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막 시작될 무렵,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자, CNN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두 손을 꼭 잡고 경계선을 넘어선 남북 정상의 사진을 담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전쟁이 끝난 후 남북 경계선을 넘어온 첫 북한 지도자이고 이를 역사적 순간이라고 보도했습니다.
AP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쪽 경계선을 함께 넘어갔다가 돌아올 것을 제안한 사실에 주목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역사를 만들었다"고 평가한 뒤 이번 회담을 세계의 마지막 냉전 대치를 해결하기 위한 자리라고 평가했습니다.
BBC방송 역시 메인 기사로 이번 회담을 한반도 역사에서 엄청난 순간이라고 한 뒤 이번 회담에서 초점은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무기 계획이라고 언급했으며 일본 NHK방송은 "역사적인 여기(평화의 집)까지 오는 데 11년이 걸렸는데, 왜 그렇게 오래 걸렸나 생각이 들었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두발언을 소개하며 비핵화 명문화 수위가 주목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종전선언과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담은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자 외신들도 이를 앞다투어 중점 보도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에 합의했다"며 "이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굳건한 평화를 쌓아가기로 했다"고 전했으며, AFP 통신은 "두 정상이 한국전쟁 종전 선언을 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는 말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올 가을 평양을 방문한다는 사실을 함께 보도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 이후 11년 만에 평양을 찾게 됐다고 하였습니다.
CNN 방송은 홈페이지 전면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에 서명하는 사진을 게시하고 '남북이 한국전쟁을 끝냈다'(North & South to end Korean War)라는 제목을 달았으며, 대한민국과 북한이 한국전쟁 종전 65년 만에 전쟁을 완전히 멈추고 평화협정을 맺기로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BBC 방송도 "남북 사이에 더이상의 전쟁은 없다.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판문점 선언의 주요 내용으로 꼽았으며, 워싱턴포스트(WP)도 "남북이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환구시보 인터넷판 '환구망'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핵을 완전히 버린다"는 제목으로 판문점 선언 내용을 보도했으며 CCTV는 "남북이 올해 종전선언을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로 한다",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한다"는 내용을 판문점 선언의 주요 내용으로 꼽았습니다. 물론 일부 외신들의 보도에는 판문점 선언에서 언급된 비핵화가 아직 불가역적인 비핵화까지 의미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등의 비판적인 시각도 있었습니다만, 이는 북미 정상회담 등의 후속조치를 지켜봐야 하는 대목이겠지요.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4월 28일자 최신호에서 "전 세계 평론가들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과소평가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20대에 집권한 김정은 위원장을 '풋내기'(callow)로만 봤다는 것이지요. 이코노미스트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전 세대와 다르게 경제를 되살리려는 의지가 강하고, 실제로 북한 주민들의 사무역(밀무역)을 이전만큼 통제하지 않고 일부 국영기업을 사실상 민영화하는 등 자본주의를 일부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인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끝내고 경제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해석한 뒤 지난해 말 3차 ICBM 발사 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외교 행보를 보이며 자신이 젊고 유능한 독재자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생존이 걸린 김정은 위원장이 좀 더 조심스러운 행보(외교 스텝)를 보일 것이 확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청와대 측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에 관해 이야기한 육성이 있으나 그것은 별도로 다른 기회에 말씀드리겠다는 언급을 했다고 합니다. 이를 보도한 JTBC는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관련돼서 좀 더 구체적인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타이밍상으로 그것을 공개하기는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과 함께 비핵화와 관련되어서는 미국이 취해야 할 조치와 직결된 부분이 많으므로 남북 간의 합의에서는 이를 모두 담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실제로 휴전 협정을 종전 및 평화 협정으로 바꾸는 것 역시, 1953년 당시의 휴전 당사자에 미국과 중국이 포함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이런 부분에서는 북미간의 조치가 필요하겠지요.
