PGR에 있던 것 같은데 하면서 검색을 해 보니 아직 자료가 살아 있기는 있더군요. 꽤나 괜찮은 물건이다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그걸 잡아서 쓰는 건 좋은데, 그게 걸렸습니다. 이 간단한 계산기가 어떤 식으로 밸런스를 계산해 내는가, 각 값들의 의미는 또 무엇인가... 데이터를 넣고 일일이 버튼을 누르고 일일이 그 데이터를 옮겨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해서, 그 계산기의 계산방식을 파헤쳐 보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그게 컸어요. 그 당시는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스캔들이 일어나기 전이었거든요. 근데 배경에 있는 선수가... 생략.
어떤 식으로 계산식을 얻게 되는 것인가? 그 계산기에는 다음과 같은 값들이 있었습니다. 그 계산기의 링크를 걸어드리고 싶지만 꼴도 보기 싫은 얼굴이 하필 배경인 관계로 이 글을 읽으실 분들의 혈압을 올리고 위액을 역류하게 만들 것이 분명한 바, 그냥 최대한 제가 풀어서 설명해 보면 이렇습니다. 각각의 종족별 전적, 동종족전 전적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알파 베타 감마값과 함께 최종적으로 테란 몇 프로 : 저그 몇 프로 : 토스 몇 프로의 식으로 밸런스를 나타내는 그런 계산기였습니다. 해당 물건이 이미 5년이 넘어가는 물건이라 철저하게 제가 추론할 수밖에 없었지만, 나름대로의 추론은 이렇게 진행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맵 밸런스는 타종족전의 밸런스를 중요하게 여긴다. 근데 동종족전 데이터는 왜 들어가느냐? 예컨대 프로리그에서 테저 1:1, 저프 1:1, 프테 1:1인데 테테전만 백 판이 벌어졌다면 그 맵은 개념맵이냐? 아닐 것이라는 거지. 그렇다면 이건 테란맵이다, 하고 알려줄 수 있는 장치겠구나. 데이터의 순서는 종족별 밸런스가 나오고 알파 베타 감마값(이하 알파값으로 축약합니다)이 나오는 거 봐서는 일단 밸런스를 계산한 후에 알파값을 계산해서 보여주는 모양이군.'
쓰임새를 짐작하면 직접 데이터를 조작해 보면서 값을 찾아봐야죠. 일종의 암호풀이와 같은 느낌으로 즐겁게 풀었습니다. 사실 이거 못 풀면 궁금해서 잠 못 잘 것 같기도 했고.
보통 제가 이럴 때에 가장 많이 쓰는 방식은 한 변수를 고정하면서, 다른 변수를 조작하는 방식입니다. 모든 데이터를 죄다 0으로 맞추고, 하나의 변수만 1, 2, ... 이런 식으로 증가시켜 가면서 그 시스템의 상수를 추정하는 식으로 일이 진행됩니다. 일단 타종족전 데이터부터 올려 봤어요. 그랬더니 옆의 수가 바뀌면서, 알파값이 바뀝니다. 근데 1을 넣었더니 0.833, 2를 넣었더니 0.714, 3을 넣었더니 0.625... 이거 다 어디서 많이 본 수였거든요. 0.833은 대충 5/6이고, 0.714는 대충 5/7, 0.625는 대충 5/8 아닙니까. 그래서 직관적으로 이 시스템에서의 보정치 상수는 5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3을 넣었을 때 테저 퍼센트가 38.462 : 61.538로 나오길래, 둘을 나누면 0.625가 나오겠군, 그렇다면 알파값 = (테저전 테란 승률) / (저테전 저그 승률)이겠다, 처음에 이렇게 가정을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딱딱 들어맞았죠. 나중에 말하겠지만, 사실 뭐 하나는 잘못된 퍼즐이었습니다.
