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0/23 22:27:10
Name 3:16
Subject 응원 글입니다.
PGR가입 후 처음으로 글을 써보네요.

스타방송을 보기 시작한 건 Itv때부터였습니다.
그때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그저 게임 자체만 즐겼었지요.
입을 쩍 벌린 채 '신기하네', '우와~'만 연발하면서요.

이름을 아는 선수는 국기봉, 강도경, 최인규, 봉준구 선수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좋아하는 선수는 강도경 선수였고요.

그러다 어느때부터인가 Itv가 경기인천지역만 방송된다며 부산엔 더 이상 나오지 않더군요.
덕분에 점점 스타에 관심이 멀어져 갔습니다.

그렇게 한 일이년 지났을까요?
귀동냥으로 임요환이란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되었습니다.
황제라는 둥, 최고 인기선수라는 둥, 최강의 선수라는 둥, 드랍쉽 플레이가 환상이라는 둥
그런 말들을요. 광고에도 나오더군요.

다시 스타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때 맞춰 동네 유선방송이 개편되며 엠비씨게임이 나왔지요.
(온게임넷은 안 나왔습니다. 그래서 온게임넷이 있는지 조차 몰랐어요.)
그때부터 티비를 틀면 제일 먼저 엠비씨게임으로 채널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프로게이머란 직업이 자리잡았고, 그 게이머들이 모인 구단도 많고 아무튼 신기하더군요.
Itv때보다 경기의 질도 놀랄만큼 발전했고요.

그래도 뭐, 제가 개념이 없었던 것은 마찬가지여서,
개인리그인지, 팀리그인지, 대진표가 어떻고 룰이 어떤지조차 모른 채 그저 게임이 시작되면
즐기는 형편이었습니다.

물론 엠비씨게임을 시청한 가장 큰 이유는
'임요환 얼굴 좀 보자. 소문대로 그렇게 잘하는 지 좀 보게.'
였지만요.

그런데 임요환 선수는 잘 안 나오더군요. 아니 거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뭐야? 임요환 임요환 하더니 왜 코빼기도 안 보여!' 짜증을 내기도 했더랩니다.

다른 한 선수는 엄청나게 나오더군요.
TV를 켤 때마다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겼습니다. 그것도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압도적으로 이겼습니다.
한두번이라면 모르겠는데 TV를 켤때마다 나오고 나올 때마다 이기니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더군요.

임요환 선수 보려고 엠비씨게임을 시청했다가 이제는 그 선수 보려고 엠비씨게임을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는 모습을 보려고 기다린 거였습니다.
계속 이기니까, 한번이라도 제대로 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거지요.
그래서 그 선수가 나오면 상대편을 응원했습니다.
'져라. 져라. 한번이라도 져봐라.' 주문까지 외웠습니다.

심사 참 고약하지요^^;

그런데! 그래도 지지 않더군요. 정말 소름끼칠만큼 강했습니다.
먼저 GG를 친 건 저여서, 어느 때부터인가 '져라'란 주문도 안 외우고 그저
'어? 또 나왔네. 이기긴 이길텐데, 어떻게 이길까?'
이런 생각을 하며 그 선수의 경기를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녀석, 혹시 내가 보기 때문에 이기는 거 아냐?'

그럴만도 한 것이 전적을 보니 패가 있기는 있더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진 적도 있는데, 왜 나는 그 경기를 못봤을까? 이거지요.

남들이 들으면 실소를 터뜨리겠지만, 혼자하는 상상인데 뭐 어떻습니까^^

그래서 그 선수가 나와서 이기면
'어이, 나중에 나 만나면 밥 한끼 쏴! 내가 봐줘서 이긴 거니까! 알겠어?'
왠지 뿌듯한 마음이 들어 득의양양한 미소를 짓기도 했었지요.

그렇게 혼자 티비를 보며 실실 웃기를 몇번, 몇달 며칠이나 반복했을까요?

어느 날 문득 깨달았습니다.
제가 그 선수의 팬이 되어 있었다는 것을요.
기분 참... 삼삼하더군요.

그 선수가 바로 다들 짐작하셨겠지만 iloveoov 최연성 선수입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제가 본 리그가 LG ibm 팀리그(부제:머슴을 잡아라!)였더군요.
최연성 선수가 결승전에서 3킬을 한 그 리그 말입니다.

이제는 지는 모습도 많이 보고, 슬럼프 겪는 것도 보고, 경기 외적인 문제들로 안좋은
소리를 듣는 것도 봅니다.

그래도 첫인상이 강해서인지 최연성 선수가 싫어지지 않네요.
묵묵히 경기로 말하는 그 모습이 왠지 더 멋있게만 보입니다.

최연성 선수. 제가 나이 더 많으니 밑에 몇 줄은 반말로 하겠습니다. 양해해주세요.

"연성아, 결승가라! 내가 서브로 녹차빠라 주 종족은 토스다만 so1은 니가 먹었으면 한다.
니가 라이벌로 생각하는 윤열이는 2번 우승했잖냐? 너도 2번 우승해야지, 안 그래?
요환형에게 미안해하지 말고 힘내라. 져도 환히 웃어줄거다. 아무튼 존내 힘내는 거다. OK?"

사실 이 말 하려고 글 쓴 겁니다. 하하.

아무튼 최연성 선수 화이팅입니다.



3줄 요약.

