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8/01/29 17:38:54
Name ls
Subject [스타구경] 온게임넷 박카스 스타리그 16강 4회차
날짜가 좀 많이 늦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변함없이 편의상 경어는 생략합니다. 그럼 즐감하세요. :)




A조 4경기. 도재욱 vs 마재윤 @ 카트리나 / 상대전적 없음

요즘 주가 상승 중인 물량토스 도재욱과 한때 토스전의 최강자였으나 지금은 토스전만 5연패를 달리고 있는 마재윤의 대결. 사실 이름값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마재윤의 승리를 점칠 법 하건만, 요즘 워낙 분위기가 안 좋은, 특히 토스전에 있어서는 더욱 더 그런 경향을 보이는 마재윤의 경기력과 전장이 토스가 저그를 두 배 이상의 스코어로 앞서고 있는 카트리나라는 점이 도재욱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지난 주 보너스 예상에서는 마재윤의 승리를 예상하긴 했지만 사실 결과에 가장 자신이 없는 경기가 바로 이 경기. 결과는 아니나 다를까, 도재욱이 마재윤을 상대로 압승을 거두고 말았다.

마재윤은 특이한 빌드를 선택했다. 뒷마당 대신 본진 앞에 위치한 확장을 가져가고, 추가로 도재욱의 본진 앞 확장 지역에 해쳐리를 펼친 것. 카트리나의 뒷마당은 안전하게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센터까지 거리가 멀어 해쳐리에서 생산되는 병력 충원 속도가 느린 없는 단점이 있다. 마재윤은 저그의 성적이 저조한 카트리나에 대한 해법으로 히드라 한 타를 준비해왔다. 전진 해쳐리라는 파격적인 빌드는 빠른 병력 충원을 통해 히드라 한 타의 위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함이었다. 어쨌든 이런 마재윤의 생각은 도재욱이 세 번째 전진 해쳐리를 뒤늦게 발견하면서 제대로 먹혀드는 듯 보였다.

그러나 도재욱의 대응도 만만치 않았다. 마재윤의 의도를 알아차리기 무섭게 입구에 캐논을 무더기로 소환하며 리버가 생산될 때까지 시간을 끌었다. 물론 캐논이 늘어나기 전에 저그가 치고 들어갈 수 있는 타이밍이 있었지만 히드라 업그레이드 부재에 치명적인 컨트롤 미스까지 겹쳐지며 입구 돌파에 실패. 한 타이밍을 놓친 뒤로는 제 아무리 땡히드라 러시의 위력이 강력하다고는 하지만 이미 생산이 완료된 캐논의 벽을 뚫어낼 수는 없었다. 게다가 마재윤의 시선이 토스 입구에 집중된 틈을 타 도재욱은 저그의 본진 뒷마당에 다크 두 기를 드랍하는 견제 센스를 발휘. 겨우 다크 두 기에 본진과 앞마당의 자원 채취가 사실상 마비된 마재윤은 모든 면에서 도재욱에게 밀리며 무기력한 패배를 기록했다.

아무리 카트리나가 토스에게 좋은 맵이라지만, 아무리 도재욱이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지만, 아무리 요즘 분위기가 좋지 않다지만, 불과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프로토스를 학살하던 본좌 마재윤이 이토록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줄이야. 이걸로 토스전 6연패. 불명예스럽기 그지없는 '마막장'이라는 호칭이 문득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이 날 마재윤의 플레이는 그가 준비해 온 빼어난 빌드와는 정반대로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과거의 마재윤이라면 절대 범하지 않았을 실수들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지금까지는 마재윤의 실력은 예전과 큰 차이가 없으나 그가 상대하는 선수들이 실력이 월등히 향상되었다는 이야기라도 꺼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나마도 어려워 보인다. 마재윤은 약해졌다. 누구를 상대하더라도 '감히 네가 나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냐'고 말하는 것만 같았던 그 오만한 표정이, 이제는 자신감을 잃고 패배를 두려워하는 표정으로 바뀌어 버렸다.

지난 해 3.3 혁명에서 시작된 그의 슬럼프는 예상보다 훨씬 길어지고 있다. 과연 마재윤이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을까? 마재윤은 다른 선수들과 다르다, 그는 슬럼프를 극복하고 임요환과 함께 스타판의 클래스로 자리할 것이다, 라는 긍정적인 대답을 내어놓기가 이제는 점점 망설여진다.






