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시절부터, 프로토스 프로게이머를 분류하는 방법에는 그 전략적 수싸움형태와 운영방법을 바탕으로, 무협지에서 논하는 방법을 빌려 정파 프로토스와 사파 프로토스로 나뉘 구분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다른 종족과는 다른 프로토스의 고유한 특징과 맞물리면서 굉장히 적절한 방법이였고, 많은 E스포츠팬에게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브루드워를 이은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에서도 3종족은 그대로 출연하므로 프로토스의 종족 특성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프로토스 게이머의 분류법의 하나인 정파와 사파 구분법이 그대로 유효하지 않을까, 그러면 더 재미있게 즐기며 관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
브루드워와 자유의 날개 프로토스 종족의 연속성과 단절성을 먼저 살펴보고, 이에따라 현재 자유의 날개, 곧 출시될 군단의 심장을 플레이 하게될 지금 활약중인 프로토스 게이머들을 한번 분류해보려합니다.
우선 브루드워시절 영웅들을 떠올리며,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에서 프로토스의 특징을 먼저 짚어봅니다.
브루드워 프로토스의 특징:
1. 프로토스는 다른 종족에 비해서 가격은 비싸고 인구수도 많이 먹지만 하나 하나가 상대적으로 강한 유닛성능을 지니고 있다.
2. 테크트리 건물의 가격이 역시 다른 종족에 비해 엄청나게 비싸서 다양한 테크를 동시에 타는일이 초중반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전략적 유연함이 3종족가운데 가장 떨어지고 경직적입니다.
-또한 전략적 수가 부족해 다전제 판짜기에서 3종족중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입니다.이는 역대 개인리그 우승자수가 가장 적다는 점으로 확인할수 있습니다.
3. 대신 기본 유닛의 범용성은 높고 특수유닛의 양과 질에서 다른 종족을 압도하기때문에 한방병력 전체 교전 싸움에는 최고다.
-질드라는 종족 가리지 않고 중반 후반에도 최우선중심병력으로 사용되며, 지상유닛 업그레이드는 공유합니다. 특히 업그레이드는 바이오닉/메카닉 공방업을 따로 해야하는 테란과, 근접공격/원거리 공격, 지상유닛/공중유닛 업그레이드를 따로 해야하는 저그에 비해서는 장점이고, 지상,공중은 물론 건물까지 공유하는 쉴드업그레이드까지 존재합니다.
-기본 유닛이 강건하기는 하지만 소수를 넘어 일정 수이상이되면 상대 종족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를 특수유닛의 기술로 메꿔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한방병력 힘싸움의 화끈함과 남자다움에 반한 팬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럼 자유의 날개에서 프로토스는 어떨까요...? 위에서 먼저 언급한 3가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자유의 날개 프로토스 특징: 종족 특성의 연속성과 단절성을 중심으로
1. 프로토스는 다른 종족에 비해서 가격은 비싸고 인구수도 많이 먹지만 하나 하나가 상대적으로 강한 유닛성능을 지니고 있다.
ㅡ 전작과 마찬가지로 프로토스 유닛이 비싸고 인구수도 많이 먹는것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그 유닛들이 강하긴 강한데, 단순한 유닛 성능과 스펙으로 압도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동일 자원으로 유닛을 뽑아 단순 힘싸움을 시키면 가격대 성능비에서 되려 밀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여기서 가장 큰 단절성을 보입니다. 대신, 대부분의 유닛이 하나하나 저마다의 특수능력을 가지며, 다른 종족의 단순한 발업등과는 질적 비교를 거부하는 이 특수능력을 활용하기에 따라서 압도적인 포스를 뿜어냅니다. 대표적으로 파수기의 역장, 추적자의 점멸등이있습니다. 이는 교전시에 프로토스 고유의 화려함을 더해주며, 전작에서 특수기술로 다른면의 단점을 극복했던 프로토스의 모습은 계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테크트리 건물의 가격이 역시 다른 종족에 비해 엄청나게 비싸서 다양한 테크를 동시에 타는일이 초중반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ㅡ 이 면모는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브루드워의 템플러/로보틱스/스타게이트 소위 3발이 테크로 구분되었던 테크트리가, 자유의날개에서는 기사단기록보관소ㅡ암흑성소/로봇공학시설/우주관문 3발이 그대로 유지되었고 되려 템플러 테크가 고위기사ㅡ암흑기사로 갈라져 또 선택해야 한다는 점에서 브루드워보다 더욱 더 경직적인 특성을 띄게 되었습니다. 극초반 암흑기사 전략을 하려다 암흑성소 건설중에 정찰당하거나 암흑기사가 막힌다면 그 게임은...
