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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1/02 11:46:42
Name 운명의방랑자
Subject [스타2] 잡생각 투척합니다. 2015 WCS, 비한국인 선수들은 어디로 움직일까요?
11월 1일, 바로 어제였죠. 블리자드는 자기들이 만들었던 천하삼분지계가 실패로 끝났음을 인정했습니다. 초창기부터 한국이 완벽하게 패권을 잡고 있을 뿐 아니라 선수층마저도 다수를 차지하는 스타 2 시장에서, 블리자드는 어설프게 해외 판을 개방했다가 상상을 초월하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할 말을 잃었을 겁니다.

고민 끝에 마련한 개편안은, 저퀴님의 말 그대로 '두번째 시스템 구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https://cdn.pgr21.com/?b=6&n=55548). 북미와 유럽의 통합 프리미어 리그가 생기고 참가 요건이 강화되었으며(편의상 이걸 '통합진영'이라고 하죠), 한국에선 스포티비 게임즈가 새로운 개인 리그의 출범을 시사하며 참가 요건이 없는 두 개의 글로벌 프리미어 리그가 생겼습니다(이건 '글로벌 진영'이라고 하죠). 천하삼분지계가 천하이분지계로 바뀌고, 정립(鼎立)에서 양립(兩立)으로 패러다임이 옮겨갔습니다.

2013년의 한국-북미-유럽은 (사람들이 인정하던 인정하지 않던) 서로 동등했지만, 2015년의 통합진영과 글로벌 진영은 서로 매우 이질적입니다. 통합진영은 챌린저 리그부터 각 지역을 최대한 보호하지만, 글로벌 진영은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습니다. 통합진영은 프리미어 리그가 하나이지만, 글로벌 진영에는 둘이 있습니다(글로벌 진영에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질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통합진영에는 이제 한국인 선수들이 좀 줄어들겠지만, 이들이 합류하는 글로벌 진영에선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입니다.

개편안의 핵심은 "한국인 못 막으니까 해외를 최대한 보호해보자"입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비한국인 선수가 글로벌 진영에서 활동하는 것은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2014년까지는 이걸 고민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한국이 제일 빡세다는 건 더 말 할 필요가 없고, 그런 지옥 같은 곳 비한국인이 도전해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실제로도 라이언 비스벡의 당찬 포부가 전부였죠.
그런데 북미·유럽 프리미어 리그가 통합되었으므로 64장의 출전권은 32장으로 반감했고, 챌린저 리그부터 지역별로 나뉘기 때문에 실질적인 문턱은 더 높아졌습니다(예를 들어 중국인이라면, 잡을 수 있는 티켓은 두 장밖에 없겠죠). 이젠 통합진영에서 헬게이트가 열릴 가능성도 계산을 해야 합니다. 반면 글로벌 진영은 경쟁이 치열한 거야 똑같지만, 프리미어 리그가 둘이라서 운만 좋으면 곱절의 소득을 거둘 수가 있습니다. 설령 한 곳에서 말아먹어도, 다른 한 곳에서 평타를 치면 못 버틸 것도 없죠.

지금까지 한국에서 활동하는 것은 득이 되지 않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래서 내년 글로벌 진영은 (한국인 선수들의 귀환을 유도하기 위해) (양대리그 체제를 필두로) 많은 꿀을 발라놓았습니다. 그런데 비한국인 선수들이 여기에 도전해서 그 꿀을 빨아먹어도 상관이 없죠. 그리고 내년 통합진영은 통 알 수가 없습니다. 궁금증은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비한국인 선수들이 글로벌 진영에 도전하는 도박을 시도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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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02 12:29
수정 아이콘
그런데 SPOTV 게임즈의 프리미어는 16강이란 게 문제라고 봅니다. 대회는 두 곳이지만, 실질적으로 문은 48강 정도인데다가, 그 대회는 중복 출전이 되죠. 사실상 따지고 보면 그 이하가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비한국인 선수들이 도전하긴 어렵다고 봐요.
엘더스크롤
14/11/02 12:53
수정 아이콘
갑자기 너무나 많은 대회가 생겨버렸네요...

GSL3회 스포TV스타리그3회 케스파컵3회 핫식스컵1회 글로벌파이널1회

듣기로는 블리자드가 한국지역에 시즌파이날급대회 2번 연다는거같던데.. 그럼 도대체 몇개의 대회가 열리는건지..
운명의방랑자
14/11/02 13:04
수정 아이콘
일단 GSL 3회. 여기에 스포TV 게임즈 개인 리그 병행, 케스파 컵이 3회로 확장, 4라운드제 프로리그…최소 10회는 확정이죠.
근데 해외는 프리미어 리그가 통합된지라…시즌 파이널만 돌아오면 완벽할텐데요.
14/11/02 14:40
수정 아이콘
그동안의 대회가 솔직히 한국 내의 선수들을 많이 안 챙겨준것에 더 가까운 느낌이 듭니다. 오히려 이번 개편 체제가 비한국인을 더 존중하는 체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거기서 취업 비자를 따버리고 머무르게 되어버리면...
가루맨
14/11/02 15:09
수정 아이콘
비한국인은 일단 통합 프리미어 리그 우승이라도 좀...
운명의방랑자
14/11/02 15:27
수정 아이콘
어떻게든 통합진영에 남을 한국인 선수들이 꽤 있을 거라 봐서요…2015년 돼도 그렇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NoAnswer
14/11/02 18:37
수정 아이콘
한국에 대회가 많이 신설되기는 하나, 드림핵 iem 홈스토리컵 레드불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해외 코어대회도 많은 만큼 해외 선수들이 한국으로 들어올 일은 잘 없어 보입니다.
azurespace
14/11/03 20:46
수정 아이콘
절반으로 줄었어도... 외국인들 입장에서 그 지옥같은 한국놈들이 절반 이하로 줄면 오히려 해볼만한 거지요.

체제가 바뀌었으니 잘하면 스누테나 스칼렛, 버니 같은 선수들을 내년 그파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운명의방랑자
14/11/04 01:05
수정 아이콘
스누테와 스칼렛, 버니 얘기가 나온 김에 첨언하자면, 누가 봐도 확실한 강자들은 글로벌 진영에 안 오는 게 낫죠. 실력은 그저 그렇지만 지역에서 압도적인 선수들(메이저라던가)도 안 올 겁니다. 문제는 아주 강하지는 않은 경우인데, 이쪽은 감이 안 잡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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