B조 4경기. 송병구 vs 윤종민 @ 악령의 숲 / 상대전적 4:0 송병구 우세

그간 보여준 저그전 실력은 나쁘지 않았으나, 많은 사람들이 우승을 점쳤던 지난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이제동에게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쳤던 송병구. 이제동과의 경기는 승패 여부를 떠나서 시대의 패러다임을 따르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마치 몇 년 전 프로토스의 플레이를 보는 것 같다'는 둥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그리고 이번 시즌 16강에서 맞이한 윤종민과의 대결. 송병구는 클래시컬한 운영으로 저그를 격침시켰다. 질럿 푸시로 저그를 강하게 압박해 저글링 생산을 강요하면서 커세어 한 기로 오버로드를 다섯 가까이 잡아주는 센스는 감탄스러울 뿐. 적극적인 커세어 활용으로 대표되는 김택용의 운영과는 방향을 달리하지만 클래식한 힘싸움 운영을 저변에 깔고 있는 송병구의 저그전 소양도 보통은 아니다. 이제동에게 우승을 내주긴 했지만 그와의 상대전적은 5승 5패. 결승전 하나로 그렇게 깔 것 까지야.

여튼 윤종민은 병력을 본진 밖으로 내보내보지도 못한채 경기를 마감해야 했고, 2패를 기록하며 16강 탈락 위기에 몰렸다. 반대로 송병구는 안기효와 윤종민을 연달아 가볍게 꺽으며 2승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하지만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송병구가 탈락할 수도 있고, 윤종민이 8강에 진출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확실한 결과는 조금 더 두고 보아야 할 듯. 개인적으로는 송병구와 이영호의 진출을 점치고 있는데... 글쎄 스타판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니까요.






C조 4경기. 박찬수 vs 서지훈 @ 블루스톰 / 상대전적 1:1

서지훈의 패인 = 과도한 터렛 공사 + 메딕 비율이 부족한 바이오닉 병력의 무리한 운용. 끝.






D조 4경기. 박영민 vs 김동건 @ 트로이 / 상대전적 없음

질럿 찌르기로 테란에게 피해를 준 박영민은 앞 마당 대신 섬 멀티를 가져가며 빠른 캐리어 체제를 준비한다. 김동건은 질럿 난입으로 입은 피해를 만회하기 위해 마린, 벌쳐, 탱크에 SCV까지 우르르 이끌고 치즈러시를 가지만 이미 박영민이 입구의 어시밀레이터를 모두 파괴해 놓은 상태. 진출한 병력들은 섬이 되어 버린 상대 본진을 앞에 두고 그저 망연자실한 채 그저 온 길을 되돌아 가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동건도 탱크를 드랍십으로 실어나르는 뚝심을 발휘하며 박영민의 본진과 섬 확장에 압박을 가하고, 급기야 섬 확장의 넥서스까지 파괴하는 성과를 올린다. 하지만 득점은 거기까지. 세 기 가량의 캐리어를 확보한 박영민은 테란의 병력을 모두 걷어내고 본격적인 견제를 시작한다. 테란도 꾸준히 골리앗을 찍어내며 활발한 공격을 펼쳤지만 한 부대 가까이 쌓여버린 캐리어 앞에서는 역부족.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던 김동건은 클로킹 레이스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몰래 스타포트를 건설한 장소가 하필이면 박영민의 옵저버가 빤히 지켜보고 있던 곳이었으니. 테란의 의도를 훤히 파악하고 있는 박영민이 거기에 당할리 만무. 캐리어로 테란의 본진 팩토리를 모두 파괴하고, 그간 생산된 레이스와 스타포트까지 모두 날려버리면서 압승을 거둔다.

본진과 앞마당 사이의 어시밀레이터를 파괴하면 입구가 좁아지면서 섬이 되어 버리는 트로이 맵의 특성을 아주 효과적으로 이용한 박영민의 두뇌 플레이가 빛난 경기. 덕분에 김동건은 스타크래프트 역사 사상 전무후무.. 아니 후무까지는 확언할 수 없겠지만, 아무튼 '위화도 회군'에 비유되는 전례없이 굴욕적인 치즈러시 실패를 맛 봐야 했다. 게다가 '이성계 테란'이라는 미묘한 별명까지 획득. 이 떡밥은 아마 오래가지 않을까 싶다. -_-;;

여튼 박영민은 요새 절정의 경기력을 과시하며 연전연승 중. 연승 숫자는 4연승에 불과하지만 그 경기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박영민의 포스가 장난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요즘 포스라면 우승도 꿈은 아닌 듯 보이지만, 문제는 이번 시즌에 올라온 선수들이 다들 장난이 아니라는 것. 과연 박영민 이들을 상대로 박카스 스타리그에서 드디어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인가. 두둥~

----

보너스 5회차 승자 예상.

