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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10/16 18:48:59 |
Name |
Lunatic Love |
Subject |
그녀를 만날때마다...[응원글-_-] |
그녀를 만날때마다 저는 장미 한송이를 들고 갔습니다.
약속 시간 30분 전부터 약속장소에 와서 그녀를 기다리고, 그 장미한송이의 향기를 맡아봅니다. 그녀가 오면 저는 사람들이 보던 말던 그녀에게 무릎을 꿇고 장미를 전해줍니다.
무척이나 기뻐하는 그녀의 모습에, 무척이나 즐거워하며 수줍은 미소를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장미 한송이를 품에 안고 제 손을 살포시 잡고 가까이, 같이 걸으면 그 장미꽃 한송이의 향기와 그녀의 향수 - 울트라 바이올렛의 향이 제 코를, 제 마음을 건드렸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장미 한송이는 당연하다듯 받고 그리 소중히 여기며 가지고 다니던 장미를 길을 거닐다 잃어버리기도 하고, 지루하면 꽃잎을 때어내곤 했습니다. 괜찮습니다. 그 모습 조차도 사랑스러운 그녀니까요. 이미 장미 한송이는 그녀의 향수와는 비교도 안되지요.
이번에는 장미 열송이를 준비했습니다. 그녀는 깜짝 놀라며 감동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번 장미 열송이씩을 준비했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녀를 빛내는 장식이 아닌 그저 무거운 짐이 되어버렸습니다.
안되지요.
그녀는 장미 열송이 따위로 꾸며질 여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장미 백송이를 한아름 안고서 약속장소로 갔습니다. 그녀가 오지 않습니다. 앗... 비까지 옵니다. 우산도 없는데...우선 비를 피해야 겠습니다.
비피할 장소를 찾는 도중 그만 넘어졌습니다.
쓰라린 무릎과 피가 나는 손으로 주위에 널부러진 장미를 주웠습니다.
마지막 한송이. 지나가던 행인이 밟은 듯, 꺽긴 장미를 주우려는 데, 그녀가 우산을 쓰고 바로 앞에서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비에 젖고 옷이 비와 흙탕물에 지저분해져 있는, 엉망이 된 장미를 수습하는 모습을 그저 지저분한 행인인듯, 모르는 사람처럼 쳐다봅니다. 그리곤, 저를 본채만채 사라집니다.
저는 그저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이윤열 선수.
당신은 우리에게 꼭 승리를 보여줘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천재라는 수식어와 함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는 당신의 모습.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그랜드 슬램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최고 연승을, 최고 승률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시작하며 우리에게 보여주는 당신의 땀과 눈물. 그리고 얻어진 1승.
그로서 충분합니다.
힘을 내세요.
우리는 넘어져 있는 당신에게 손을 내밀고 있으니까요.
by Lunatic Love
- 응원글이라 표시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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