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이란 세월(?)이 이렇게 훅 지나갔다는 것에 기분이 참 묘하네요~


삼세번 일어났던 그 때는 제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

한참 야자 빡세게 시킨다는 고등학교를 들어가서,

스타리그를 죄다 친구에게 문자중계 받던 시절,

잘은 기억 안나지만, 임진록이, 그것도 4강에서 맞붙는다는 그 스케쥴은

당시 같은 반 모든 아이들을 흥분시켰고

공부고뭐고 모든 신경을 친구의 문자에 집중시키고 있었습니다.

물론, 제 옆자리 친구도 그녀석의 다른 친구에게 중계 받고 뭐 그런 분위기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첫경기, 두번째 경기가 어떤식으로 중계가 되었었는지, 그걸 받아들이는 저를 비롯한 아이들의

반응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마지막 세번째 경기가 시작되고,

" 또 나가!!!!"

라는 친구의 문자를 받았던 기억은 또렷합니다.

반아이들이 웅성웅성대며 몇몇아이들은 역시 그분이라고 자기일인마냥 기뻐하고..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결국 하다하다 그분은 마침내 스타의 근간을 뒤흔들 말이 안되는 필살기를 개발하신건가??

왠지모르게 흥분이 가라앉질 않아, 11시가 되기전 (11시가 야자끝나는 타임이었습니다)

친구 몇놈과 야자를 1시간일찍 째고 근처 피시방에 가서 파이터포럼 및 드랍동의 반응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생각보다 그분을 질타하는 수많은 글들과,

희생양이 되어야만 했던 수많은 닭들,

그리고 같은시각 홀로 피시방을 찾아야 했던 임진록의 진...


아니 이게 벌써 십년 전이라니!!!

에???? 십년???

그럼.. 제기억이 맞다면.. 33대첩은 4년 뒤에 일어나나요?

그 역시 오티가있다가 친구한테 문자중계를 받았었던 기억이 납니다만,

깜빡하고 있다가 어떻게 됐냐고 재촉하니,

벌써 마지막 경기고, 금마의 앞마당에서 택용이의 질럿이 막 난도질중이라고..



참,

몇 년 전만해도 핸드폰으로 인터넷도 잘 안되고,

이렇게 문자 중계를 열심히 받던 시절이 있었네요.

당시 17살이던 제가 드랍동의 얼굴도 모르던 분과 문자친구가 되어

서로 스타리그 시간만되면 중계해주고, 문자주고받고 했던기억도 나구요.


뭐 이것 뿐이겠습니까

말하자면 입아픈 수많은 스타리그 관련 일화들이 여기 모든 피지알러 여러분께도 있겠지요.

그때를 떠올리면 흐뭇해지고 입고리가 올라가는건,

어찌되었건 그 시절이 행복했었다는 의미겠지요.


곧있으면 시작할 또 다른 임진록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