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신비로운 고대 종족이 우주를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우주의 여러 미개 종족들을 돌보면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죠. 자기들의 목표, 물리적 정점까지 진화할 가능성을 가진 종족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선택한 건 아이어라는 정글 행성의 토착종이었습니다. 초보적인 부족 사회를 이뤘고 초능력으로 대화를 하던 강인한 신체를 가진 종족이었죠. 이들이 개발한 프로토 유전자 조작이 시작됐고, 진화가 시작됩니다. 그 기대는 어긋나지 않아서 아이어 전체를 덮으며 번영했고, 이들을 첫 번째 창조물(그리스어에서 따 왔죠), 프로토스라 부르게 됩니다. 프로토스는 그들의 창조주나 다름없는 이들을 젤나가(Xel’naga먼 곳에서 온 탐험가들), 혹은 이한 리(Ihan-rii위대한 스승)이라 부르게 됩니다.
+) 생긴 거야 다들 아시듯 키가 3미터에 역관절, 입도 귀도 없이 텔레파시로 대화하고 광합성으로 살죠. 결혼은 없는 모양이지만 번식은 인간과 같지 않을까 싶네요.
젤나가는 이들 앞에 직접 나타나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고, 프로토스는 그들을 스승이자 신으로 섬깁니다. 이렇게 더욱 발전해 갔죠.
하지만 프로토스는 차츰 교만에 빠졌고, 자기들끼리 싸우게 됩니다. 이게 극에 달해서 서로를 연결해 줬던 정신 감응 연결을 다 끊어버리고 말죠. 여기에 창조주 젤나가까지 의심하게 됩니다. 젤나가는 이에 경악했고, 실험 실패를 선언하고 아이어를 떠나려 했습니다. 이에 분노한 프로토스는 젤나가 우주선을 공격해 버렸죠.
실망한 젤나가는 형태의 순수(purity of form)를 추구했기에 실패했다고 판단, 정수의 순수(purity of essence)를 추구하게 됩니다. 다음 목표는 제루스라는 화산 행성의 작은 곤충형 종족이었죠.
이게 스 2로 가면 (정확히는 소설 다크 템플러 사가) 젤나가가 번식이 불가능했고 형태의 순수함을 가진 프로토스와 정수의 순수함을 가진 저그를 따로 키워 자연스럽게 합쳐져 젤나가의 재림을 계획한 거라고 바뀝니다. 일단 이 두 종족의 합체 떡밥은 오리지널 저그 캠페인에서 오버마인드가 말 하긴 했죠. 그런데 이러면 좀 이상해지는 게 프로토스를 실패라 생각한 게 아니라 성공한 거라 생각하고 다음 실험을 위해 떠나려 했던 게 돼 버리는 거죠. 뭐 딱히 신경 안 쓰는 모양입니다만 -_-;
창조주가 자기를 버렸습니다. 남은 프로토스들은 남 탓을 하면서 서로 싸우게 됩니다. 이를 '영원한 투쟁'이라 부릅니다. 정말 엄청난 시간 동안 자기들끼리 싸웠던 모양입니다.
그러다 그들의 역사를 바꿀 위대한 발견이 나타납니다. 사바산이라는 젊은 학자가 케이다린 수정(Khaydarin Crystal)을 발견한 것이죠. 젤나가가 프로토스를 진화시킬 때 사용한 거였습니다. 이걸로 프로토스 사이의 정신 감응 링크가 소멸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그 방법을 찾아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가르치게 됩니다. 이를 통해 각 부족간의 화해가 시작되죠.
+) 이 케이다린 수정은 수정탑 등에서 참 쉽게 볼 수 있죠. 걍 플토와 저그에서 수정이 나오면 다른 명칭이 없는 이상 무조건 이거.
스타크래프트 연표를 보면 이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는지 내전이 아예 끝나기까지도 (기원전 500~기원후 500) 천 년이 걸렸던 모양입니다. -_-;
이후 그는 카스(Khas 질서를 세우는 자)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내전은 끝났고, 칼라라는 이름의 새로운 사회가 만들어집니다. 심판관(정치)-기사단(군사)-칼라이(노동자)라는 세 개의 카스트로 구성된 사회였습니다. 뭐 그렇다고 힌두교식 카스트는 아니었죠. 플라톤의 이상사회에서 따왔을 겁니다.
이들은 발전을 계속하며 우주로 손을 넓힙니다. 젤나가 대신 다른 종족들을 보호했으며 이를 젤나가가 맡긴 신성한 책무라 생각했죠. 이를 대울(Dae'Uhl)이라 칭합니다.