다만 JTBC는 지금의 상황이 판문점 선언에서 언급된 '완전한 비핵화'로 가기 이전 단계의 조치를 선제적으로, 순서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보는 데에 무리가 없으며, 과거의 남북 합의 사례에서 합의 내용 및 합의 주체의 위상을 살펴 본 결과 이번 판문점 선언처럼 남북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를 명문화해서 서명하고 약속한 적은 없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이번 선언이 이전 남북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회담에서 없었던 최고 수준의 합의라는 것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미 PGR 선거게시판에 있는 관련 글처럼,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매체 역시 어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오늘 아침에 보도하고 판문점 선언의 전문을 공개하였습니다. 특히 판문점 선언에서 명시한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한 각종 이야기 역시 별다른 숨김 없이 북한 내에 방송하였습니다. 북한에서 비핵화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는 처량한 트집을 잡으며 이번 회담을 부당하게 폄훼하셨던 분들이 자다가 이불킥할 내용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4월 27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진정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가) 이처럼 멀리 진전돼 온 적이 없다고 말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북한이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이런 열정을 가진 적이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종류의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에 미국은 그동안 속임수를 당해 왔었지만, 우리는 속지 않을 것이며, 협상을 타결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한 뒤, 돈이 들어갔지만 합의가 이뤄진 다음 날 무엇이 일어나는지 어느 누구도 알지 못했고 북한이 다시 핵무기 개발을 시작하던 예전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4시간 동안 북한을 포함해 많은 훌륭한 일들과 긍정적인 일들이 일어났고, 우리(미국)는 대한민국과 북한 양쪽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으며, 곧 준비할 북미정상회담에서 큰 성공을 거두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양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정상회담 확정을 추진 중인 상황 등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없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중국을 상대로 그런 변화를 가져오는 데 대해 진지하다는 점을 설득했으며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진다면 노벨 평화상을 받을 만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그레이엄 의원은 만약 북한이 협상에서 속임수를 쓴다면 북한에 대한 응징이 가해질 것이라는 평소 주장 역시 재확인했습니다.
일본 측은 아베 신조 총리가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포괄적 현안 해결을 향한 전향적인 움직임으로 보고 환영한다"는 식으로 원론적인 태도를 밝혔고, 구체적 내용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로 들은 뒤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선언(10.4 선언으로 보입니다)과 비교 분석하면서 향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하였습니다. 한편 이른바 '재팬 패싱'에 대해서는 그런 우려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고 하지만 다른 기사를 보면 일본 제1야당 중진에게 "아베 총리만 모기장 밖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니냐"라는 책망을 듣는 등 곤혹스런 상태입니다.
고노 다로 외무상도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에 경의를 표했으나 정상회담 만찬에 독도 표시 한반도기가 그려진 디저트가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매우 불필요한 것"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하는 등 개념을 상실한 소리를 남겼습니다. 하기야 일본은 아직 정신 못 차렸지요 뭐.
3. 남북정상회담 관련 영상 클립 몇 개를 띄워 드립니다.
정상회담장인 판문점으로 출발하려던 문재인 대통령의 차가 출발한지 얼마 안 되어 멈춰섰습니다. 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며 청와대 주변에 모여든 시민들 및 재향군인회원들과 직접 인사하기 위해서입니다. 차에서 내린 문 대통령은 약 2분 동안 시민들과 악수하고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한 뒤 다시 판문점으로 향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 악수하는 순간, 그리고 돌발 제안으로 잠시 판문점 북측 경계선을 넘어갔다가 두 사람이 다시 손을 맞잡고 나오는 순간 프레스센터에 모인 내외신 기자들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사상 처음 남북 지도자가 함께 판문점 선언에 서명하고, 악수와 포옹을 나누고, 취재진 앞에 나가 입장 발표를 한 장면입니다. 판문점 선언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남북 지도자가 같이 공개석상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를 취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탁현민 행정관의 기획력이 돋보인 환송행사 이후, 수행원들 및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다시 돌아가는 김정은 위원장 내외의 모습입니다. 떠나기 전 리설주 여사를 꼭 껴안고 석별의 정을 나누는 김정숙 여사의 모습이 마지막까지 훈훈함을 더해줍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4월 27일 논평을 통해 분단 이후 계속된 남북 간 '긴장과 대립'의 시대가 종식되고 '평화와 공존'의 새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향한 위대한 발걸음에 박수를 보낸다고 환영했습니다. 이어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새로운 지평이 펼쳐지기를 희망하며, 경제계는 경협여건이 성숙하게 되면 남북 간 새로운 경제협력의 시대를 개척하는 일에 적극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2018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환영한다고 밝힌 뒤 이번 회담 개최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돼 경제 활력이 제고될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면서 전경련 역시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경제협력 강화와 '한반도 신경제 구상' 실현을 위한 국제 협력관계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로 소비와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대외 신인도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히며 북한 내 SOC(사회간접자본)와 각종 인프라 투자 유치, 개성공단 재가동, 관광사업 재개 등을 통해 경기개선은 물론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한국무역협회는 "오늘 회담 등 일련의 정상회담들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고, 이를 계기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남북교역의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으며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연합회도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사업에 좋은 요인이 작용하기를 바라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만한 자리에 경제계 대표로 유일하게 참석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만찬장의 분위기에 대해 "따뜻하고 좋았다. 양쪽의 문화인들이 노래도 하고 참석자들이 테이블 오가며 자유롭게 술도 권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하며 만찬장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부드럽고 화기애애했다고 전했습니다. 만찬장에서 북측 사람들이 경직되거나 하지 않았고, 판문점 성명을 발표할 때는 이 곳에 온 참석자들뿐 아니라 연회를 준비하던 요리사 서비스 인력들까지 모두 감동하는 분위기였다고 밝혔습니다.
