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7/19 11:07:43
Name 키죠
Subject 어머니의 문자메시지
처음으로 글을 남기는 군요.
어제 저 개인적으로는 의미있는 자그마한 사건이 있어서 흔적을 남깁니다.

지난 일요일 오후.
어머니께서 웬일인지 문자 메시지 보내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셨습니다.
하긴, 얼마 전에 수신 메시지 확인하는 법을 어렵게 배우셨고
이제 곧잘 하시니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면서 팍팍 이해를 잘 못하실 어머니를 생각하니 한편으론 답답하다는 4가지 없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죠.

교육 시작.
문자 입력 화면까지는 단순 암기식.
봉투 버튼 누름 -> 2번 누름 -> 1번 누름...이런 식으로.

그 다음 관건이 내용 입력.
자음은 쉽게 이해를 하시는데 모음은 천지인 방식인가 해서 쉽사리 이해를 못하시는거죠.
어쩔 수 없이 반복 학습법.
지속적으로 당신이 원하시는 내용을 입력하시라 말씀드렸고,
한 시간 가량을 그렇게 도와드렸습니다.

그러더니 결국 곧잘 내용을 입력하셨고,
드디어 시집 간 누나와 아버지에게 문자 메시지를 쏜 것이지요.
신기해하면서 신나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 또한 참 좋더군요.
그러면서도 이런 건 아들인 내가 먼저 가르쳐 드려야 하는데...라는 생각.

집에서 혼자 보내시는 시간이 많으셔서
저런 작은 것 하나 배우는 재미가 어머니를 즐겁게 한다는 것.
알면서도 쉽게 지나쳐 버린 아들의 반복적인 잘못...반성.

어제 밤, 회사일 때문에 제때에 못 먹은 저녁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
밥을 기다리는 중에 때마침 반가운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어머니에게서 온 첫번째 문자 메시지.

"사랑하는우리아들 저년먹어니"

오타쟁이 어무이...-_-;;;
그래도 충분히 감동적입니다....ㅠㅠ
지금 쓰고 있는 핸드폰을 바꾸기 전까지 이 메시지는 계속 저장되어 있을 듯 합니다.

...이제 어머니께선 인터넷에 도전하시려고 합니다.
아들이 컴퓨터쟁이인데 어디가서 자랑해야지 않겠냐고.
가르쳐 드려야겠지요.
...야동이라도 보시면 어쩌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OnePageMemories
05/07/19 11:10
수정 아이콘
하하하하
힘내세요~~ 너무 좋아보여요~화이팅
~Checky입니다욧~
05/07/19 11:10
수정 아이콘
^^이런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오타가 귀여우시네요
호수청년
05/07/19 11:17
수정 아이콘
저희 어머니께선 문자메세지 이용한지 약 1년정도 지났네요.
이제는 ㅇㅋ? 이정도 하십니다. 아직 이모콘티는 복잡하다며
능력밖이라 하시고요, 채팅은 서툴게나마 빨리빨리, 어디살어 이정도~^^;
임(수정)빠
05/07/19 11:17
수정 아이콘
오타 난감 -_-;;
_ωφη_
05/07/19 11:19
수정 아이콘
저희 어머니도 문자 최근에 배우셨는데 재미들리셨습니다..^^
"아들 점심먹었니..?" "몇시에 오니?" 는 자주 보내시더라고요..
아버지도 1년전부터 컴퓨터로 온라인바둑을 즐기시더니만..
이제는.. 인터넷검색,카페가입 같은것도 잘하시더군요..
그래서 요즘엔 다음카페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자주 술마시러가시더라고요..ㅋ
나중에 우리도 나이먹고 아버지나 어머니가되면..
우리도 아이들한테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게되겠죠..^^;;
05/07/19 11:24
수정 아이콘
저희 어머니께 "아들 늦게 들어가요" 이렇게 문자 보내면
"ㅇㅇ" 이렇게 온다는..-_-;;
05/07/19 11:28
수정 아이콘
저희 어머니는 메신져로 잔소리 하셔서....잠시 차단 해놨다는...
05/07/19 11:29
수정 아이콘
저년먹어니 .... 저년먹어니 .... 저년먹어니 ....
좋으시겠습니다 ㅠㅠ
05/07/19 11:34
수정 아이콘
부럽습니다...
저도 나중에 늙으면..꼭 아이들에게 새로운 무언가를 배워야겠네요^^;
夢[Yume]
05/07/19 11:37
수정 아이콘
저희 어머니도 문자 배우셔서 열심히 쓰신답니다
첫글자는 무조건 "아들~" 띄어쓰기하면 많이 못쓴다고 따딱따닥 붙여쓰시는 노하우까지 생기셨더라구요. 어머니가"^^"이런 이모티콘으로 동생이랑 문자보내니까 동생친구들이 부러워하더군요
이후엔 문자메세지 돈 아깝다고 메신져를 주로 쓰신답니다.
그냥 컴퓨터 켜면 제동생 아이디로 자동로그인이 되거든요~
클레오빡돌아
05/07/19 11:48
수정 아이콘
저희어머니는 문자 보내실때 꽉꽉 채워서.. 띄워쓰기도 안하시고 보냅니다 ^^;; 그래도 전 다 알아 봅니다.. 하트표 붙여 주시는 센스도 잊지 않으시죠. 하하;;
05/07/19 12:01
수정 아이콘
저희 어머니도 문자를 가끔 하십니다.