여하간 그렇게 타종족전의 식을 유추하고, 이번에는 동종족전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다른 걸 다 0으로 두고 5를 넣었는데 뭔가 어디서 많이 본 값이 나오기는 했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테테전을 20까지 올리니 알파값이 3.0이 나오더군요. 아 보정치가 혹시 5가 아니라 20이었나? 근데 20으로 두고 다른 데이터를 조작해 봤더니 영 이상해요. 값이 이상합니다. 유클리드 호제법까지 동원해 가면서 승률의 최대공약수를 찾고 했더니 웬걸, 판수가 몇천 건으로 불어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겁니다. 아니 이상하네, 보정치를 상식적으로 저렇게 크게 해서는 통계에 영향력이 너무 커져서 문제가 매우 큰데. 그렇다면 내 추론이 틀렸다는 건가?
잠시 머리 식힐 겸 물 마시러 가다가, 별안간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익숙한 값들, 이리저리 조작하면서 1.414, 0.707 등이 지나갔었는데 그 어디서 많이 봤던 익숙한 값들의 정체... 이거 제곱근이잖아! 사실 2.236과 1.732도 있었는데 어 저거 어디서 많이 보긴 했는데 하고 그냥 넘겨버렸거든요. 공대생이라면 기본적으로 떠올려야 하는 값들이었는데 그걸 다 패스한 멍청한(...)
여하튼 그렇게 계산식에 제곱근이 들어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승률을 먼저 계산하고 거기에 따른 알파값을 나타내는 시스템이 아니라, 먼저 알파 베타 감마를 계산하고 거기에 승률을 맞춰 주는 시스템이라고 봐야 좀더 정확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알파값은 알아볼 수 있는데 승률값은 좀 값이 더러웠거든요(...)
약간의 추가적인 조작 후에 저는 알파값에 대한 정보를 뽑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1. 0:0에서 식을 계산할 수는 없으므로, 기본적으로 각 타종족전이 5판씩은 벌어졌다고 가정하고 출발한다.
2. 맵 밸런스는 종족별 출전 비율의 영향을 받는다. 이 맵에서 테란이 몇 명이 나오고 저그가 몇 명이 나오고 테저전이 얼마가 되어서 알파값이 얼마가 된다, 이런 식으로 계산했던 것이 틀림없다. 그 출전 비율을 알파값에 보정한 것이다.
3. 종족별 출전 비율도 기본적으로 5명씩은 나왔다고 하고 보정해 주었다.
4. 종족별 출전 비율이 물론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대놓고 테란 승 저그 패 이런 식으로 명확하게 갈린 결과보다는 당연히 무게가 덜해야 정상이다. 계산식에 루트가 들어간 것으로 보아 이 분은 그 가중치를 제곱근으로 두고 계산한 것이다. 음, 아주 놀라운 방법이야. 감탄, 감탄.
1~4를 바탕으로 하여, 기본적인 계산식은 다음과 같이 됩니다.
알파값 = 제곱근{(테란 출전수 + 5) / (저그 출전수 + 5)} 곱하기 {(테란 승수 + 5) / (저그 승수 + 5)}
이걸 저플전에 적용시킨 게 베타값, 프테전에 적용시킨 게 감마값.
실제로 시뮬레이션 몇 번 돌려보고 엑셀에서 돌려보고 비교해 보니 완벽하게 일치하더군요.
뭔가 좀 계산식을 그럴싸하게 업데이트해볼까 했는데, 이걸 그대로 써도 괜찮을 것 같아서 그냥 그대로 썼습니다.
계산식이 가지는 의미
* 계산식이 가지는 의미가 관심이 없으시다면 역시 스크롤을 쭉 내리시면 됩니다.
과학계도 그렇지만, 식을 세웠다고 끝은 아닙니다. 왜 이런 식이 나오고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설명하는 것은 중요하죠. 그래서 저는 각 값들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해석했습니다.
우선, 앞서 말했듯이 테저 1:1, 저프 1:1, 프테 1:1인데 테란만 줄창 나온 맵이다, 이게 개념맵? 하면 다들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라고 하시겠죠. 종족별 출전 수가 갖는 의미는 이래서 중요합니다. 프로리그라면 짤없이 들어맞죠. 물론 개인리그의 경우 어떻게 되느냐, 막말로 대진운이 지독하게 안 좋을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걸 반대로 해석해서, 이 맵이 이렇게 생겨먹어서 종족별 밸런스가 그지같이 혹은 예술적으로 나온 거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즉 선수가 맵 밸런스를 만들지만 맵도 선수간 밸런스(?)를 만든다고 본 것이죠. 무슨 소리냐면, 예컨대 MSL에 테란이 16 저그가 10 토스가 6이 올라와서 구조상 테테전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 치면, 그 때 쓰인 맵은 테란맵이 아님에도 테란맵 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분명히 있기는 합니다. 근데 저는 그걸 거꾸로 역습해버린 거죠. 그 시절에 그 맵이 쓰여서 MSL에 테란이 16 저그가 10 토스가 6밖에 못 올라간 거 아니냐, 이렇게요.