박용만 회장은 자신은 김정은 위원장 내외와는 그냥 '수고했다'는 인사 정도만 했고, 김정은 위원장의 인상은 매스컴으로 많이 본 대로 였으며 경직되거나 고압적이지 않았다고 언급하였으며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 대해서는 "웃음이 참 많고, 인상이 좋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간에 경협과 교류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오면 정말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함께 번영하는 길을 가기 위한 노력을 모두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 때가 올 때까지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토론도 해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11년만의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남북 경제협력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현대그룹 등 경협 관련 기업들은 긍정적인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정부에 방북 신청서를 내고 북미 정상 회담이 개최되기 이전 개성공단에 방문해 생산시설을 점검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2008년 이후 10년간 금강산 관광을 중단해야 했던 현대그룹도 사업이 재개될 때 준비해야 할 조치 등을 점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현대그룹 내 대북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아산은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 후 "남북경협을 선도하는 기업이란 기업 모토 아래 멈추지도 흔들리지도 않고 담담하게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논평했으며 현대아산 관계자에 따르면 "유엔 대북제재가 풀리는 등 사업 재개가 가능하다는 신호가 나오면 곧바로 사업 재개 움직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임직원들에게 당장의 회담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남북 교류의 문이 열릴 때까지 담담하게 준비하자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재개하려면 유엔의 대북 제재 해제 등 국제 정치적인 조치가 먼저 이뤄져야 하기도 하지만, 그 동안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 차분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는 당부이기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에 따른 누적 손실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정은 회장은 대북사업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않았던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현대에게는 그럴 만한 자격이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공식일정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로 기념식수를 하는 일정이 있었습니다. 기념식수 직후 공개된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란 글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름이 남게 되었습니다.
뉴시스는 이 표지석을 쓴 원광대학교 미술대 교수인 효봉 여태명 선생을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뉴시스와 인터뷰한 자리에서 여태명 선생은 정상회담을 불과 6일 남겨놓은 시점에서 청와대 비서관이 공개될때까지 극비 준수를 요청하며 표지석 글씨를 의뢰하였던 일을 이야기하며, 신기하게도 사전 연습도 없이, 단 한 자도 머뭇거림 없이 글씨가 써졌다고 당시의 일을 소회했습니다.
여태명 선생은 청와대에 보낸 3가지 안 중에서 자신이 평생 연구해 온 '민체'로 이루어진 3안이 선정된 것에 대해 (내심 자신이 마음에 두던 글씨체가 선정되어) 기뻐하였으며, 작업한 원본은 평생의 가보로 삼기 위해 조만간 표구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여태명 선생은 서울 세종로의 문화체육관광부 현판 글씨도 쓴 분이라고 합니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에 대해 기뻐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50여년 동안 북한법 연구에 매진해 온 장명봉 국민대 법대 명예교수가 성공적으로 치러진 남북정상회담을 자신의 눈으로 보지 못하고 하루 전인 4월 26일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장명봉 교수의 주변인들은 장명봉 교수가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지는 장면을 보셨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불과 하루 차이로 별세하신 것에 대해 애석함과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평생을 북한법 연구에 바치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동백장, 근정포장 등을 수상하기도 한 장명봉 교수는 2005년부터 한반도 통일을 대비해 2~3년 주기로 북한법령집을 내고 있었습니다. 올해 초 건강이 악화되어 거동이 불편하고 말하기조차 힘든 상황에서도 아내에게 책 발간 작업이 어떻게 되는지를 물어 가며 2018년 2월에도 김정은 위원장 체제의 32개 제정법률과 86개 개정법률을 추가로 담은 일곱 번째 '2018 북한법령집'을 출간했습니다. 이런 공로와 노력으로, 2000년과 2007년 열린 1, 2차 정상회담 때는 북한 실무진이 먼저 장명봉 교수의 안부를 물어볼 정도로 장명봉 교수는 북한에서도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분들의 공로가 하나 하나 모여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이라는 결실로 다가왔다고 생각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고운 목소리로 모두의 마음을 녹인 오연준 군이 다시 화제에 오르고 있습니다. 오연준 군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동요 '고향의 봄'과 故 김광석씨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불러 내빈들과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2006년생인 오연준 군은 지난 2016년 방송된 Mnet '위키드'를 통해 남다른 노래 실력을 뽐냈으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보다 수십년이나 어린 사람을 보면 재주보다는 젊음과 건강이 부럽기 마련인데, 그 재주마저 부럽기는 오랜만입니다. 노래의 기교나 기술보다도, 목소리 자체가 부럽습니다.