난 임팬->티원팬->연성팬이 아니라 연성팬->티원팬->임팬,녹차팬 된 케이스.
최연성 선수, 저같이 버로우해있는 팬들 많습니다.
꼭 우승하세요.



ps. 스겔 식 3줄 요약은 애교로 봐주시길......


ps2. 그런데 글쓰기 무섭네요. 하도 댓글 대전을 많이 봐온 터라......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Xeuv-Heavenly
05/10/23 22:33
수정 아이콘
저는 녹차팬-티원팬-연성팬 케이스라는......;;
김성재
05/10/23 22:48
수정 아이콘
저도 안볼때 임요환 선수는 알았지만 팬까진 아니었는데 최연성 선수가 잘할때부터 열심히 보게 되더니 T1의 팬이 되더군요 ^^
최연성 선수는 정말 게임으로 말하는 사나이죠! 꼭 우승하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만. 결승은 꼭 갔으면 합니다.!! 화이팅입니다.
LHfoverver
05/10/23 23:38
수정 아이콘
임요환선수가 이번 4강에서 승리의 기쁨을 알았듯이, 혹시 결승에서 최연성 선수를 만나 지더라도, 이번엔 진심으로 웃으며 축하해줄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최연성선수의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좋아하는데, 그 최연성 선수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임요환 선수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오영종 선수도 좋아하는 선수라서 이번 4강전엔 누가 올라가도 상관없지만, 최연성선수가 올라간다면... 분위기 좋게 재밌는 경기 보여줬으면 합니다.
05/10/23 23:50
수정 아이콘
연성 선수 팬 여기 한명 더 있습니다.

현재 OSL에서는 거의 공공의 적이다 싶을 정도로 악역이지만
다음주 그의 승리를 바라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게다가 그의 승리는 오히려 그에게 더욱 부담을 안겨주겠지만

그래도 저는 연성 선수가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무.한.질.주. 최 연 성 화 이 팅 !!!
수행완전정복
05/10/23 23:55
수정 아이콘
전 최연성선수 팬이란걸 밝히기 전까지

이윤열 선수 팬일줄 알고 봤는데 ..


순간 반전에 흠짓했습니다 ^^;

이번 최연성 vs 오영종 So1 4강.

명승부 나오길 기대합니다
정테란
05/10/24 00:04
수정 아이콘
결승 가면 또 사제 대결 왜 결승에서만 만나는건지...
사제 대결이 되면 경기 후 인터뷰가 또 어떨지?
우브 팬으로서 결승가도 안타깝군요.
된장국사랑
05/10/24 00:34
수정 아이콘
우브 결승만 가면 라이벌 이윤열 선수와 커리어가 비슷해 집니다!!!
마음속에 있는 멋진 두 라이벌 괴물과 머신의 훗날 또한 번의
결승에서의 대결을 기대해 봅니다^^
FreeDom&JusTice
05/10/24 08:53
수정 아이콘
저는 연성팬->T1팬->녹차팬->그분팬 케이스입니다.
더정확하겐 주는 연성팬 서브는 녹차팬, 그분팬 이랍니다..
제 배넷아뒤도 fanofoov...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7695 한빛Stars를 냉정하게 평가해봅시다... [43] EzMura5685 05/10/24 5685 0
17694 프로토스의 호쾌함! 그것이 무었인지 보여주는 박지호선수 [12] 물탄푹설4336 05/10/24 4336 0
17692 '강풀의 슬램덩크'를 읽고, 자극받아서!!! [23] 바람꽃5451 05/10/24 5451 0
17691 그가 써내려간.. 또하나의 대역전 신화.. [9] 라구요4265 05/10/24 4265 0
17690 소심은 고칠수 있을까? [24] 식수센스4480 05/10/24 4480 0
17689 군대. 또 한 건 했네요. [54] 눈팅만일년5589 05/10/24 5589 0
17687 바쁘게 살아가는 와중에.. [8] 후안무치4552 05/10/24 4552 0
17685 서울시가 이번에 흑자많이 냈다고 하네요.(자게에 써도 되나요? ) [72] 비네오이니5040 05/10/24 5040 0
17684 토요일날 그녀를 만난뒤....... [9] 영혼을위한술3838 05/10/24 3838 0
17682 이제.. 2시간뒤에 훈련소에 입소합니다 [26] 사탕발림꾼3608 05/10/24 3608 0
17681 민중가요를 아시나요,,, [66] limit∑무한대로4691 05/10/24 4691 0
17680 실수의 매력 [8] 총알이 모자라.4002 05/10/24 4002 0
17676 너무나도 재밌는 815 한눈에 보기! (플/테 , 테/플) [22] 체념토스4866 05/10/24 4866 0
17675 7월14일 이후 100일..... [4] 경락마사지3901 05/10/24 3901 0
17674 스타리그 주간 MVP (10월 넷째주) [36] DuomoFirenze4178 05/10/24 4178 0
17672 선수가 어느정도 해야 '슬럼프'가 아닌지? [39] 4thrace5725 05/10/24 5725 0
17671 815, 발상의 독립 [6] 종합백과3831 05/10/24 3831 0
17670 어제는 너무도 슬픈 밤이었습니다. [16] ggum3374350 05/10/23 4350 0
17669 강남에 대해서 한번 써보자고 합니다(저는 강남 사는 사람입니다.) [273] KissTheRain12042 05/10/23 12042 0
17668 응원 글입니다. [8] 3:164430 05/10/23 4430 0
17666 프라이드FC-30 starting over [27] kama5227 05/10/23 5227 0
17664 잊혀지지 않는 기억들!~ [11] 홍수남5081 05/10/23 5081 0
17662 혹시 이거 기억하시는분 계세요? [14] AngelBeaT6581 05/10/23 658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