물론, 이렇게만 주장하고 끝나면 대단히 위험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해 두었습니다. 바로 일정 경기 수 이하의 맵은 데이터에서 제외하는 것이었는데요, 각 종족별 5:5씩 보정해 준 것에 동종족전 5판씩 하면 총 45판이 됩니다. 그거보다는 값이 커야 내가 하는 말도 좀 말이 되겠지 싶어서, 속 편하게 50전 이상의 맵들만 추렸습니다. 다만, 10전 이하의 경우처럼 진짜 거의 의미없는 데이터가 아니고서야 일단 기록해 놓으면 괜찮겠다 싶어서 10전 이상 벌어진 맵들은 순위에서만 빼는 순으로 정리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전 시즌에 테란맵만 줄창 쓰여서 MSL에 테란이 30 저그가 1 토스가 1만 올라왔다 칩시다(머큐리 사건 기억하시면 편합니다). 그러면 맵으로 저그와 토스를 보정해 주지 않고 5:5만 쓰면, 리그 입장에서는 뭐가 되겠습니까? 이 시점에서 5:5맵을 쓰면 MSL에 저그나 토스 그 한 명이 남아날까요? 둘이 안 만난다 쳐도 둘이 32강에서 떨어질 확률이 각각 50%고, 16강 8강 4강에서 걸려서 떨어질 확률이 또 그때그때 50%니 결승 갈 확률이 뭐 얼마나 나오겠습니까? 그것도 이건 둘이 안 만나고 각각 따로 놀 때 이야기고 대진표가 제대로 안 맞아서 둘이 중간에 만나기라도 한다면? 짤없이 비상사테죠. 그러므로 이런 시점에서는, 좀 저그맵 토스맵 테란은 죽는맵 깔아줘야 하는 게 오히려 리그의 흥행을 위해서는 옳다고 봅니다(단, 오래 쓰지 않는다는 전제가 필요하죠). 그런 겁니다. 맵으로 얼마나 그 시대의 암울한 종족을 잘 배려해 줬느냐의 여부 역시 이 데이터들이 갖는 중요한 의미가 되는 겁니다. 1.07 버전에서 테란을 반영한 맵을 만들듯이요. 아니 뭐 하긴, 일종의 아웃라이어로 칠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서 일단 이 정도로 하고, 그렇다면 비교할 기준을 마련해야죠. 최대한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데이터가 얼마나 벌어져 있느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통계값 - 바로 표준편차죠.
어차피 승률은 평균하면 무조건 50입니다. 그러니 그냥 평균은 50으로 놓고 표준편차를 구하는 식으로 갔습니다.
앞서 펠릭스님의 자료에서 하단에 테란 % : 저그 % : 토스 %가 갖는 의미는, 해당 맵에 나올 때 각 종족이 몇 %의 힘으로 싸울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고 보았습니다. 저는 그래서, 그 값을 반으로 나누고, 그것을 기대승률이라 이름붙였습니다. 100%의 힘으로 싸우는 저그가 그 맵에서 거둘 수 있는 승률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50%죠. 100%가 아니라. 너만 100%냐? 나도 100%다 하는 테란과 토스의 외침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맵의 토탈 밸런스를 비교하기 위한 척도는 세 가지입니다.
1. 종족전별 승률의 편차. (이하 1번.)
2. 종족별 기대승률의 편차. (이하 2번.)
3. 1과 2를 합친 것. (Pooled STDEV, 이하 3번.)
직관적으로 떠올리기에는 3번이 가장 작아야 그 시대가 원하고 그 시대가 바랬던 개념맵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죠. 1번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맵 밸런스고, 2번은 내가 이 종족을 잡을 때 다른 조건이 다 같다고 치고 기대할 수 있는 승률이 얼마인가 하는 겁니다.