한편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에 대해 유이하게 초를 치고 있는 패거리 중 하나인 (다른 하나는 두말할 것도 없이 일본입니다) 자유한국당의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번 선언을 "북한에 모두 내주고 퍼주면서 북한으로부터는 실질적으로 얻은 것이 없는 선언"이며 이를 "어처구니가 없다"라고 부당하게 폄훼하고 혹평해 비난을 자초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야 바른 말이지 나경원 의원의 비난을 '혹평'이라고 말하는 것은 언론사가 기계적 중립을 취하거나 아니면 책잡힐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인위적 밸런스 조절을 한 워딩으로 보입니다. 어쨌거나 정치 스탠스를 떠나 애초에 사람 같지 않은 말을 배설한 격이기 때문에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으로 엄청난 비난과 항의를 받고 글을 수정했습니다. 하지만 수정한 글의 수준 역시, 그래 봐야 "당장 태워서 재도 남기지 말아야 할 쓰레기"가 "땅에 깊이 묻어 빛을 보지 못하게 매립할 쓰레기" 정도로 바뀐 수준이라 참 가엾고 딱하다 싶습니다.
참고로 이번 [뉴스 모음]을 작성하기 위해서 여러 기사를 통해 다양한 반응들을 확인하던 도중 당연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 및 끼워맞추기식의 억지 트집'을 가하는 인물들이 늘어놓은 궤변과 방사능 폐기물같은 소리들이 수십 가지 이상 수집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수준이 너무 저열하고 상스럽기 때문에 나경원 의원의 기사를 예시 차원에서 실은 이후로 이번 글에는 더 싣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궁금하신 분들께서 직접 찾아보시면 쉽게 찾을 수는 있으나, 정신건강 악화 및 그로 인한 데미지 및 손실은 보장해 드리지 못합니다.
6.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려 모든 눈이 판문점으로 쏠린 사이에 벌어진 많은 일들을 마지막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각종 문화계 이권에 개입하여 특가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이 4월 27일에 열렸습니다. 검찰은 두 사람에게 1심과 같이 징역 5년을 구형했습니다.
차은택 전 단장은 자신이 최순실씨가 주도한 국정농단에 일부 관여해 본의 아니게 국가적 큰 물의를 일으키게 됐다면서 참담한 심경이라고 밝힌 뒤 너무나 무지했고 어리석었던 시간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참고로 두 피고인의 1심에서는 차은택 전 단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이, 송성각 전 원장에게는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의 실형이 각각 선고되었습니다.
검찰이 강원랜드 채용 관련 비리 및 부정청탁과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을 4월 27일 오전 10시30분 비공개로 소환 조사했습니다. 수사팀은 권성동 의원에 대해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과 관련한 청탁 의혹과 춘천지검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였습니다.
그러나 권성동 의원을 비공개로, 그것도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큰 이슈가 있는 날 소환한 것에 대해 검찰의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같은 혐의로 체포동의안이 전달된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은 공개 소환한 반면 권성동 의원은 비공개 소환한 것도 그렇고, 소환 일자 역시 권성동 의원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4월 27일을 지정하여 이 날 밖에 시간이 되지 않는다고 검찰에 전달했고, 검찰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공개 소환도 권 의원 측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권성동 의원이 검사 출신에 검찰에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직위를 가진 것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돌고 있는 상태이지만, 검찰은 이에 대해 신속한 수사를 위해 조사를 더 미룰 수 없는 사정 때문이었다는 식으로 답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검찰은 권성동 의원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한편 KBS는 권성동 의원의 강원랜드 채용 관련 비리 및 부정청탁 의혹과 관련하여 채용 지원자 명단 중 11명이 추천자 이름을 권성동 의원으로 적어 냈고 이 중 인,적성 순위가 500위 바깥인 인물을 포함한 8명이 합격했으며, 강원랜드 전 인사담당자가 회사 임원에게 "권성동 의원의 청탁을 받았으니 특정인(권성동 의원의 비서관이었던 사람)을 합격시켜 달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을 입수하여 이를 공개하였습니다.