이렇게 프로토스 세계는 안정을 되찾고 번영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폐쇄적인 경향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칼라에 따라 모든 프로토스를 획일화 한다는 것, 반대하는 이들이 안 생길 수 없었죠. 여기 앞장선 것이 사르가스 부족이었습니다. 이들은 딱히 다른 프로토스를 적대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따르지도 않았죠. 다양성과 자유를 내세우면서요. 대의회는 이들을 이단으로 낙인 찍습니다. 이들 때문에 다시 영원한 투쟁이 시작될 거라는 공포 때문이었죠.
어려운 문제입니다. 끝없는 전쟁을 끝낸 게 칼라였지만 그건 자유를 침해하긴 하는 거니까요. 안정을 위한 공동체주의냐 위험을 가진 자유주의냐의 대립이니까요. 거기다 이들이 벌인 일을 생각해보면 더 머리아프죠 -_-;
대의회는 기사단에 이들을 말살하라는 명을 내립니다. 하지만 젊은 지휘관 아둔은 차마 그럴 순 없었기에 이들을 숨겨주죠. 언젠간 그들이 칼라 아래 들어오길 바라면서요. 하지만 그들은 아둔에게 감사하면서도 칼라는 거부합니다. 이 때 그의 수제자가 바로 라자갈입니다.
"그 자비를 전 절대로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전 성실한 학생이 되겠어요. 그리고 제가 우리 모두의 의지에 확신을 갖고 있는 한 당신이 요구하는대로 하겠어요, 집행관이시여. 저희들은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지식을 쓸 겁니다. 그림자와 결합하여 모습을 감출 거예요. 그리고 그 날이 오면 우린 흔쾌히 우리의 형제 자매들과 재결합하겠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적대세력이 된 것이 우리가 원하는 바는 아니였으니까요."
이들은 아무도(스스로도) 바라지 않았던 일을 벌입니다. 자제력을 기르며 수련했던 기사단과 달리 자기들의 초능력을 제어하지 못 한 것이죠. 이들이 일으킨 사이오닉 폭풍에 많은 피해가 생겼고, 대의회는 아둔이 이들을 숨긴 걸 알게 됩니다. 대의회는 분노하면서 이번엔 그들을 젤나가가 버리고 간 우주선에 태워 추방하게 합니다. 지금 와서 아둔을 처벌하면 반체제 부족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게 돼 버리는 거였으니까요.
헌데 이들을 증오하던 대의회의 지도자 코르타눌이 그들을 공격합니다. (대의회의 다른 이들도 이를 불쾌해할 정도였습니다) 이들간의 전투가 벌어졌고, 아둔은 칼라와 공허의 힘을 한 몸에 모읍니다. 이를 통해 반체제 부족들이 달아날 시간을 벌어준 것이죠. 그리고 어딘가로 사라져 버립니다. 이후 암흑 기사들은 그를 칭송했고, 대의회에서도 그를 칼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죽은 걸로 왜곡해 칭송합니다. 지금이야 태사다르로 많이 옮겨갔지만 여전히 존경받는 프로토스로 남아있죠.
설정이 영 매끄럽지 못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_-a 거기다 기록을 중시하는 프로토스치고 이런 역사왜곡이 계속 통하다니 참... 뭐 위의 설정이 나온 소설 다크 템플러 사가가 욕 많이 먹긴 합니다만. 암흑 기사들이라면 모를까 스 1에서 계속 나오는 엔 타로 아둔이 왜곡, 그것도 정반대로 왜곡된 거라는 겁니다. 좀 그렇네요.
이 반체제 부족은 공허의 힘을 배우며 스스로를 은폐할 수 있게 됩니다. 칼라의 프로토스와는 다르다는 걸 나타내기 위해 정신 감응 기관을 잘라내 버렸구요. 이들은 수세기 동안 우주를 떠돌다 샤쿠라스라는 어두운 행성에 정착합니다. 젤나가 사원이 있어서였죠. 스스로를 네라짐이라 불렀으며, 햇빛이 잘 안 들어도 광합성이 잘 되도록 진화한 것 같습니다. 이들의 소문은 아이어까지 들렸지만 그저 소문 정도였습니다.
그들이 추방된 것이 인간 기준으로 1500년, 이후 천 년 동안 아이어는 평화로웠습니다.