요즘 야간 알바를 하고 있는 저에게 가끔 문자를 보내시는데 요즘은 "크크"를 배우셔서 자주 사용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크크는 어디서 배우셨어요?"라고 보냈더니 "신세대가 되려고 노력중" 이렇게 오더군요. ^^
그리고 마지막 문자..

"수고하삼"



한참을 웃었답니다. ^-^
indego Life
05/07/19 12:23
수정 아이콘
문자메일을 보내는 기쁨보다. 아들과 함께 했다는 기쁨이 더 컸을 꺼 같습니다....
Cheeeers
05/07/19 13:32
수정 아이콘
요즘에 "^^" 가 오는 걸 보고 진짜 놀라웠습니다..
예전엔 띄어쓰기까지 꼬박꼬박 하던 엄만데..
요즘은 문자 쓰는 게 저보다 더 빨라요..타다다다다다타다닥..;;
하얀잼
05/07/19 13:37
수정 아이콘
저년먹어니 크크킄
공고리
05/07/19 14:47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Luvnpce*
05/07/19 15:13
수정 아이콘
어머니들의 첫 문자는 항상 사랑하는우리아들 로 시작하시네요..
저희도 사랑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FlyingMarine☆
05/07/19 16:38
수정 아이콘
오타가...벗ㅇ어나 생ㅇ리 자ㅁ지 이후로 최고의 오타
난폭토끼
05/07/19 18:22
수정 아이콘
저도, 방금 어머님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두부팽이버섯애호박

띄어쓰기 같은건 사치일 뿐입죠-_-;;
My name is J
05/07/19 19:13
수정 아이콘
난폭토끼님 좋으시겠습니다..오늘 저녁 메뉴는 된장찌개로군요..부러워요!
05/07/19 19:34
수정 아이콘
전 특이한 경우같은...
핸드폰을 늦게 갖게 되서 저는 문자를 어머니께 배웠죠,,,
요즘은 통신체까지 쓰셔서 제가 못알아 보고있다는...
네오크로우
05/07/19 20:59
수정 아이콘
저녁 메뉴가 아니라 혹시 들어올때 장 봐오라는.... ;
과자공장사장
05/07/19 23:02
수정 아이콘
그니깐 아마 된장찌개를 만들어 줄테니 장을 봐오라..는거 일꺼예요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811 7월 30일 KTF MagicN's versus SK TelecomT1 엔트리를 예상해 봅시다, [40] 세브첸코.A4750 05/07/21 4750 0
14810 SKY Pro League PO SKT T1 vs GO - 경기만 보자! [14] 호수청년5209 05/07/21 5209 0
14809 2005년 7월 20일 17시 15분. [14] 최유형4993 05/07/21 4993 0
14808 마지막.한번만더. 어제 지오엔트리분석. [85] 포아5949 05/07/21 5949 0
14807 광안리결승에서 만약 7차전까지 간다면? [69] 어...6888 05/07/21 6888 0
14806 [축사]7월30일 하나의 축제로 우리모두 즐기자 [20] [NC]...TesTER4694 05/07/21 4694 0
14805 KTF.. T1처럼 이 꽉 깨물어라 [23] ggum3375373 05/07/21 5373 0
14804 [펌]세상이 이래도 되는건가? [30] 숨...5773 05/07/21 5773 0
14803 최고의 싱어송라이터, 윤건. [28] EndLEss_MAy5079 05/07/21 5079 0
14801 광안리 결승이라고? 덜덜덜... [14] siam shade4515 05/07/21 4515 0
14799 조규남 감독님... [15] LoveActually5945 05/07/21 5945 0
14797 오늘 티원이 4:1 로 졌다면? [34] 무탈5639 05/07/21 5639 0
14796 오늘의 논란 GO의 엔트리 - 조규남감독의 책임인가?? [73] XoltCounteR6901 05/07/20 6901 0
14795 프로리그 결승전이 코 앞입니다. [5] Allegro4642 05/07/20 4642 0
14794 용 VS 영웅 [19] 팍스랜덤4980 05/07/20 4980 0
14793 준비기간 하루의 플레이오프전 [32] 마동왕4720 05/07/20 4720 0
14792 초짜의 애니추억(1) [11] 워크초짜7239 05/07/20 7239 0
14791 그건 그렇고 온게임넷은 경사났내요. [47] 도루묵~!7099 05/07/20 7099 0
14790 프로토스는 가망이 없는것인가? [44] 딸신5153 05/07/20 5153 0
14788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서 물러난다.. 두고보자 프로리그!! [34] 호수청년5165 05/07/20 5165 0
14787 좀 이르지만 KTFvsT1 엔트리 바람 [59] 원가스울트라6314 05/07/20 6314 0
14786 오늘 경기는 GO의 패배가 아니라 조규남 감독님의 패배입니다. [109] FTossLove6824 05/07/20 6824 0
14785 @@ 보셨습니까 ...? ... 차세대 최강 팀플조합의 탄생을 ...!! [63] 메딕아빠6421 05/07/20 642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