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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27 02:00:01
Name 격수의여명
Subject [일반] ebs, 손석희의 킹메이커 1부 - '네거티브 전쟁' 정리

1. 선거에서 상대 후보의 본질과는 관계없이 부정적인 부분을 계속 부각시키는 걸 네거티브라고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연결되는 건 감정적으로 민감한 부분이지요. "왜 애국가를 부르지 않느냐.", "너는 북한과 관계되어 있지 않느냐.", "왜 신생아실에 들어가느냐"



2. 한 번 설정한 구도에서 버티는 걸 프레임 유지라 합니다. 네거티브의 핵심이지요

A: 신생아실에 플래시가 번쩍번쩍 하고... X 후보의 도덕성이 의심스럽다.
B: 이미디오로 보니(창문 너머로 찍었는데 빛이 반사되지 않은 걸 보니) 플래시를 터뜨린 건 아니지 않느냐.
A: 그래도 신생아실에서 저런건 잘못한 게 아니냐.
C: (앞의 논의를 보지 못한거든 보지 않은 것이든) 신생아실에서 플래시가 번쩍번쩍하고....(생략)

A: 신생아실 출입은 감염의 위험이 있다. X 후보의 인성이 의심스럽다
B: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건 인정한다. 그래도 부모와 의사의 허락을 받았다고 하지 않았나?
A: 그래도 신생아실에서 저런건 잘못이 아닌가.
or
B: 간호사들도 다 있는데? 감염의 위험이 있으면 당연히 출입이 되지 않았겠지
A: 그래도 신생아실에서 저런건 잘못이 아닌가
C: (앞의 논의를 보지 못한거든 보지 않은 것이든) 저러면 감염의 위험도 있는데...(생략)
or
B: X후보도 잘못을 인정했다. 크게 번질일은 아닌 것 같다.
A: 그래도 신생아실에서 저런건 잘못이 아닌가.

이 형태의 문제점은 논리적인 개연성이나 타당성은 하늘나라로. X후보에 대한 안좋은 인상만 강화되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자신있게 말하고 싶은게, 진보편향이라 되있는 사이트들이 자기합리화를 하고 유리한 것만 받아들이는 성향은 분명 있지만, 소위 보수라고 불리는 사이트들은 이걸 알고 전략적으로 쓴다는 것. 전자가 비논리적이라면 후자는 악의적인 것. 전자가 감정적이라면 후자는 감정적인 척을 하면서 정치를 하는 것. 그래서 그들을 상대하면 느끼는 피로감, 좌절감, 분노감, 혐오감은 그들의 이런 부분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자를 상대할때 느끼는 피로감, 좌절감, 분노감, 혐오감도 그들의 감정적 태도에서 오기는 하지만...)


3. 미국에서는 아버지 부시가 이 전법을 통해서 불리했던 전세를 뒤집고 대선에 등극합니다. "왜 애국가를 부르지 않나요?", "당신에 주에서 흑인을 가석방했다가 일어난 살인사건은..." 등. 네거티브 및 프레임 전략을 고수했던 당시 선거 캠프 전략가 리 애드워터는 유명인사가 되고 권력도 쥐게 되지요.