여전히 특검의 꿈을 못 버리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큰 일(남북정상회담)이 있는 날에 정쟁을 자제하자는 약속을 하였으나, 불과 15분만에 약속을 뒤집고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서 드루킹 특검 등을 포함한 자신들의 당면과제 처리를 위해 5월에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한심한 작태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자유한국당의 임시국회 소집 요구는 정말 허접하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정말로 특검을 위해 임시국회가 필요하다면 4월 임시국회에서 어떻게든 회의를 열면 되는 일이었고, 무엇보다 애초 4월 임시국회가 중단된 것은 드루킹 사건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임시국회가 필요하다는 정당이, 먼저 국회를 박차고 나가 천막에 들어앉아 자기들끼리 똥 싸고 뭉개면서 국회를 한 달이나 놀렸던 것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뭐 설명이 되는 일이 적어도 한 가지는 있네요. '방탄' 말이죠.
반면 정쟁 자제를 약속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상대적으로 자제하며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4월 27일 발표를 통하여 박근혜 정부 시절 설립되어 국정농단의 수단 중 하나로 활용되었던 재단법인 '미르'의 청산 절차를 마무리하고, 출연금 486억 중 잔여 재산 462억을 국고로 환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재단법인 '미르'는 K스포츠재단과 함께 박근혜 정부 시절 박근혜-최순실씨의 이권을 위해 전경련 주도로 설립된 재단으로, 국정농단의 주요 혐의 중 하나인 53개 기업으로부터 774억 원을 불법 모금하는 창구로 활용되었습니다.
한편 2017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 직권으로 재단법인 미르와 함께 설립허가가 취소된 K스포츠재단은 재단 측의 반발로 행정소송이 진행되는 등 청산 절차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역적들이 나라를 망치고 자기의 배를 불리기 위해 세운 부정한 범죄단체의 부산물에 대한 합법적 청산 절차와 국고 환수가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한편 4월 27일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오전 6시부터 서울광장 주변에 경찰이 투입되는 등 서울에는 긴장상태가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 날 오전부터 '태극기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약칭 국본)이라는 반정부 단체의 남북정상회담 반대 집회가 열릴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처구니없게도 이 날 반대 집회 현장에 모인 시위 인원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한문 앞에 세워진 임시 천막을 중심으로 각자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남북정상회담을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외쳤지만 출근길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그로 인해 오전 6시부터 일찍 투입됐던 경찰 병력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경호원들을 태운 차량이 출발한 직후 대부분 철수했습니다.
오히려, 4월 27일 아침에는 일찍부터 전국에서 모인 재향군인회 소속 회원 5000여명이 문재인 대통령이 회담장으로 출발하기 전인 오전 7시부터 서울 종로구 정부 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정상회담 성공기원 행사를 진행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재향군인회 회원들과 악수 및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화답하는 등 훈훈한 풍경을 연출했습니다.
태극기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 측은 초라한 집회 규모에 대하여 반대 집회 회원들이 임진각으로 몰리면서 대한문 앞에 많이 모이지 못했다는 핑계를 댔으나, 임진각 인근에서 규탄 시위를 진행한 반정부 단체 연합 집회 인원은 고작 300명에 지나지 않았고 27일 오후에 열린 다른 반정부 단체의 집회도 8명(풋) 정도만 모여 경찰의 통제 속에 비교적 조용히 집회가 끝났습니다.
아니 가오가 있지 아무리 그래도 10명 8명이 뭡니까. 눈물이 앞을 가리...(풉)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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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당시 1면 기사의 문구를 'North & South to end Korean War' 에서 'North & South Vow to end Korean War' 로 수정하긴 했더라구요.
보다 정확한 표현으로 바뀐거긴 한데 임팩트가 확실히 떨어져요.
지금 1면 기사 문구는 'Is Kim Jong Un for real?' [이거 실화냐?]로 읽히는 건 저뿐인가요 크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