2번에 관해서 조금만 더 부연설명을 하자면, 예컨대 이런 걸 생각해 봅시다. 트리거를 이용해서 테저전이면 테란이 무조건 승리, 저플전이면 저그가 무조건 승리, 프테전이면 토스가 무조건 승리 이런 가위바위보 비슷한 맵이 있다고 칩시다. 그러면 종족전별 승률의 편차는 안드로 직행이지만, 내가 이 종족을 가지고 플레이를 한다 쳤을 때 테란 상대로는 무조건 패배, 토스 상대로는 무조건 승리, 저그 상대로는 5:5니까 역설적으로 기대승률은 딱 50입니다. 이런 맵에서는 1은 안드로메다로 가지만 2는 정확히 0입니다. 그래서 3을 봐야 하는 거구요.
1번에 대해서는 누차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간략하게 줄이겠습니다. 그냥 동종족전 데이터를 안 본다 쳤을 때의 값이죠(물론 계산상으로는 보정한 값을 쓰도록 했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이 모든 데이터에는 아주 중요한 가정이 있어요. 테란 : 저그 : 토스 게이머의 비율이 1:1:1이고 그 실력이 다들 비슷하다는 것.
데이터의 출처
이건 반드시 명시해야죠. 저는 TLPD에 있는 맵 전적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했습니다. 합산버전 데이터도 넣었는데, 패러렐 라인스같이 1은 테란맵 2는 저그맵 3은 토스맵인(진짜로 그렇더군요) 경우도 있지만 그 맵의 "컨셉"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합산버전 데이터로 전적을 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50전 이상 벌어진 맵의 전체 데이터의 개수는 229개이며, 합산버전 데이터를 포함한 값입니다.
이미 이야기가 많이 길었는데, 드디어 그 결과를 뜯어볼 때군요. 뜯어보기 전에, 잠깐 이론값을 놓고 이야기해 보면 이렇게 됩니다.
보통 각 종족전이 55:45 이하고 종족별 출전 수가 고르면, 개념맵이라 합니다. 개념맵도 또 테>저>프>테나 그 역으로 되는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여야 하죠. 이 값을 넣으면, 3번 값이 3.936이 나옵니다. 따라서, 3번 값이 4 이하인 맵은 종족별 승률이 ±10% 이내에 드는 개념맵이고, 4에서 7.8 사이면 10~20%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상성 혹은 역상성맵, 그리고 그 이상이면 밸런스가 맛이 간(...) 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혹여나 죽 스크롤을 내리신 분을 위해서, 데이터의 번호는 이렇습니다.
1. 종족전별 승률의 편차. (이하 1번.)
2. 종족별 기대승률의 편차. (이하 2번.)
3. 1과 2를 합친 것. (Pooled STDEV, 이하 3번.)
시대가 원했고, 시대가 바랬던 최고의 명맵
1위 타우 크로스 1.340
2위 루나 초기버전 2.432
3위 서킷 브레이커 2.564
4위 투혼 2.583
5위 블루스톰 3.097
6위 블레이즈 전체버전 3.199
7위 리모트 아웃포스트 전체버전 3.259
8위 인투 더 다크니스 2 3.596
9위 히치하이커 3.809
10위 네오메두사 3.837
그리고 4 이하지만 아깝게 순위권에 들지 못한
11위 팔진도 3.874
12위 라이벌리 3.922.
자, 벌써부터 이야기할 거리가 생기는군요. 팔진도? 팔진도?????? 그 희대의 토스맵을? 그러나 거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테저전 5:5, 저플전 15:6, 프테전 7:14인데, 동종족전의 비율이 테:저:프 5:5:25에요. 비록 맵 밸런스 스코어상으로는 토스가 죽어나는 맵인데, 어떻게 된 게 토스가 잔뜩 나오는 거 봐서는 이 맵이 밸런스가 막 벌어졌다기보다는 원래는 밸런스가 적당한데 좀 감독들이 머리 쓰는 게 빗나가서 저렇게 됐거나, 아니면 토스가 확실히 좋긴 한데 그만큼 스나이핑하기도 쉬워서 어느 종족이 나와도 50%의 승률은 확실하게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사실, 블레이즈도 이런 꼴입니다. 저그가 테란이나 토스에게 전적상으로는 밀리는데 그 당시 저그가 넘쳐나던 때라 저그를 견제할 필요성은 있었던 맵이라서(동종족전 테:저:프 3:15:4) 그 시대가 원한 맵이라고 봐야 하는 거죠.
