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02/17 15:21:14
Name JokeR_
Subject 당신, 너무 강합니다.
마재윤 선수. 전 당신에게 할말이 많습니다.

당신은 강합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강합니다. 당신의 창으로 뚫을 수 없는 방패도 없고, 당신의 방패로 막지 못하는 창도 없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강하게 만들었던가요? 제가 열렬히 응원하는 극강의 테란 3명인 임요환, 최연성, 이윤열 선수를 모두 꺾어버리고 MSL 에서의 3회 우승, 거기다 이번에는 OSL 에서도 로얄로더가 되느냐 안되느냐의 상황까지 왔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을 본좌라고 부릅니다. 전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인정하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싫어한 것도 아니고, 미운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당신이 너무 강하다는 것에 어린 마음에 질투를 느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 이윤열 선수가 MSL 에서 전성기를 누릴때 많은 사람들이 그가 너무 강하다는 이유로 싫어했다고 했습니다. 전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었죠. 강한 것이 죄가 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처럼 저도 비슷한 감정을 당신에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너무 강하다는 것은 죄가 된다고 저도 모르게 되뇌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제 인정하렵니다. 당신이 강하다는 사실 말입니다. 행여 당신이 천재와의 대결에서 패하더라도 전 당신을 강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겁니다. 그러고보니 예전 생각이 납니다. 당신의 한걸음을 피씨방, 듀토 때 사람들이 쓰는 댓글로나마 지켜보던 제 모습을요. 제 안의 또다른 제가 당신을 마음 속으로나마 온겜에서 볼 수 있길 기대했지만 그걸 애써 부정했던 모양입니다. 조지명식 때도 괴물과 천재와 같은 자리에 앉으며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환호를 속에서 본 당신의 수줍은 미소도 꽤 시간이 지난 지금 아직 잊지 못했습니다. 내노라하는 강자들을 비웃듯 그들을 물리치고 올라오는 당신의 모습을 볼때마다 전 항상 애증이 교차했습니다. 정말 일을 크게 벌이는구나 싶었습니다. 제 마음속의 언제나 저그의 최고는 투신이었고 물론 지금도 그는 제게 최고의 저그입니다. 하지만 비록 제게 최고의 저그는 아니더라도 당신은 현존 최강의 저그라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 되어버린 모양입니다.

전 천재를 응원할겁니다. 하지만 당신의 강함도 기대할겁니다. 기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밤잠을 설치면서 그렇게도 염원하던 괴물과의 대결은 이미 무산되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많은 사람들이 염원하던 천재와의 대결은 이루어졌으니까요. 더이상 당신을 미워하고 인정하지 않았다간 제 자신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마에스트로의 연주를, 지휘자의 능력을, 저그의 강함을 당신에게 늦게나마 발견하게 되어 오히려 기쁩니다. 당신의 강함은 다른 선수들에게는 목표가 될 것이고, 그럴수록 이 스타판이 오래 지속되는 열쇠가 될 수도 있을테니까요.

과거 괴물과 천재를 이길 천적은 없다고 말한 사람들의 생각을 깨고 등장한 당신처럼, 마에스트로에게 천적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깨고 등장할 '누군가' 가 궁금해지는 요즘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ce of Base
07/02/17 16:54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는 오래전부터 좀 불운했군요 --;;
그랜드슬램시절 '그래도 임요환이다'
프리미어리그 제패후 '이제는 최연성이다'
아이옵스 제패시절 '양박과 머신의 시대다'
그리고 현재 '무조건 마본좌'

이번에도 설령 이윤열 선수가 우승해도 여전히 저는 객관적으로 마재윤 선수를 최고라 칭하겠지만 그래도 주관적으로는 이윤열 선수를 최고라
생각하겠습니다.^^
프로브무빙샷
07/02/17 23:07
수정 아이콘
저도 마재윤선수 팬이지만...
커리어적인 측면.. 꾸준함의 측면... 당시의 임팩트적 측면에서..
아직은 이윤열 선수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마재윤 선수가 이번에 양대우승하시고..
온게임넷에서 다시 한번 좋은 모습 보이신다면.. 그때는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sway with me
07/02/18 01:19
수정 아이콘
프로브무빙샷님//글쎄요...
이윤열이라는 존재를 쉽게 뛰어 넘을 수 있을까요?
설령 이번에 다시 이윤열 선수를 이긴다고 해도 말이지요.

마재윤 선수를 폄하하려는 건 아닙니다.
지금까지 스타크래프트에 나타난 최고의 수읽기와 유연성을 가진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저 이윤열 선수가 적어도 당분간은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마재윤 선수도 진행형이지만, 이윤열 선수도 진행형이거든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9306 김택용선수에 대한 회고의 글..대재앙을 넘어서길 바라며.. [7] 극렬진4014 07/02/18 4014 0
29301 별명은 경기중에 자연스레 나오는 것 [21] 아유4515 07/02/18 4515 0
29300 [응원글] 2007년, 새로운 전쟁의 시작 - (1) sAviOr [3] AnDes3787 07/02/18 3787 0
29299 온게임넷이 16강으로의 회귀... [25] 골든마우스!!5891 07/02/18 5891 0
29294 2006 3차신한스타리그를 돌아보며.(테저전 밸런스) [12] 信主NISSI5139 07/02/17 5139 0
29293 프로토스에게 '컨슘'능력이 주어진다면... [43] 뜨와에므와6061 07/02/17 6061 0
29292 ★ 방송경기에서 보고싶은 저그의 조화! (퀸+디파일러) [25] Pride-fc N0-14399 07/02/17 4399 0
29291 변형태 선수 미안합니다. [16] 삭제됨5097 07/02/17 5097 0
29290 김택용의 우승 확률은 2.69퍼센트?? 스타는 수학이 아니다!! [38] 김광훈9628 07/02/17 9628 0
29289 무사히 공군팀 프로게이머들의 옵저버를 마쳤습니다!! (공군팀 초청 행사 후기) [17] 김광훈5450 07/02/17 5450 0
29287 쿠타야!! 비교해보자! (S) - 더블엘리미네이션과 조별 풀리그. [7] KuTaR조군4581 07/02/17 4581 0
29285 별명은 억지로 만들어지는게 아닙니다. [114] SilentHill5784 07/02/17 5784 0
29284 홍진호 ( 부제 - 폭풍은 다시 불 것이다. ) [17] 종합백과4593 07/02/17 4593 0
29283 당신, 너무 강합니다. [3] JokeR_3950 07/02/17 3950 0
29282 [sylent의 B급칼럼] 부스걸 혹은 부스맨. [108] sylent10407 07/02/17 10407 0
29281 불가능(不可能) 2. [10] 체념토스4651 07/02/17 4651 0
29278 MSL방식.. [17] sinjja3678 07/02/17 3678 0
29277 마재윤에게서 기적을 보았노라.... [3] 이카루스4293 07/02/17 4293 0
29274 MSL의 꽃,더블엘리미네이션제 왜 사라진걸까??(대진표 추가했습니다.) [29] 폭풍이어6920 07/02/17 6920 0
29273 마본좌에게 우리 말인 마립간이란 호칭을 드립니다. [31] 구수치♥원성4635 07/02/17 4635 0
29270 로얄로더vs4회우승 [24] 그래서그대는5243 07/02/17 5243 0
29267 지금까지처럼 '해법'이란건 존재할까요? [11] 리콜의추억4057 07/02/17 4057 0
29266 잊혀지지 않을 승부. 마재윤&변형태. [5] zephyrus5184 07/02/17 518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