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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2/22 19:59:38
Name 아케르나르
Subject [일반] 역사학자 전우용 트윗 모음(DP 펌)
1.
예전에 미국에서 계층별 시공간관념을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시간적으론 상위층은 과거에, 중위층은 미래에, 하위층은 현재에 관심이 많았답니다. 상위층은 자기성공을 정당화하려는 욕망이, 중위층은 현재 상태보다 나아지려는 욕망이 강했다는 거죠. 하위층은 하루하루 버티는 것조차 힘겨워 역사나 미래에 관심을 기울일 겨를이 없는 걸로 분석됐습니다. 공간적으로는 상위층은 세계에, 중위층은 국가에, 하위층은 자기 동네에 관심이 많았답니다. 하위층일수록 시야와 세계관이 좁아진다는 거죠.


2.
"내가 무슨 부자인가. 일본에서는 중산층도 못 되는데..." 염상섭의 소설 '삼대'에서 대지주 아들인 주인공이 친구에게 한 말입니다. 식민지의 상위층은 자기를 식민모국의 상위층과 비교하는 습관을 들여왔습니다. 식민지 상위층은 대체로 제국주의자들과 같은 관점을 가졌습니다. 그들은 제국주의자들의 시선으로 자민족을 봤습니다. 자기는 '문명인'으로 선진국민과 동격이고 자국의 하층민은 '야만인'이라는 관념이 강했기에, 민족의식이 희박할 수 밖에 없었죠.


3.
자국의 하층민을 야만인 취급하는 상위층과 그런 취급받는데 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하층민이 결합하는 구조는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고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회 전체가 신분제 시대로 퇴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힘과 뜻을 모아야 할 듯합니다.


4.
'친일파 처단'을 못한 것보다 더 큰 문제가 '우리안의 식민주의'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한 겁니다. 역사교육을 축소하거나 '식민통치와 독재정치를 미화'하는 방향으로 역사교과서를 개편하면, '식민지 노예의식'도 다시 활개칠 겁니다.


5.
"우리나라 국민 수준은 선진국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어." 자기는 습관적으로 우리 국민을 선진국 국민과 비교하면서, 우리 정부를 선진국 정부와 비교하는 사람들 보곤 "북한으로 가라"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이런 것도,'식민지 노예의식'입니다.


6.
어떤 부자 왈, "남미국가의 행복지수가 높은 건 빈부격차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남미 국가의 빈민은 헛된 꿈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않는다." 국가와 사회의 '지도층'중에 이런 사람이 많으면, 우리나라도 남미 부패 국가처럼 될 겁니다.


7.
참고로 '헛된 꿈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남미 빈민의 미덕'을 칭찬한 어떤 부자는, 자기는 미국 의사들에 비하면 너무 형편없는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정신과 의사였습니다.


8.
자기가 주역이었던 경제성장에는 '부채의식'을 가지면서, 자기가 무임승차한 민주화에는 오히려'적대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이런 태도가 지배적인 세상에선 '미안함'과'부끄러움'이 사라집니다. 역사는, 돈으로 발전하는게 아닙니다.


9.
진 쪽에서 반성할 점이 분명 있을겁니다. 그렇다고 정말 반성해야 할 생각과 태도가 어떤 건지 잊어버리면 안 됩니다. 갈릴레이 시대에는, '태양이 지구 주의를 돈다'고 믿은 사람이 절대 다수였습니다.


그러네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모두 믿을 때, 끝까지 지동설을 외쳤던 갈릴레이는 얼마나 흔들렸을까요...  

이 분 트위터 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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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22 20:19
수정 아이콘
본문과는 상관없는 얘기지만, 전우용 박사님 책들 정말 강추합니다.
12/12/22 20:31
수정 아이콘
좋네요^^
화폐전쟁
12/12/22 21:03
수정 아이콘
흥미롭네요^^
가디언의꿈은무리군주
12/12/22 21:17
수정 아이콘
이분도 진영논리만 빼면 좋은 말씀 많이 하시고 괜찮은 분인데;;
총선이후로 뭔가 심경의 변화가 있으셨는지

진영논리에
아전인수격 해석에
허위사실 유포까지

쓰리런 달성하셔서 그닥;;; 아 그래도 이분야 甲인 공지영 씨와는 다르게
잘못된것은 빨리 인정하시고 삭제하셔서 그것은 높이삽니다만
무플방지위원회
12/12/22 21:34
수정 아이콘
진영논리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네요.
이준석조차 십알단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 한마디 하지 않죠.
12/12/22 22:21
수정 아이콘
즐겁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2/12/22 23:43
수정 아이콘
좋군요.
yangjyess
12/12/22 23:46
수정 아이콘
경제성장의 주역이었던 사람이 민주화에 무임승차했다는 말 동의하기 힘들군요. 민주화의 주역들도 경제성장의 주역들에게 빚진부분이 없다고는 말 못할겁니다.
yangjyess
12/12/22 23:47
수정 아이콘
그리고 경제성장의 주체였던 분들이 가지고 계신건 부채의식이 아니라 자부심입니다.
영원한초보
12/12/23 00:27
수정 아이콘
바로 위 댓글에 '민주화의 주역들도 경제성장의 주역들에게 빚진부분이 없다고는 말 못할 겁니다.'
이 말이 부채의식을 말하는 겁니다.
yangjyess
12/12/23 00:33
수정 아이콘
아... 그런 의미로 쓰인 단어였군요. 그렇다면 무임승차라는 단어는 쓰면 안될텐데요.
영원한초보
12/12/23 00:37
수정 아이콘
그게 좀 애매하고 논란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화, 산업화 서로 반대하는 개념은 아닌데
이걸 무조건 편가르기 단어로 쓰는게 안타깝더라고요. 원래 훨씬 전에 쓰던 말인지 모르겠는데
디씨에서 민주화, 산업화 이런식으로 이상한 드립치며 노는거랑 비슷해 보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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