블레이즈와 리모트 아웃포스트가 전체버전이니 저거 빼면 딱 10개의 맵이 10개의 개념 밸런스로 들어가는 그림같은 케이스가 되었군요.
나 정도면 그래도 밸런스는 좋다
1위 타우 크로스 1.519
2위 루나 초기버전 2.608
3위 투혼 3.167
4위 서킷 브레이커 3.273
5위 블루스톰 3.411
6위 리모트 아웃포스트 전체버전 3.734
7위 블레이즈 전체버전 3.841
8위 팔진도 4.242
9위 라이벌리 4.677
10위 몽환2 4.734
팔진도에 대한 이야기는 했고, 몽환2의 경우는... 사실 저그맵인 줄 알았는데, 테저 55:62, 저프 41:40, 프테 36:28로 오히려 상당히 괜찮은 밸런스를 자랑하는 맵이더군요. 그래도 프테전이 약간 벌어져 있어서 밸런스가 "아주" 좋지는 못하고, 그냥 최상급인 정도... 이거 어째 표현이 영락없는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스럽네요. 그냥 몽환의 경우도 테저전은 26:34. 다만 저플전에서 토스가 죽어나는 맵이었습니다. 31:8(...) 그냥 몽환의 경우는 짤없이 저그맵.
보시다시피, 3/4위와 6/7위 순위가 뒤집힌 거, 히치하이커와 네오메두사가 빠지고 몽환2와 팔진도가 새로 들어간 거 빼고는 큰 차이는 없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나 할까요... 그나저나 이 둘에서 2 이하를 기록한 것은 타우 크로스뿐이고, 3 이하를 기록한 것도 타우 크로스와 루나 초기버전뿐입니다. 이 둘이 정말 무서운 희대의 개념맵인 거죠. 정작 루나 더 파이널은 상성맵화되면서 한참 아래로 쭉쭉 내려갔지만(1번 114위, 3번 94위)...
누가 나와도 이 맵에서는 기대승률 50%다
1위 매치 포인트 0.587
2위 조디악 1.008
3위 타우 크로스 1.135
4위 데스티네이션 1.370
5위 서킷 브레이커 1.561
6위 인투 더 다크니스 2 1.708
7위 투혼 1.821
8위 데스페라도 2.029
9위 콜로세움2 2.114
10위 네오메두사 2.125
아까와는 달리 맵들의 이름이 크게 바뀐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기대승률의 편차, 즉 2번 데이터를 기준으로 정렬한 것인데, 앞서도 말했습니다만 TZ 100:0, ZP 100:0, PT 100:0이면 내가 뭔 종족을 잡아도 기대승률은 정확히 50%고, 기대승률의 편차는 0입니다. 근데 사실 이런 맵은 상성맵 혹은 역상성맵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개념맵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죠. 조디악이나 데스페라도 같은 맵이 끼어 있는 이유입니다. 근데 그 와중에 당당하게 세 손가락에 모두 이름을 올린 타우 크로스님의 위엄...
