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떠오르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안철수의 전략에 대해서 논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어대문의 실현이겠지만.
전 여기서 안철수보다도 유승민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때 민주당계열의 시민들이 경계하던 정치인, 유승민이 새누리당의 후보로 나서 부역세력을 말끔하게 포장한다면
최강의 적수가 될 거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던 그는 지금 기타 후보중에서도 밑바닥에서 허우적댑니다.
33석의 지역구 의원이란 영향력 있는 정당의 대선주자임에도. 그런 유승민에게 재기의 기회가 있을까요?

유승민이 사퇴한다면 바른정당의 붕괴로 이어지고, 문재인 대통령의 등장과 정치적 패권세력이었던 영남의 소멸을 부를 겁니다.
유승민은 전력을 다해서 싸워야 합니다. 배신자인 그에게는 머나먼 재기를 위해서 지금 모든 것들을 희생하려는 무거운 자세가
필요하고, 최저의 지지율이란 결과로 그 자세를 증명해야 합니다.
전력을 다할수록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모순, 유승민이 그 모순을 성공시켜야만 안철수에게 승산이 생깁니다.
힐러리는 정의롭지 않고, 불법적이지 않은 수단을 통해 샌더스를 밀어내었고, 샌더스 본인과 샌더스 지지자들의 힐러리에 대한 반감은
트럼프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죠. 샌더스는 애초의 계약을 충실히 이행하여 힐러리를 도왔지만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로 끝났구요.
샌더스가 최선을 다할수록, 샌더스의 지지자들은 샌더스에게 그런 환경을 강요한 힐러리에게 조용하게 분노를 쌓았습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연대한다면 안철수는 버려집니다. 호남은 지금 승리했기 때문입니다.  
승자는 전리품을 얻어야 하고, 패자는 공물을 바친다는 형식이 필요합니다. 승자와 패자의 동등한 연대는 거부됩니다.
그럼 패배한 영남이 순순히 전리품이 되겠는가? 물론 아니죠. 여기서 모순이 필요합니다.
문재인의 당선으로 영호남이 통합되면 승자의 패자의 경계가 희미해집니다. 안철수의 당선으로 이번에 호남이 승리를 획득한다면,
영남은 다시 패권을 경쟁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라인이 폭파됬으니, 잡았던 사람들도 같이 터져야 되고, 지금은 이 쪽이 무릅꿇을
차례라는 것을 압니다. 문재인이라면 억지로라도 일으켜 주고 같이 만세를 외치겠지만 호남당, 국민의당, 안철수는 다릅니다.
호남에게 승리감을 안겨줄 필요가 있는 안철수는 영남의 고통을 방관하며 호남에서 축배를 들겠죠. 그럼 왜 문재인이 아닌 안철수를
선택해야하는가? 이번에는 패배를 인정하겠지만, 다음에는 그렇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면 가능합니다.
유승민은 자신이 그러한 믿음을 줄 수 있다는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전력으로 싸워야 되고, 그 결과가 지지율 하락이란 이상한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 기괴한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지금같이 공개된 시대에서 한 번이라도 안철수도, 유승민도 한 번이라도 틈을 보인다면 끝장입니다.
안철수는 철저하게 연대를 거부해야 합니다. 호남이 문재인이 아닌 안철수를 선택한다면 그 이유는 영호남의 통합이 아닌
호남의 승리를 가져올 거라는 믿음 때문이고, 안철수가 연대하는 순간 호남의 승리를 팔아넘긴 배신자가 됩니다.
유승민은 예정된 패배에 철저하게 항거하고, 그 명예로운 패배에 감동한 영남인들이 유승민이 아닌 안철수를 택해야 합니다.

호남의 안철수와 영남의 유승민이 서로가 서로를 기만하고, 그 명예로운 기만에 지지자들도 동참한다.
이 기적같은 모순이 발생할 확률이 안철수가 승리할 확률이 될 것입니다.