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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2/21 19:28:20
Name 아키라
Subject 자유로운 영혼 겐신 그리고..
우에스기 겐신.
하극상이 난무하던 전국시대에 영토가 아닌 義를 위해서 싸웠던 황당무계한 사람
반란을 일으킨 부하를 용서해주고
그 부하가 또다시 반란을 일으키고
또 받아주고.
어찌보면 피냄새 나는 그 시대에 가장 어이없는 일생을 보낸 사나이.
모략을 싫어하고 정정당당을 추구하려 했던
어찌보면 꿈 속에서 일평생을 보냈던
술이 그를 삼켰기에 언제나 술의 꿈속에서 거닐은 자.

그러나
불가사의하게도
전국시대 사상 최강이라 칭송받았던 남자.
그가 우에스기 겐신이다.

(다케다 신겐을 흠모하는 사람이었다면
겐신만큼 치가 떨리는 인물도 없었을 것이다.
이 고지식한 전쟁의 천재에게 찍힌 신겐은 그런 의미에서
정말 억울할 것 같다. 왜 하필 나인지말이다..)

난세의 전국시대에 시대에 뒤떨어진 근황의식을 가졌던 미스테리한 인물.
그렇기에 후세에 전쟁광들에게 본의 아닌 추앙을 받기도 한..
보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후세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매우 매력적인 인물일 것이다.



한편 그의 라이벌 다케다 신겐.
무장이 갖춰야 할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다.
최적의 카리스마, 전략, 그리고  냉혹성.
이에야스를 미까다가하라에서 짓밟을 때쯤에
그 완성된 신겐의 모습.
바람처럼 빠르고
숲처럼 잔잔했으며
불처럼 격렬하고
산처럼 움직이지 않았던
일생을 두고 추구했던 그 마음 그대로
그 자신이 풍림화산이 되었다.
그는 절대로 지지 않았다.
아니 지지 않는 싸움을 했다.
그렇게 모든 전투를 이겨나갔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고 이길 수 있는
이길 수 없다면 이길 상황을 만들어서 이겨버리는
전략적 사고란 것은 이것이란 걸 보여주듯이
그는 그렇게 절대 지지 않았다. 마치 라인하르트를 생각나게 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나는 신겐을 싫어한다.

지지 않는 그 상황을 만드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임을 알면서도
그래도 싫었다. 재미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꾸짖는 듯한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알고 있다. 한 사람의 삶이란
장난이 아니란 걸..
그리고 더 많은 삶과 관련된 사람의 삶은 인간의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때로는 산 전체를 불태워서라도 이뤄야 하는 것이란 걸..
안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마치 세상이 정해준 의지와 같이
이기게 되었기에 이기는 걸 보는 건 슬픈 일이다.
그건 누군가의 지게 되었기에 지게 되는 모습을 보는 것과 같은 것이니깐..
결국 바꿀 수 없는 운명에 짓눌려버리는 듯한 고통을 떠올리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난 겐신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전혀 전략적 감각과는 거리가 먼듯한
중구난방의 출병의 대명사.
그렇지만 지는 싸움도 이기게 만드는 전술의 천재.
세상의 의지에 대항하는 듯한..알 수 없는 그만의 꿈을 추구하는 모습..
무의미한 듯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그를 응원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리곤 언제나 슬퍼하지만..

우리는 자유로운 인간이기에
정해진 세상의 길은 거부하고 싶어한다.

뻔한 결과에 지루해하는 건
창조성의 본능이 인간에 있는 건
거대한 세상의 의지가 나의 의지를 침범하는 것을 거부하는
인간의 천성적인 가시이다.

당연한 듯이 이기는 라인하르트보다는
기적의 얀웬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은 건 그 때문일 지 모른다.

항상 현실을 중요시하면서도 계산하며 사는 우리가
마치 우리의 반대편에 선듯한
말도 안되는 꿈을 추구하는 사람에 대한 경외심을 갖는 것처럼
절대 이길 수 없는 상황을 이겨내는 사람의 모습에 환희를 느끼는 것처럼..
주어진 운명을 바꾸는듯한  예술에서 자유를 느끼듯이.


그렇게 우리의 영혼은 자유의 꿈을 꾸기에
자유로운 꿈을 꾸는 겐신 그것이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내가 몽상가 강민을 좋아하는 것처럼 말이다..^^

강민선수가 잊지말았으면 하는 게 있다.
그의 꿈은 그 자신에게 끝나는 게 아니란 걸..
그리고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언젠가 모든 인간이 모든 것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와지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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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21 19:58
수정 아이콘
흠..그래도 결과적으론 노부나가가 천하인이 되었죠^^;
(더 결과적으로 보면 이에야스겠지만..)