밸런스 파괴자 - 최악의 밸런스맵
1위 배틀로얄 27.274
2위 지오메트리 26.936
3위 얼터너티브 24.325
4위 운고로 분화구 24.144
5위 아웃라이어 전체버전 23.778
6위 WCG 네오 레가시 오브 차 21.511
7위 네오 문글레이브 21.323
8위 황혼의 그림자 20.740
9위 WCG 로템 20.388
10위 용오름 전체버전 20.227
일단 3번 기준으로 최하위에 있는 것들을 추린 겁니다. 한 종족이 엄청나게 득세하거나(지오메트리, 배틀로얄), 또는 한 종족이 아예 죽어나는 경우(얼터너티브 - 테란 사망, 운고로 분화구 - 토스 사망) 당당히(?)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각 종족전이 모두 8:2로 벌어졌다고 쳤을 때 값이 23.619입니다. 마침 딱 그 이상 가는 진짜 막나가는 맵이 정확히 5개네요. 7.5:2.5 그러니까 3:1로 모두 벌어졌다고 쳐도 19.682인데 그 이상 막나가는 맵이 12개입니다. 그 2개의 문제의 맵은 네오 레가시 오브 차(20.069)와 청풍명월 전체버전(19.920). 소수 둘째자리 단계에서 아슬아슬하게 비껴나간 맵이 백두대간(19.630). 단, 신백두대간은 6.840으로 44위를 차지하면서 중간 이상은 가는 맵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테란해라
1위 지오메트리 (이하 기대승률) 78.459%
2위 오델로 67.721%
3위 네오 문글레이브 66.460%
4위 청풍명월 65.366%
5위 유보트 전체버전 64.843%
6위 네오 알카노이드 64.516%
7위 신 용오름 64.492%
8위 오드아이 전체버전 64.268%
9위 운고로 분화구 64.103%
10위 신 태양의 제국 63.894%
그 외에 기대승률 60% 이상인 맵이 이 맵들 포함 무려 32개나 됩니다. 전체 229개 중에 32개면 10%가 넘어가는 맵이 테란맵인 셈이죠(...) 특이한 건 6위 네오 알카노이드. 저 맵이 쓰이던 시절은 알카노이드는 테란 상대로 저그가 할만하고 롱기리템은 저그가 죽어나는 그런 이미지였는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실제로 테저 전적은 50:26으로 더블 스코어. 이게 다 변형태를 골로 보낸 대인배의 텍사스 소떼관광과 이윤열을 멀리 보낸 원기옥 관광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인배는 저그가 죽어난다는 섬맵에서 특히 고승률을 올리기로 유명해서 진짜 아웃라이어로 쳐내야 하나 싶을 정도고... 웃긴 건, 이윤열이 공식전상 이 맵에서 패배한 유일한 경기가 저 원기옥 관광이고, 실제로 이윤열의 이 맵상의 전적은 13승 1패로 나다노이드 수준이었다는 거죠.
저그맵
1위 배틀로얄 78.935%
2위 WCG 레가시 오브 차 71.394%
3위 레가시 오브 차 69.620%
4위 아쉬리고 69.458%
5위 레가시 오브 차 전체버전 69.305%
6위 다크 스톤 67.362%
7위 레이드어설트 전체버전 67.292%
8위 아웃라이어 전체버전 67.159%
9위 WCG 로템 66.927%
10위 몽환 66.549%
희한하게도 기대승률 60%인 맵이 역시 이 맵들 포함 32개입니다. 역시 10% 이상이 저그맵이라는 소리인데... 다만 리스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죄다 테란이 죽어나던 1.07 혹은 그 근방 시절의 맵들이었다보니, 이건 초기 스타크래프트의 밸런스는 저그에게 무게가 매우 크게 실렸고, 그 무게추가 시간이 지나면서 테란 쪽으로 이동했다고 해석해야 알맞겠다 싶네요. 레가시 오브 차가 상위권에서 다 놀고 있는 것만 봐도... 그래도 배틀로얄과 몽환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그맵.
가을의 전설!?
1위 스노우바운드 63.811%
2위 네오 제이드 63.309%
3위 체인 리액션 전체버전 63.231%
4위 제이드 전체버전 63.009%
5위 백마고지 62.908%
6위 제이드 60.161%
7위 인디안 라멘트 전체버전 60.148%
8위 얼터너티브 60.104%
9위 황혼의 그림자 59.797%
10위 몬테크리스토 59.581%
일단 1위의 승률이 63.8%라는 데 잠시 눈물 좀 닦고, 그 맵이 아주 오래 된 블리자드 기본맵이라는 데 눈물 좀 더 닦고, 기대승률 60% 이상인 맵이 고작 8개뿐이라는 데 눈물 한 번 훔치고, 오래 된 맵들이 심심치 않게 끼어 있다는 데 더더욱 눈물 좀 닦고... 고만해. 토스라는 종족이 얼마나 푸대접을 받았는가라는 것을 말없이 보여주는 그야말로 안습에 안습한 자료라 아니할 수 없겠습니다.