A조 5경기. 이제동 vs 도재욱 @ 악령의 숲 / 상대전적 없음
B조 5경기. 안기효 vs 윤종민 @ 블루스톰 / 상대전적 없음
C조 5경기. 김택용 vs 박찬수 @ 트로이 / 상대전적 3:2 김택용 우세
D조 5경기. 손찬웅 vs 김동건 @ 카트리나 / 상대전적 없음

5회차 예상은 이제동 - 윤종민 - 김택용 - 손찬웅으로 고고싱. 믿는다, 김택신!! ..
4회차 예상은 마재윤 하나 틀리고 나머지 세 개 모두 정답. 75% 정답율을 보였다. 3회차는 50%, 4회차는 75%. 그럼 5회차는 100%!? .. 그럴리가.


http://fomos.kr)임을 밝혀둡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수아느므좋아
08/01/29 17:42
수정 아이콘
도재욱-윤종민-김택용-김동건 승리를 믿습니다'';
택용스칸
08/01/29 17:43
수정 아이콘
저는 4회차 100%이기에 여세를 모아서 5회차 도재욱-윤종민-김택용-손찬웅 가겠습니다.
나두미키
08/01/29 18:13
수정 아이콘
도재욱 - 안기효 - 김택용 - 김동건 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
물빛은어
08/01/29 18:18
수정 아이콘
도재욱-윤종민-박찬수-김동건 승리를 믿습니다.
제3의타이밍
08/01/29 18:23
수정 아이콘
이제동-윤종민-김택용-손찬웅 ~
갈비한짝
08/01/29 18:36
수정 아이콘
도재욱-안기효-김택용-손찬웅 승예상
08/01/29 18:37
수정 아이콘
이제동 - 송병구 - 김택용 - 김동건 예상합니다.
08/01/29 18:58
수정 아이콘
이제동 - 윤종민 - 박찬수 - 손찬웅 을 바라여봅니다
컴퍼터
08/01/29 19:46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도재욱-윤종민-김택용 - 김동건의 승리를 예상해보아요!
스칼렛
08/01/29 21:32
수정 아이콘
이제동-안기효-김택용-손찬웅.

쓰고보니 3토스네요;;
08/01/29 21:52
수정 아이콘
이제동 윤종민 김택용 손찬웅 화이팅!! (도재욱 선수도 맘에 들지만 마재윤의 16강 진출을 간절히 비는 입장에서...)
08/01/29 22:12
수정 아이콘
참고로 B조 5경기 안기효 VS 윤종민의 블루스톰은

스타리그 1500번째 경기입니다~ 축하해요~
08/01/30 13:22
수정 아이콘
박카스를 박찬수로 봤네요;
엘렌딜
08/01/30 14:56
수정 아이콘
김동건 장군님의 위화도 회군..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정말 센스 하나는 대박이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3823 박영민선수? 조금은 불안한데 계속 이기는 선수? [37] Xell0ss6718 08/02/01 6718 0
33822 스타리그 16강 재경기 맵순서가 나왔네요. [27] kama5621 08/02/01 5621 0
33821 개인리그와 프로리그의 비중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2] 프렐루드4470 08/02/01 4470 0
33820 모두가 재미없다던 팀플... 과연 트로이는 어떨까요? [18] GoThree4530 08/02/01 4530 1
33818 송병구우우우~!! [58] 종합백과6692 08/02/01 6692 0
33815 그랜드파이널 맵순서도 나왔네요. [19] SKY924602 08/02/01 4602 0
33814 스타챌린지 예선대진표 발표되었습니다.(+서바이버 예선대진표도요~) [39] SKY926712 08/02/01 6712 0
33813 2008년 2월 KesPA 랭킹이 업데이트 되어있습니다. [15] 택용스칸5784 08/02/01 5784 0
33810 훌륭합니다. 이재호선수. [66] SKY9210010 08/01/31 10010 1
33809 신맵 트로이의 경기양상 및 맵 밸런스 [12] 노맵핵노랜덤6391 08/01/31 6391 0
33808 가난하게 선포지 더블을 하면 오드론을 막을수 없을까? [31] 수험생8819 08/01/31 8819 1
33807 [문제제기]프로게임계와 약물, 그리고 도핑 테스트 [24] Timeless8037 08/01/30 8037 1
33805 이제동선수 6년만의 대기록에 도전합니다. [148] 처음느낌10185 08/01/30 10185 0
33803 CSI 수사대의 짝퉁 SC(OC)I를 공개합니다(설정만) [4] 몽땅패하는랜3942 08/01/30 3942 0
33802 재미로 보는 테란의 역사 [37] 매콤한맛5709 08/01/30 5709 1
33801 곰TV MSL 시즌4 16강, 'Face Off'는 현실이 되는가 [12] AnDes8558 08/01/29 8558 0
33800 곰티비 시즌 4 MSL 16강 2회차가 시작했네요 [153] Timeless8571 08/01/29 8571 1
33799 [스타구경] 온게임넷 박카스 스타리그 16강 4회차 [14] ls4795 08/01/29 4795 0
33798 [알림] 연재(Series) 게시판이 생성 되었습니다. [9] 메딕아빠4335 08/01/28 4335 0
33797 르까프 오즈팀의 2007시즌 후기리그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11] 4thrace5102 08/01/29 5102 0
33796 Boxer팬의 시각에서 봤던 Nada. 그리고 그에 대한 재평가. [61] forever.Boxer9157 08/01/28 9157 19
33792 스타베넷어택을 PD 사칭한 ID사기 조심하세요. [30] Bikini9055 08/01/28 9055 0
33791 곰 TV 인비테이셔널에 대한 기대감. [6] 8145451 08/01/28 545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