4. 그런데 아버지 부시 정권이 끝나기도 전에 젊은 나이에 병에 걸려서 투병생활을 이어가다가 요절하게 되고 맙니다. 그는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미국 정치에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자신이 상처입힌 상대 진영의 정치인들에 대해서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5. 여기서부터는 개인적인 의견. 나는 특히 보수 지향적인 사이트나 사람들의 네거티브 전략을 문제삼고 싶다. 첫째 이유는 의도성 때문에, 둘째 이유는 세력 개입 때문에. 전자가 일베의 문제점이라면 후자는 십알단의 문제점입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기존의 '진보 편향적' 사이트들의 행태가 충동적이고, 감정적이었다면 최근의 '보수 편향적' 사이트들의 행태는 네거티브적이고 정치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나마 전자가 자신이 하는 게 정의라 '믿고 있'다면(이게 그리 바람직하진 않지만), 후자는 능동적으로 네거티브를 조장하고 선동을 목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죠.  "어차피 우리 세력이 불리하니 상대 후보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만 키워도 승리다"라는 마인드.
세력 개입도 문제입니다. 네거티브는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지만 문제는 소위 인터넷에서 말하는 보수들이 완전히 자생적으로 생겨난 게 아니라는 측면입니다. 소위 말하는 '십알단'(즉, 알바)은 적어도 트위터에서 그 존재가 명확히 들어났고 다른 사이트들에서도 마찬가지죠. 진보는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원래 전반적으로 자신들의 편향이기에 그렇게 만들 필요가 없죠.
전자는 일반 네티즌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내가 못마실 우물이니 독을 풀어버리는) 비도덕적인 행위이고, 후자는 여론 호도고 개입이니 문제가 크지요. 특히 둘 다 네거티브를 기반으로 하기에 자신들의 진영을 지지하는 쪽에 대한 이미지도 전반적으로 떨어뜨리게 됩니다. 혐오감을 조장하는 공격에 민감해지고 상대 세력에 대한 전반적인 부정적인 감정이 쌓이기에 적절한 비판에도 민감해지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내가 말한 것은 상대적으로 방향성이 다르거나 덜할 뿐 진보적인 사이트에도 똑같이 존재하는 문제입니다. 그러기에 서로에 대한 혐오감 조장은 늘어나고, 제대로 된 비판은 받아들여지지 않게 되지요. 가능하면 정파에 상관없이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비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cf 1. 2번 예시를 보면 알겠지만 이게 유독 유머게시판에 올라온 모 글에 비판이 많이 붙은 이유입니다. X후보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 아니라 '네거티브를 반복'하면서 정작 본인은 '정당한 비판을 한 것처럼 취급받기'를 원하시지요. 이런 태도는 그 글쓴분의 고질적이고 전반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pgr의 성향만 탓하지 말고 본인도 반성을 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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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빵~♡
12/11/27 02:02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봤습니다. 킹메이커 안보신 분들은 꼭 한번씩 봐보세요 어제 한번 1부만 한번 봐볼까 하고 틀었다가 3부까지 시간가는줄 모르고 봤네요
밀가리
12/11/27 02:03
수정 아이콘
이 글 보고 지금 볼려고 준비중입니다. 호호.
12/11/27 02:04
수정 아이콘
안타깝게도 그 모 글은 삭제게시판으로 이동했네요.
후란시느
12/11/27 02:09
수정 아이콘
어디에서나 적용할 수 있는 현상 같은게 아닐까 합니다. 사람들이 한 번 잘못 인식하면 그것을 바로잡는데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보다 확대되는 시간이 더 커지다보니 생기는 하나의 현상이랄까요. 여기에서도 종종 보였던 부분이었고요.
제가 일베를 들어가보지를 않아서 확신을 못하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일베의 자료들을 보면 종종 전략적이라는 생각이 드는게 있긴 합니다. 처음에는 그게 일종의 게릴라전이었는데, 점점 그 전략이 잘 먹히다보니 규모가 커진게 아닐까 싶네요.
격수의여명
12/11/27 02:15
수정 아이콘
같은 '인지합리화'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이트가 "에이.. 그런가..."하거나 그냥 리플 안달고 넘어간다면, 일베는 "운지운지운지" "좌빨이노?" "민주화 시켜버리자!" 이런 느낌이에요. 전자가 그냥 양심에 찔려서 무시한다면 후자는 오히려 그 콘텐츠를 퍼온 사람이나 비판하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인신공격하고, 네거티브를 더 강화(물타기)해 버립니다. 아주 고약하죠
루스터스
12/11/27 02:19
수정 아이콘
글 잘보았습니다.
네거티브, 부정적인 면모, 상대방의 실수를 공격하는것은 일상생활에서도 칭찬보다 험담이 이야기의 주제가 되기 쉽듯 선거전에서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거짓과 왜곡이 들어가면 그건 정치가 아닌 사기라고 생각합니다.