승률 63.811%면 옆동네인 테란맵 세상에서는 11위고, 저그맵 세상에서는 17위입니다(...) 희대의 토스맵이라고 줄창 까였던 패러독스 전체버전과 카트리나 전체버전의 경우 토스 진영에서는 각각 18위(57.106%)와 19위(56.862%)이지만 그 성적표(?)를 테란과 저그진영으로 들고 가게 되면 테란이네 57위와 61위, 저그네 62위와 65위가 되고 마는 이 안타까운 현실 앞에 깊이깊이 애도를(...)
이 맵에서 이 종족이 나온다는 것은, 그냥 객기일 뿐
테란 - 얼터너티브, 아웃라이어 전체버전, 체인 리액션 전체버전, 아즈텍, 아즈텍 전체버전 - 모두 기대승률 33.3% 이하.
저그 - 황혼의 그림자, 지오메트리, 제이드 전체버전, 제이드, 신 태양의 제국 - 모두 기대승률 33.3% 이하.
토스 - 운고로 분화구, 청풍명월 전체버전, 용오름 전체버전, 백두대간, 신 용오름 - 모두 기대승률 30.5% 이하.
전반적으로 토스의 기대승률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 외에 특이한 맵들
1) 아카디아2.
클래식한 스탯을 적용한다 했으면 반드시 맵 밸런스상 최상위권, 그것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았어야 할 맵입니다. 테저 44:41, 저프 32:30, 프테 25:27로 클래식 비율상 모든 종족전이 52:48 내로 들어가며, 이렇게 클래식 비율로 비교해 봐서 세 종족전이 모두 52:48 내로 들어가는 개념맵은 없습니다. 그 타우 크로스도 프테전이 64:59로 아깝게 52:48을 살짝 비껴나고(52.033:47.967), 52.5:47.5 내로 쳐도 타우 크로스와 아카디아뿐이며, 범위를 넓혀서 55:45 내로 들어간다 쳐도 11개뿐인 맵들 중 하나인 희대의 개념맵인 아카디아2. 근데 왜 이 맵은 순위권에서 벗어났을까요?
답은 동종족전에 있습니다. 테테전 24회, 저저전 47회인데 프프전이 11회밖에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이 맵이 게임단에게 받아들여지기로는 프로토스 카드는 좀 내보내기가 껄끄럽고 저그에게 좋은 저그맵이라는 인식이 당대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 저테전 10:0 이걸 뭔 수로 극복하냐 롱기누스는 극복이 되겠지만 이건 답이 없다 하고 수백 플은 달리던 기억이 생생한데(결과는 반대로 되었죠), 그런 인식이 이 맵을 저그맵으로 낙인찍으면서, 결국 이 맵은 희대의 개념맵인데도 시대가 원하는 개념맵이 아니었다는 비운의 타이틀을 달고 만 거죠.
아카디아 합산버전은 38위, 아카디아2 단독으로는 42위라는 것이 그것을 반영합니다. 밸런스로만 놓고 봐도 각각 31위와 32위. 시대는 이 맵에 저그맵이라는 낙인을 찍어버렸고, 그것이 이 맵을 비운의 명맵으로 만든 것이죠.
아카디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이러한 비운의 명맵 소리를 들을 만한 맵이 하나 더 있습니다. 기요틴 초기버전. 기요틴은 테저 39:38, 저프 29:27, 프테 17:14로 상당한 명맵이지만 역시 동족전 비율이 20:34:11이 되어 나가리가 된 케이스죠. 밸런스 순위는 34위.
2) 패러렐 라인즈 시리즈.
패러렐 라인즈 1과 3은 50전을 못 넘겼고, 2는 70전 가량 벌어졌는데, 순위는 2가 50위입니다. 1과 3은 그 밸런스 그대로 갔다고 쳤을 때 각각 138위와 19위를 기대할 수 있고, 통합버전은 18위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통합버전이 가장 편차가 적고, 버전이 낮을수록 편차가 커진다는 거죠. 이게 가능한 이유는 1이 테란맵, 2가 저그맵, 3이 토스맵(을 가장했지만 어쩌면 개념맵)이기 때문입니다(...)