ㅡ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시간 증폭"이라는 프로토스 고유의 기술이 생겼습니다. 시간 왜곡을 통해 교묘히 타이밍을 비트는 이 기술은, 증폭을 병력충원에 활용하여 한타이밍 빠르게 공격을 가거나 업그레이드에 활용하여 중후반을 도모하는데 쓰이거나 하여 경직적인 프로토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다소 미약하지만 또 하나의 전략적 선택권을 쥐어주게됩니다.
ㅡ 하지만 다전제 판짜기에서 프로토스의 불리함은 여전하고, 결과론적으로 개인리그, 특히 GSL에서 여전히 "최소우승종족"이라는 멍에를 그대로 쓰고있습니다.
3. 대신 기본 유닛의 범용성은 높고 특수유닛의 양과 질에서 다른 종족을 압도하기때문에 한방병력 전체 교전 싸움에는 최고다.
ㅡ이점 역시 한치의 다름이 없이 계승되었습니다. 우선 기본 유닛의 범용성은 점멸 추적자로 말씀드릴수 있겠네요. 프로토스의 점멸 추적자는 극단적인 최적화로 초반에 상대를 노려 게임을 끝낼수있습니다. 동시에 극후반까지 높은 범용성을 보여 점멸 추적자는 항상 200이라는 제한된 인구수에서도 종족을 가리지 않으며 항상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브루드워에서 드라군AI가 추적자 정도만 되었어도 판도가 바뀌었을텐데..)
여전히 관문 유닛과 로봇공학시설 유닛은 지상유닛이라는 점에서, 업그레이드를 공유합니다. 따라서 초반에 제련소에서 업그레이드를 충실히 돌려두었다면 불멸자와 거신이 추가된이후 중반에는 상대방을 찍어눌러버리는 화력을 뿜어낼수있습니다. 따로 공업을 해줘야 했던 리버시절보다 더 강화된 특징입니다. 또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프로토스의 대 테란전에서 "25분을 넘기면 테란은 프로토스를 이길수없다"는 명제가 한동안 유행하기도 합니다. 거기에 더해 대 저그전에서 모선의 소용돌이는 오래전 임성춘선수, 현 아주부감독의 프로토스의 한방을 그대로 이어받는 특수기술이기도 하죠.
ㅡ또 프로토스 종족의 고유한 특성으로 관문 유닛은 관문을 차원관문으로 변형시켜 동력수급 범위 안에서 유닛을 "소환" 할 수 있게 변화되었습니다. 이 소환 자체를 싫어하는 분도 계시는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병력이 다른 차원에서 공간을 넘어 소환된다는 점은 굉장히 스토리에 적합하게 변화되었다고 생각하고-특히 그래픽적으로 소환되는 모습은 신비로운 프로토스의 모습을 굉장히 잘 살렸다고 봅니다- 정찰력이 미약하고 테크가 경직적인 프로토스의 단점을 극복하는 요소중에 하나로 생각합니다.
이 차원 관문 소환으로 인해 한방 교전에서 교전지역에서 바로 병력소환이 가능하고 동시에 차원관문이 소환한 이후에 쿨타임을 소비하는 선쿨식입니다. 이에따라 한방 싸움의 극대화라는 프로토스의 면모는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위 내용을 기반으로 했을때, 브루드워의 프로토스와 자유의 날개에서 프로토스는 단절성보다는 연속성이 더 많습니다. 특히 증폭과 차원관문이라는 새로운 요소와 (드라군=추적자, 아비터=모선등 대체유닛을 제외한) 서너기의 신 유닛을 제외하면, 게임내에서 병력운용 형태는 거의 전작과 동일합니다.
그럼 이제 자유의 날개에서 정파 프로토스와 사파 프로토스는 어떻게 구분해야할것인가...?
