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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04 02:02:52
Name SKY92
Subject [기타] [스타1] 이제동 최고의 개인리그 -1
에버 07 스타리그에서 로얄로더를 달성하고 곰 TV MSL 시즌 4 우승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이제동선수. 곰 TV MSL 시즌 1 이후 딱 1년만에 올라온 MSL 이었습니다. 통산 2번째 MSL이었죠.

저때의 이제동의 평가는 이미 테란전,저그전은 의심할 여지없이 최고였지만, 토스전은 송병구를 5전제에서 꺾고 우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뭔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송병구가 2세트 역전패의 여파로 3,4세트에서 멘붕한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었고요. 그런 가운데 조지명식에서 스타팬 모두가 쌍수를 들고 환영할만한 매치가 성사됩니다.

역사상 저그전 최고의 프로토스이자 당시에도 저그전 최고의 프로토스였던 김택용이 3저그를 자신의 조를 끌어들이며 첫 상대를 이제동으로 지목하게 된것이죠. 당시 이제동선수는 그 전대회 우승자인 박성균선수와 개막전을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에 대진을 꺼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그러나 이 바람은 결국 더 높은곳에서 이뤄집니다.), 김택용선수는 이제동선수가 자신을 무서워하는것 같다며 약간 도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경기의 기대감을 더 높였습니다.

그렇게 전설의 시즌이 개막되었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은 배터지도록 많았습니다. 비수류에 대항하는 네오사우론의 시작이라는 평이 나올정도로 저프전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경기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고 이제동의 토스전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김택용이, 3.3이후로 저렇게 초반에 자신이 하고 싶은 빌드를 들고나와서 주도권을 잡은뒤에 휘두르기 시작하면 나가떨어지지 않는 저그는 없었기에... 그래서 이 이제동의 승리는 더욱더 큰 반향을 불러왔습니다.

결국 이 경기의 충격때문인지 김택용은 패자전에서 박명수와의 경기에서 평소답지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탈락하게 되고.... 승자전으로 간 이제동의 상대는 반대편에서 박명수를 잡고 올라온 저그의 또다른 전설 투신 박성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초반 불리하게 흘러갈수 있던 빌드였지만 정찰운의 이점을 활용하여 어느정도 격차를 좁힌뒤에 기막힌 저글링 찌르기로 드론 2기를 잡아 '항상 저그전에서 보여주던것처럼' 스무스하게 자신의 페이스로 끌고옵니다. 어느새 자원에서도 밀리기 시작한 박성준은 이제동의 점점 쌓여가는 뮤탈리스크를 스컬지로써 줄여주려고 하지만 그마저도 이제동의 컨트롤에 무산되며 결국 항복을 선언할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클래스는 살아있어서 박성준은 이 패배를 극복하고 최종전에서 다시 박명수를 잡아내며 2위 진출에 성공합니다.

이날 32강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저그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고, 이미 온게임넷 스타리그를 우승했지만 의심할 여지 없는 MSL 우승후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막 조별 듀얼토너먼트를 통과해 토너먼트의 초입에 들어선것일 뿐이었고, 가야할 길은 아직 멀었습니다.

16강 토너먼트에서 만난 첫 상대는 박찬수. 훗날의 흑역사는 제쳐두고, 당시의 박찬수를 만난것은 한마디로 이제동이 16강 대진상 만날수있는 가장 껄끄러운 상대를 만난 셈이었습니다.

이제동의 저저전이야 데뷔때부터 알아줄정도였고, 경기를 거듭하면서 괴물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런 이제동의 기세에 2번이나 흠집을 낸게 박찬수였습니다. 06년 저그전 9연승, 07년 저그전 11연승을 저지했을정도로 박찬수도 만만치 않은 저그전 실력자였고, 이 당시에는 처음으로 양대 개인리그에 오르며 슬슬 자신의 향상된 기량을 펼쳐보이려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 시즌에는 온게임넷 스타리그 4강까지 가게됩니다.)


그렇게 이제동에게 만만치 않은 싸움이 예고되어있었고, 실제로 경기 초반 양상도 그렇게 흘러가나 했지만...