+) 이 때 라자갈의 나이 45세 (...);;;; 백 살도 안 된 어릴 때부터 능력있었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제라툴을 비롯한 대다수의 암흑 기사단은 아이어를 못 가봤으면서도 아이어를 잊지 않았나 봐요.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는 때, 프로토스가 외계 종족을 대하는 데 있어 좀 결정적이었을 일이 일어납니다. 그 주인공은 탐험가 주라스, 그는 칼라스라는 종족들이 내전을 벌이는 걸 목격하죠. 주라스는 영원한 투쟁을 떠올리며 이들을 막자고 했고, 집행관은 이를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프로토스가 그들 앞에 나타나자 칼라스인들이 일치단결, 프로토스를 공격해 버렸죠. 어쩔 수 없이 거신을 비롯한 무기들을 동원해 방어했는데 겨우 그걸로 칼라스인들이 전멸해 버립니다. (...); 종족 전체가 소멸한 건 아니겠지만 석기시대로 돌아간 수준이라 합니다.
주라스는 여기에 큰 충격을 받았고, 대의회에서도 이 충격으로 거신과 모선 같은 강력한 무기들을 봉인합니다. 이 상처가 얼마나 컸는지 저그의 아이어 침공 때 깨어난 주라스는 끝까지 저그와 대화하려 하다가 동료들이 죽어나갔을 때에야 공격합니다. 이미 너무 늦었지만요. 저그에 대해서는 완전히 복수귀가 됐지만 그래도 다른 종족과 대화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테란을 만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 이게 공홈의 단편소설에 나온 설정입니다. 정확한 시점(테란이 오기 전인지 후인지)도 모르구요. 아무튼 이걸로 열등한 종족들을 보호하되 직접 접촉하거나 간섭하는 건 금지됩니다. 대울이 이 때 만들어졌다고도 있네요. -_-a 어느 쪽인지...
"이런 기술을 지닌 프로토스가 왜 우주를 지배 안 할까? 그냥 지배할 마음이 없나?" - 이곤 스텟먼
그러다 2319년, 프로토스가 관리하는 한 구역에 외계 종족이 도착합니다. 이들은 약한 신체와 하등한 기술을 가졌지만 엄청난 생존력을 보여줬죠. 코프룰루 구역에 계속 발을 넓히면서도 서로 싸우는 모습을 프로토스는 그저 관찰만 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각 행성의 자원을 순식간에 퍼먹는 걸 보며 좋게 보진 않았습니다만.
2499년 11월, 대의회는 저그라는 새로운 외계 종족이 테란 구역을 오염시키고 있는 걸 보게 되죠. 딱히 간섭 안 하는 프로토스가 바로 나선 걸 보면 저그가 위협적으로 보이긴 했나 봅니다. 대의회에서는 젊은 (357세) 집행관 태사다르에게 저그에 오염된 행성들을 정화하게 하죠. 하등한 테란이야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태사다르는 이를 반대했지만 명령이라 따랐고, 차우 사라의 인간들이 대부분 죽거나 감염된 걸 알고는 차우 사라를 정화합니다. 이에 대응해 에드먼드 듀크가 이끄는 알파 전대가 왔지만 차마 그들까지 공격할 수 없어 함대를 물리죠. 듀크는 물리쳤다고 좋아했지만 (...)
그 다음 목표인 마 사라, 여기서는 인간들이 모두 탈출할 때까지 기다려줬죠. 안티가 프라임에서도 그랬구요. 그러다가 타소니스에서는 아예 명령에 불복, 지상군을 상륙시킵니다. 그냥 저그를 몰아내는 정도로 하려 했죠.
하지만 이를 막아서는 테란이 있었고 그들에 밀려 후퇴합니다. 태사다르는 그들이 동족을 지키려 싸우는 거라 판단한 듯 합니다. 이들을 지휘한 여자에게 큰 감명을 받게 되는데... 나중에 봤을 때 그녀는 완전히 변해 있었죠.
다음 목표는 차였습니다. 그는 아이어로 돌아오라는 명령을 거부했고, 대의회는 그를 집행관에서 자르죠. 그 후임으로 임명된 것이 아르타니스였습니다.
여기서 그는 초월체의 새로운 자식과 잊혀졌던 형제들을 만나게 됩니다.
암흑 기사들이었죠.
인간 기준으로 2500년, 오랜 프로토스의 역사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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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음 얘기는 태사다르, 제라툴로 할까요, 저그로 가서 초월체 얘기를 할까요? (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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