3) 많이 쓰인다고 밸런스가 다 좋지는 않다 - 로템, 루나, 파이썬
흔히들 국민맵이라고 하는 로템, 루나, 파이썬의 경우는, 밸런스 순위가 각각 이렇습니다. 로템은 버전이 너무 많아서 그 통합버전을 놓고 보면 119위(버전이 6개인데 그 중 가장 상태가 좋으면서 50전 이상은 한 맵의 순위가 78위), 루나는 통합은 21위인데 루나 더 파이널만 놓고 보면 94위, 그리고 파이썬은 72위라는 겁니다. 로템은 테≒저>>프, 루나는 저>>테>프, 파이썬은 테>>저>>프의 꼴입니다. 어느 맵이나 토스가 죽어나는 맵은 확실하죠(...) 실제로 토스의 기대승률은 약 40% 선에서 형성됩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공방에서는 투혼이 대세이던데 그건 참 만족할 만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투혼은 앞서 말했듯이 밸런스가 아주 좋습니다.
총 데이터
2인용 맵에서는 테저 52.3:47.7, 저프 56.4:43.6, 프테 50.6:49.3. 총 15920경기.
3인용 맵에서는 테저 51.8:48.1, 저프 59.0:41.0, 프테 51.4:48.6, 총 8549경기.
4인용 맵에서는 테저 54.2:45.8, 저프 58.4:41.6, 프테 49.4:50.6, 총 39269경기.
전체 테저 53.5:46.5, 저프 58.0:42.0, 프테 50.0:50.0, 총 63738경기.
보시다시피, 유일하게 역상성에서 밀리는 게 4인용 맵에서의 프테전입니다(...) 저그는 하여간 토스는 확실하게 학살해 왔구요. 그래서 김택용이 더 위대한 게이머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마치며
맵의 밸런스를 놓고 스타1의 역사를 논하고자 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옵니다. 테>저>>프=테. 농담이지만 괜히 테뻔뻔, 프징징, 저묵묵이라는 이야기가 나돌던 게 아니구나.
어쩌다 보니까 의미없는 숫자놀음같은 게 엄청나게 길어졌고, 가면 갈수록 제가 피곤해서 그런지(...) 글이 좀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감이 없잖아 있네요. 좀더 나은 분석 방식, 소위 말하는 Better Method를 가지고 분석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한 5년만 더 빨리 분석해볼걸 싶기도 하고...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제 인생에 있어서 잊을 수 없고 지금도 하는 게임이 되었기에, 이런 분석도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분석 방법은 스타2나 다른 RTS류에서 그대로 적용이 가능하죠.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맞춤형으로 저격하는 것에서 좀더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대세는 대세죠. AOS류에서는 이러한 밸런스 데이터를 맞추는 것은, 사실 어렵습니다. 종족이 딱 정해진 게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이런 것을 포지션별 캐릭터의 전적이라던지, 아니면 그냥 다 뭉뚱그려서 캐릭터의 전적이 이러이러한데 이 중 미러 매치가 몇 번 발생했고 밴픽전에서는 어떻고 저떻고... 이렇게 게임 한 개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효과적이고 객관적으로 숫자놀음(?)을 해 볼까 하는 고민, 그런 고민이, 이제는 프로게임계에도 필요하지는 않을까요. 어쩌면 이미 다 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 글은 철저하게 그런 측면에서의 접근입니다.
또한, 이 글은 그간 오랜 세월 우리를 울리고 웃겼던 15년간의 스타크래프트 맵의 영욕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솔직히 친구들끼리 게임하면서 맨 헌터 파이썬 로템 뭐 이런 맵만 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이 글은 그러한 색다른 재미, 다른 재미있어 보이는 맵 중에서 이 맵 한번 해 보면 어떨까 하고 고를 수 있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밸런스 계산 파일을 첨부합니다. 적어도 퍼갈 일이나 다른 곳에 적용할 일이 있으시다면 출처 정도는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료를 만들면서, 그간 저를 울리고 웃겼던 많은 경기들을 떠올리게 하여,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