유게글은 본인이 스스로 의도까지 있다고 말했기 때문에 유게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잘못 알고 있는걸 댓글에서 알려주는데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건 진짜 쓰레기 같은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뭐하고있
12/11/27 02:54
수정 아이콘
그런데 개인적으로 알바를 동원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선거에서 조직이 움직이는 게 나쁘거나 구태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거든요.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를 위해서 후보를 소개하고, 응원하고, 추천하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그 자체가 정치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지금 제가 댓글을 다는 것처럼요.
그럼 다음으로 위에서처럼 자발적인 것 외에 돈을 받는다면 어떨까? 내가 내가 속한 정당이 승리하기 위해 정당으로부터 일정한 돈을 받고 움직인다. 이거 자체가 뭐가 나쁜지 모르겠어요. 결국 정당의 실무자들이 하는 게 그런 일이잖아요. 소속 정당의 정권 창출을 위해 기능하고 움직이는...

문제는 내가 응원하지 않는 정당을 돈을 받고 응원한다, 혹은 응원하는 척한다는 것인데, 내가 돈이 필요하면, 새누리당을 싫어하지만, 새누리당 선거에서 돈을 받으면서 활동할 수도 있겠죠. 돈이 필요하면 내 신념과 맞지 않더라도 새누리당 의원 보좌관을 할 수도 있겟죠. 이것도 문제가 되지는 않다고 봅니다. 물론 그럼 금권이 선거판을 좌우하게 되지 않느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그것은 정치자금법에서 지정된 금액 이상을 지출했느냐를 다투거나 이와 같은 정치 알바 행위가 공선법 위반인지를 다툴 일이지, 정치 알바의 옳고 그름과는 다른 문제인 것 같네요.
다음 문제는 정치 알바가 돈을 받고 사실을 호도하거나 네거티브를 조장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정치 알바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 행위 자체의 법적 당부를 놓고 다투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사실을 호도하는 것은 얼마든지 법적으로 해결이 가능한 사안이고, 네거티브 같은 게 문제가 되기는 하는데, 이것이 부정적이라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겠지만, 인터넷의 정치 알바들의 네거티브보다 실제 정치권의 네거티브가 훨씬 더 영향력이 있고, 선명하기 때문에 정치권의 네거티브를 없애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정치 알바의 문제는 기존의 우리 현대정치가 동원정치와 부정선거로 얼룩져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봅니다. 그들에게 부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겠지만, 정치 알바가 기왕의 동원정치 등과 맞물리면서 선거에서 조직을 동원하거나 이용하는 것이 일괄적으로 부정적으로 비친다는 것이 저로서는 지극히 못마땅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치 알바는 우리가 금권선거가 되지 않도록 정치 자금의 출처를 명확히 하고, 정치권 전반의 네거티브를 바로 잡는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애패는 엄마
12/11/27 03:1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잭스 온 더 비
12/11/27 05:2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기존의 '진보 편향적' 사이트들의 행태가 충동적이고, 감정적이었다면 최근의 '보수 편향적' 사이트들의 행태는 네거티브적이고 정치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나마 전자가 자신이 하는 게 정의라 '믿고 있'다면(이게 그리 바람직하진 않지만), 후자는 능동적으로 네거티브를 조장하고 선동을 목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죠. "어차피 우리 세력이 불리하니 상대 후보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만 키워도 승리다"라는 마인드' 이 부분은 생각해볼만한 주제인거 같아요.
사티레브
12/11/27 10:47
수정 아이콘
리 애트워터atwater에요
견우야
12/11/27 11:0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로그인을 하게 만드는 ...놀랐습니다.
이런글은 추천 드립니다.
몽키.D.루피
12/11/27 11:29
수정 아이콘
듀카키스가 참 매력적이던데..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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