이미 우승을 차지한 이제동은 2번의 흠집이 난 그때보다 더 완벽해져있었습니다. 첫경기는 불리한 정찰운, 두번째 경기는 불리한 빌드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할만큼의 판단력과 타이밍으로 경기를 자신의 것으로 끌어오며 8강 진출 티켓을 잡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9드론으로 12풀을 잡은 두번째 경기도 그렇지만 첫번째 경기의 스컬지로 뮤탈 줄여주기와 이후 칼타이밍도 대단했다고 봅니다. 그 경기 초반만해도 또 연승이 끊기는게 아닌가 했는데 말이죠. 이 대회 이제동의 경기는 매경기가 명경기였지만 이 시리즈에서 자신의 저저전 명경기 목록에 들어갈만한 경기를 남기며 8강에 진출합니다.

그렇게 난적을 꺾고 올라간 이제동에게는 운명과도 같은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데뷔하자마자 첫 진출한 Daum 스타리그에서 바로 4위, 그러나 그 이후 아직 여물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그 다음시즌 곰 시즌 3 MSL 32강, 에버 07 스타리그 8강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이 8강 이후에 "깨달음을 얻었다."라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영호는 그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듯 전 시즌보다 더 각성한 경기력으로 다음시즌 개인리그에서 거칠것 없는 기세를 보여줬습니다.  

이 시즌 이영호의 MSL에서의 행보만을 요약해보자면, 32강에서는 캐리어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로키라는 전장에서 처음으로 안티캐리어를 보여주며 윤용태를 충격과 공포에 빠트렸고, 16강에서 진영수를 데뷔한지 1년만에 몰라보게 향상된 테테전 운영능력을 보여주며 압살했습니다.

이런 우승은 시간문제인듯한 경기력으로 '어린 괴물'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소년과의 경기가 MSL 8강 뿐만 아니라, 동시기에 열렸던 박카스 08 스타리그 8강, 그리고 이벤트전이긴 했지만 곰 TV 인비테이셔널 8강에서조차 성사되는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라이벌 관계 성사는 이렇듯 시운이라는 것을 타고나야 되나봅니다. (그리고 훗날 이 둘은 더 큰 무대에서 1년내내 질리게 싸우는데....) 스타팬들의 이목은 이 화제의 3연전의 첫 시작인 MSL 8강 5전 3선승제에 집중되었습니다.








첫세트 카트리나에서는 이영호의 완벽한 메카닉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며 대회 첫 패배를 기록하게 됩니다.(설마 이 승부가 박카스 08 8강 3세트의 복선이 될줄은...) 그러나 두번째 세트 블루스톰에서 자신의 특기인 뮤탈리스크 컨트롤 이후 가디언 마무리로 같이 대회 첫 패배를 안긴 이제동.  그리고 대망의 3세트.....




이 두선수의 대결이 리쌍록이라 명명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3세트 로키에서, 이제동은 초반 선러커 운영을 하다가 이영호의 기민한 바이오닉 운용에 4가스 멀티가 번번히 저지당하면서 고전하게 되지만, 끝끝내 하이브 이후 디파일러 운영으로 숨막히는 난전끝에 신승을 거두며 다전제의 페이스를 가져오게 됩니다.



4세트 조디악에서 과감히 노스포닝 3해처리로 배를 짼 이제동을 이영호는 1배럭 더블상황에서 치즈러쉬로 응징하려 하지만 이제동의 침착한 방어앞에 막히게 되고, 이후 이제동은 집요하고 날카로운 저글링 역습으로 매치포인트를 따며 승부를 종결시켰습니다. 동시에 송병구와의 결승전 이후 첫번째 5전제에서 그때와 똑같은 스코어인 패승승승으로 이기게 되며, '이제동 스코어'의 역사를 써내려가기도 했지요.

평생의 라이벌과의 첫번째 5전제를 승리로 마감한 이제동은, 조지명식에서의 바람을 4강에서 이루게됩니다. 전 시즌 마재윤과 김택용을 꺾고 로얄로드의 길을 걸은 테란의 신성 박성균을 4강에서 만나게 된것입니다.

길어져서 다음편에서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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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04 02:15
수정 아이콘
아 저 이영호와의 로키2 경기 엄청 재밌게 봤네요 난전에 이영호 바이오닉이 정신을 못차렸었죠
기차를 타고
14/08/04 05:30
수정 아이콘
다시 봐도 이제동의 저저전은 참 ..
오클랜드에이스
14/08/04 09:55
수정 아이콘
로키에서 이제동선수 본진은 드론 5기로 가스를 채취하고 있었죠......

디파일러 마운드를 잘못 지어서 그랬던 것 같구요.

그런데도 끝끝내 역전해서 놀랬던 기억이 납니다.
blissfulJD
14/08/04 22:43
수정 아이콘
천천히 다시 봐야겠습니다.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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