김연우님의 예전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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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마교로 분류한 장민철. SK MC
주요경력 : 2010 GSL OPEN S3 우승, 2011 GSL Mar 우승, DreamHack Stockholm Invitational우승
2012 IEM S6 우승, NASL S3 3위, MLG Spring Arena 4위, 무슈제이 GSL S3 준우승, 옥션스타리그 3위
먼저 오해를 막기 위해, 정파도 사파도 아닌 쪽을 분류하기위해 마교를 사용했음을 알립니다. 굳이 예를 들자면 의천도룡기에 나오는 유쾌한 집단이라고 할까요, 아니면 체제일탈적인 모습을 가리켰다고 할까요.:)
자유의 날개 프로토스 통틀어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장민철선수입니다. 장민철 선수의 화려했던 시절에 다른 프로토스와 차별짓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관문 유닛의 재해석" 입니다. 이는 정파에 속하는 면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할수있고, 굳이 따지자면 정파 프로토스에 속하는게 맞다고 볼수있다고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민철 선수 이전, 특히 정파류 프로토스 선수에게 관문 유닛은 (4차관러쉬를 제외하면) 중후반을 가기위해 잠시 버티고 버리는 용도였고, 특히 파수기는 언덕막는 용도였을뿐, 사파류 선수들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때 장민철 선수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문 유닛 해석으로 중반 타이밍에 관문유닛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공격적인 역장사용으로 상대방을 끝내버리는 무시무시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게이트 중심, 집중적 병력 운영면에서는 정파로 분류할수도 있겠고, 뛰어난 순간 컨트롤의 면에서는 사파로 분류될수도 있도록 합니다. 하지만 '장민철 선수를 정파도 사파도 아니므로 마교'로 분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브루드워와 약간 단절성을 보이는 점, "유닛 스펙이 아니라 유닛 특수기술의 활용" 으로 교전능력을 극대화한다는 자유의 날개 프로토스 색깔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장민철 선수의 전성기 시절, 브루드워때 택과 뱅으로 나뉘워 항상 2% 부족하던 프로토스에게, 이제야 완성형 프로토스가 자유의 날개에서 마침내 나타나는가 하며 감격의 눈물을 몰래 흘렸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에는... 딱 2% 부족하더군요... 98%의 프로토스 ㅠㅜ
나 혼자 프통령, 나 혼자 최강의 모습을 보이던 장민철 선수는 전성기 이후에는 잠시 특히 테란유저에게 타이밍이 간파 당하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2012년에들어서도 결승에 오르고 가장 최근 GSL 32강과 16강에서는 후반운영 능력도 굉장히 준수한 모습을 보이는 등 꾸준히 활약해주고 있습니다. 군단의 심장에들어서도 GSTL Pre시즌에서 모선핵과 관문 유닛을 동반한 특유의 과감한 중반 찌르기 모습을 통해 자신만의 타이밍과 남다른 유닛 해석이 건재함을 보이더군요. 군단의 심장에서도 그 커리어들을 계속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자유의 날개 프로토스 선수들을 한번 분류해봤습니다. 브루드워 시절이 정점에 이르러서는 정파근간의 선수가 사파스타일을, 사파근간의 선수가 정파 스타일을 흡수하며 전략과 전술에 재미를 더 해갔습니다. 특히 '미완'의 대기로 불리던 허영무 선수가 브루드워 마지막 개인리그를 연속 우승하며 자신의 '완성'을 이루던 모습은 감동이였죠. E스포츠 역사가 10년이 넘고 이에따라 선수발굴과 코칭스테프 역량이 그 깊이를 더해감에 따라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정말 정말 빠르게 상대의 스타일을 흡수해가며 선수들이 발전해갑니다.
하지만 후속작에도 변함없이 그 선수 고유의 개성과, 그 전략 스타일에는 아직도 변함없이 분류해나갈 수 있는 '수'가 존재하고, 소위 정파류와 사파류라는 스타크래프트 프로토스 역사를 관통하는 분류는 그대로 이어지는것 같습니다.
이제 자유의 날개도 끝이 나고, 곧 군단의 심장이 발매가 됩니다. 또 새로 추가된 유닛들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그리고 선수들은 유닛해석을 어떻게 하고 어떤 전략과 전술을 보여줄지 새로운 기대가 큽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제는 프로토스에도 테란의 이영호나 저그의 이승현 선수-비록 이번GSL은 탈락했지만-같은 시대를 평정할 선수를 가질때가 되지 않았나 기대하고 있습니다.(10년이 넘었지만;)
재미삼아 시작한 것인데 굉장히 장문의 글이되었네요. 쓰다보니 좀 커리어나 당시 활약상 위주, 무엇보다 제 주관이 강하게 개입되어 있어 더 넣고 싶은 선수도 있었으나 과감하게 제외한점은 무척 아쉽네요. 생각보다 굉장히 오래걸리고 힘든 글이였습니다. 위 모든 내용은 저의 주관이 개입된것이므로 틀릴 수도 있으므로 리플과 쪽지, 환영합니다. 어찌되었건 재미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