저는 다케다 신겐과 우에스기 겐신의 우열을 나누진 못하지만..겐신이 없었다면..하는 생각은 몇 번해봤습니다^^; 신겐의 진군이 너무 허무하게 무너졌기에..그전에 좀 더 시간이 있었을 때 가능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서 부터 말이죠..

강민선수..꿈은 깨지 않으면 끝나지 않겠죠...
레지엔
05/12/21 20:10
수정 아이콘
겐신은 뭐랄까...... 자유롭고 고독한 천재를 동경하는 젊은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될만하달까요. 그다지 일본의 영웅들은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겐신과 사카모토 료마만은 참으로... 멋있더군요.

하지만 전성기때 강민선수는 싫었어요... 저 선수때문에 스타가 끝나는 줄 알았거든요.
05/12/21 21:24
수정 아이콘
강민선수떄문에 스타가 끝나는줄 알았다니 놀랍네요-_-;;
강민선수 경기를 보면 볼떄마다 스타의 끝이 어디일지 늘 궁금했던 저와 정반대시네요
Nada-inPQ
05/12/21 21:32
수정 아이콘
저도 재계님과 공감을...
강민을 보면서, 역시 마법유닛과 다양한 전략성을 가진 플토가 결국엔 최고의 종족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여튼 겐신과 신겐은 로망의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둘 다 나름의 로망을 가지고 있죠..실제 겐신이 의를 추구했건 그것이 조작된 것이건, 적어도 지금 우리가 그라고 믿는 캐릭터상 겐신은 의의 상징이자, 정의를 꿈꾸는 자의 로망일 것이고, 신겐은 야심가들의 로망이 아닐런지...전 신겐쪽에 더 가깝지만, 겐신이 없었다면, 우리가 신겐을 그렇게 느낄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신겐이 풍림화산이 된 것은, 겐신이 비사천문이 된 것은, 다 그 둘이 있었기 때문이겠죠?! 이게 다 가와나카지마 때문입니다...하하
Nada-inPQ
05/12/21 21:33
수정 아이콘
갑자기 땡기는 신장의 야망...허헐
물탄푹설
05/12/22 02:47
수정 아이콘
우에스기 겐신......여자였는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운신이 신비롭기 까지한 무장
실재 일본내에서 노부나가나 히데요시보다 신겐과 겐신의 인기가 더높은데 우리나라에서도 두사람의 인지도가 썩 낮지는 않군요
레지엔
05/12/22 06:45
수정 아이콘
물탄푹설님// 히데요시는 그저 그렇습니다만 노부나가의 인기는 전국시대에서 가장 높은 편입니다.(물론 일본의 40대 이상에서는 이에야스가 좀 더 높아보입니다만......)
물탄푹설
05/12/22 09:28
수정 아이콘
레지엔님 글쎄요...
서적등 출판물로 본다면 당연히 노부나가입니다만
그건 실재 전국일통의 활약을 노부나가가 했고 그가 이룩했기에
당연한 것입니다만
지도자상 즉 어떤 표준화된 전형이 아니라 영웅적인 기상으로서
볼때 일본인들에게서 신겐의 위치가 느껴집니다.
확실히 그들에게서 느낀것은 신겐의 인기는 이에야스이상이었다는 거지요
물론 이에야스도 성질 괴팍한 아니 음흉한 노인네로 여기는 사람도
적잫아 놀라긴 했지만.....
영웅상은 또 시대에 따라 달라지니까 또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군요
쌍심지
05/12/22 09:40
수정 아이콘
재밌고 공감가는 글~^^~
blue wave
05/12/22 12:18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네요. 잘 봤습니다.
신겐과 겐신이 싸우는 바람에 노부나가가 정말 많은 득을 본 것이 사실이죠. 이 두 영웅의 활동 무대가 달랐더라면 일본의 역사는 다케다와 우에스기 두 세력의 통일 전쟁(서군과 동군처럼 말이죠..)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다케다와 우에스기가 큰 세력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부나가처럼 병농분리를 할 여건이 안 되었다는 점, 중앙부에서 떨어져 있었다는 점 등이 천하통일을 하지 못했던 요인인 것 같네요..

일본 전국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변수가 엄청나게 많았다는 점 같습니다.히데요시가 천하인이 되고, 이에야스가 결국 막부를 열지 예측한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신영
05/12/22 14:35
수정 아이콘
우에스기 켄신이라면 전국을 돌아다니며 맞짱을 떴다는;; 나는 한 놈만 패의 주인공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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