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 드라마의 서막을 올린 3경기. 그만큼 극적인 경기이기도 했지만 박지호 선수의 어이없는 실수 투성의 경기였다는 평가도 많습니다. 특히 마지막 아비터를 기다렸어야 했느냐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문제의 경기. 제 나름대로 이 경기를 분석해보았습니다.

이 경기에서 중요한 장면을 요약하자면,

1. 투배럭을 선택한 임요환 선수, 임요환 선수는 투배럭을 발견하자 배럭 한개를 취소하고 박지호 선수는 질럿을 생산합니다. 5기 가랑의 질럿을 임요환 선수는 벙커 없이 SCV 피해를 입으며 막아냅니다.

2. 쓰리게이트를 선택하는 박지호 선수. 드라군을 빠르게 모읍니다. 그러나 임요환 선수는 원팩 상태에서 빠르게 커멘드센터를 올립니다. 박지호 선수가 모은 드라군은 임요환 선수의 시즈탱크에 폭사당하고 맙니다.

3. 임요환 선수의 역러쉬. 그렇지만 프로브와 드라군에 허무하게 병력을 잃어버립니다.

4. 병력을 충분히 유지한 가운데 트리플 넥서스를 가는 박지호 선수를 상대로 전진을 선택하지 않고 미네랄 멀티를 선택한 임요환 선수 박지호 선수의 처절한 셔틀, 질럿, 드라군의 끝없는 러쉬를 절묘한 컨트롤과 심시티로 막아냅니다.

5. 임요환 선수의 벌쳐 견제. 미네랄 멀티에서 다수 일꾼을 잡아내고 무엇보다 본진에서 아비터 트리뷰날을 발견합니다. 박지호 선수는 벌쳐 견제를 막기 위해 임요환 선수 진영에서 드라군을 회군합니다.

6. 회군한 드라군 덕분에 임요환 선수는 중앙 언덕까지 올라오게 되고 한번의 교전에서 드라군을 밀어내면서 명당자리를 잡게되고, 시즈모드를 풀고 내려오려는 순간 박지호 선수는 셔틀과 지상병력을 동반 아비터 없이 회전을 벌이고 이 싸움에서 패하며 게임을 내주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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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박지호 선수가 쓰리게이트를 선택한 것과 벌쳐 견제를 막기 위해 센터에서 병력을 회군한 것, 임요환 선수의 미네랄 멀티에서의 방어 성공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드라군 6기가 죽은 것은 (어떤 분들은 탱크에 맞고 드라군 특유의 정신을 잃은 현상 때문이라고 하시는데 드라군은 탱크를 일점사하고 있었습니다.) 박지호 선수로서는 다급한 마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초반에 질럿으로 피해를 주었다지만 SCV 몇기 잡은 것에 불과한 피해였습니다. 오히려 벙커도 없이 막았고 초반에 중요하지 않은 질럿을 많이 생산했습니다.

그런데 테란이 원팩 상태에서 커멘드를 옮기고 있습니다. 플토의 앞마당보다 오히려 빠른 타이밍입니다. 초반 피해를 주기 위해서 쓰리게이트까지 선택한 박지호 선수로서는 그 순간 어느정도 피해를 주지 못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나쁜 선택이었지만 무리한 공격이 한편 이해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실수는 임요환 선수의 역공 병력을 잡아내면서 어느 정도 만회됩니다. 오히려 저는 쓰리게이트가 아닌 빠른 멀티라든지 셔틀을 생산한다든지 하는 여유있는 운영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쓰리게이트 올리는 것보고 한번만 막으면 되겠다 싶었거든요.

아비터와 함께 싸우는 것은 많은 분들의 말씀대로 엄해설의 말씀과 달리 별 효용이 없었다고 봅니다. 한 계단만 더 내려가면 싸울 공간도 없고 앞마당까지 포격이 미치는데 딱 한번 있을 시즈모드 푸는 순간을 놓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아비터가 동반된다고 해도 테란의 추가병력도 늘어나고 스캔이 여러 개이고 아비터의 존재를 아는 상태에서 큰 효용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저는 박지호 선수의 이런 실수가 삽질이라기 보다는 임요환 선수가 벙커없이 방어했기 때문에 빠르게 원팩더블을 할 수 있었다는 점, 아비터 타이밍을 정확하게 찌르고 들어온 점이 승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네랄 멀티에서의 놀라운 방어를 빼놓을 수 없고요. 그 때 플토의 힘은 자원이 아니라 많은 병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앞마당 차이도 거의 없었고 미네랄 멀티도 테란이 약간 늦은 정도였습니다. 그 순간 밀지 못하면 플토도 장담할 수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뚫려야 되는데 안뚫리니까 상식밖의 경기가 나온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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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다리)
1. 이번 4강에서 향후 몇달간의 플토와 테란의 싸움의 향방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너무 치열한 싸움에 알 수 없게 되었네요. 아비터를 쓰는 플토, 투게이트 멀티 플토에 대한 테란의 해법이 어떤 것인지. 베슬의 효용성이 증명될 것인지 하는 점 말입니다. 아마도 다음주 경기에서 기대해봐야겠습니다.

2. 임요환 선수가 815 맵에서 토스의 타스타팅멀티의 해법을 어느정도 제시한 것 같습니다. 레이스도 무서웠고, BSB도 그다지 가난하지 않으면서 배짱 멀티를 견제하는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3. 박지호 선수 2경기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안타깝습니다. 스폰이 없는 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주 오영종 선수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박지호 선수는 물량 뿐 아니라 전략도 갖추고 이번 경기를 보아선 상대의 빌드를 예측하며 연습하는 훈련 방법도 익힌 것 같습니다. 큰 경기 경험도 쌓았으니 큰 선수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4. 해설자들에게 선수들의 심리까지 전부 알기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될 수 있는 한 긍정적인 해설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진 선수의 실수만 들춰내면서 이긴 선수의 잘한 점을 말해주지 않는다면 누가 경기를 보고 감동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