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민머리요정입니다.
제 기대보다 많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정말 깊은 감사의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프라임
전지원 선수가 드디어 프로리그 첫승을 거뒀습니다.
어제 CJ 엔투스와의 경기에서 2대0으로 밀리고 있던 3세트에 출전했는데,
상대는 최근 기세가 꽤 괜찮았던, CJ의 유일한 저그 한지원 선수였습니다.
이런저런 평가를 따져봐도,
한지원 선수의 승리에 무게감을 두게 마련이지만 동족전은 조금 다릅니다.
그리고 전지원 선수가 ST-Yoe전에서 이승현 선수를 상대로 보여준 빌드나 전략을 생각해봤을때,
전지원 선수가 차세대 저그로 가능성이 많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런 기대에 부응하듯, 드디어 첫승을 거뒀습니다.
맵은
폭스트롯 랩
전지원 선수가 빨간색, 한지원 선수가 파란색입니다.
전지원 선수의 빌드는
1분 56초 산란못 - 2분 35초 앞마당으로, 선 산란못 체제를 선택했습니다.
반면
한지원 선수의 빌드는
2분 6초 앞마당 - 2분 29초 산란못으로, 앞마당을 먼저 선택했습니다.
작은 빌드의 차이지만, 이 차이로 게임의 양상이 재밌게 흘러갑니다.
이후에 빌드는 비슷했습니다.
3분 3-5초대 추출장도 1-2초 차이로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고,
서로의 앞마당을 확인한 시간 역시, 3분 27초에 동시에 확인했죠.
3분 50초 상황에서 양 선수의 생산은 이렇습니다.
앞마당을 먼저 가져간 한지원 선수가 먼저 앞마당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앞마당이 완성됨과 동시에 여왕을 먼저 생산하기 시작하죠.
중후반 운영싸움으로 진행된다면, 한지원 선수가 유리해질 수있는 작은 차이입니다.
이후에도, 서로
저글링의 발업을 거의 비슷한 타이밍에 눌러줬고,
맹독충 둥지 역시, 수비용이나 공격용으로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비슷한 타이밍에 눌러줬습니다.
이런 양상이 계속된다면, 운영싸움에서 전지원 선수가 같은 타이밍에 병력이 적을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진지원 선수가 먼저 승부수를 띄웁니다.
6분 6초. 전지원 선수가 번식지 테크를 선택하지 않고,
바퀴소굴을 선택함으로 올인으로 경기를 끝내겠다는 과감한 선택을 합니다.
6분 11초. 한지원 선수는 전지원 선수의 대군주 1기를 잡아줬고,
그 시간에 번식지 테크를 선택합니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가 바로 여기였습니다.
6분 30초. 한지원 선수가 대군주 정찰을 통해,
전지원 선수 앞마당에 추출장 2개가 올라가는 것을 확인합니다.
여기서
전지원 선수가 1차례 심리전을 걸었는데요.
한지원 선수는 번식지 테크에, 본진과 앞마당 가스를 모두 채취하는 운영을 선택했습니다만,
전지원 선수는 본진 가스는 1곳만 채취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전지원 선수가 앞마당에 2개의 추출장을 올리는 것을 보여줌으로,
[나의 빌드도 너와 같은 운영이란다]라고
상대를 현혹시킨 것입니다.
이렇게 상대를 속이면서, 전지원 선수는 바퀴와 저글링, 맹독충으로 한방을 준비합니다.
7분 40초. 상대를 운영이라고 생각하니,
한지원 선수는 둥지탑을 지으며 뮤탈을 준비합니다.
8분 01초 한지원 선수의 대군주가 상대의 바퀴를 발견합니다.
전지원 선수는 바퀴 역시, 최대한 돌려서 시야에 안들어오게 이동시켰고,
저글링은 전진해서 맹독충으로 이미 변태.
후속으로 바퀴에 저글링을 계속 찍어주며 마지막 한방을 준비합니다.
한지원 선수는 바퀴를 보고서 급히 본진에 촉수 3동을 지으며,
막으면 이긴다는 생각으로 수비를 준비합니다.
촉수의 건설시간은 50초입니다.
전지원 선수는 이 타이밍을 노린듯이, 8분 40초대에 바퀴를 앞세워 공격을 시작합니다.
바퀴로 건설된 촉수를 먼저 일점사하고, 이후 맹독충으로 상대의 저글링과 여왕에 피해를 주고,
바퀴로 일점사하는 방식의 작은 컨트롤 싸움이 시작됩니다.
전지원 선수의 맹독충이 여왕과 저글링에 정확히 충돌했고.
건설중인 촉수들 역시 모두 파괴에 성공합니다.
바퀴들은 많은 피해없이 다수가 살아남았고, 후속 맹독충들은 일벌레를 잡는데 주력하죠.
주요 병력은 물론, 맹독충에게 다수의 일벌레까지 잃은 한지원 선수는,
결국 이를 버텨내지 못하고 GG를 선언합니다.
----------------------------------------------
저그 동족전 뿐 아니라 테란과 토스 동족전에서도,
심리전이 타종전에 비해서 유난히 치열합니다. 아니, 치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상대의 앞마당을 발견했을 때, 빌드의 차이도 알게되었고,
부화장 완성 타이밍이 다르니, 여왕으로 인한 스노우볼도 생각했을 것입니다.
같은 타이밍에 일벌레의 숫자 차이가 11기나 차이가 났었기 때문에,
전지원 선수가 승리를 위해선 중요한 한방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전지원 선수가 앞마당의 추출장 2동을 건설하며,
상대에게 작은 심리전을 걸었고, 이것에 한지원 선수가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바퀴를 최대한 숨긴 움직임도 있었고, 촉수가 완성되기 직전 타이밍을 노린 것까지.
여러가지 면에서, 전지원 선수의 첫승경기는 정말로 훌륭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난번, 이승현 선수와의 경기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놀라운 빌드를 가져왔다는 평을 받았는데,
이번 경기에서 첫승을 따내며,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차세대 저그 게이머로써 전지원 선수가,
이번 프로리그에서는 동족전이나, 폭스트롯 랩으로 계속 출전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라임 소속인만큼,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 앞으로도 멋진 활약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